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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6화 부분리뷰 : 붉은 소매는 꽃잎처럼 물을 물들이고 -1

ㄲㅅㄱ(114.205) 2021.11.30 0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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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소매는 꽃잎처럼 물을 물들이고 -1




동궁전 후원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침울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동궁전 처소의 어린 나인들은 동궁전 소속 내의원에게 거의 들려나가다시피 하는 노()상궁을 보고 깊은 시름에 잠겼다. 자신들보다 궁밥을 자셔도 몇 십 배나 자셨을 서상궁 마마의 비장의 한 수가 이렇듯 허무하게 실패하고 말았으며, 그렇다는 것은 잠시 돌려진 비격진천뢰가 다시 자신들에게 돌아왔음을 뜻했다.

대위기였다. 늘상 세손 저하의 목욕을 전담하는 노()상궁마마마저도 오늘의 세손저하를 감히 감당할 수 없었다. 그런데 궁녀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우리들이 도대체 무슨 수로? 월혜는 속절없이 부축 받아 나가는 노상궁을 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나 말고, 누구를, 누구를 세손저하의 목욕시중을 들게 해야 하는 거지? 저 물이 찬 호랑이굴에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 거냐고.

, 이럴 때 덕임이가 있었어야 하는데, 덕임아!


월혜 언니!”


월혜는 잠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너무도 간절하게 덕임이를 찾은 나머지 내가 환청을 들은 건가? 월혜는 당황하며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치 거짓말처럼 중궁전에 있어야 할 덕임이 자신들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거야말로 천우신조야! 자신의 간절한 바람이 하늘님을 감동시킨 게 틀림없다. 월혜를 비롯한 지밀나인들의 얼굴이 급격히 밝아졌다.


다들 여기 계셨네요.”


덕임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을 기쁜 미소를 맞아주는 선배나인들의 모습이 의아하면서도 나름대로 반가웠다. 잠시 중전마마의 부름을 받아 중궁전으로 가 있었던 건데, 마치 몇 년 만에 해후한 것인 양 열렬히 기뻐하는 모습에 덕임은 언니들이 그새를 못 참고 자신이 몹시 보고 싶었나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서 뭐 하고…… 계세요?”


대답 대신 나인들은 더욱 화기애애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내가 반가운 건가? 아니면 뭐 좋은 일이 있었나? 덕임은 언니들의 분위기에 동화되어 덩달아 해죽 웃었다.


덕임이 웃자 지밀나인들은 약속이나 한 듯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번잡스런 말 대신 재빠르게 시선들이 오갔고, 그 눈길들은 하나 같이 같은 결론을 내놓고 있었다. 그래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야. 어머나, 너도? 그럼, 그렇게 하자꾸나. 우리들, 참 마음이 잘 맞는구나.

그들은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덕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덕임은 그들의 좀 부담스러울 정도로 갈구하는 눈빛에 당황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김이 피어오르는 탕실은 충분히 따뜻했고, 조용했다. 그러나 산의 심기는 조금도 편해지지 않았다. 상궁도 의원도 떠나 아무도 자신을 보지 않는 않은 지금 이 곳이 마음 편해야 했으나, 도리어 어떤 생각만 반복적으로 하게 만들었다.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하나하나가 전부 거슬렸던 하루였다. 덕분에 하루 종일 자신을 도깨비 보듯 보는 궁인들의 시선을 못 느끼는 바 아니었지만, 오늘 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광경은, 마치 눈꺼풀에 붙어버린 듯 감아도 떠도 사라지질 않았다.


도대체 어떤 말들을 했던 걸까.’


지난 밤 우연히 본, 목교 위 두 남녀의 모습이 무시로 그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살가운 듯 정다워 보이는 그림 같은 그 모습이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덕로는, 그는 그 사이에 그 아이와 몹시 가까워졌던 것일까. 왜 그는 그 아이의 어깨를 친밀한 듯 끌어당기며 얼굴을 가까이 한 것일까. 왜 덕임이는 덕로를 밀어내지 않은 것일까.

굳이 눈치 없이 떠드는 태호의 말이 아니더라도, 그건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이 물어보고 싶은 말이었다. 그 야심한 시각에, 왜 단 둘이서.


생각하면 할수록 속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그 광경을 떨쳐버리기 위해 산은 목욕물을 휘저었다. 잊어버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산은 어깨에 물을 적셨다. 그러나 모르는 사이 꽤나 오래 생각에 잠겨 있었던 건지 물은 미지근해져 있었고, 그 온도는 선득하게 다가왔다. 덕로의 손에 어깨를 내버려둔 채로 덕임은 오도카니 서서 그를 올려다보았고, 덕로는 얼굴이 거의 스칠 정도로 덕임에게 가깝게 다가온다. 그토록 가까운 거리에서 마치 정인처럼 깊은 눈빛을 나눈 그들은……

마음이 선득해진다.


!”


무심하게 어여뻤던, 눈에 새겨진 간 밤의 광경이 물에 반사되어 아른거렸다. 산은 저도 모르게 수면을 내리쳤다. 물은 꽃잎들과 함께 비산하여 산산이 깨져나갔고, 물방울들은 억울하다는 듯 촤르륵 울음을 내며 가라앉았다.


저하-. 내의관이 처방한 약재를 들이겠나이다.”


문 밖에서 새된 나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복도는 소리 없이 요란했다. 덕임은 선배나인들에게 두 팔을 결박당한 채 거의 꺼들리다시피 끌려오는 중이었다. 그는 있는 힘껏 선배들에게 저항했지만 한 사람도 아닌 네 명의 힘을 감당하기란 애시당초 무리였다.

후원에서 선배들이 슬금슬금 자신에게 다가왔을 때 덕임은 직감했다. 이건 뭔가 내게 대단히 좋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여기는 동궁전 후원이고. 장소를 깨달은 순간 덕임은 즉시 도망치려고 했으나, 궁밥을 그보다 오래 먹은 선배들은 결코 녹록치 않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한 명은 왼팔, 한 명은 오른팔, 그리고 각각 두 명이 덕임의 앞뒤를 막아서며 순식간에 포박한 나인들은 그대로 덕임을 일사불란하게 동궁전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대로 포박당한 채 줄줄줄 끌려가던 덕임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 지를 해야 깨닫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잠깐만요. 안 돼, 나도 싫어! 언니, 하지 마, 하지 마요! 저하가 목욕 중인 탕실 밖이라 감히 큰소리도 내지 못하고 입을 뻐끔거렸으나 역시 소리 없이 산뜻하게 묵살 당했다.

잠시 월혜가 약재를 담은 통을 드는 사이, 약간의 틈이 생긴 덕임은 그들의 포위망을 빠져 나가려 했으나, 월희는 다른 손으로 덕임의 팔을 날렵하게 낚아챘다. 잠시 진형이 흐트러진 것은 그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저하, 내의원 의관이 처방한 약재를 들이겠나이다!”


성공을 거의 확신한 월혜의 목소리는 경쾌하기까지 했다. 언니 제발, 제발 좀. 나 좀 살려줘요. 고개를 흔들며 원망 반 애원 반의 눈으로 덕임은 간절하게 선배들을 쳐다보았지만 선배들은 상큼한 미소로 되돌려줄 뿐이었다. 이제 포기하고 제발 우리를 위해 좀 들어가, ?

이러한 격전을 뚫고 문 안에서 세손 저하의 무심한 듯 냉랭한 목소리가 쏘아져 왔다.


물이 식었으니 뜨거운 물도 함께 들여라.”

예에~!”


평소 세손 저하의 부름이면 긴장부터 하면서. 산의 말에 신명나게 대답하는 월혜의 모습은 덕임의 눈에 비현실적이기까지 했다.

나인들은 한 팔로는 덕임을 단단히 붙잡은 채로 문을 열었다. 그 사이에 월혜는 침착하게 약재통을 구석에 밀어넣은 뒤, 동기 나인에게 눈짓하여 물통도 안에 잘 들여놓았다. 이제 덕임만 들여놓으면 거의 모두가 행복한 상황을 맞을 터였다. , 이제 빨리빨리! 대단히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덕임을 힘껏 밀어 넣은 뒤, 나인들은 애원하는 덕임을 무시한 채 유유히 문을 닫았다. 자 빨리 들어가 빨리! 뒷마무리까지 그들은 허술하지 않았다. 자신이 못 나오도록 문을 막은 손 그림자들까지 본 후, 덕임은 깨끗하게 체념했다.


정신굴에 들어가도 호랑이만 차리면 산댔…… 아니 됐다. 덕임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쉰 뒤 반쯤은 자포기자기하는 심정으로 물통과 약재그릇을 담은 용기를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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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있으면 잽싸게 지우고 튀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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