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언갤문학) 샌즈프리 7모바일에서 작성

언다잉(125.132) 2016.02.14 02:33:00
조회 5743 추천 94 댓글 16
														

너무 뛰었는지 숨이 찼다. 손이 마구 떨렸다. 조용히 문을 밀고 들어갔다.

"아가야, 대체 어디 갔다 온 거니!"

아주머니의 품에 폭 안긴 네가 보였다. 넌 한껏 웃으며 대답했다.

"아 응, 그냥 여행 갔다 왔어요. 혼자 여행!"

어딘가 둘러대는 것 같다고 느끼면서도, 무사히 돌아왔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에 다들 의문은 접어두기로 한 모양이었다.

"우리 자기, 하마터면 내가 실종 신고할 뻔했다구요."
"그래, 어디 갈 거면 간다고 구체적으로 써야지."
"마, 맞아. 핸드폰도 챙기고."
"나오고 나서 생각 났는데 다시 들어가기가 좀 그래서...... 헤헤."
"인간! 아까 샌즈 형..!"

파피루스의 실언에 아주머니를 제외한 모두의 얼굴이 굳어졌다.

".. 을 포함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이 걱정했는 줄 알아?"

파피루스는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넘겼다.

"다들 미안해요."

넌 버릇처럼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아, 근데 샌즈는요?"

너와 아주머니, 그리고 내막을 아는 이들은 그제야 내가 와 있는 것을 알았다.

"아, 샌즈! 나 다녀왔.."

그대로 뛰어들어갔다. 마치 널 집어삼키기라도 할 것처럼 세게 끌어안았다. 눈을 감고 얼굴을 묻고 싶은 걸 꾹 참았다.

"왜, 이제 왔어?"
"샌즈......."

넌 너무 놀란 나머지 날 마주 안아줄 생각조차 못하는 모양이었다. 놀란 건 너뿐만이 아니었는지, 다들 아무 말도 못하고 우리를 바라보기만 했다.


밤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넌 먼저 입을 열지 않고 내 말을 기다리는 듯했다. 언다인의 주도 하에 진행된 눈치 작전으로, 이렇게 우리 둘만 있게 되었다.

"나 잘 안 보여."
"쉬이이잇."

그리고 눈치 작전을 펼친 주역들은 몰래 우리를 미행했다.

'다 보인다, 보여.'

넌 눈치 못 챈 것 같으니, 그걸로 됐다.
네 얼굴을 보니, 하루동안 수없이 떠올랐다 가라앉은 수많은 말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진정하자. 말소리에 배어나는 물기를 애써 죽였다.

"어디 갔다 왔어?"
"혼자 여행."

넌 아까와 같은 웃는 얼굴을 했다. 아주머니는 그냥 넘어갔지만 난 그럴 생각이 없어.

"정말?"

내 물음에 네 눈빛은 그 새를 못 견디고 흔들렸다. 그래, 넌 거짓말을 못 하니까.

"...... 사실."

잠시 침묵하던 네가 입을 뗐다.

"나 예전에 살던 집에...... 다녀왔어."

예상치도 못한 대답이었다. 프리스크는 이제껏 에봇산에 오기 전 삶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집?"
"으응."

네가 우리를 데리고 사진을 찍으러 갔던 날이 떠올랐다. 당황한 인간 사진사에게 '가족 사진'을 찍으러 왔다고 말했었지. 너에게 가족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게 우리에게, 내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데. 참았던 말들이 쏟아져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이 욕심쟁이 꼬맹이 같으니라구."

너에 대한 원망 대신 장난스럽게 간지럼을 태웠다.

"아, 새, 샌즈, 그만 해."

간지럼에 약한 너는 웃으며 몸을 움츠렸다. 네 웃음소리에 입 안은 바짝 타들어 갔다. 환하게 웃는 네 모습에 오히려 속이 부글거렸다.

"우리로는 만족이 안 돼?"

'나로는'으로 말하려던 것을 고쳐 말했다.

"...... 응?"
"우리가 가족이라고 했잖아. 사진도 찍고, 응? 근데 이젠 인간 가족한테 가고 싶어졌어?"

나도 모르게 다소 날카로운 말투가 나왔다.

"그, 그런 거 아니야."

조용히 다음 말을 기다렸다.

"어차피...... 이미 이사 갔대. 그, 그냥 갑자기 생각 나기도 하고...... 궁금해서."

넌 시선을 아래로 떨군 채 대답했다. 목이 메었다. 숨이 막힐 정도로 갑갑해졌다. 대체 무엇이 너로 하여금 그 과거를 떠올리게 했을까.

"프리스크."
"응, 샌즈."
"여기가 너의 집이야."

프리스크. 사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그런데 너무 많아서 잘 나오지가 않아. 네가 우리에게, 내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말하고 싶은데. 나는 아직도, 여전히, 앞으로도 네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자, 잠깐 저 녀석 뭐하는 거야......."

지금은 이렇게 대신할게.

"너, 너무 진도가 빠, 빠른 거 아냐......?"
"아, 뭐...... 말보다 행동이 더 나을 수도...... 물론 아까 그 말빨도 족히 360점짜리였지만."
"혀, 형, 너무, 사, 사랑스러......!"

뒤쪽에서 들리는 목소리들이 생각보다 컸다. 천천히 입을 뗐다.

"파피루스는 안 해줬다던데.
입술이 없어서 느낌이 새롭지, 응?"

넌 귀 끝까지 새빨개져 있었다. 붉게 물든 모습이 더 사랑스럽게만 보였다.

"앞으로 어디 갈 때는 꼭 나한테 먼저 얘기하는 거야. 알았지?"
"으, 응."

못다한 말은 천천히 털어놓을게.


P. S.
"...... 알피스?"
"아, 안녕 프리스크."
"나도 있어요, 우리 자기!"
"아, 메타톤도 왔네. 무슨 일이야?"
"아...... 저, 그게."
"각설하고 우선 받아요."

메타톤은 족히 한 다발은 되어 보이는 메아리꽃을 건넸다. 꽃은 유리덮개로 덮여 있었다.

"메아리꽃이네."
"으응, 그치만 평범한 메아리꽃이 아니야. 이건 그러니까, 특별히 '일정 구간을 저장해서 반복 재생'하도록 만든 거야. 말하자면...... 핸드폰 음성메시지 같은 거야."
"설명은 그쯤 하고 얼른 가요."
"아, 응. 이거 꼭, 꼭 혼자 있을 때만 열어서 들어봐. 알았지?"
"어? 응."
"그, 그럼 우린 갈게!"

둘은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프리스크는 방으로 꽃을 가져와 책상에 올려놓았다. 막 뚜껑을 연 순간.

"아가야, 방에 있니?"
"아, 네!"

프리스크는 토리엘의 부름에 답하며 방을 나섰다. 빈 방을 메아리꽃이 말소리로 채우기 시작했다.

"프리스크. 내가 방심했나봐."

추천 비추천

94

고정닉 1

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2026년 사주나 운세가 제일 궁금한 스타는? 운영자 25/12/29 - -
AD 집에서 즐기는 Fresh 미식회 운영자 25/12/22 - -
AD 트릭컬 신규 엘다인 [요미] 등장! 푸짐한 보상까지! 운영자 26/01/01 - -
AD [젠레스 존 제로] 공허 사냥꾼 엽빛나 등장! 운영자 25/12/30 - -
공지 언더테일 갤러리 이용 안내 [502/1] 운영자 16.01.27 174529 273
1242291 사복을 음란하게 차려입는 차라 보고싶다 [1] ㅇㅇ(125.181) 25.12.31 82 2
1242290 언더테일 유빈데 토리엘 왜 죽냐 [4] 춤바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28 161 2
1242289 언더테일 au 만드려는데 제미나이 한테 코드 짜달라 하니깐 개편하네 언갤러(218.54) 25.12.27 92 1
1242288 물살 vs 볼살 펭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27 394 1
1242287 보법이 다른 샌가놈 언갤러(119.195) 25.12.27 79 1
1242286 언더테일도 영화 나왔으면 좋겠다 ㅇㅇ(211.203) 25.12.26 70 1
1242285 머펫 너무 어렵다 [1] 언갤러(121.190) 25.12.25 90 1
1242283 붉은사막·GTA 6 등, 2026년 PC·콘솔 기대작 35선 게임메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22 154 1
1242284 샌즈 [3] 언갤러(211.209) 25.12.23 147 1
1242282 어떡함 진짜 ㅈㅂ 내가 잘못된건가 [4] 참치마요덮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22 251 1
1242280 ㅈㄴ 심하네 [1] 참치마요덮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19 196 1
1242277 방금 엔딩 보고 온 뉴비인데 이제 뭐해야함? [4] 언갤러(39.7) 25.12.18 228 2
1242275 언더테일 사운드트랙 [1] 언갤러(211.215) 25.12.14 146 2
1242273 한글패치 새 버전 뜸? 노수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13 168 1
1242272 기기기기기기린린린린린린기기기기기기린린린린린린기기기기기기린린린린린린기기기기 ㄴㄴ(221.167) 25.12.12 146 1
1242268 문득 궁금해졌는데 그냥 유령 부대 꾸려서 ㅇㅇ(175.113) 25.12.10 194 2
1242267 안녕하세요 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10 194 4
1242266 난 때미얌!!!! 군데...모굑탕 가써!!!!! [10] 언갤러(211.251) 25.12.10 440 3
1242265 언더테일 처음하는 친구가 있는데 [4] 티샤사랑녀(221.168) 25.12.09 246 0
1242263 여기 왜 아직도 살아있냐 [1] ㅇㅇ(106.101) 25.12.03 383 0
1242260 불살중인데 도와주세요 [2] 세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1.30 310 1
1242258 ???? 언갤러(116.46) 25.11.28 148 0
1242257 님들 1회차 할때 누구한테 퍼블당함? [3] ㅇㅇ(58.127) 25.11.28 292 1
1242255 ㅈ 된거 같은데 언갤러(61.79) 25.11.26 221 0
1242252 나만 샌즈랑 참참참 하는건가 ㅇㅇ(58.127) 25.11.23 421 2
1242249 불살엔딩 보고왔는데 슴슴허네 ㅇㅇ(1.226) 25.11.21 218 2
1242247 멈춤버그 언갤러(211.177) 25.11.17 142 0
1242244 불살루트 보려면 보통 1번 보고 리셋 하면 됨? [1] 언갤러(211.210) 25.11.16 256 0
1242243 불살 후 크레딧 [4] 언갤러(211.220) 25.11.16 347 1
1242242 이거 이름 프리스크로 지으면 하드모드되는 거 였냐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1.15 342 1
1242241 언더테일 1회차에 수지가 어쩌구 하는거 본거같은데 [2] ㅇㅇ(58.127) 25.11.15 256 0
1242240 뉴비 언더테일 불살엔딩 봤다.. Anda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1.15 202 8
1242236 뭔가 신기한거 발견한 뉴비 [1] Anda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1.09 312 3
1242234 댄싱 플라위 팔면 살 사람 있냐 [3] 언갤러(118.219) 25.11.08 264 1
1242232 옛날 언더테일 피아노 메들리? 아는 사람 있냐 [1] ㅇㅇ(49.164) 25.11.07 309 1
1242229 초딩겜 특 명작임 [10] ㅇㅇ(180.228) 25.11.04 1113 17
1242228 하시발 1회차 불살루트 안되는거 몰랐노 [1] 언갤러(211.36) 25.11.03 357 1
1242227 도대체어떻게해야 털을박고싶은마음이 들수가있는거임? [2] 언갤러(203.228) 25.11.02 318 2
1242225 몰살루트 토리엘......jpg [2] ㅇㅇ(58.78) 25.11.01 4149 17
1242222 샌즈전 마지막 발악 걍 죽게 해주지 [1] ㅇㅇ(222.116) 25.10.28 478 6
1242221 스머 클탐순위같은거 모아논거 없나 언갤러(121.181) 25.10.27 127 0
1242220 차라 일본어에선 번역 존댓말로 함? 반말로 함? [1] ㅇㅇ(118.235) 25.10.25 360 0
1242217 노말 루트에서 메타톤 죽이면 언갤러(115.23) 25.10.25 209 0
1242216 언더테일에서 잡몹만 다 죽이면 어케됨? [1] ㅇㅇ(222.109) 25.10.24 430 0
1242215 시간 남을 때 가끔 함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0.24 277 0
1242214 요즘 AI 수준 [2] Odn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0.22 434 0
1242213 노래 제목 알려주셈 [4] 언갤러(211.46) 25.10.22 253 1
1242212 언더테일 갤러리 유튜브 채널 만들까? 플레이어(58.235) 25.10.22 253 4
1242211 Fallen down 노래 나오는 구간 언제임 [3] ㅇㅇ(124.61) 25.10.20 324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