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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글/백업][팬픽] 관절 인형 - 3

로마네콩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2.13 20:08:01
조회 130 추천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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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는 익숙치 않은 불편함에 눈을 떴다. 꽤 많은 죽음을 느낀 소년이라도 이 끈적한 통증은 처음 느끼는 기분 나쁜 것이었다. 저릿한 통증도 이제는 느껴지지 않는 통각이 죽어버린 몸 이건만, 무언가가 꽉 들어차 있는 괴상한 느낌은 통각에 구애되지 않는 듯 더부룩했다. 이제는 팔뚝만 까딱거릴 수 있는 왼팔으로 배를 더듬어본다. 꾸득..꾸드득.. 내장은 다 녹아버려 끈적거리는 썩은 치즈를 삼킨듯이 뱀처럼 꿈틀거린다. 

"개새끼..개새끼..개새끼..!!"

"뭐라고 했냐?"

난 개새끼가 아닌데 말이야. 그는 평소의 어조를 잠시 접어둔다. 귀를 까닥이며 페리스는 스바루를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눈물을 글썽이며 노려보는 스바루의 눈동자는 깊은 원한으로 덮여 원래의 검은색이 보이지 않았다. 눈동자가 뒤집어져 하얗게 발광하는 꼴이 우스꽝스러워 페리스는 한쪽 입가를 비틀었다. 그리고는 소년과의 첫 만남을 조용히 떠올려 본다. 페리스는 항상 스바루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리저리 설쳐대는 소년의 추접한 몸뚱아리는 좋은 감정을 가질래야 가질 수 없는 열이 솟구쳐 오르는 행동이었다. 삐그덕,삐그덕.. 기사의 규율을 지키던 감정의 톱니바퀴가 어긋나고 있었음에도 그는 기회만을 힐끔 엿보고 있었다. 소년 스바루를 다른 시각으로 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열을 식히고, 톱니바퀴를 제대로 맞물리고, 남색을 탐하는 기사의 일탈의 시각으로 바라보자 소년은 제법 괜찮은 고기변기로 보였다. 보기만 해도 짜증나는 면상이긴 하지만 굴복 시키면 나쁘지 않은 얼굴이다. 대폭포 너머에서 온 인간다운 특이한 복색 또한 굴복시켜 아래를 핥게 하면 좋은 그림이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어떠한가. 에밀리아의 기사라는 점은 그를 굴복시키기에 차고 넘치는 이유가 된다. 왕선 후보를 보필한다는 기사가 동성에게 따먹히고 범해지고 여기저기에 더러운 정액이 베여 절망할때 그보다 더한 짜릿함이 있을까. 결정이야. 넌 내 관절인형이다. 이윽고 페리스의 마수가 스바루를 덮쳐 깔아뭉겐다. 우드드득.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짓뭉게는 소리가 유난히 흥분에 떨게 하는 멜로디처럼 들렸다.





"아흑...아아아아..."

페리스는 힘빠진 우는소리에 잠에서 깨어나듯 살며시 눈을 뜨며 스바루를 바라보았다. 그의 목에는 목줄이 채워져 있었다. 본디지한 철가시가 달려 있는 발정난 짐승에게 어울리는 감응적인 디자인이 페리스의 정신을 맑게 했다. 

"그래.. 그랬었지냥.."

오늘은 중요한 모임이 있는날, 자신을 철저히 무시한 녀석들에게 한방 먹여줄 절호의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볼품없는 작품을 들고왔다느니 하는 소리는 이제 못 내게 될꺼야.. 히히 웃으며 페리스는 목줄을 잡아당겼다. 절망에 축 늘어진 짐승이 힘없이 끌려 온다.






루그니카 왕국 변방의 어느 지하실. 그 곳에선 서로가 목줄을 잡아당기며 자신들의 애완동물을 과시한다. 


"하...이...이게...무슨..."


스바루는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이 현실로 받아 들여지지 않는듯 공허한 눈동자가 망연자실하게 두둥실 떠올라 있다. 서로가 사전에 입을 맞춘듯한 박자와 함께 목줄의 쇠사슬이 촤르륵 잡아당겨져 커튼에 가려진 애완동물이 드러내는 모습은 기괴하고 기괴했다.

세 발 달린 인간, 무수한 눈을 가진 수인, 머리와 머리가 붙어 있는 쌍둥이, 다리가 네 쌍인 엘프. 그 4개의 개체는 힘없이 목줄에 끌려 마음대로 평가받는다. 

"그 쪽 엘프는 다리가 예쁘지 않은걸?"

"그러는 네 쌍둥이는 머리가 울퉁불퉁해서 쓰레기 같은데?"


깔깔깔깔!


서로가 서로를 비방하면서도, 그 화살은 언제나 목줄에 가두어져 있는 생명에게 날아 들어온다. 그들은 차가운 철바닥에 고개를 처박을 수밖에 없는 불편한 몸. 목소리를 높이기엔 그들의 직위는 너무나도 낮았다. 그것은 이제 스바루에게도 마찬가지, 한때 잠시나마 왕선 후보 중 하나, 에밀리아의 기사였던 소년 나츠키 스바루는 차가운 지하실에 처박혀 있다. 고귀한 귀족들의 유흥거리로서 충실히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페리스, 간만에 좋은 걸 들고 왔는데~?"

"그거 조종할 줄 알아? 실은 어디다 처박았어?" 


안 들려. 안 들려. 스바루는 유일하게 자유롭게 움직이는 머리를 비틀어 돌리며 귀를 막는다. 오른쪽에서 비웃음이 날아오면 오른쪽 귀를 철바닥에. 왼쪽에서 비웃음이 날아오면 왼쪽 귀를 철바닥에. 그렇게 소년은 지옥의 시간을 버티고 또 버텼다.






"허억...허어억..허억..."



지옥같은 지하의 연회에서 스바루는 가까스로 빠져나와 페리스의 마수로부터 벗어나 달리고 있었다. 목줄을 제대로 잡지 않고 흥얼거리는 페리스의 느슨한 틈을 비집고 필사적으로 기듯이 달린 것이었다. 잘 펴지지도 않는 다리를 필사적으로 후들거리며 스바루는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어두운 달은 보라색으로 음산하게 주위를 비추는 중이었다.

"하아..하아..."

양계장으로 보이는 울타리를 지나고 작은 제련소를 지나 마을의 끝은 스바루에게 다가오듯 어두운 달빛을 머금은 보랏빛 땅덩이가 무색하게 빠르게 다가왔다. 고오오오오- 그 끝은 웅장한 바람소리를 들어 보아 깊은 낭떠러지인 듯 했다.

"아아...아아아.."

소년은 기뻐 눈물을 흘린다. 그리곤 마을의 끝을 향해 한 발자국씩 내딛는다. 저벅, 나츠키 스바루, 살점이 꽤 많이 남아 있는 해골은 조금씩 발자국을 빠르게 내딛는다. 저벅저벅저벅. 휘오오오오오- 깊은 낭떠리지는 웅장하게 울부짖었다.


"하하..!!하하하하하!"

나츠키 스바루는 기쁨에 겨워 웃는다.

스르륵.

그리고는 그 마을의 끝에서, 절벽의 끝에서 그는 최후를 맞이하기 위해 발을 깊은 낭떠러지에 빠뜨린다. 박력이 없이 힘없게 스르륵 떨어지는 오른쪽 발은 낭떠러지의 끝에 모든 것을 맡긴듯 무척이나 편안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이제 끝이야. 이제, 이제,0부터, 다시, 제로부터 시작 할 수 있어. 스바루는 마지막까지 기쁨에 겨운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모든 고통을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할 새로운 과거를 쥐기 위해 그는 떨어진다. 그의 바로 눈 앞에 작게 솟아오른 바위가 보였다.



콰직!









안녕.



이번 관절 인형은....


너니?





- FIN













작성자 : 디시인사이드 리제로 마이너 갤러리 sokki 님

원본출처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zero&no=195551&page=7&exception_mode=recomm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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