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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번역] *가스터가 뼈박이인 소설 -2-

뼈박핫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3.17 11:33:16
조회 27699 추천 318 댓글 44
														

저자: sweetsinnerchild

원제: i gave an inch (you took a mile)

원문: http://archiveofourown.org/works/6164770/chapters/14185657


* 웰치스, 닥터페퍼 주의


1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196948
2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205860
3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395636


빌미

2. 열린 문틈은 훔쳐봐야 제맛




  샌즈가 좀 이상하다.


  형은 원래 좀 이상하긴 하다. 성격도 게으르고, 입맛도 별나고, 보기보다 허약하고. 자기가 약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약하지는 않다. 둘이 이제까지 살아남은 건 다 형 덕분이고, ‘죽거나 죽이거나’인 세상에서 동생을 버리지도 않는다. 파피루스는 형을 볼 때마다 괴물들 마음속에 선한 면이 있다는 믿음을 되새기곤 한다.


  그런 형이 오늘 들어와선 마치 습격이라도 당할 것처럼 군다. 미묘한 분위기 차이지만 평생 같이 지냈으니 금방이라도 도망칠 작정인 듯 신경이 곤두섰을 때를 몰라볼 리 없다. 오늘 딱 그 모양이다. 움츠러든 어깨며 평소보다 삐죽한 웃음이며 저를 볼 때면 걱정이 담기는 눈빛에서 한결같은 긴장이 엿보인다.


  이상하다. 가스터가 거두어 준 뒤로 위험할 일은 없는데.


  덕분에 죽을 걱정 않고 지붕 덮인 데서 자고 배 곯지 않으니 박사에겐 감사히 생각해야겠지만, 파피루스는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 전에는 언제나 같이 망을 보고 같이 쓰레기장을 뒤지고 같이 도망 다녔다. 한시도 경계를 늦추지 못해 피곤하긴 해도, 온 세상이 적이라도 둘이 함께였다. 형만큼은 자길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 자길 위해 뭐든지 할 거라는 것을 알기에 마음이 든든했다.


  그런데 여기 오고 나선 달라졌다. 샌즈는 연구실에 나가 가스터의 실험을 도와야 하는 데다가 파피루스가 글을 모른다고 속여 방에 혼자 있게 했다. 파피루스는 가스터가 형에게 조수로 들어오라고 말하던 순간부터 그가 싫었다. 그가 샌즈를 보는 집요하고 탐욕적인 시선이 싫었고, 둘을 이 방에 처음 데려왔을 때 샌즈의 어깨를 쓰다듬던 손이 싫었고, 샌즈가 자기보다 그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싫었다. 옛날이 그립지만 이제야 형이 잠다운 잠을 자게 됐기도 하고,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안도할 때마다 대꾸할 말이 없다.


  그래서 불을 끄고 둘 다 누운 뒤로는 굳이 잠든 척을 한다.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데 형이 난데없이 꼭 껴안아 준다. 그러고는 조심스레 일어나더니 부스럭거리다 방에서 나가 문을 잠근다. 틀림없이 뭔가 있다. 형은 늘 자는 시간을 소중히 했다. 속으로 다섯까지 센 다음 번쩍 일어나 형의 뒤를 밟는다.


  출근할 때처럼 실험복을 입은 샌즈가 모퉁이를 돌아 사라진다. 파피루스는 슬그머니 따라 나선다. 다시 보이는 형은 가스터가 사는 구역 출입문을 두드린다. 안에서 들어와, 하고 말하자 문을 지나 컴컴한 복도로 접어든다. 계속 걸어 복도 끄트머리 가느다란 빛이 새어 나오는 문 앞으로 간다. 불러 세우고 싶은 충동이 들지만, 무얼 그리 걱정하나, 왜 말을 안 해 주나 알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긴 마찬가지. 그래서 파피루스는 샌즈가 들어간 방 앞까지 가서 살짝 열린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 본다.


  “결국 왔군.”


  아까와 같은 목소리가 무심하게 말한다. 문틈을 아주 살짝 더 벌리자 가스터가 보인다. 훤칠한 키와 검은 가운, 위엄이 있다. 등 뒤 허공에 두 손이 떠 다니고, 옆에 있는 침대는 형제의 것보다 훨씬 크고 호화롭다.


  “멍청해서 도망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정도 지능은 아닌 것 같아.”


  “도망가도 하루도 안 돼서 잡혔겠죠. 감시 카메라 없는 데가 없는 거 압니다.”


  샌즈는 문을 등지고 있지만, 쓰고 떫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파피루스에게도 똑똑히 들린다.


  “맞아. 이제 정신을 차렸나 보군.”


  가스터는 냉정하고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허공에 뼈처럼 흰 손이 나타나 샌즈의 턱을 들어올린다. 샌즈는 움찔 놀라지만 가만 있는다. 파피루스는 눈을 떼지 못한다.


  “내가 시키는 건 다 하겠지?”


  “예.”


  “주인님이라고 불러.”


  “예, 주인님.”


  “좋아.”


  가스터는 잠시 뜸을 들인다.


  “벗어.”


  샌즈는 움직이지 않는다. 가스터가 한숨을 쉬고, 허공의 손이 형의 뺨을 쓰다듬는다.


  “자네 일이 뭐였지?”


  흥이 식어 지루하단 말투. 샌즈의 목소리가 떨린다.


  “시키시는 건 뭐든지 하는 겁니다.”


  “주인님 붙여.”


  “예, 주인님.”


  샌즈는 숨을 깊이 들이쉰다.


  “주인님이 시키시는 건 뭐든지 하는 겁니다.”


  시간이 느려지는 듯하다. 먼저 청결한 순백색 가운이 스르르 바닥에 떨어진다. 그리고 티셔츠를 뒤집어 올려 머리를 빼낸다. 파피루스는 동작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다. 등뼈와 갈비뼈가 드러나고부턴, 가느다란 척추의 곡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워터폴에서 목욕을 하긴 했는데. 샌즈는 그럴 때도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도록 바지까진 벗지 않았다. 


  형의 손이 앞섶에서 꾸물대고, 바지가 내려간다.


  뭔가 잘못되었다. 틀림없이 뭔가 잘못되었다. 파피루스조차 샌즈의 완전히 벗은 몸을 본 적이 없다. 은은한 노란 빛에 드러나는 움츠러든 나신이, 너무 작고, 너무 여리다. 가스터의 얼굴은 냉담하고 무표정하다.


  왜 저러지? 절대로 약점을 보이면 안 된다고, 싸움을 피하려면 더더욱 몸조심을 해야 한다고 누누이 주의 주던 형이다. 그런 형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을 내보이고 있다. 가스터가 지금 형을 죽이려 든다면 순식간에 당할 텐데, 대체 왜?


  “잘 했어.”


  샌즈는 파르르 떤다. 방이 따뜻한데도.


  “무릎 꿇어.”


  무릎 꿇자 훨씬 더 작아 보인다. 허공에 또 손이 나타나 가스터의 검은 가운 단추를 푼다. 형의 뺨을 만지던 손도 뒤로 돌려 가운을 벗고 박사는 회색 웃옷과 검은 바지 차림이 된다. 한 발짝 다가서자 그의 허리가 샌즈의 얼굴 바로 앞에 온다.


  “이거 풀어.”


  파피루스의 손이 문틀을 움킨다. 뛰어들어 말려야 한다. 안 돼. 형이 저러면 안 돼. 방에서 같이 자고 있어야 할 시간에, 손을 들어 가스터의 벨트를 풀고 바지를 허벅지까지 끌어내리고—


  드러난 허리춤에 보랏빛 덩어리가 있다. 눈을 찡그리며 자세히 본다. 아.


  파피루스는 어린애가 아니다. 순진하긴 하지만 알 건 다 안다. 이런 건 진심으로 신뢰하는 사람끼리만 한다는 것도 안다. 자길 죽일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마법의 결정체를 드러낼 순 없으니까.


  가스터가 형을 신뢰하나? 형이 가스터를 신뢰하나? 파피루스는? 형은 저를 버리고 자길 처음으로 사랑해준 사람에게 가려는 걸까?


  “빨아.”


  가스터가 명하고, 파피루스는 경악한다. 샌즈는 고개 숙여 보랏빛 좆을 머금는다. 놈이 시키는 대로.


  시키는 대로. 파피루스는 소름이 돋는다. 형에게 명령을 내리는 게 자신이고, 그게 자신의 명령이기 때문에 시키는 대로 형이 다 해 준다면……


  욱, 욱 거리는 소리가 나서 정신을 차린다. 형은 뒤통수를 누르는 가스터의 손짓을 따라 목구멍까지 좆을 삼키고 있다. 가스터가 윗몸을 숙여 귓가에 대고 무어라고 속삭이자, 형은 신음을 흘린다.


  순간 척추가 찌릿하다. 다시 듣고 싶다. 형이 방금 그 소리를 다시 내게 하고 싶다. 자신이 형에게 그 소리를 내게 하고 싶다. 가스터는 둘 사이에 끼어들 자격이 없다. 샌즈는 언제나 파피루스의 것이고 파피루스는 언제나 샌즈의 것이었는데. 불공평하다.


  불공평하다.


  파피루스는 난생 처음으로 남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래서 세상은 잔혹한 걸까? 자기 걸 남에게 뺏기고 싶지 않아서? 형을 가스터에게 뺏기고 싶지 않다. 형이 이걸 원했을까? 그게 아니면 이러고 있진 않았을 거라고, 머릿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중얼거린다. 형이 원했던 거다. 속이 메슥거린다.


  “그만.”


  가스터는 여전히 냉정하지만 조금은 숨이 거칠어졌다. 침에 젖어 번들거리는 좆이 샌즈의 입에서 빠져나간다. 적막한 가운데 형이 헐떡이는 숨소리만 또렷해서 파피루스는 견딜 수 없다.


  “침대 올라가.”


  샌즈는 휘청이며 일어나 침대를 향한다. 파피루스는 들킬까봐 바로 문에서 떨어진다. 고함 소리나 문으로 달려오는 인기척이 없는 걸로 봐서 들키지는 않은 것 같다. 다시 들여다 본다. 형은 침대 중간쯤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다. 못 삼킨 침이 턱을 타고 흐른다.


  “날 봐.”


  샌즈는 고개를 든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눈이다. 


  (파피루스는 그 눈이 자기만 보게 하고 싶다.)


  “보지 만들고 네 손으로 쑤셔.”


  가스터는 허공의 손으로 의자를 가져와 앉는다. 의자가 침대 방향, 그러니까 샌즈 방향을 가리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뭐가 다행이지? 역겨워야 하는데. 형이 저 지경으로 망가진 모습은 역겨운 건데. 가스터 말을 대체 왜 듣는 거지? 


  파피루스는 계속 지켜본다. 형의 골반에 마법이 모인다. 샌즈는 다리를 벌리고 그 가운데로 서서히 중지를 집어넣는다. 손가락뼈가 발간 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스르르 빠져나오기를 거듭한다. 그러면서 길게 늘어지는 한숨.


  “손가락 하나 더.”


  샌즈는 약지를 같이 넣고 움직인다. 호흡이 빨라지고 거칠어진다. 가스터는 그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파피루스도. 두 손가락이 매끄럽게 들락이는 조붓한 틈새에, 홀려 버린 것 같다. 샌즈는 감각에 집중하는지 눈을 감고 허리를 세운다. 등 뒤로 받쳐 균형을 잡던 다른 손으로는 검은 이불을 구깃구깃 틀어쥔다. 괴로운 듯 숨가쁘게 학학대지만, 조금씩 엉덩뼈가 달싹이고 발가락이 동그랗게 말려 침대 모서리를 움킨다. 


  파피루스의 골반도 움찔거린다. 내려다 보니 샌즈가 빨던 것과 비슷하게 생긴 붉은 좆이 일어서 있다. 망설이다 그것을 쥐고, 만약에 형이—


  가스터가 번쩍 일어선다. 의자가 바닥에 끌리고 샌즈의 눈이 확 뜨인다. 침대로 다가가, 한 쪽 무릎을 들어 샌즈의 가랑이 사이에 놓고, 움직이던 손을 붙잡아 자기 얼굴 앞으로 끌어당긴다. 두 손가락을 흥건히 적신 맑고 끈끈한 액이 가느다란 뼈를 타고 흘러내린다. 가스터는 보랏빛 혀를 낼름대며 그 손가락을 핥다가 입에 넣고 쪽쪽 빨아먹는다.


  샌즈는 질색을 하지만, 가스터가 허공의 손으로 어깨를 밀쳐 눕히고 허벅지뼈를 잡아 다리를 벌린 다음 그 사이를 핥아대기 시작하자 표정이 달라진다.


  형의 신음이 귓가에 달라붙는다. 작은 구멍에 혀를 쑤셔 넣을 때마다, 앓고, 흐느끼고, 할딱이는 소리들. 핥고 빨다 한 입 깨물 때의 깜짝 놀란 외침. 파피루스의 발기한 좆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손바닥으로 감싸 문지른다. 형을 눕혀 놓고 먹어치우는 게 자신이고 싶다. 저 달큰한 앓는 소리를 끌어내는 게 자신이고 싶다. 저 소리를 자기 입에 우겨 넣고 갈비뼈 속으로 삼켜서 자기 것, 자기만의 것으로 갖고 싶다.


  “그, 그만, 좀.”


  샌즈가 애원하지만, 가스터의 어깨를 붙잡은 손은 밀어내기보다 오히려 끌어당기는 듯하다. 가스터는 샌즈를 한 번 더 길게 핥고 생각에 잠긴 듯이 내려다본다.


  “정말 그만 하잔 건가?”


  조금 기어가서 샌즈 머리맡에 손을 짚고 허릴 숙인다. 가스터의 상반신 아래 갇힌 샌즈는 침대 속으로 파묻히는 것 같다. 


  “지금까진 아주 잘 하던데.”


  샌즈의 얼굴이 붉어진다.


  사실 그만 하기 싫지?”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샌즈가 속삭인다.


  “네, 주인님.”


  가스터의 손이 그의 머리뼈를 살살 쓰다듬는다.


  “잘 했어. 그럼 키스를 하자.”


  이어지는 행위는 입을 맞춘다기보다 잡아먹는 것 같다. 가스터의 혀가 샌즈의 입 안과 목구멍을 헤집는 내내 샌즈는 죽은 듯이 누워 있다. 휘둥그레진 눈에는 초점이 없다. 가스터는 입을 떼고 인상을 찌푸리며 일어선다. 샌즈도 다시 몸을 일으키고 그를 쳐다본다. 거부감이 완연한 얼굴. 파피루스는 어쩌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사실은 형이—


  “하기 싫으면 하지 마.”


  ‘그래. 제발 하지 마.’


  가스터가 몸을 숙인다. 파피루스는 그의 교활한 웃음을 보지 못한다. 은근한 목소리가 중얼거린다.


  “내가 귀여워해 줄 수 있는 아이는 너 말고도 또 있으니까 말이야…….”


  ‘그럼 그만 해. 샌즈를 돌려 줘.’


  샌즈는 부리나케 일어나 가스터의 얼굴을 붙잡고 입을 부딪친다. 아까와 딴판으로 눈을 꾹 감고 농염하게 혀를 놀리며 제 기세에 숨이 막혀 읍읍거린다. 파피루스는, 마치, 마치,


  배신당한 기분이다.


  그러나 눈을 떼지 못한다. 바지를 입은 채인 가스터의 무릎이 샌즈의 아직도 촉촉히 젖어 있는 보지에 쓱쓱 비벼진다. 샌즈는 키스하다 말고 윽 하고 튀어오른다. 허공의 손에 허리를 붙잡혀 가스터의 다리에 앉혀지고, 흘리는 신음은 가스터가 모두 집어삼킨다. 가스터의 셔츠를 필사적으로 움켜잡는 손을 파피루스는 떼어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대신 입을 다물고 느릿느릿 자기 좆을 쓰다듬는다.


  형에게 키스하는 게 가스터가 아닌 자기라고, 형의 예민한 속살에 무릎을 비비는 게 자기라고, 이윽고 푹신한 베개에 등을 기대고 드러누워 형을 허벅지에 앉혀 놓고 할딱이는 가쁜 숨소릴 감상하는 게 자기라고 생각한다. 땀 맺힌 뼈끼리 꼭 들어맞으면 샌즈는 어떻게 전율할까.


  “잘 했어.”


  가스터는 잠시 샌즈가 숨을 고를 틈을 주다가 말한다.


  “뭐가 남았는진 알지.”


  긴 심호흡.


  “네, 주인님.”


  형이 가스터의 어깨를 잡고 엉덩이를 들었다가, 꼿꼿한 좆 위로 더듬더듬 자리를 맞추어 허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귀두가 쉽게 들어가지 않아 헉 하고 숨을 참다가, 온 뼈를 바들바들 떨며 조금씩 조금씩 제 살을 꿰뚫어서, 마침내 뿌리까지 집어넣고 가스터의 가슴팍에 엎어진다.


  “뭐 해?”


  가스터는 손만 까딱거린다. 샌즈의 숨이 잠깐 멎는다.


  그리곤 다시 부들거리며 허릴 들었다가 천천히 내려 본다. 택도 없다. 파피루스는 너무 감질나서 자기 좆을 끼우고 형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고 싶다. 가스터도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두 손이 날아가서 샌즈의 골반을 틀어잡는다. 샌즈는 눈을 치켜뜨고 무어라고 말하려 하지만 손아귀 힘으로 매섭게 처박히며 비명만 지르고 만다.


  “좀 낫군.”


  가스터의 눈이 즐겁게 반짝인다. 손은 무자비한 속도로 샌즈를 들었다 놓기를 반복한다. 샌즈는 벗어나려고 몸부림치지만 소용 없다. 가스터의 손이 샌즈의 흉곽 안으로 파고들어 갈빗대를 하나하나 더듬고, 파피루스의 손놀림도 형의 비명과 애원과 신음에 맞추어 빨라져 간다. 


  “내 이름 불러.”


  가스터가 뾰족한 손톱으로 샌즈의 척추를 안쪽에서부터 긁으며 명한다. 샌즈는 고개를 떨구고 흐느낀다.


  “샌즈 군, 내 이름 불러.”


  몇 번 더 명령하며 좆을 쳐올린다.


  “가스터….”


  “더 크게.”


  “가, 가스터.”


  “더 크게.”


  “아, 아악! 가스터—”


  바로 그 순간, 가스터가 고개를 들고, 샌즈의 어깨 너머, 열린 문틈 너머, 파피루스의 눈을 들여다 본다. 


  파피루스는 얼어 붙는다. 언제부터 알았지. 이제 어쩌지. 저걸 어떻게—


  가스터가 웃는다. 길게 찢어진 입으로 흉흉하게 웃는다. 전부 다 안다는 듯이 파피루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파피루스의 형을 부둥켜 안고, 입을 벌려 형의 가느다란 목뼈를 깨물고, 형은 또 고통과 열락이 섞인 비명을 지르고—


  눈 앞에서 손이 나타나 문을 닫아 버린다. 어둠 속에 혼자 남겨진다. 그러나 벽과 문에 방음 처리가 되어 있진 않아서 전부 똑똑히 들린다. 가스터의 ‘잘 했어’, 샌즈의 흐느낌과 허덕임, 수도 없는 ‘가스터가스터가스터가스터가스터’. 나머지는 상상으로 충분하다. 형을 침대에 눕히고 자기 이름만 부르게 하고, 저 개새끼 먼지를 뒤집어쓰고 형을 끌어안고, 형은 원래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거라고 온 세상이 알도록 제 표식을 남기고 싶다.


  절정이 가까워 오는 감각에 손을 더욱 빨리 놀리다, 다른 사내의 이름을 부르는 형의 목소리를 들으며 사정한다. 우두커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방으로 돌아와서는 절대로 제가 바라던 만큼 착한 사람은 못 되겠단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아니, 형이 바라던 만큼……인가.


  샌즈는 밤새 돌아오지 않는다. 파피루스의 가슴엔 수렁처럼 후회가 고이기 시작한다.viewimage.php?id=38b3d423f7c639aa6b&no=29bcc427b38477a16fb3dab004c86b6fd0548bb7fdb4d15f4449668cc7abd3bb1cd2d8096325cd4d0113e8e1a00be573453a27049c1289e54bd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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