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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회만에 처음으로 전면 등장한 드라마의 주제와 맥락

그린(121.160) 2017.03.06 10:32:04
조회 588 추천 17 댓글 5
														

그동안 이 드라마는 한형섭을 참 애매하게 묘사했어.

기본적으로는 좋은 사람인데 자식 때문에 딱 한 번 실수를 했고 

그 실수를 반성하고 만회하기 위해 나름대로 할 도리를 하는 사람으로.

그런데 이런 맥락하에선 복수하는 현우가 참 애매한 사람이 되어버려.

사정은 알겠지만 복수를 하는 방법과 의도에 대해 시청자들이 제대로 납득하기 어려운 묘한 시점.


이런 구도를 작가가 일부러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차들에게 전달하는 이야기의 화법 차원에서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발생하고 말아.

도대체 주인공이 누구이고, 누구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평가해야 할 지 알 수 없어서

초점이 없이 중구난방으로 이야기가 나열되어 지루해진다는 점이지.


난 성준이에게 사이다 폭로를 하신 아주머니를 통해 대변된 이 드라마의 주제의식은 참 신선하다고 생각해.

이제껏 가족 드라마의 한계 속에서 잘 시도되지 않은 흥미로운 포인트라고 생각하고.

다만 이야기의 주제와 플롯을 한데 묶는 초점 조절에 실패하다보니

시청자들로서는 도대체 어떤 맥락으로 이야기를 해석해야 할 지 알수 없는 불친절한 드라마였다는 점이야.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중심 인물이 부재했다는 것.

현우가 이 역할을 맡아야 했지만 초점 조절이 안되다보니 너무 효과가 흐려졌어.


가족 이기주의의 폐해를 통렬하게 지적하고 

그런 가족이기주의야 말로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우리 주변의 수많은 비극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종은 참 좋아.

그리고 핏줄에 지나치게 얶매이는 천박한 가족주의 안의 가족간의 관계보다

오히려 입양해온 동희나 성준 같은 자식들이 더 길러준 정에 대한 고마움을 알고

더 성숙한 가족애를 보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철없는 친자식들과 대비를 이루려는 의도도 좋아.


그런데 문제는 주인공 네 명을 너무 따로 분리해서 움직이게 하고

너무 많은 사건이 동시에 정신 없이 일어나게 해서 중요한 사건이 무엇인지 구별하기 힘들게 하는 잡음 효과가 많았다는 것.


주제의식을 선명히 드러내기 위해서는 한형섭이란 인물을 좀 더 일찍 어떻게 평가해야 할 지 기준을 제시해야 했어.

한형섭이란 인물이 우리 주변에 흔한 인물이고 우리들 자신의 모습일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일부러 선악구분이 모호한 인물로 30회 이상을 끌고 왔는지는 모르지만 

난 이 점이 이야기의 선명성을 훼손한 가장 큰 패착이었다고 여겨지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밑밥까려고 30회를 소모했으니.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가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 일텐데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먼저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들었어.

더우기 한형섭네 가족 얘기는 소소한 재미조차 별로 없어.

등장인물들이 다 희화화되다보니 정이 가는 인물도 없고,

시청자들이 공감할만한 진지한 문제의식을 갖고 고민하는 인물도 없고, 

인물들이 한없이 가볍게 느껴져서 에피 자체도 정서적으로 잘 와닿지 않고.


사실 역설적으로 얼마전 등장한 버릇 없는 딸 정화 이야기 정도가 가장 보편성을 획득한 아이템이고

그동안 작가가 소소하게 벌려놓은 뒤바뀐 애들과 교육, 끝까지 속썩이는 자식들 이야기는 

뭔가 스케치만 하다만 느낌이고 이야기의 내용도 아주 보편적인 울림을 같지도 못한 채

그저 일회용 뉴스거리 정도로만 여겨저.


현우를 제 핏줄이 아니라면 핏줄인지 모르는 자기 동생은 물론이고 고생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고아 아가씨에게 조차

어떠한 인간적인 관심이나 연민을 느낄 수 없는 인물로 묘사해 버리면

현우 역시 제 자식만 귀한 한형섭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사람으로 비춰질 위험성이 있어.

고아원 봉사나 약자에 대한 일회성 연민 만으로는 현우의 integrity를 채워주지 못해.

적어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별해서 

시청자가 호의를 갖고 있는 선한 주인공들과 교감을 할 수 있는 인물로 더 확실히 그려졌어야 하지 않나 싶어.


다행히 오늘 오동희와 만나는 에피를 통해 아주 조금 현우의 진심을 보여주는 듯 했지만

언제나 그런 것처럼 제대로된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살짝 건드리다 그냥 마는 느낌.

그리고 다음 회에선 현우가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늘 하던 대로 똑같이 묘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슬프다.

사건을 통해 인물들이 변화되지 않고 늘 반복되는 느낌을 주는 점이 가장 지루함을 주는 요소인 듯.


50부작이라는 속도를 위한 안배 때문에 이야기의 핵심 자체가 희생되어 버린 느낌.

이야기가 천천히 진행되는 데만 신경 쓸게 아니라

시청자의 눈과 귀가 되어줄 주인공들의 캐릭을 매력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좀 더 집중했어야 할텐데,

너무 많은 주변인물들에게 분량을 할애하느라 정작 주인공들의 선명성과 매력을 부각시키는 데 대한 배려가 너무 적었단 느낌이야.

아무리 가족극이지만 주인공들을 통해 이야기의 본류가 살아나지 못하면 그 이야기 자체가 아무런 의미없는 소음일 뿐이야.


드라마에 많이 등장하는 그림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focal point 아닌가?

디테일을 완벽히 묘사한다고 절대 좋은 그림이 될 수 없고

시청자들의 눈을 붙잡아 둘 초점과 구도를 명확히 하고, 디테일을 과감히 생략해야만 비로소 제대로 된 그림이 되는 것처럼

이야기의 본질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근데 왜 쓸데없는 인물들이 과다하게 등장해서 주인공들의 서사를 잡아먹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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