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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관련된 내부 스토리 / 밈이 있는 말딸은 많지만

마루젠누나만큼 강렬한 밈은 또 없다 생각한다

하지만 능이버섯은 비싸고, 생통닭은 생각보다 일본 마트에서는 안팔고, 당근을 백숙에 꽂아넣는건 너무 식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당근과 백숙을 기조로 어레인지해보기로 했다

우선 당근을 손질한다

오른쪽에 저건 뭐냐하면

열심히 당근을 파준 흔적이다

닭 안쪽에 쌀을 못넣는다면 당근에 넣으면 되지 하는 생각

파낸 속은 쌀이랑 적당히 섞어서

당근 속에 채워넣고

당근으로 만든 마개를 끼워서 이쑤시개로 고정시켜줬다

쌀이 제법 남았지만, 어차피 닭죽도 만들거니 옆으로 일단 치워둔다

빠질 수 없는 마늘과 부추도 손질해주고

먼저 넣을 채소들만 다 넣어주었다

부추는 마지막에 데칠거니까 쌀과 마찬가지로 옆으로 잠깐 치워둠

이제 닭봉을 손질하자

일단 연골부분을 가위로 조심스럽게 잘라내고

작은 칼로 뼈와 살을 분리해나가며 반대쪽 연골로 밀어준다

원래는 유튜브에서 한 손으로 먹기 편한 버팔로윙 만드는 영상에서 본 방법인데, 여기서도 써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예쁘게 손질된 닭봉들

손으로 밀어서 동글동글하게 만들어준다

그 과정에서 뼈가루도 제법 나온데다가, 골수에서 핏물이 나와서 국물을 망칠게 뻔하므로 한번 물에 담가서 씻어줬다

그리고 적당히 모양이 흐뜨러지지않게 올려준 다음, 파, 통후추, 월계수잎을 넣어준다

대충 잡내 잡는건 다 넣은 듯

그리고 끓여주기 시작

초반에는 역시 거품이 많이 올라오니, 맑은 국물을 위해 걷어준다

거의 1시간 가까히 약불에서 끓임

거의 다 끓었을 즈음 양념장을 만들어준다

고춧가루 간장 겨자를 적당히 넣어줌

어차피 저 겨자가 주인공이니 취향껏 섞어주면 된다

옆에서 우러나오고 있는 닭육수를 넣어주면서 농도를 맞춰준다

이제 월계수잎을 건져내고

부추를 넣고 닭육수에 데쳐준다

그동안 당근을 빼서 상태를 확인

쌀이 불어서 마개가 좀 밀려나긴했지만, 뭉개지거나 하는 참사는 다행이 없었다

빼주고 세팅시작

가운데 당근을 세우고

데친 부추를 둘러준다

그리고 닭봉을 둘러주고 깨와 국물을 끼얹으면 완성

먹는동안 죽이 완성되도록 육수용 채소를 체로 거르고 당근다듬고 남은것들이랑 쌀이랑 해서 약불로 맞춰둔다

완성된 당근백숙

신세대 마루젠스키의 이미지에 맞는가

그것은 하이텔에도 나와있지않다

위에서 찍은 모습

요새 애들은 이런거 좋아한다지? 하며 누나가 사올 법한 소주

근데 집에와서 도수 확인해보니 5%더라, 소주가 아니라 츄하이잖아

아무튼 오늘도 잉잉이

맛은 저 양념장과 푹 익어서 야들야들한 닭다리살이 아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맛이었다

게다가 저렇게 손질한게 생각 이상으로 깔끔하게 집어서 소스에 찍어먹을 수 있던지라 이거 생각한 사람은 대단하다 싶었음

이제 나도 궁금하고 너는 궁금할 지도 모르는 당근밥

당근은 아주 푹 익어서 숟가락으로 잘렸고, 쌀은 뭐 먹을정도로는 익었다

근데 분명히 닭백숙 찹쌀밥 그 맛인데 당근향이 은은히 배어있고, 씹는 감촉은 삶은 당근인 기묘한 물건이 되었다

뭔가 진짜 뭔가임...

그리고 이제 빠질 수 없는 닭죽

남은 양념장과 곁들여먹으니 이 또한 일품

완식

- 여담

원래는 나타드코코를 사와서 달다구리한 엔딩을 찍으려 했는데, 진짜 주변에서 구하기 힘들더라

반대로 더 오래된 음료수 사와서 마심

넥타라고 들어는 봤나

난 못들어봤다

뇌절이 되지않게 정진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