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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시네마] #1 <굿모닝 에브리원> 매력 발산 (스포)

레뷔키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18 14:42:58
조회 103 추천 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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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걸>을 보고 불만족스러워서 다른 로맨틱 코미디물을 보고 싶었다. 멕 라이언의 작품들을 찾아보려다가 해리슨 포드라는 연결점과 직장여성이라는 동일 소재로 2010년 만들어진 <굿모닝 에브리원>이 번뜩 떠올라 찾아봤다. <워킹 걸>로 막혔던 체증이 시원하게 뚫렸다. <워킹 걸> 때 가장 불만스러웠던 여주인공의 매력 발산이 <굿모닝 에브리원>에선 레이첼 맥아담스라는 할리우드의 보석을 통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영화의 기승전결이니 메시지니 하는 것을 따지기 전에 캐릭터가 얼마나 매력 있느냐가 더욱 중요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레이첼 맥아담스는 정말 아우라를 뿜어낸다. <굿모닝 에브리원>은 그냥 레이첼 맥아담스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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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나오는 명짤. 이 장면만 봐도 영화의 훌륭함이 느껴진다. 신체우상화의 적절한 표본)


레이첼 맥아담스는 그 얼굴에 정말 다양한 표정을 담아내어 표현할 줄 아는 배우다. <굿모닝 에브리원>에서도 그 매력을 한껏 뽐내며 강아지 표정, 고양이 표정을 자유롭게 오가고 짜증 내고 화내고 풀 죽었다가 활기를 채우며 웃고 우는 그 모든 표정들을 파노라마로 펼쳐 보인다. 할리우드 여배우 중에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배우라고 생각하는 레이첼 맥아담스가 온갖 종류의 다종다양한 미소를 터트려 스크린을 채우면 이 영화가 지금 무슨 전개로 흘러가는지 따윈 별 상관이 없어진다. 역시 로코물은 캐릭터가 갑이다.


영화의 줄거리를 보면 지역 TV 모닝쇼의 PD로 성실히 일하던 베키 풀러(레이첼 맥아담스)가 하루 아침 만에 일자리에서 잘리고 낙심하지만 금방 또 기운을 차리고 일을 구하다 전국방송 IBS의 책임PD로 입사하게 되어 자신의 커리어를 다시 이어가고 담당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는 것이 스토리의 가장 큰 줄기이다. 전국 4대 방송의 모닝쇼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IBS 모닝쇼 '데이브레이크'의 리더가 되어 어떻게든 프로그램을 쇄신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된 베키는 특출나지 않은 배경과 스펙으로 인해 큰 기대를 받지는 못하지만, 출근 첫날부터 크루들을 일사불란하게 진두지휘하고 성희롱을 일삼던 저질 MC를 해고하는 초강수의 결단으로 확실하게 자신의 포텐을 보여주고 눈도장을 찍는다.


베키는 공석이 된 남자 MC 자리에 전설의 기자이지만 고약한 심보와 고집불통 성격으로 기피 대상이 되어버린 마이크 포머로이(해리슨 포드)를 데려오고 열성을 다하며 프로그램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런 베키의 고군분투에도 데이브레이크의 낮은 시청률은 요지부동이었고 회사에서는 시청률을 이유로 프로그램의 폐지를 진행하려 한다. 이 폐지 통보를 통해 커리어 스펙이 높지 않은 베키를 전국방송의 프로그램 책임PD로 전격적으로 꽂은 이유가 은근히 드러나는데 베키가 오기 전 이미 데이브레이크에 대한 폐지를 생각하던 방송국놈들이 짬시키는 역할에 외부인 하나를 데려와 꽂은 것으로 보인다. 베키가 그런 방송국놈들의 저의를 간파했는지는 모르지만 6주 후 폐지라는 통보 앞에서 각성하여 그동안 지켰던 선을 넘어 폭주하기 시작한다. 온갖 아이디어와 기상천외한 시도를 통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불러들이고 데이브레이크의 터줏대감 콜린 펙(다이앤 키튼)의 적극적인 참여로 쇼의 부흥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소란의 와중에도 자신만은 고결하다며 모닝쇼의 어떤 프로그램에도 참여 안 하고 방관하던 마이크 포머로이는 오히려 콜린 펙과 앙숙 기믹을 세우며 자연스레 데이브레이크에 융화된다. 쇼의 승승장구와 마직막 결정타가 되어주는 마이크 포머로이의 단독 속보 취재로 데이브레이크는 폐지의 위험에서 벗어나 정상 궤도에 올라선다.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의 직장여성 성공기다.


1988년 작인 <워킹 걸>에 이어 본 터라 영화를 비교하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정말 두꺼운 유리천장의 압력이 느껴졌던 <워킹 걸>의 갑갑함이 <굿모닝 에브리원>에는 없다. 따지기 좋아하고 무조건적인 손해를 찾아내는 사람들에겐 <굿모닝 에브리원>에서도 유리천장을 발견할 수 있겠지만 나는 안 보인다. 30년의 시대 간극은 직장여성에 대한 천지개벽할 만한 진보의 무대를 선사한다. 특히 여성에게 피해가 큰 성희롱적인 부분은 그걸 대표하는 저질 남자 MC를 베키 풀러가 첫날 잘라버림으로써 영화 시작부터 상쾌하게 정리한다. 영화를 보면 여자가 남자보다 유능하고 열정적인 것을 중요하게 따지지 않고 베키 풀러라는 인간의 열정과 고군분투에 집중해서 보게 된다. <워킹 걸>에서 무언가 옥죄는 기분과 여주인공의 무기력에 보는 사람도 같이 처지게 되었다면 <굿모닝 에브리원>의 베키는 힘겨운 순간의 스테이지에서마다 자신의 의지와 주변의 도움을 힘차게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어 기분이 좋아진다. 그 기분좋음의 모든 공로는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총천연색의 희로애락을 싱그러운 표정에 담아 보여준 레이첼 맥아담스의 매력 발산에 있다.


1988년의 칙칙한 회색빛 무대와 2010년의 햇살 가득한 무대로의 변화 사이에서 연결점으로 존재하는 해리슨 포드는 1988년의 왕자님에서 2010년의 고집불통 꼰대로 변신해 있다. 고리타분한 남자들의 표상이 되어 영화에 박제된 해리슨 포드는 신세기의 진취적인 직장여성과 어울리지 않는 동행을 하지만 결국에는 서로를 인정하고 화해하며 '모닝글로리(아침의 영광)'로 함께 나아간다. 결국엔 서로를 배제하고 무시하는 방안은 세상의 진보와 어울리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고집과 강박을 한꺼풀 벗고 세상과 소통하는 게 더욱 값지다는 걸 보여준다. 이것은 영화의 마이크 포머로이뿐만 아니라 베키 풀러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베키 풀러는 일에서의 성공만을 좇다가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일과 삶을 분리하지 못해 자신의 전부를 일에 잡아먹힌 여자였다. 일과 삶을 구분 짓지 못해 불행해져 버린 또 다른 인물이자 베키의 미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 포머로이는 자신의 약한 면을 보이며 베키의 삶의 이정표가 되어줄 조언을 해 준다. 최선을 다하는 젊은이에게서 젊은 날의 자신을 보게 되고 그럼으로써 묻어두었던 열정을 다시 불태울 수 있었던 마이크 포머로이는 먼저 살아본 자로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을 전한다. 그 조언은 성공만을 바라며 일에 잡아먹혔던 베키 풀러가 자신을 억누른 강박을 한꺼풀 벗을 수 있도록 해주었고 일과 삶에 대한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길을 내준다. 젊은이는 늙은이에게 열정을 일깨우고 늙은이는 젊은이에게 여유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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