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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ix 불길 속으로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03 13:45:26
조회 626 추천 32 댓글 4
														


[시리즈] 종말과 죽음 2부 : 8장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i 천사, 처형인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ii 어둠의 왕관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iii 무시된 경고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iv 화신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v 천사, 먹잇감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vi 강자와 약자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vii 고지대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viii 천사, 고문자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ix 광기 속으로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 사도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i 선택받은 자의 길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ii 견딜 수 없는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iii 유일한 논리적 귀결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iv 총체적 오류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v 마지막 반격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vi 파편들 (1)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vi 파편들 (2)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vi 파편들 (3)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vi 파편들 (4)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vi 파편들 (5)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vii 다시 만날 때까지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8:xviii 오직 전쟁뿐



8:xix 불길 속으로



오리온 포함이 탑이 무너지기 약 60초 전에 탑을 떠난다.


무언가가 남부 경계지의 모든 감시탑을 쓰러뜨리고 있다. 하산은 그것을 절대 보지 못한다. 완벽하게, 전체를 보지 못한다. 그는 그것이 불생자 야수임을 안다. 반역자들의 군세의 최전방에서 힐끗 알아본 괴수들보다도 훨씬 거대함을 안다. 탑 위로 도망치면서 하산은 놈의 그림자를, 그 공격이 가져온 충격파를, 돌마저 부숴버릴 정도의 엄청난 울부짖음을 떠올린다. 현창에서 번쩍이던 놈의 눈빛을, 하산은 아마 평생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삶은 그리 오래 남지 않았으리라. 라자는 병력들이 후퇴하며 방기한 것으로 보인 탑의 상부 착륙 플랫폼에서 지금 그들이 탄 포함을 확보한다. 사전 비행이나 시스템 점검에 들일 시간이 없다. 탑은 이미 기울기 시작했고, 잔해가 떨어지며 메아리치는 천둥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하산은 자매단원들을 따라 건십에 오르며 금빛 함체에 움푹 패인 자국과 긁힌 자국을 확인한다. 세 명의 아스타르테스들은 그의 뒤에서 해치를 지키고 있다.


오리온 포함은 그 강력한 힘으로 제국 전역에서 악명을 떨치는 쿠스토데스의 함선 중 하나다. 오리온에 적용된 기술은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진보된 기술들의 일부다. 승객 구역의 내부 설비는 말 그대로 제왕의 품격을 담고 있으며, 초인도 문제없이 탑승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다. 가죽이 덧대어진 커다란 옥좌에는 일반인 탑승자를 고정하기 위한 보조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조종석에는 라자가 앉은 채, 모든 것이 미끄러지기 시작하는 잔해가 널린 갑판 위로 포함이 이륙을 시작한다. 그들은 지상에서 거의 2킬로미터 상공에 있다.


그리고 이 포함이 발사대 위에 방치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발진 채 5초도 지나지 않아 엔진이 불꽃을 내뿜으며 고장을 일으킨다. 이륙 시스템은 항의라도 하듯 울부짖는다. 라자가 재점화를 지도하는 동안, 추진 엔진은 푸드덕거리며 갈아대는 소리를 반복해서 토해낸다. 포함은 비행은커녕 불타는 거리를 향해 뱅뱅 도는 금빛 자그마한 장난감처럼 추락한다. 그리고 그것이 하산이 받은 인상이다. 승객 구역에는 창문이 없지만, 하산은 죽음의 소용돌이 속에서 강한 원심력이 끌어당기는 것을 느낀다. 어느 쪽이 ‘아래’인지조차 알 필요가 없다. 내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까. 관성력이 그의 얼굴을 비틀며 살점을 쥐어짜는 것이 느껴진다. 그와 재마단원들은 고정되어 있지만, 아스타르테스들은 후방 구획 칸막이에 사정없이 내던져진 채 그대로 고정된다.


하산은 자신이 앉은 거대한 자리의 가죽 커버에서 반짝이는 핏자국을 발견한다. 그의 피다. 아마 어딘가에서 베이거나 다친 것 같다. 핏방울이 회전하고 관성력에 당겨지며 떨린다. 처음에는 아래로, 다음에는 위로, 그 다음에는 빙글빙글 돌면서 움직이고 멈추고 시작하고 흘러내리기를 반복한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보이지 않는 설계의 매듭을 단단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작은 도해나 계획처럼 말이다. 의미와 정보를 상징적인 형태로 담아내는 인장 말이다. 하산은 자신이 저 인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장이야말로 그가 다루는 기술의 도구 아니었던가. 저 핏방울은 들어올 길도, 나갈 길도 없는 작은 미로가 소용돌이치는 꼴을 묘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가죽 위의 핏방울일 뿐이다. 최후의 순간에 닥칠 공포와 소란으로부터 스스로를 차단하기 위해, 하산이 거기 매달리고 있을 뿐.


객실의 조명이 꺼진다. 이제 그는 함께 죽게 될 이들의 얼굴조차 볼 수 없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만물의 단위 질량당 무게가 느껴진다.


다음 순간, 충격 수류탄의 폭발음처럼 큰 소리가 들린다. 그는 충돌의 순간이 왔노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그의 삶은 계속된다. 그 폭음은 마지막 강제 재시동 시도에 따른 난잡한 폭음이었다. 라자가 기수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한다. 하산은 그들이 지금 얼마나 지상 가까이에 있는지 알고 싶지도 않을 지경이다. 끔찍한 하강의 순간에 느낀 관성력보다, 지금 상승하는 순간 느끼는 관성력이 더 지독하다.


“꽉 잡아라.”


라자가 으르렁거린다.


무엇 때문에? 하산은 의문에 빠진다. 이미 팔걸이를 거의 사후강직이 온 시체처럼 단단히 쥐고 있지 않던가. 그리면서 뜻한 바 없이 튀어나오는 토사물을 뱉어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인데. 대체 지금 무슨 경고가 더 필요하단 말인가?


상승하던 포함이 심하게 흔들린다. 난기류가 아니다. 하산은 함체 외부에서 금속이 찢기는 소리를 듣는다. 비명이 들린다… 아니, 울음소리다. 바닷새나 매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같은 것. 생텀의 하늘 위로 박쥐 날개가 달린 것들이 한참을 소용돌이쳤고, 시체를 먹는 지옥의 새들은 살육 현장을 맴돌았다. 하산은 가죽 같은 날개와 독수리의 부리를 가진 불생자 괴물들이 함선을 덮치는 모습을 떠올린다. 마치 까마귀 떼의 습격을 받은 매나 다름없으리라.


무언가 금속성의 찢기는 소리가 들린다. 포함이 다시 흔들린다. 조종사가 의도한 바 없을 속도로, 다시 급강하가 시작된다.


첫 급강하에서는 살아남았지만, 두 번째 급강하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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