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뇦셜) '봉준호처럼 영화 만들면 안 된다!'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18 22:29:50
조회 147 추천 0 댓글 2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ouvellevague&no=1361634

 




'봉준호처럼 영화 만들면 안 된다!'



나는 저 말에 동의한다.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꽉 막힌 영화판이 봉준호 이후 세대의 창작성을 억압하고 펼칠 기회를 주지 않아 망해간다고 하는데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한국영화계는 감독에게 널널한 권한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봉준호처럼 결과물을 내놓지 못할 뿐이다.


봉준호처럼 영화를 만들고 싶으면 봉준호와 같은 책임감을 가지고 그만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어야만 한다. 봉준호와 같은 작품성과 상업적 성공까지 담보할 수 있어야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것이다. 영화 제작비의 대부분을 남의 돈으로 충당하는 영화 제작의 형식상, 한 개인의 자의식만을 앞세워 영화를 만들면 안 된다. 저 말 중에 '봉준호처럼'이란 말은 감독 개인의 자의식을 영화에 강하게 반영하고 녹여내는 것을 말하는 것일 테다. 100억, 200억 예산의 영화를 만든다면 손익분기를 넘어 그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봉준호는 그런 수익을 낸다. 이제는 그 네임밸류만으로도 그것이 가능해졌다.

봉준호와는 서 있는 위치가 극단의 반대쪽이지만 홍상수의 네임밸류를 예로 들고 싶다. 홍상수 감독은 초저예산 영화를 찍으면서 글로벌 시장의, 특히 유럽쪽 극장 쪽에서 마니아들이 구매해 줘서 찍는 영화마다 항상 흑자다. 영화 하나당 수억씩 이문을 남긴다고 하니, 그런 저예산 영화로 그렇게 돈을 남기는 영화 제작의 시스템은 한국에서 오직 홍상수만 가능하다. 언제나 흑자를 달성하는 상업적 성공이 홍상수 영화 세계를 뒷받침한다. 그렇기에 <물 안에서>와 같은 일반적인 영화판에서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초점 나간' 영화를 만들 수도 있고 극장에 상영까지 할 수 있다.
그런데 뚜렷한 '상업적' 자기 증명도 없이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뚱해서는 영화와 예술에 대한 존중이 없어 감독의 창작성을 억누른다고 하면 철없고 실없는 투정으로만 보인다. 그냥 무시당한다. 그리고 무시당해야 한다. 그런 사람은 봉준호 수준으로 예술가의 에고와 자의식을 작품에 담아내면 안 된다.
봉준호는 영화감독의 권한이 널널하게 풀어주는 현 한국영화계에서도 독보적으로 창작의 권한이 가장 높은 영화감독일 것이다. 남들보다 더 많은 제작비, 남들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가지고 창작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런 권한을 갖기까지 봉준호도 험난한 시련을 거치고 넘어왔다.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꼬라박았고, 절치부심 후 <살인의 추억>으로 날아오르며 앞으로 펼쳐질 탄탄대로를 깔았지만 감독 개인으로서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봉준호는 당시 사상 최고의 영화 제작비를 갱신하며 만든 <괴물>로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의 제작비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글로벌한 흥행을 염두에 뒀을 <설국열차>는 외국에선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한국 영화시장의 호의로 살려낸 반쪽짜리 성공이었고, 제작을 맡은 100억짜리 대작 <해무>가 꼬라박는 걸 바로 앞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한국 최상위 감독이 된 이후로도 영화 세계의 험난한 시련을 여러 번 겪었다. 그런 고난의 세례 이후에야 그는 자신의 작가적 에고와 자의식을 작품에 녹여내면서도 상업적 성공도 절대 저버리지 않는 완성형 영화감독이 됐다. 그런데 한국의 봉준호 키드라는 것들은 어쭙잖게 봉준호가 누리는 창작 특권만 바라보고 그 이면의 막중한 책임은 도외시한다. 그런 인간들은 절대 봉준호처럼 영화 만들게 하면 안 된다.

그러나 봉준호는 그런 하늘 같은 권한을 가지면서도 막중한 책임도 잊지 않는 균형 감각을 분명 지니고 있다. 수백억짜리 작품을 만들면서 반드시 작품을 성공시키겠다는 결의가 항상 느껴진다.



---
봉준호와 같은 책임감을 갖지 않고 봉준호처럼 영화 만들면 어떻게 되느냐?

a15f1cad0617b45b96ff5a5eea5bf4d973e9da984c6bfe722fac72a515ce43

a14700aa063376b660b8f68b12d21a1d460eff71ca57

이런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53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96 공지 키노 갤러리 공지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2.27 529 2
1176 공지 건의는 여기로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3.06 51 0
1402 일반 도대체 뭐하는 갤임... 퍼스트바티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1 76 0
1400 정보 키노 발매 소식 [1] ㅇㅇ(59.9) 23.06.20 180 0
1399 리뷰시 단평) <써로게이트>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01 50 0
1398 리뷰시 단평) <인셉션> [10]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5.31 156 0
1397 리뷰시 단평) <매트릭스> [9]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5.31 49 0
1396 일반 반대는 괜찮지만 금지는 안 된다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5.22 65 0
1395 일반 평론가에 뇌 의탁하기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5.22 80 1
일반 뇦셜) '봉준호처럼 영화 만들면 안 된다!' [2]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5.18 147 0
1392 일반 뇦셜) 김지운의 신작 <거미집> 또 김기영?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5.11 200 2
1391 일반 실베 고로시 때문에 보기 좋은 글들이 사라진다 [2]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25 72 1
1390 일반 뇦셜) <범죄도시 3>는 절대 천만을 넘을 수 없다 [5]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25 82 0
1389 리뷰시 #1 <엠마.> 훌륭한 데뷔작이자 소설 영화화의 모범 사례 [3]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20 52 0
1388 일반 창고영화의 부담까지 지고 있는 위기의 한국영화계 [2]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20 50 0
1387 일반 영화값 7000원의 나, 영화값 15000원의 나 [2]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20 56 0
1386 리뷰시 #4 <헤어질 결심> 티끌만큼의 불만 [8]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20 104 0
891 일반 <아무르>를 본 음악평론가 - 나는 불가능한 영화 감격 [4]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1.06 170 2
1385 일반 망작을 일부러라도 찾아봐야 하는 이유 (feat. 앨런 무어)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6 56 0
1384 뻘글 뇦셜)MLB) 존의 3분의 1을 로봇에게 맡기자 [2]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6 51 0
1383 아무리 단평)책)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2]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6 57 0
1381 리뷰시 #1 <스내치> 힘 빠진 차기작 [2]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28 72 1
1380 뻘글 유명인들이 사과를 거부하는 이유 [2]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10 83 0
1379 뻘글 조리돌림 당한 단어들과 함께 사라진 것들 [2]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07 59 1
1378 일반 CGV의 VIP 원복 사태 [4]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07 79 0
1377 뻘글 범죄) 규제를 역이용하는 보이스피싱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07 34 0
1376 일반 CGV 마스킹충 [3]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07 84 1
1375 일반 CGV가 글러 먹었다고 깨달은 순간 [4]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07 62 0
1374 일반 의외로 많은 관객 유형 - 공감성 수치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3 52 1
1373 일반 의외로 많이 존재한다는 사람 유형 (feat. 다크 나이트)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3 42 0
1372 리뷰시 #1 <불도저에 탄 소녀> 시대착오 (스포) [3]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1 317 0
1371 리뷰시 #3 <헤어질 결심> 이어도의 계승 (스포) [5]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9 68 0
1370 리뷰시 #2 <헤어질 결심> 현기증의 계승 (스포) [4]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8 163 0
1362 리뷰시 단평) <바디 오브 라이즈>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22 75 0
1361 리뷰시 단평) <앰뷸런스>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22 58 0
1357 리뷰시 단평) <소스 코드> [4]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21 61 0
1356 리뷰시 단평) <루퍼>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21 46 0
1355 리뷰시 단평) <엣지 오브 투모로우>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20 80 1
1353 리뷰시 단평) <평행이론: 도플갱어 살인>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9 70 0
1352 리뷰시 단평) <게임 나이트>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8 54 0
1351 리뷰시 #1 <굿모닝 에브리원> 매력 발산 (스포) [3]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8 101 1
1350 리뷰시 단평) <에브리원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7 140 0
1348 리뷰시 단평) <싱글맨>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6 44 0
1347 리뷰시 #1 <워킹 걸> 여주인공의 무매력 [5]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5 118 0
1346 리뷰시 단평) <이그잼> [3]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12 86 0
1345 리뷰시 단평) <나비효과 3: 레버레이션> [3]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06 50 0
1344 리뷰시 단평) <나비효과 2> [3]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06 43 0
1343 리뷰시 단평) <나비효과> [3]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06 62 0
1342 리뷰시 단평) <볼리션: 미래를 보는 자>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01 32 0
1341 리뷰시 단평) <타임 패러독스>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0.01 56 0
1339 일반 창작자와 망상자의 차이 (feat. 박규태 감독)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9.13 81 0
1335 일반 영화제작자가 예술영화에 투자하는 이유 (feat. 이동진) [1]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8.26 5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