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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2035 번역) CHAPTER 7 - T. Boulevard (1)

ArtyomDar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2.14 0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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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 떠가던 뗏목 옆구리가 익사한 남자 시체와 부딪쳤다. 그는 움츠린 등을 위로한 채 두 손으로 바닥을 더듬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아마 거기서 뭔가를 잃어버렸을 것이다. 아르티옴은 그가 안쓰러웠다. 남자는 역에서 매우 가까이까지 헤엄쳐왔기 때문이었다. 아니면 반대로 그리 멀리 헤엄쳐가지 못한 쪽이던가.


"당신 역에 기형아들은 상황이 어때요?"


아르티옴은 그들이 꼬치꼬치 캐묻는 것을 못 들은 체하고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봐요, 동지! 내가 말하는 건 당신입니다! 뭐라고 했냐면, 알렉세예프 역의 기형아 상황은 어떻냐고요?"


"괜찮습니다."


"괜찮다니, 그러니까 몇 마리 없거나 전부 죽였다 이건가요?"


"우리 역엔 기형아가 없습니다."


"그럴 리가요. 그놈들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동지. 마치 쥐새끼 같죠. 반드시 있을 겁니다. 그 망할 놈들은 매복해 있어요."


"기억해 두겠습니다."


"하지만 영원히 숨을 순 없을 겁니다. 우린 그놈들의 정체를 밝혀낼 거에요. 그 짐승들을 마지막 한 마리까지 처리할 겁니다. 자와 나침반으로요. 그렇지, 벨랴쉬?"


"바로 그거야. 메트로에는 기형아를 위한 공간 따위는 없어. 우리가 마실 공기도 부족하다고."


"그놈들은 그냥 버섯을 먹는 게 아니라 우리가 먹을 버섯을 먹어치웁니다. 우리가, 아시겠어요? 저와 여러분 것을요! 그럼 메트로에 우리 자식들이 설 자리는 없게 될 겁니다. 왜냐면 그놈들 새끼가 대신 차지할 테니까요! 우리 아니면 그놈들이 될 거에요..."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버텨야만 합니다, 왜냐면 그것들은 한데 뭉치거든요..."


손 하나가 동료애를 드러내는 기색으로 아르티옴의 어깨에 놓였다.


첫 번째 남자는 부어서 아래에 주머니가 생긴 눈과 쐐기 모양의 작은 수염에 물에 오래 닿아서 퉁퉁 불은 손을 하고 있었다. 두 번째 남자는 정교하게 다듬은 화약 문신들과 곰보 자국이 있는 얼굴, 손가락 두 개 높이의 이마를 하고 있었다. 세 번째 남자는 머리를 삭발하고 검은 눈썹이 하나로 뭉쳐져 있었다. 그는 확실히 아리아인이 아니었다. 다른 두 명의 얼굴은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사람은 마치 돼지 같습니다, 알겠어요? 여물통에 코를 처박고 킁킁대죠. 누가 꿀꿀이죽이라도 좀 부어주면 행복해하고요. 아무도 생각하려 들지 않습니다. 총통이 절 뭘로 끌여들었는지 아세요? 그 사람은 자기 머리로 생각해 보라고 말합니다. 만약 모든 것에 대해 준비된 답이 있다면 그건 누군가 미리 당신을 위해 준비해놓았다는 걸 뜻합니다! 질문을 던져야 해요, 알겠습니까?"


"그럼 제국에 가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르티옴이 물었다.


"전 가봤습니다." 곰보 자국의 남자가 말했다. "길을 가는 중에요. 그건 저를 정말로 괴롭게 했죠. 모든 게 옳았거든요. 모든 게 딱 맞아떨어졌고요. 당신은 '이런! 난 지금껏 뭘 하고 있었지?' 라고 생각할 겁니다."


"정확해요." 삭발한 남자가 확실히 했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자기 상태에서. 작은 상태라면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최소한 이웃들을 설득한다던가요. 영웅은 타고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그놈들은 거기 있죠. 사방에 널려 있어요. 자기들 파벌을 이루고 있고요. 서로 돕고 살죠. 일반인은 들여보내지 않고요."


"여러분은 리가가 어떤지 믿지 못할 거예요. 얼마나 열심히 발버둥을 치든 간에 벽에 머리를 박아대는 격이죠!" 료카가 말했다. "그럼 그 사람들 때문인가요? 적어도 어떻게 생겼습니까?"


"가끔은 그것들이 너무 잘 숨어서 '인간' 과 구별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좀 잡아내야 해요."


"모두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아쉽군요!" 삭발한 남자가 그를 지지했다. "저는 우리 역의 기형아들을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말하자면 아직 모든 사람이 준비된 것은 아닙니다." 그는 턱을 문질렀다. "몇몇은 심지어 그것들을 번식시킨다니까요. 얼마나 더러운 짓인지!"


"중요한 건 그것들을 모두 기억하는 겁니다. 우리 민족에 대항해 손을 든 모든 사람들을요. 우리 종족을 목졸라 죽인 놈들이요. 때가 올 겁니다."


"우리랑 같이 갑시다!" 곰보 남자는 아르티옴의 어깨에서 손을 거두려 하지 않았다. "자원 봉사자로서요! 철위단에 가입합시다! 당신도 우리 편입니다! 우리 편이죠, 그렇죠?"


"아뇨, 여러분. 우린 정치에 있어선 바보입니다. 우린 사창가로 가고 있어요."


아르티옴은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깨 위 그 손은 그의 터틀넥 스웨터 사이로 타들어갔다. 이제 곧 누렇게 탄 양털 냄새가 날 것이다. 그는 살모사처럼 그 손 밑에서 꿈틀꿈틀 빠져나오고 싶었다. 하지만 어디로 빠져나간단 말인가?


"부끄럽지 않습니까? 메트로를 구하라고 요청받았는데 여물통에 다시 코를 처박다뇨. 우리가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 생각해 보긴 하셨습니까? 우리 인간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요? 당신 머리로? 빌어먹을, 당연히 못 했겠죠. 창녀나 만나러 가고 싶어서. 매춘부에는 관심이 있어도 나라의 미래는 신경쓰지 않는군요."


"그 장갑판 갖고 지옥으로나 꺼지게! 아마 거기선 기형아를 차별대우할지도 모르겠군. 역겨워. 응?"


"이봐요 어르신, 방금 어르신이 말하셨죠? 어르신 나이가 되면 자기 영혼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정상적이어야 한다고요! 아니면 암에 걸린 데라도 있나요? 사람들은 총통이 동일시했다고..."


"신경쓰지 마. 그자들은 철위단을 소집할 거고 우리는 훈련을 받을 거야... 그리고 나서 우린 돌아와서 이... 짐승들에게 상기시켜 주겠지. 우리는 다시 메트로를 행군하며 돌아다닐 거야."


"그래서 그 철위단이란 게 뭔가요?" 료카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자원 부대입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괴물들에게 짓밟힌 사람들이죠."


"그게 접니다."


"아! 저기 있군... 조용히... 도착했습니다, 저기 보세요."


츠베트노이 불바르 역에서는 서치라이트가 그들을 맞이했다. 그들은 거의 장님 신세처럼 눈을 찡그리고 역까지 접근해야 했다. 보초 대신에 덩치 큰 남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비자나 여권 따위에 관심이 없었고 총알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들은 이렇게 물었다, 여기 돈을 쓰러 온 거야, 군침만 흘리러 온 거야?


"의사가 필요합니다! 의사 있나요?" 그들은 아르티옴이 브로커의 목덜미를 낚아채고 확 끌고 가기 전에 겨우 플랫폼에 들어섰다.


올레크는 이미 포기했고 더이상 화내지 않았다. 그의 입에서는 붉은 거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충실한 닭이 구멍난 배 위에서 졸고 있는 덕에 올레크의 영혼은 탄흔으로 빠져나가지 않았다.


"의사, 아니면 간호사?" 납작한 코와 만두귀를 한 흉터 난 경비원이 키득였다.


"제발, 사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니면 천사라도 찾아다줄 수 있는데."


하지만 결국 그는 아르티옴에게 길을 가르쳐 주었다. 좋아, 저쪽으로 내려가서 의사한테 가봐.


"물론 그 여자는 여기서 생기는 성병을 다루지. 그래서 총알을 낸다고 치료가 된다는 보장은 없겠지만 임질은 보자마자 진단할 수 있을걸."


"꽉 잡아요." 아르티옴은 료카에게 명령했다.


"그때." 료카가 그에게 선언했다. "어쨌든 이 남자를 쏜 건 제가 아니었어요."


"아무도 자네를 필요로 하지 않았네." 호메로스는 의식을 잃은 올레크의 한쪽 다리를 잡으면서 말했다. "오직 닭만 원했지."


"맞아요, 그나저나 닭 말예요!" 료카가 말했다.


그들은 역을 가로질러 출발했다. 호메로스의 계산에 따르면 이 역은 멘델레예프보다 더 깊어야 했다. 하지만 이곳에 물은 정확히 선로만 운하로 가득 채울 만큼 차 있었고 플랫폼 자체는 말라 있었다. 호메로스가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놀라자 료카가 설명했다. "글쎄, 똥은 가라앉는 법이 없으니까요, 그렇죠?"


츠베트노이 불바르가 예전에 어땠는지 더이상 설명할 길은 없었다. 지금 이곳엔 거대한 악의 소굴이 세워져 있었다. 역은 작은 방들과 원룸으로 쪼개져 있었고 홀은 합판, 널빤지, 판지, 병풍, 블라인드, 커튼 따위로 분리되어 있었다. 츠베트노이 불바르는 통과할 수 없는 미로로 바뀌어 모든 차원이 뒤틀려 있었다. 이 역에는 바닥도 천장도 없었다. 어떤 곳은 지붕 아래 2층 혹은 3층까지도 비집고 들어가 있었다. 특이하게 생긴 좁고 작은 문들은 침대 너비의 복도에서 방으로 통했고, 다른 문들은 플랫폼 아래 전체 역만큼 넓은 공간으로 통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문들이 통하는 곳은 아무도 몰랐다.


이곳의 소음은 맹렬했다. 방마다 제각기 소리가 났고 방은 천 개도 넘었다. 어떤 이들은 웃었고, 어떤 이들은 울었고, 어떤 이들은 술에 취해 노래를 불렀고, 또 어떤 이들은 공포에 질려 울부짖었다. 츠베트노이 불바르의 집단적인 목소리는 마치 악마들의 합창단 같았다.


물론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음탕한 천사들, 어깨 견장을 단 근엄한 여자들, 구멍투성이 스타킹의 요부들, 엉덩이를 드러낸 간호사들, 그리고 그냥 아무 페티쉬도 없는 천박한 창녀들. 있을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정확히 그 수만큼 있었다. 모두 소리치고, 외치고, 매력을 과장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고 노력했다. 짧은 시간 사이에 모두를. 누군가 그녀를 고작 반 미터 거리에서 지나쳐가는 동안 뱀 한 마리가 공격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었다. 만약 그녀가 상처난 피부가 없었다면 사랑의 독을 상처에 쏟지도 않았을 것이다... 됐어, 떠났군.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못했다.


료카의 고통은 상처가 실제로 아물기 시작한 듯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러나 호메로스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들이 끝없이 비틀린 복도로 들어섰을 때 노인은 갑자기 목뼈를 비틀 수 있는 한계보다도 더 뒤로 목을 홱 돌렸다.


"왜 그러세요, 할아버지?" 아르티옴이 물었다.


"나는 계속 생각해 왔네... 항상 생각해... 어디서나... 항상..." 호메로스가 대답했다. "그 소녀... 내가 그때... 누구..."


올레크의 맨다리가 호메로스에게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할아버지께도 좋은 곳이죠, 예?" 료카가 숨을 할딱였다.


"좀 더 꽉 잡아요. 저기. 문이 저기 있습니다!"


그들은 죽어가는 남자를 안으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유린당한 영혼들과 가려워하는 몸들이 줄지어 있었다. 전부 여자였다. 의사는 두꺼운 안경을 쓰고 말아 피우는 담배를 꼬나문 쉰 목소리의 남자 같은 사람이었다.


"가망이 없어요!" 료카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의사에게 알렸다.


올레크가 마지막으로 흘린 핏덩이로 접수 공간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사람들은 그를 먼저 도와주는 데 곧바로 동의했다. 그들은 올레크를 산부인과 의자에 눕히고, 선불로 총알 클립을 냈고, 그가 죽을 것을 대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기다리지 말라고 했다.


그들은 료카에게 손에 난 상처를 씻을 알코올을 주었지만, 그는 여전히 줄에 남아 있었다.


"여기 이 사람들은 전문가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처럼 앉아 있어요." 그는 슬퍼 보이는 아가씨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르티옴에게 설명했다. "저랑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마도요. 음, 이제 작별합시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어. 아르티옴은 스스로에게 설명했다. 이번엔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고.


일은 끝났다. 이제 매인 데 없이 자유였다.


"그럼, 이쪽 아니면 저쪽으로."


그들은 방 안의 작은 공간에 앉아 있었다. 그들 바로 옆에는 수수하고 영양이 부족해 보이는 열네 살 정도의 여자아이가 기둥 위에서 몸을 굽히고 비틀며 빛바랜 스타킹을 쭉 뻗고 있었다. 아이는 젖가슴이 전혀 없었고, 갈비뼈가 처량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소녀는 계속 아르티옴의 수프 그릇에 자기 뼈를 밀어넣으려 했고, 아르티옴은 아이를 완전히 몰아내서 떠나게 하기가 꺼려졌다. 왜냐하면 소녀에겐 다른 고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단지 기둥과 그 소녀까지도 거기 없는 것처럼 굴었다. 아니면 그편이 소녀에게 더 모욕적이었을까? 소녀에겐 창녀의 자존심이 있었을까? 그는 알지 못했다. 수프는 값이 쌌지만, 이 시점에서 그는 돈을 감시해야 했다. 총알은 빠르게 사라졌다.


벽에 메트로 노선도가 걸려 있었다. 그들은 바로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츠베트노이 불바르 역에는 두 개의 노선이 있었다. 첫 번째는 체호프 역으로 직통하는 노선이었다. 다른 하나는 트루프나야 역으로 가는 연결 통로를 이용해 거기서부터 스렌텐스키 불바르 역으로 가는 노선이었다. 노선도를 믿을 수 있다면 첫 번째 길이나 두 번째 길로 테아트랄나야 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아르티옴은 둘 중 어느 쪽이든 갈 수 없었다. 노선도는 아주 오래전에 그려진 것이었다.


환승 거점은 세 개의 역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체호프, 푸쉬킨, 트베르 세 역은 제3제국의 후계자로 추정되는 제4제국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 의지는 아마 조작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로 제국이 환생한 것일 수도 있었다.


정권은 교체되고 제국은 늙어 죽지만 사상은 역병균과도 같았다. 그것은 비쩍 말라서 자기가 죽인 시체들 속에 잠복해 다섯 세기나 기다릴 것이다. 만약 터널을 파내서 역병 공동묘지를 발견하게 된다면... 오래된 뼈를 건드린다면... 쓰는 언어가 무엇이든 간에, 무엇을 믿었든 간에 중요하지 않았다. 모두 사상이라는 역병균 공장에게는 좋은 재료였다.


그리고 메트로를 반으로 가르는 1호선, 즉 소콜니체스카야선은 오래 전에 붉은 라인이 되었다. 색깔 때문이 아니라 신조 때문에 그렇게 불렸다. 독특한 실험이었다. 하나의 지하철 노선에 공산주의를 건설하자니. 공식은 동일했다. 전 라인의 전기화에 더한 소비에트의 힘. 게다가 당연하게도 이 방정식의 다른 변수들은 시간이 얼마나 지났든 간에 실제로는 전혀 변수가 되지 않았다.


시체는 살아있는 사람보다 더 활기 넘칠수도 있었다(역자 주 - 오래전에 죽은 소련 시절 지도자들의 사상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뜻).


"제국으로 갈 수는 없어요." 아르티옴은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됩니다. 체호프는 없는 셈 치지요."


호메로스는 그를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결국엔 그게 가장 짧은 경로인데. 체호프에서 트베르까지 가면 다음 역이 바로 테아트랄나야일세."


"논외예요! 저는 거기서 문제가 있었단 말입니다."


"자넨 러시아인이지, 안 그런가? 백인이고."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거기 있었을 때..." 아르티옴은 절망에 빠져 뻐기고 있는 소녀를 손짓으로 불렀다. "너, 가서 수프 좀 먹어라. 내가 쏠게. 여기서 어슬렁거리지 말고."


왠지 그는 한자에서의 대화가 끝나고 난 뒤 공개적으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 스웨터 입은 남자가 어디에나 있는 것 같았던 것이다.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국으로 가지 않을 거에요. 아시잖아요, 그 더러운 쥐새끼들, 전.... 뗏목에 타서, 여기로 오는 길에... 제자리에 앉아있기가 힘들었습니다. 다섯이 아니었더라면... 다섯은 일을 만들기에 충분하죠... 좀 곤란하죠. 우리의 끔찍한 사례도 그렇고요... 달걀 말입니다..."


"바보 같은 상황이지." 호메로스는 그의 무릎 위에서 졸고 있는 닭을 쓰다듬었다. "그 사람이 불쌍하군."


"참으로 긴 하루였어요." 아르티옴은 입을 닦았다. "이봐요! 이봐요! 웨이터!"


"예?" 웨이터는 늙고 지저분하고 무관심했다.


"뭐 좀 있습니까? 양조주 좀 있나요?"


"버섯이요. 48퍼센트 도수입니다."


"알겠습니다. 할아버지, 좀 드실래요?"


"딱 50그램만, 더는 안 되네. 그리고 소시지 조금도. 아니면 취하고 말 걸세."


"저는 100그램이요."


양조주가 도착했다.


"끝없는 하루로군요. 그 멍청이를 위해 건배하는 게 어떻습니까? 올레크에게 말이에요. 그가 살아남기를. 달걀 때문에 내 꿈자리를 망치지 않기를."


"알겠네. 아주 전적으로 바보 같은 짓이로군. 괴상해."


"그리고 전 하마터면 찰과상을 입을 뻔했어요. 휙, 아시다시피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셨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미 모든 게 다 끝나 있었을 수도 있어요.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었고요. 어르신 책에 딱 맞는 일 아닌가요? 탕! 얼마나 멋진 작은 결말이에요? 빗나간 총알이라."


"정말 거기서 죽을 수도 있었을까?"


"아마 이게 최선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렇죠?"


"테아트랄나야에서 세 역만큼이?"


"세 역이라..." 아르티옴은 다시 한번 술을 들이켰다. 그는 수프에 코를 박고 있는 소녀를 쳐다보고 시큰둥해하는 웨이터를 바라보았다. "그 사람이 정말로 거기 있나요, 그 무선 통신원이요, 예, 어르신? 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 거죠? 무엇 때문에?"


"그는 거기 있네. 움바흐 표트르, 내 생각엔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네. 표트르 세르게예비치 움바흐. 우린 서로 잘 알았지. 내 나이 말일세."


"움바흐요? 그거 가명인가요? 제국에서 도망친 것처럼 들리는군요. 그 더러운 쥐새끼들로부터."


"한 잔 더 하시겠습니까?"


"아니. 아니, 아니. 음, 그러지, 그럼. 고맙네. 난 그가 제국 출신이라고 생각하진 않네. 그건 그저..."


"그자들은 절 거의 목매달 뻔했습니다, 할아버지."


"응? 하지만 자네는... 아, 혹시?"


"장교 중 한 명을 쐈습니다. 그냥 벌어진 일이에요. 그다음엔... 짧게 말하죠. 교수대에서 끌어내려졌어요."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이 정도만. 됐어, 됐네! 그래서 끌어내려졌단 말이지, 응? 자네도 알겠지만, 난 생각해 왔네... 사람들이 죽는 방식에 대해서. 삶의 어디에서 그러는지 말이야. 내 말은, 물론 나는 로맨틱한 늙은 바보지만, 그래도.... 결국 자네는 오늘 살았잖나. 그게 자네의 운명이 아닐까?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던가?"


"그럼 이건 어때요? 동료들, 제가 붉은 라인에 맞서 벙커에서 싸울 때... 함께했던... 오르도 대원들이요. 제 부대에서는 레탸가 한 명만 살아남았습니다. 그것도 겨우. 하지만 얼마나 많은 목숨이 스러졌는지 아십니까? 울만, 쉬랴파, 넘버 텐... 예를 들어 이들은요? 왜 죽어야만 했을까요? 그 사람들이 뭔가 잘못이라도 했다는 건가요?"


"오, 맙소사, 아닐세!"


"알아요, 압니다, 어르신. 이봐요, 웨이터! 그 술 좀 더 가져다주세요! 어서, 움직여요, 움직여!"


"이게... 이것이 자네가 스비놀루프의 사무실에서 언급했던 비즈니스인가?" 호메로스는 웨이터가 술을 따르고 멀어져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코르부트에 관한 거지, 맞나? 붉은 라인의 방첩부장? 그는 모든 병력을 멜니크에 맞서 내세웠지... 그랬네. 당 수뇌부의 승인도 받지 않고 말이야?"


누군가 침대 머리판과 자기 머리로 합판 벽의 다른 쪽을 규칙적으로 두드리고 있었고, 점점 더 큰 신음소리를 내며 열정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들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걸 들으며 눈을 치켜뜨고 서로 윙크했다. 작은 탁자 너머로 몸을 숙인 아르티옴은 말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방첩이라... 그는 붉은 라인에서 KGB의 의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승인이 나든 말든 간에... 그냥 생각해 보세요, 의장이란 말입니다. 아무튼 저는 그때 동료들과 함께 벙커에 있었습니다. 오르도 전체가요. 몇 명이나 됐더라? 쉰 명? 부대 하나에 그 정도 됐었습니다. 평범한 부대가 아니었죠. 그리고 만약 붉은 라인이 벙커를 손에 넣었더라면... 거기 보급품 창고가 있었습니다."


"들은 바가 있네. 통조림이나 약품 말이지."


"통조림이라, 으흠. 하지만 만약 그걸 열어본다면... 붉은 라인이 음식을 원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자들은 항상 음식 없이 살아왔고, 그런 식으로 계속 살아갈 겁니다. 화학 무기요. 통조림이라니! 우린 거기서 학을 뗐습니다. 통조림을 갖고 지상으로나 올라가세요. 우린 병력의 반을 묻었어요. 그게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다시 한번, 건배하지 말고."


"건배하지 말고."


"그리고 대령님 말인데... 이미 휠체어를 탄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전에도 만나신 적이 있나요?"


"그렇다네. 하지만 대령은 휠체어 신세로도... 매우 호전적이더군..."


대령님은 오르도를 조직한 사람입니다, 그것도 혼자서요! 한 번에 한 명씩 사람들을 모으면서요. 최고들만요. 20년 동안이나. 그런데 하루 만에... 저는 대령님과 고작 1년 동안만 같이 일했을 뿐이지만... 마치 가족 같았습니다. 하지만 대령님은요? 불구가 되셨죠. 한쪽 팔이, 오른팔이 날아갔어요! 다리도 쓸 수 없게 됐고요. 상상해 보세요.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셨단 말입니다!"


"내가 알기로는, 자네는 검은 존재들이 미사일에 불탔을 때부터 오르도에서 근무했다던데... 자네와 멜니크가 그 미사일을 찾아냈고, 안 그런가? 그리고 만약 자네가 그걸 찾지 못했더라면 검은 존재가 온 메트로를 집어삼켰을 걸세. 그 후에 멜니크가 자넬 영웅으로서 오르도로 데려갔지. 맞나?"


"지금 당장 한 잔 더 하시죠,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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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 원제는 Tsvetnoi Boulevard 인데 제목 공간 부족 때문에 어쩔수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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