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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음. 여보세요? 이거, 제대로 녹화되고 있는 걸까.

안녕, 미타케 씨. 이런 편지로 말을 떼는 건 처음인 거 같네. 처음부터 새삼스럽지만 우리의 첫 만남을 기억해? 나는 당신의 무대를 바라보았고, 당신도 내 무대를 바라보았던 그때. 당신이 내게 승부욕을 불태웠을 그때. 나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 그때의 나도 네게 자극받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으니까.

미타케 씨가 나를 좋아하는지는 알고 있었어. 그리고. 나도 미타케 씨를 좋아해. 오해될 수 있으니 확실하게 말해둘게. 나는 미타케 씨를 사랑해. 이 감정이 서로에게 얽혀있는 감정이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이후 말할 것들 때문에 나는 이 마음을 고백하지 못했어, 내심. 나는 당신이 내게 먼저 말해주기를 바랐을지도 모르겠네.

유학이야. 당신도 조금은 예상할 거라고 믿어, 많이 예상하고 얼마 아파하지 않았을 거라면 좋았을 텐데. 조금 먼 곳으로 유학을 하러 가기로 했어. 짧으면 수년. 길면 몇 년이 될지 나도 잘 모르겠어. 로젤리아의 보컬은 미리 다른 사람을 찾아둔 상황이야.

이 정도면 졸업식에 내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도, 네가 중요한 할 말이 있다고, 나와달라고 할 때 매번 바쁘다고 말한 이유를 알았을 거라고 생각해. 나는 피했던 거야. 내가 미래로 나아가야 할 가장 중요한 순간에 차질이 생길까 봐.

맞아, 나는 나쁜 사람이었어. 누군가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걸 받아주지 않고, 똑같은 마음을 가졌으면서 응답하지 못하는 나쁜 사람. 적어도 같이 갈래? 라고 물어보지는 못할 망정, 직접 떠난다는 말조차 하지 못한 채 이런 영상으로 말이나 남기는, 그런 같잖은 사람이야.

그러니까, 나를 잊어줘. 내가 당신을 사랑하면서 당신이 비추어준 따스한 석양을 따라갔던 기억은 홀로 조용히 간직할게. 인생의 책에서 절대 잊지 못할 한 페이지로 남겨둘게. 하지만 당신은 그러지 말아줘. 나라는 색으로 물들어진 한 페이지를 가차 없이 뜯어내 줘. 그 자리에 다른 색으로 칠해도 좋아. 나를 망각해도 좋아. 그러니 나를 잊어줘.

당장 공항으로 달려갈 생각은 하지 말아줘. 아마 이 영상을 볼 때면 나는 이미 도착하고도 남았을 때니까.

사랑해. 사랑했어. 미타케 씨. 하지만 이 마음은 이제 안녕이야. 나 뿐만 아니라 당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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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유키리사나 타 커플링은 장편이 꽤나 있는데 란유키란은 얼마 없는것 같기에 힘 내서 써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