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전문 링크 : https://drive.google.com/file/d/1saFEbOymEtq5mmWh-bMjHzcHL_8QZFsc/view?usp=sharing
4차 동방 모티브 팬픽 대회 출품작입니다. 모티브로 선택한 지문은 2번, 고대 인류의 항해술에 관한 미스터리를 다루는 지문입니다.
<모티브 지문>
2. 피터 제임스, 닉 소프, 『옛문명의 풀리지 않는 의문들』 하, 오성환 역, 까치, 2001, pp.9-10
세계를 탐험한 최초의 항해가들은 우리의 머나먼 조상들이었다. 고고학은 이러한 해양항해의 시작을 거의 믿을 수 없을 만큼 오랜 상고시대로까지 거슬러올라가도록 하고 있다. 즉 선사시대 항해의 가장 괄목할 만한 업적이 될, 동남 아시아에서 뉴기니와 오스트레일리아로 건너간 항해의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육지들은 수백만 년 동안 바다로 격리되어 있었으므로 4만 년 전 뉴기니와 오스트레일리아에 최초로 도착한 사람들은 장장 80-1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항해했음에 틀림없다.
어떻게 항해를 했을까? 현재의 통설은 그들이 몇 개의 통나무에 속이 빈 대나무를 묶는 방법을 고안하여 단순한 형태의 뗏목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뗏목은 안정성이 높아서 대양을 항해할 만큼 조종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배를 개발하는 데에는 지식과 목공술이 모두 필요했다. 그러한 기술은 아프리카에서 대략 10만 년 전에 퍼져나온, 해부학적으로 볼 때 현생인류(우리와 동일한)의 능력범위에 속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 섬에서 이루어진,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견은 현생인류가 항해능력을 가진 최초의 인류가 아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초기 항해가들은 완전한 인간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스테고돈(코끼리 비슷한 멸종 동물)과 초대형 쥐, 악어의 뼈가 간단한 석기들과 함께 기원전 약 80만 년의 퇴적층에서 발견되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마찬가지로 플로레스 역시 항상 섬이었기 때문에 이 섬에서 유골이 발견된 원시인류는 바다를 항해한 개척자들로 추정된다. 그러나 플로레스의 경우에는 그 시대가 현생인류의 입장에서 볼 때 너무나 오래 전이며 한해자들은 현생인류가 아닌 호모 에렉투스였을 것이다. 만약 플로레스의 연대가 옳은 것으로 입증될 경우 우리는 해양탐험의 충동을 인류의 가장 오래 된 특징의 하나로 간주해야만 한다.
(중략) 석기시대에 수렵과 채집을 하는 인류의 조상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첫번째 대(大)발견의 시대는 끝이 난다. 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는 15세기 말에 시작된 대발견의 르네상스 시대까지 구세계와의 접촉이 단절되어 있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물론 그에 대한 반대 주장도 많이 제기되었다. 콜럼버스 이전 항해가들이 이룩했을 가능성이 있는 업적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고고학 분야뿐만 아니라 역사문서에서도 발견된다. 이러한 증거는 충분히 신회할 수 있으나 고대의 놀라운 탐험업적에 관한 전승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전승들은 유혹적이기는 하지만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총 분량 75000자, 원고지 400매 분량의 중편 소설이 완성되었네요. 이번에도 동방의 요소를 최대한 살려보려 평화로운 일상과 진지한 갈등 두 가지를 열심히 버무려 보았습니다.
이 아래부터는 작품의 설정에 대한 몇 가지 해설이 들어 있습니다. 소설에 대한 스포일러가 들어 있으니 소설을 다 읽으신 분들만 스크롤 하여 읽어주세요.
<해설>
--------------------------------------------------------------------------------------------------------------------------------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세계 여러 신화의 설정을 짬뽕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생각해보면 세계 곳곳에서 비슷한 신화와, 비슷한 신들이 존재하죠. 어디에나 하나씩 있는 태양의 신이라던가, 대홍수 이야기라던가, 천국과 지옥 개념 등등. 서로 떨어진 지역에서 이토록 비슷한 신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까닭엔 물론 전쟁과 이민 등을 통해 서로 다른 민족이 섞이게 된 것도 한 몫 했겠지만 저는 모든 신화가 한 곳에서 출발한다고 설정했습니다.
최초의 인류라 일컬어지는 루시가 발견된 것은 이집트 남쪽 에티오피아 지역입니다. 그곳에서 모든 신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소설 내용 처럼, 생명체들의 축적된 경험이 집단 무의식을 낳고, 집단 무의식이 신들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신과 원시 인류와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신들은 신앙의 존재와 필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인간이 야생동물을 길들이고 사육해 식량으로 삼은 것처럼, 신들은 원시 인류를 발전시켜 자신들에게 신앙을 바치게 하려 했습니다.
인간의 발전이 다른 짐승들보다 유독 빨랐던 것도,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신들이 함께한 덕분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마음이 맞는 신들은 서로 단합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의 신화를 더 잘 알리기 위해 여타 짐승이나 인간들처럼 '가족'관계를 맺게 되었죠. 피가 이어지지 않은, 마피아의 패밀리 같은 개념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화 속 부모자식형제 관계는 모두 신들이 인간들에게 전달한 표면상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다 신들은 현재 낙원은 모든 신들을 먹여 살리기에 너무 좁다는 것을 인지합니다. 아테나가 세운 계획을 시초로, 신들은 현재 낙원을 버리고 새로운 낙원으로 인간들을 데리고 떠나기로 하죠. 이 부분은 성경의 에덴 동산과 실낙원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 때문에 모티브 지문에서 언급된 대 항해가 시작되었고 중국, 일본, 서유럽, 북유럽, 인도 등 각지에 새로운 신들의 거주지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원래 낙원에 그대로 남은 이들은 후에 이집트 문명과 이집트 신화를 이끌게 됩니다.
서로 독립해 나간 2번째 낙원에서, 신들은 순조롭게 신앙을 받고 인간들은 점점 진화하여 현생 인류의 수준을 갖추게 됩니다. 문명을 갖추고, 농사를 짓고, 문화 유산을 남기게 되었죠. 하지만 너무 똑똑해진 인간들은 자만심에 신들에게 반기를 들고 맙니다. 바벨탑 신화와 대홍수 신화가 여기서 이어집니다. 이로 인해 인간과 신의 관계는 서서히 삐걱거리기 시작하게 됩니다.
인간들은 신이 인간을 두려워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신전을 짓고, 제물을 바치고, 여전히 겉으론 신을 섬기고 있지만 속으론 여전히 자신이 신의 자리에 오르려는 야망을 감추고 있었죠. 그래서 그들은 신화를 스스로 지어내게 됩니다. 기존의 신화가 신이 인간에게 전해준 수필 같은 것이었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인간들에 의해 창작된 소설이 신화가 되기 시작합니다. 정치에 이용하고 전쟁에 써먹으며 무엇이 정사고 무엇이 지어낸 이야기인지 모르게 신화는 뒤죽박죽이 되어 현대까지 전해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들이 왜곡된 신화를 믿기 시작하면서 신들의 신격은 점점 변질되어 가고, 그와 함께 감소하는 신앙과 더불어 서로간에 불신과 경쟁심이 같이 싹트게 됩니다.
마침내 신들은 신앙을 놓고 전쟁을 벌이게 되어 대다수가 죽거나 몰락하게 됩니다.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라그나로크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전쟁은, 실은 이웃나라 신들끼리의 싸움이 원인이었다는 해석을 붙였습니다. 갓 오브 워 시리즈에서 그리스 출신 크레토스가 라그나로크를 촉발시킨 것처럼요. 유럽지역에서 시작된 전쟁은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고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신화의 시대가 끝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는 살아남은 인간의 승리☆가 되어 인간의 역사가 쓰여지게 되죠.
이 모든 걸 지혜의 신 포세이돈은 예지하고 있었으나 그의 정신력은 지혜를 온전히 활용할 만큼 강하지 못 했고, 자신이 가진 지혜를 아테나에게 넘겨주게 됩니다. 지혜를 물려 받은 아테나는 라그나로크 발발 전 고향을 떠나면서 이집트, 수메르, 인도 등지를 거쳐 일본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타인을 도운 이야기는 후대로 전해져 세계 각지에 지혜의 신이라는 존재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일본에 도착한 뒤로는 동방프로젝트의 설정 그대로, 츠쿠요미와 협력하여 달의 도시를 건설하고 아마츠카미들이 타카마가하라에서 달로 천도했다-라는 내용입니다. 이 뒤는 굳이 해설하지 않아도 다 아는 내용이겠죠.
에이린 나이가 억대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처럼 그만큼 긴 시간을 아우르는 이야기라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지도 모릅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들고자 신화를 다시 써내려가다보니 길어졌는데,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1. 원시 인류가 현생 인류가 되기까지, 그 과정엔 신들의 개입이 있었다.
2.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신화 속 이야기들은 인간들이 신을 배신하는 과정에서 정사와 지어낸 이야기가 뒤섞여 만들어진 것이다.
3. 대부분의 신은 라그나로크로 인해 서로 자멸했다.
4.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지혜의 여신 신앙은 아테나 본인, 또는 그녀의 영향을 받은 자들에 의한 것이다.
그 외 소설에 녹여 넣은 신화 속 에피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비꽃, 올리브 : 아테나를 상징하는 꽃과 나무입니다. 올리브나무는 일상파트에서 에이린의 정체를 암시하는 복선으로 사용했습니다.
-지혜와 바다를 관장하는 신 포세이돈 : 메소포타미아 신화 속 엔키라는 신과 동일인물이라는 설정입니다. 대지와 폭풍우의 신 엔릴과 경쟁관계였다는데 이는 제우스와의 관계로 비슷하게 그려넣었습니다. 그리스에서도 제우스 이전엔 포세이돈 신앙이 더 우세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하여 권력이 포세이돈->제우스에게 넘어간 것으로 나타냇습니다.
-포세이돈의 지혜를 물려받은 아테나 : 아테나의 기원, 또는 동일한 신으로 여겨지는 인안나(이슈타르) 신화에서 유래했습니다. 원전 신화에서 엔키한테 술을 먹이고 취한 틈에 지혜를 훔쳐갔다는 에피소드를 소설 소재로 차용했습니다.
-포세이돈의 사망 : 궁전과 함께 불타 죽었다고 하는데, 북유럽 신화 중 바다의 신 에기르에게 로키가 궁전과 보물, 뼈까지 불타버릴 것이라 저주한 데서 차용한 소재입니다. 포세이돈을 죽인 범인은 소설에선 맥거핀으로 남겼지만, 은근슬쩍 로키가 범인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싶었습니다. 라그나로크도 북유럽 신들이 쳐들어와서 시작된 것이고, 그들에게 지혜의 신의 존재는 제일 거슬리는 존재였겠죠.
-아폴론의 사망, 후예의 신화 : 태양이 너무 많아 인간들의 원성이 자자하자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9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린 이야기. 동방프로젝트에서 헤카티아가 원한을 품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9개의 태양은 세계 각지의 태양신들을 상징하며 이들을 쏘았다는 것은 세계 각지에서 암살을 하고 다녔다는 얘기가 되죠. 이후 동방 설정대로 후예는 한을 품은 순호에게 살해당합니다.
-가네샤: 까메오로 등장시킨 신, 아테나에게 지혜를 전수받은 존재로 묘사했습니다. 인도는 지금도 신앙이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곳 중 하나인데, 이는 아테나의 도움을 받은 덕으로 아테나의 노력이 아주 헛된 것은 아님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 외 에덴동산, 실낙원, 바벨탑, 대홍수, 방주 등등 -> 성경에서 모티브를 따왔습니다.
----------------------------------------------------------------------------
처음엔 가볍게 손 댄 소설이었는데 이게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네요. 특히 후반부는 제가 하나의 대서사시를 창조하는 느낌이 들어서, 분량이 길어지는 것도 아랑곳 않고 거침없이 타이핑을 쳐 내려갔습니다. 꼬박 3주동안 잠도 못 자고 체력도 많이 약해졌지만 그래도 즐겁게 집필한 작품이었습니다.
제목은 낙원이라는 소재를 강조하기 위해 저렇게 적었는데, 문법이 맞는지 검색하다보니 2017년에 동명의 게임이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부랴부랴 부제를 붙여 차별점을 두었습니다. 언제나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것들은 다 선점당해 있네요;;
꽤 긴 내용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주제가 어려워서 아직 출품작이 많지 않은데, 남은 3일동안 소설굇수분들의 걸출한 작품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