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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충 카오루와 히마리가 사귄다는 이야기1

티컵(49.161) 2019.11.16 21:25:05
조회 525 추천 1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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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어본 거 같은 멜로디가 천장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제목이 기억날 것 같으면서도 좀처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후반부에서 팍! 하고 터지는 느낌이었는데···


“이런, 귀여운 아기고양이를 홀로 기다리게 했구나.”


멍하니 창문 밖을 응시하며 제목을 떠올리고 있는 와중,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몸을 움찔하고 말았다. 행여 이상한 소리라도 나올까 봐 손으로 입을 막으며 고개를 돌리니 근사한 미소와 함께 우아한 손짓으로 제스처를 취하는 카오루 선배가 서 있었다.


“카, 카오루 선배!"


긴장한 나머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어정쩡한 자세로 카오루 선배를 맞이하고 말았다.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에게 인사를 하듯이 허리를 굽힌다.


“오, 오늘은! 자, 잘 부탁드려요!”


지금 나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카오루 선배는 이런 나를 보고는 걱정된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히마리 짱. 긴장하고 있는 모양이구나. 내가 너무 무리한 부탁을 했던 걸까. ···아아, 이 무슨 덧없는 상황인가. 나의 욕심 때문에 히마리 짱이 고생하는 건 원치 않았거늘···.”
“아, 아니에요! 오히려 카오루 선배를 도울 수 있어서 기쁜걸요!”
“그런가, 그런 것인가.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아기고양이인가. 누군가를 위해, 설령 무리한 부탁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단 말인가. ···그래, 그렇다면 나 또한 히마리 짱을 위해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내도록 하지.”


카오루는 선배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번 싱긋 웃어 보였다. 그리고는 나의 맞은편 의자에 앉아 두 손을 모으며 말을 이었다.


“자아, 히마리 짱.”


너무나도 빛나 보이는 카로우 선배의 미소에 얼굴이 뜨거워지는 듯한 착각이 든다. 아니, 착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두근거리는 심장 탓에 좀처럼 진정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나와 카오루 선배는 오늘 하루 동안···


“오늘 하루 동안 일일 여자친구, 잘 부탁해.”


사귀는 사이가 됐으니까 말이다.


*


카페를 나와 카오루 선배와 향한 곳은 평소에 즐겨 찾던 영화관이었다. 분명 마지막으로 영화를 본 게 일주일 전이었을 것이다. 그때는 단순히 영화를 본다는 점에서 들떴을 터지만, 지금은 달랐다. 오늘은 무슨 영화를 보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누구와 보느냐가 중요한 문제였다. 지금처럼 카오루 선배와, 그것도 하루 한정이지만 연인이라는 사이로 영화를 보러 왔다는 사실이 나를 들뜨게 했다. 심장은 여전히 뛰어대며 온몸의 간질거리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이 또한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중이었다.


“오늘을 위해 예약한 영화란다.”


카오루 선배는 어느새 꺼내든 영화 예매권을 보이며 말했다. 그러고는 우아하게 손을 뻗어 나의 손을 잡더니 말을 이었다.


“그럼 들어가도록 하죠, 공주님.”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왕자님처럼. 마치 동화 속의 공주님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눈이 이쪽에 집중되었지만 상관없다. 오늘만큼은 가면을 쓴 연극배우마냥 솔직한 감정을 마음껏 내보이면 될 뿐이었다.


“가도록 해요! 카오루 선배.”


조금 대담해진 탓인지, 아니면 어린아이같이 들떠버린 탓인지. 안길 기세로 다가가 카오루 선배에게 팔짱을 끼고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지금의 행복이 오늘 하루 동안에만 허락된 거라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카오루 선배가 선택한 영화는 당연하게도 로맨스 영화였다. 웅장한 배경음악과 함께 시작된 영화는 어느덧 클라이맥스에 이르렀고, 관객들의 몰입도 또한 최고조로 높아진 상황이다. ···나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연인이라는 역을 배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카오루 선배는 오로지 손만을 잡은 채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째서! 연인이라면 좀 더 적극적인 무언가가 있어야 할 텐데! 어두운 극장 안에서 로맨스 영화를 본다고 하면 분위기에 휩쓸려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여자끼리 무슨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만. 적어도 손만 잡은 채로 끝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처음 카오루 선배의 부탁들 받았을 때, 그리고 그날 저녁 침대에 누워 잠을 설치며 고민을 했을 때, 카오루 선배를 떠올리며 했던 상상들이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의지를 굳히기로 했다. 속마음을 내보일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동경이라는 감정에 자신을 속이는 건 오늘만큼은 하지 않기로 했으니까, 조금 더 노력하기로 했다.


나는 카오루 선배가 눈치채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시선을 옮겼다. 영화에 푹 빠진 듯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는 카오루 선배를 보자 또다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지금이라면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었다. 나의 감정은 결코 동경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고.


“아아, 이 얼마나 덧없는 영화인가.”


나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와중, 카오루 선배는 겨우 들릴만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중간 부분부터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던 영화를 떠올리며 정면의 스크린을 바라보니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은 눈물을 흘리며 키스를 하고 있었다. 더불어 어두컴컴한 영화관 곳곳에서는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마치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키스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카오루 선배···.”


최대한 조용히. 하지만 제대로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카오루 선배의 이름을 불렀다. 평소라면 절대 시도하지 않았을 행동이지만, 마치 영화관의 분위기가 나를 응원하는 듯한 착각에 입을 열 수 있었다. 카오루 선배는 그제야 줄곧 바라보던 스크린에서 시선을 돌려 나와 주위의 사람들을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상황을 파악한 듯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아, 그, 그렇군. ···연인이라면 당연한 건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여자끼리라니, 분명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그것을 알기에 나 또한 이름을 부르기만 할 뿐 말을 잇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연습을 위한 거라면, 저, 저도 노력할 테니까요.”


이윽고 힘들게 내뱉은 핑계와도 같은 대답에 카오루 선배는 또다시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천천히 몸을 돌려 내 쪽을 바라보았다. 영화 속 배경이 어두운 방 안이라는 점에 감사했다. 스크린의 밝은 빛과 함께 제대로 마주 봤더라면 아마 시선을 피해버렸을 것이다.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때, 카오루 선배는 손을 뻗어 나의 뺨을 매만지고는 양쪽 어깨를 붙잡았다. 온몸이 떨리는 걸 최대한 참아보려 했지만 쉽지가 않다. 카오루 선배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상상 속에서만 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려 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분명 주위 사람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림에도, 영화 속의 주인공들이 해피엔딩을 향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멈춘 것만 같았다. 주변의 소음들이 점점 사라지고 심장의 두근거리는 소리만이 귓가에 맴돌자 나라는 주인공이 맞이할 엔딩이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걸 느꼈다.


숨소리가 가깝다. 언젠가 물어보려 했던 좋은 향의 샴푸 냄새가 가까이서 느껴진다. 그리고 이내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나의 입술에서. ···그래, 분명 느껴졌다. 아주 잠깐.


“미안···.”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을 뜨고는 손으로 입술을 가리고 있는 카오루 선배를 바라보았다. 분명히 닿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은 무척이나 짧았다. ···역시 무리였던 걸까. 나는 애써 표정을 감추고 정면의 스크린에 시선을 돌렸다. 왠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못난 얼굴을 카오루 선배에게 들킬 것만 같았다.


막바지에 다다른 영화는 이윽고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고, 수많은 주연과 조연 배우들의 이름이 나열되는 순간에도 나와 카오루 선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줄곧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서로의 눈치를 살피기만 할 뿐.


불편한 정적은 자리에서 일어난 카오루 선배가 손을 내밀어주기 전까지 계속됐다.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억지로 미소를 지은 채로 손을 잡고 일어섰고, 우리는 서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조용히 영화관에서 나오기만 할 뿐.





히마리가 꼴려서 써봤음 근데 쓰면서도 느끼지만 존나 더럽게 못 쓴다 시발

계속 쓰다보면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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