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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승만 대통령의 유해가 태평양을 우회한 이유 앱에서 작성

카제하야쇼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0.14 21: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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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의 유해를 실은 미군기 안에서 조종사가 마이크를 켜고 승객들을 위해 안내 방송을 시작했다. 

"이 비행기는 고인의 뜻을 기려 직선 항로 대신 웨이크 아일랜드를 경유하는 우회 항로로 비행할 예정입니다. 
승객 여러분들의 이해를 바랍니다." 

한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뿌리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국가 역시 건국의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더 없이 중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지금과 같은 발전을 이룩했는지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이념의 갈등 속에 분열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역사와 교육의 현장에서 국가의 정체성에 대한 수많은 거짓말과 사기극이 존재했던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거짓말로 꾸며대는 일들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나의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은 거짓과의 싸움이었다. 
1945년 해방에서부터 건국까지 그 치열했던 역사적 공간을 오직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랑 하나만으로 살아왔던 사람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했던 사람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의 안락한 삶이 존재한다. 어느 나라든 국가의 토대를 만들어나갔던 시기에는 갈등과 시련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에게는 눈물겨운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삶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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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7월 19일 01시, 그가 하와이의 한 요양병원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 그의 곁에는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와 양아들 이인수씨가 함께 했다. 전직 대통령의 예우 같은 것은 없었다. 요양병원의 배려와 하와이 한인들이 도움 속에 힘겹게 마지막 인생을 불태웠던 아흔한 살 인간 이승만은 그렇게 삶을 마감했다. 
5년 동안 하와이에 머물면서 어린 아이처럼 '언제 집으로 돌아가는가?'라고 물었던 그였다. '마지막 순간은 고향에서 맞이하고 싶다'는 그의 마지막 소원은 그렇게 허무한 물거품이 되었다. 
1965년 7월 21일 밤 10시 30분, 그의 유해를 실은 자동차 한 대가 히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미군 의장대의 사열 속에 운구 행렬은 조용히 활주로에 마련된 항공기로 향했다. 멀리서 의장대가 발사하는 조포 소리가 들렸다. 그를 존경하던 미 장군들의 추도사, 그리고 의장대원의 진혼 나팔소리가 열대의 밤하늘에 울려퍼지며 조촐하면서도 엄숙한 영결식이 끝났다. 
잠시 후 그의 유해는 의장대원들의 손에 의해서 미군 C-118 특별기에 실렸다. 목적지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 수송기 안에는 깊은 침묵이 흘렀다. 한국전쟁 때 함께 피를 흘렸던 동지이자 평생의 친구였던 벤 플리트 장군은 멀리 플로리다에서 날아온 피곤한 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승만의 여정과 함께 하겠다고 고집했다. 하와이에서 그와 함께 독립운동에 힘썼던 십여 명의 한국인들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밤 11시 정각, 이승만의 유해를 실은 항공기는 그렇게 하와이 호눌룰루 공항 활주로를 날아올랐다. 마치 그를 위해서 밤하늘 아래 반짝이는 하와이의 마지막 야경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섬을 선회한 항공기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수송기 한 가운데에는 하얀 천으로 둘러싸인 관이 하나 놓여있었다. 명예도 훈장도 없는 관 위에는 태극기조차 덮여 있지 않았다. 5년 전 갑작스럽게 '망명설'에 휩싸이며 허겁지겁 조국을 떠나야 했던 아흔한 살,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운구는 그렇게 조금은 초라한 모습으로 고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독재자', '분단의 원흉', '친일파 비호'라는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으면서도 끝까지 나라의 운명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조국을 위해 살았던 그였다. 놀랍게도 70여 년이 지금까지도 그 혹독한 평가는 변하지 않고 있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기로 마음 먹기까지 많은 고민과 두려움이 있었던 것은 그런 이유였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이 거대한 산봉우리를 넘을 수 있을까?' 그렇게 고민을 하며 8개월 넘는 시간을 보냈다. 가능하면 남들의 해석보다 그가 쓴 원전의 기록들을 먼저 살펴봤다. 위인전을 만들기보다 대한민국 국민들 대부분이 '독재자'로 생각하고 있는 부정적인 이승만에 대한 편견, 그 원인과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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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거짓말들, 역사에 대한 왜곡을 접하게 되었다. 모든 역사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사실이야말로 그 시대의 시공간 속에서 역사를 평가하는 가장 공정한 방법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의도적으로 사실을 감췄고, 거짓말로 그의 삶을 왜곡시킨 흔적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70여 년 동안 왜곡된 인간 이승만에 대한 삶과 평가는 그렇게 거짓과 사기극 속에 더렵혀졌다. 
그 오래된 묵은 때를 벗겨내야 한다는 심정으로 이번 작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97퍼센트 대한민국 국민들이 갖고 있는 건국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부정적 생각, 그리고 왜곡된 역사를 잡기 위해서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어둠 속에 감춰져 있었던 그의 삶과 진실을 드러내는 작업을 통해 왜곡된 우리 역사가 바로잡히길 희망하면서 말이다. 
다시 그의 마지막 여정으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마치려 한다. 
하와이를 벗어난 항공기가 달빛을 받으며 태평양 상공에서 고도를 잡기 시작했다. 잠시 후 고국으로 향하는 이승만의 유해를 실은 미군기 안에서 조종사가 마이크를 켜고 승객들을 위해 안내 방송을 시작했다. 
"이 비행기는 고인의 뜻을 기려 직선 항로 대신 웨이크 아일랜드를 경유하는 우회 항로로 비행할 예정입니다. 승객 여러분들의 이해를 바랍니다." 갑자기 왜 항로를 변경한다고 한 것일까? 왜 가까운 거리를 놔두고 먼 곳을 돌아서 가려고 했던 것일까? 그리고 웨이크 아일랜드라는 섬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섬인가? 그의 하와이 마지막 행적을 추적하면서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혹시 태평양 전쟁 때 큰 전투가 벌어졌던 곳인가, 아니면 이승만의 독립운동과 관련이 있는 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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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은 1965년 7월 21일 하와이에서 발간된 스타 블리튼 신문에도 실렸다. 신문에는 항공기가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직선 최단 거리 대신 웨이크 아이랜드를 경유해서 날아갔다고 정확히 적혀 있다. 
숱한 호기심이 일었다. 도대체 왜 갑자기 항로가 바뀐 것인지, 궁금했다. 며칠 동안의 조사 결과 웨이크 아일랜드와 이승만과의 특별한 인연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만 그의 유해를 실은 항공기가 그 섬을 경유해야 했던 이유는 한 가지 분명해 보인다. 그건 지도 위에서 웨이크 아일랜드라는 섬의 위치를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의문이 풀렸다. 
'죽어서도 일본 땅 위로는 날지 않겠다!' 
영혼이 빠져나간 그의 마지막 육신조차도 일본을 거치지 않겠다는 것이 이승만의 마지막 정신이었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을 보내는 미국의 예우였다. 나라를 빼앗겼던 경험을 해본 사람만이 나라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다. 평생 군군주의 일본과 맞서 싸웠던 그였다. 그 싸움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는 마지막 숨이 다한 순간까지도 일본의 하늘을 날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그는 그렇게 죽어서도 나라의 독립을 위한 영혼이 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영혼에게 우리가 그동안 가한 온갖 혹독한 평가와 모욕은 너무나 가혹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많은 생각들이 스쳤다. 이번 작업을 시작한 나는 스스로 다짐했다. 결코 그의 업적을 칭송하는 위인전은 만들지 않겠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남긴 사실의 행적을 쫓는 것만으로도 그를 정당하게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국 대통령을 바로잡는 작업은 그렇게 건국의 역사를 바로잡는 역사가 될 것이다. 
97퍼센트 국민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그를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것이 이번 작업을 하는 나의 작은 보람이 되지 않을까. 벌써 며칠이 지났지만, 여전히 내 머릿속에는 저 멀리 태평양 한가운데 웨이크 아일랜드를 경유해서 조국으로 돌아갔던 이승만의 마지막 비행이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다. 

김덕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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