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중훈과 선은 종로3가 쪽으로 가서 이틀 전 일을 탐문하기로 했습니다.
중훈은 자신의 입담과 은어, 적절한 어투를 이용해서 신문을 구경하는 사람들 틈에 끼어들어갑니다.
"쯧쯧. 이게 무슨 참변이야. 순사들 말로는 불령선인 패거리가 저지른 일이라는데."
"거 참! 듣는 순사도 없는데 불령선인이 뭐야! 그건 왜놈들이나 하는 말이고, 애국지사들이라고 해야지."
"젊은 처자 하나는 크게 다쳐서 지금 병원에 있다는데, 딱하게 되었어. 나와도 형무소 직행이겠지."
중훈과 선은 팽 동지라고 불린 여인이 살았다는 말에 놀랐다는 듯 서로 눈을 맞춥니다. 그 뒤 선의 안내를 따라서 철물점들로 갑니다.
철물점에서 쓸 만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조금 더 오래 걸렸습니다. 대부분 자기 작업에 바쁜 분위기였지만, 여러 철물점을 돌아다닌 끝에 입을 열게 만듭니다.
"내가 작업하면서 여기 윗사람들 말을 들었는데, 아주 대초상이 났다는군. 그 집 부인은 사업을 접고 지방으로 내려갈까 한다던데."
"아, 그런데 하인들 말로는 웬 교수인가 박사인가가 와서 횡설수설하면서 경찰들과 싸웠다는군. 그 배 갈라진 처자도 자기들이 데려가겠다고 했더군."
한참을 탐문하다보니 슬슬 해가 중천에 떴습니다. 시장도 하겠다, 어디 밥 먹을 데를 찾으러 두리번거리는 두 천재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합니다.
자기들을 가만히 쳐다보는 저 남자, 분명히 오늘 오전에 김평식의 집 근처를 서성일 때도 있지 않았나요?
의원
영훈과 경애가 의원에 도착해서 연구실로 들어간 뒤 슬슬 책을 펼치려고 하는 순간, 의원의 문이 벌컥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립니다.
"실례합니다-" 아주 높은 가성의 여성 목소리입니다.
"여기 혹시 임부의 병도 다루는 곳인가요?"
만약 두 천재가 나와 본다면, 그들은 공작깃털로 장식한 초록빛 드레스, 그리고 곱게 접은 양산을 손에 들고 있는 성숙한 여인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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