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링이 많은 고기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소고기를 구웠을 때 지방이 천천히 녹아들며 고기 본연의 육즙을 가둬두기 때문에,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급육의 대명사로 꼽힌다. 실제로 국내 한우 등급이나 일본 와규의 품질 평가에서도 마블링의 정도가 핵심 기준으로 작용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한우의 마블링은 깊은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을 완성하는 고급 축산물의 상징이자, 건강에 이로운 천연 영양소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물이라는 게 한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방이 고기 근육 사이에 균일하게 분포된 한우의 마블링은 오랜 시간 정성 들인 사육과 자연스러운 생육 과정 속에서 형성되며, 단순한 미각적 요소를 넘어 한우 고유의 품질과 가치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우 근육과 지방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식물성 단백질과 결합한 배양육이 대두되면서, ‘세포배양 인조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혼란과 무분별한 정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우 유통을 총괄하는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한우 고유의 영양학적 우수성과 우리나라 자연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인조축산물은 실험실에서 세포배양 기술로 만들어진 만큼 안전성 검사를 후에도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반면, 한우는 오랜 역사를 거쳐 진화하며 그 가치를 입증해 온 천연축산물로, 단백질과 지방뿐 아니라 다양한 비타민, 미네랄, 생리활성물질 및 대사산물을 포함해 인류 건강을 책임져 온 종합식품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한우 마블링에 풍부한 올레인산은 불포화지방산으로,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증가시켜 혈관 건강에 영향을 주는 동맥경화 지수(Atherogenic Index, AI)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는 한우 마블링이 단순한 맛의 요소를 넘어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여준다.

수입육과 비교해도 한우의 영양학적 우수성은 뚜렷하다. 미국산 소고기의 올레인산 함량은 40%, 호주산 소고기가 38%인 반면, 한우는 평균 47.3%로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고 한우자조금은 설명하고 있다.

한우 등심의 마블링(사진=한우자조금)

또한 한우는 단백질과 지방 외에도 자연산 축산물에서만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천연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고 특히 크레아틴과 카르니틴은 각각 근육 수축과 지방산 대사에 관여하는 성분으로, 체력 유지와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복합적인 영양 구조는 단일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방식으로는 구현이 어렵다. 단순한 영양소의 함유 여부를 넘어, 자연에서 길러낸 축산물이 갖는 생물학적 복합성과 균형이 바로 한우의 진정한 가치다.

하지만 풍부한 지방이 곧 건강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단점도 부인할 수 없다. 마블링의 본질은 지방이며, 이 지방 대부분은 포화지방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섭취는 고지혈증이나 심혈관 질환, 비만 등 만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일상적인 단백질 섭취보다 고급 외식 메뉴로 소고기를 소비하는 경우, 그 기름진 맛이 느끼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격도 걸림돌이다. 사육 과정에서 마블링을 높이기 위해 고급 사료와 장기간의 비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상승하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급육 수요가 늘수록 사료 낭비와 온실가스 배출 증가 등의 환경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며 경고하기도 한다.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를 즐기기 위해선 절제와 균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이 풍부한 고기일수록 적당량만 섭취하고, 느끼함을 줄여주는 와사비나 무순, 간장 소스 등을 함께 곁들인다면 풍미는 살리고 건강 부담은 덜 수 있다.

고기 맛의 기준은 각자의 입맛에 따라 다르지만, 마블링이 반드시 ‘좋은 고기’의 절대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풍요의 상징이자 건강의 경계선에 선 소고기 마블링,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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