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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흔들리는 꽃 - 애증의 폭풍 속에서 - 20화

1234(39.113) 2021.02.23 23:16:55
조회 113 추천 12 댓글 4
														

후미나의 개화 이후 원하던 원치않던 교실의 분위기는 서서히 변해갔다. 그것은 아야메를 비롯한 모두에게 있어서도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평소 후미나는 아이들의 부탁을 잘 들어주었다. 그렇게 쌓은 인덕은 최근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후미나의 호의까지도 아이들에게 이용되는 느낌이었다.


"후미나 이, 이것 좀 도, 도와줄래?"


지금도 반 아이 중 한명이 후미나를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으며 얼굴은 붉게 상기된 상태였다.


그러나 후미나는 언제나처럼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그런 후미나에게 아야메는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저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일이 간섭할 수도 없었다.


아야메에게 있어 후미나는 정말 좋아하고 항상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일일이 간섭해야 할 사람은 아니었다.


그럴거라면 차라리 아예 묶어 놓고 감금하는게 나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야메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가슴이 아팠다. 저러다가 잘못될까 두려웠고 다른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질투심이 피어올랐다.


물론 아야메도 안다.


후미나는 지금 자신이 알던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는 것을.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래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그나마 환상종들은 모르지만 순수한 인간들이 사유리 같은 실수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걱정되었다.


"나도 알아.... 조심해야지...."


후미나는 아야메의 걱정을 들었을 때 쓸쓸한 미소로 그렇게 답했다. 그녀의 걱정을 이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한 그 미소는 아슬아슬하여 덧없이 사라질 것 같은 불안감마저 들었다.


아야메는 이 상황이 더 없이 불만스러웠다. 그러나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에 우울하게 잠겨갈 뿐이었다.


---------- 


학교 생활이 어느 순간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되었다는 것을 느끼며 아야메는 하루 하루가 힘들어지고 있었다.


누군가 괴롭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주변 사람들의 일을 너무 걱정하는 것이 자신을 힘들게 만들었다. 만에 하나 후미나가 점심까지 자신과 같이 먹지 않았다면 회색으로 변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건 미안. 아야메랑 약속한 거니까."


그리고 오늘, 점심 시간만큼은 아야메와 함께 해야 한다며 그녀답지 않게 거절하는 후미나를 보면서 아야메는 겨우 미소 지을 수 있었다.


그랬다.


후미나는 이렇게 자신과의 시간을 어떻게든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아야메는 구원을 받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아야메양. 후미나양을 독점하는 건 잘못 된게 아닐까?"


전혀 예상 못한 말.


아야메는 그 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신에게 있어 그런 말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히라노. 긴 머리가 잘 어울리는 순혈 인간. 그녀는 이제까지 단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 눈으로 아야메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질투.


자신이 후미나에게 가지는 것과 다르지 않는, 하지만 훨씬 깊고 어두운 감정이 그녀의 눈에 가득 하였다.


"히라노양.... 저기?"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건가요?"


환상종이 인간에게 기세에서 밀리는 일은 잘 없다. 하지만 지금 아야메는 히라노라는 아이에게 완전히 밀리고 있었다.


"지금 히라노양은 후미나를 어떻게 하고 싶은거야?"


아야메는 두려움 속에서 물어보았다. 그러지 히라노는 자신도 모르게 흠찟했다.


"어.... 난...?"


그 순간 히라노는 털썩 주저앉았다. 그것은 현실을 인식하면서 생긴 충격이었다. 독점욕, 그리고 그 이상을 원하는 자신과 원래의 자신 사이의 괴리를 깨닫는 순간 찾아오는 감정 속에 히라노는 덜덜 떨고 있었다.


"...."


아야메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후미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존재가 이제 반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차린 후미나의 표정은 어둡기 그지 없었다.


---------- 


후미나는 점점 더 말수가 줄어들었다. 아이들도 히라노의 일을 보고는 어느 정도 충격을 먹었는지 후미나에게 다가오는 일은 줄어들었다.


그것이 오히려 후미나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저 타고난 본성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에게 집착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한가지가 후미나를 지탱시켜 주었다. 바로 아야메의 존재. 아야메는 여전히 그녀를 이전과 다르지 않게 바라봐 주었다.


가끔씩 자신의 얼굴을 홀린 듯 바라보는 일은 있지만 그 정도는 어쩔 수 없었다.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야메는 자신을 언제나 그렇듯 똑바로 바라봐 주었다.


그리고 해야 할 말이 있다면 언제나 돌리지 않고 말해주었다. 그보다 더 고마운 일은 없었다.


오늘도 그랬다.


아이들에게서 자신을 지켜주며 이렇게 점심의 휴식을 보장해주었다. 그 덕분에 후미나는 이렇게 아야메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쉴 수 있었다.


언제나 이러지만 오늘은 그 따듯함이 더욱 참을 수 없이 좋았다.


"하아...."


하루가 힘들다. 오직 아야메의 온기만이 그녀를 달래주었다. 후미나는 그 사실을 복잡한 심경으로 받아들였다. 사유리와 얽히면서 모든 것이 이상하게 되어 버린 기분이었다.


그러나 사유리를 원망하고 싶지는 않았다.


단지 그저 잘못되어가는 자체가 안타까울 뿐. 아야메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감각을 기쁘게 받아들이면서도 후미나는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언제까지고 이런 평화가 이어지기만을 바라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함만이 그녀를 무겁게 만들었다.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속에 후미나는 눈을 감고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싶다는 듯 머리를 부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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