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도곤이 궁극적으로 욕을 먹는건 ‘그래서 이 캐릭터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뭔데?’ 라고 할 수 있음

다수의 인간들을 위해 소수의 도깨비들을 희생한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 나무위키의 서술인데, 난 이게 존나 개소리라고 본다

작중에서 귀도곤은 도깨비를 조지는 걸로 끝나지 않았음. 엄연히 ‘인간’인 현과 강림이에게 해를 끼쳤고, 같은 팀 퇴마사인 염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음. 한마디로 귀도 곤이 인간을 위하는 사람이라는 밑밥 자체를 잘못깔음. 그리고 귀도 곤이 본편에서 민간인들을 소중히 여긴다는 심리묘사 자체가 거의 없었음(하리랑 두리 등의 어린아이들을 막대함)

그리고 이건 제작진이 떡밥을 위해 의도했을지도 모르지만, 도깨비를 희생시키는 것 자체가 인간 입장에선 해가 되는 행동임. 고스트볼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작중에서 고스트볼을 제작할 수 있는 종족은 도깨비뿐이고, 수리랑 개조도 사실상 도깨비만 가능함.
인간이 이 물건을 잘못 건드리면 염의 사례처럼 악귀화될수있는 위험한 물건이기 때문이지. 게다가 도깨비들을 희생시키는 것 자체가 귀도퇴마사가 아닌 고스트볼을 소지한 다른 퇴마사들에게도 민폐를 끼치는 행동임.
이런 무명 퇴마사들이 도깨비의 개체수 감소로 사라지게 되면 최종적으로 그 피해는 민간인이 받아야함. 게다가 2기 극장판에서 도깨비들의 존재가 인간의 안전과 관련이 없지 않다는게 드러났음

한마디로 귀도 곤은 목표부터 잘못 잡았고, 이런 허황된 목표를 귀도 곤만의 캐릭터로 정당화시키는 연출마저 실패함. 그리고 떡밥풀이가 미뤄지면서 사람들은 귀도 곤이 왜 저리 행동하는지 이해 자체를 할 수 없고, 평가는 나락으로 갈 수밖에 없음

이런 막장 캐릭터성을 개성으로 승화시킨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 그게 왓치맨의 로어셰크임. 얘는 범인 찾아내겠다고 무고한 민간인 술집에서 하나 골라 마구잡이로 고문하고 거기서 증언을 얻어 범인 잡는 귀도곤 이상으로 정신상태가 나락인 새끼임. 근데 이 행동을 통해 확실하게 범죄자들을 처단하고 민간인을 보호하는데다, 범죄의 피해자에게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는 등 얘가 성격이 병신이어서 그렇지 완전히 나쁜놈은 아니라는걸 설득시키는데 성공함. 게다가 귀도곤과 다르게 진실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는 것을 작중 내내 보여주니까 캐릭터성이 확실해서 독자들이 몰입할 수 있게 해줌.

이런 다크히어로 류의 캐릭터는 잘못 건들면 작품성까지 조져버릴 수 있는 어려운 인물군상임. 잘하면 배트맨, 퍼니셔, 매그니피코 왕같이 신념이 극단적이지만 이유는 이해는 된다로 나뉘지만 못하면 귀도 곤같이 이도저도 아닌 캐릭터가 탄생하는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