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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키스해야 나갈 수 있었던 방.모바일에서 작성

졸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0.13 20:24:00
조회 10028 추천 97 댓글 16
														





"요즘 들어 괴이현상의 방향성이 이상해지는 것 같습니다."

"어느 부분이 이상하죠?"

"우선...지시사항을 따르는 방식으로는 탈출할 수 없는 방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쉬운 지시사항에서 어려운 내용으로 발전되다가...이후엔 이전과 모순되는 내용의 지시사항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예시라면요?"

"우선...이 방에서는 살인해야 나갈 수 있는 방 이후에 병원놀이를 해야 나갈 수 있는 방이 있었습니다. 방 상태를 보면 단 두 명만이 이 방에 입장해서 생활하는 형태로 보입니다."

"한쪽을 죽이는 순간 탈출은 불가능하게 되는군요."

"그렇죠. 심지어 99번째 방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려야 나갈 수 있는 방', 마지막 방의 이름은 '키스해야 나갈 수 있는 방'이더군요. 운 좋게 병원놀이 방을 탈출한다고 해도 방법이 없었던 겁니다."

"그럼 그 자리에 있던 분은 어떻게 됐죠?"

"남성 사망자 1명과 여성 생존자 1명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남성 사망자의 시신은 살인해야 나갈 수 있는 방, 여성 생존자는 병원놀이를 해야 나갈 수 있는 방에서 발견하였습니다."

"특이사항이 있었습니까?"

"우선, 방 내부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문은 마치 절대로 열 수 없을 것처럼 단단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약했습니다. 외부에서 침입해 강제로 문을 열고 구출하는 방식은 쉬운 편이었어요."


그 말이 끝나자 꺼질 듯한 한숨이 들렸다.


"그럼 여기까지 문동석 용병님 탐색 결과 작성했구요. 수고하셨습니다."

"아까 한숨을 쉬시던데, 그건 무슨 의미였죠?"

"...두번째 내용은 그 방의 특이사항이 아니잖아요."


곧 전화가 끊어졌다.

특이한 직원이네.

나는 울다 지쳐 쓰러진 것으로 보이는 여자와 남성의 시선을 함께 들쳐매고 방을 나왔다.

트렁크 문을 열고 둘을 싣는다.

차가 떠나는 것을 확인한 뒤, 방으로 다시 방향을 돌렸다.


이후 음식물 엘리베이터가 '있었던' 공간으로 몸을 던졌다.

"읍- 으븝-"

전신을 붕대로 감싸놓았던 녀석을 다시 찾았다.


이 방의 요리사 겸 관리자 역할을 하던 괴생명체.


"재밌었냐?"

칼을 갈며 녀석에게 물었다.

쾌락을 마음껏 먹었는지 피부에 윤기가 흐른다.

"형이 지금 배가 고파서 밥을 좀 먹으려는데, 네가 좀 도와줘야겠다."

콰직!

콰직!


중식도를 들고, 녀석의 팔을 수 차례 내려찍었다.

녀석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들을 위한 위로가 되기를 빌어본다.

완전히 끊지는 않았다.

이 정도로 끝내줄 수는 없지.

전신을 넝마로 만든 뒤, 다시 주방의 식기들을 뒤적거리며 말했다.


"많이 아프지. 그래도 참아. 네가 한 짓이 있는데."

여러가지 칼들을 확인하다 감자칼을 골랐다.

"형이 원래 일을 끝내면 치맥을 하는게 취미거든? 근데 오늘처럼 짜증나는 날이면 그날은 회가 좀 땡기더라고. 협조 좀 부탁한다."

괴이의 눈이 공포로 젖어드는 것은 언제 보아도 참 진귀한 광경이다.

자기도 공포를 아는 주제에 왜 그렇게 남들의 공포를 즐겨 먹는지.

그놈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얇게 회를 떠서 먹는다.

높고 날카로운 배경음악이 식사 시간을 적적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듯 하다.

"이 새끼, 양 많아서 좀 걱정했는데 맛있네. 고맙다 야."

이놈을 다 먹기까지는 수백 년은 걸릴 것 같지만, 뭐 어떤가.

밖에서는 시간도 안 흐르는데.


쉬지 않고 울려퍼지는 소리와 함께 식사를 이어간다.

꽤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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