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명농 두번째 아들로서의 명농은 융의 입을 빌어 설을 풀어보자.... 늦어서 미안한 만큼 정성껏 달려보자

힘들다 떼를 써볼만도 하건만

하루쯤 게으름을 피워볼만도 하건만

마치 사적인 자신은 없는듯

사적인 감정이나 욕심따윈 없는듯

그렇게 스무몇해를 한결같이 자신을 다듬고 깨우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너는 이 아비의 기쁨이고 이 백제의 축복이구나

겨우 두발로 걷기 시작하는 네 손에 검을 들리고

아비와 홍림 정도가 세상의 전부인 어린 시절부터 천문지리 외국정세로 부터

인의예지악... 온갖 학문을 쏟아 부어도 굳건히 꾸준히 잘 따라오던 네가 

안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애닳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다만 너를 황제로 만들기 위해... 너를 지키기 위해...내가 이자리에 서기위해... 

버려야했던 나의 사람들... 포기해야했던...나의 꿈...

나의 그 꿈이 서럽고 아파서... 버려야했던 나의 그 사람들이 너무도 절절하고 아파서... 나는 네게 여유가 없었구나

그 사람들이 아픈 만큼 너는 성군이 되어야했고

그 꿈들이 절실했던 만큼 너는 백제를 위대하게 만들어야 할테니

나는 너에게... 영문도 모르는 네게 엄하고 냉정해야했구나

아들아, 사랑하는 내 아들 명농아

내가 사적인 융을 들어내고 그자리에 아비로서의 융을 채워넣었던것처럼

너는 사적인 명농을 비워내고 그 자리에 아들로서의 명농을 채워넣고 있음을 내 어찌 모르겠느냐

여자를 모르고 여자에 관심도 없는 네가 내 잠자리의 외로움을 걱정하고

내가 웃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네가

내가 곧 백제요 나를 지키는 것이 백제을 지키는 것이라 하는 네가 있어

나는 훌륭한 황제가 될수밖에 없었구나

오늘 내가 가는 이 길은 앞으로 네가 가야할 길의 출발점이 될터이니 말이다.

같은 할아버지의 피를 너도 받고 나도 받았으니

너와 내가 어찌 의로서만 맺어진 부자라 하겠느냐

내게 흐르는 피가 너에게도 흐르는 한 너는 나의 핏줄로 맺어진 아들이기도 하다

훌륭한 황제로 잘 성장한 너는

내가 버려야만 했던 사람들과 꿈에 대한 훌륭한 보상이다.

고맙고 고마운 아들아

네가 있어 백제는 위대하고 부강해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