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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비덕] 미실에 대하여(6)(完)

.(39.127) 2019.09.16 01:28:12
조회 966 추천 20 댓글 3

*전편 링크


미실에 대하여(1)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83205&page=1

미실에 대하여(2)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83213&page=1

미실에 대하여(3)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83230&page=1

미실에 대하여(4)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83244&page=1

미실에 대하여(5)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83248&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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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계를 돌려, 미실 즉위 직전.

주진이 얼마 전 득녀하였습니다. 진명의 짝으로 알맞을 듯합니다.”

제일(第一)의 자구책을 꺼내는 인명의 말에, 백정이 깊이 생각에 잠겼다가 한참 후에 무겁게 입을 열었다.

“…정녕 그리만 하면 참으로 미실이 우리를 살려주겠다더냐? 약조라도 받은 게야?”

인명이 침착하게 대답했다.

“….받았습니다.”

뭐라고?”

제가 이 일을 어찌 알았겠습니까?”

경황이 없어 모두가 놓치고 있던 사실이었다. 백정이 강한 의혹을 품은 눈으로 다그쳤다.

진정 어찌 안 것이냐?”

미실이 보위에 오르면….”

인명이 침을 꿀꺽 삼켰다. 제이(第二)이자 최선의 자구책, 마지막을 장식할 대미였다.

저는 형종과 혼인할 것입니다.”



인강전 문을 열어젖힌 미실이 싸늘한 눈으로 아들을 노려보았다. 상대등 세종과 병부령 설원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눈길이 난처한 기색으로, 그러나 바삐 둘 사이를 오갔다. 귀족들의 사병과 병부 군사의 움직임을 감시하겠다며 그 이후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던 왕자가, 미실에게 선위한 폐주를 유궁(幽宮)에 유폐할 때까지 줄곧 폐주 곁을 지키고 있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끌려나온 게 아니라 자진해서 제 발로 걸어나왔단다. 그것도 아비의 죄를 자청하고자.

죄를 청하옵니다.”

인강전 뜰에 꿇어앉은 형종이 담담하게 말했다. 일생 꿇으라고, 아니 숙이라고도 가르친 적 없는 아들이었다. 그 아들이 금륜, 제 아비를 구하기 위해 죄인의 흰 옷을 입고 어미 앞에 어울리지도 않게 공손히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다. 미실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빠른 걸음으로 내려와 아들 앞에 섰다.

죄라?"
죄인을 비호한 것이 첫째요, 죄인의 피를 이은 것이 둘째요, 청죄(請罪)함으로 폐하께 누를 끼침이 셋째입니다.”

입에 기름칠을 한 듯하구나.”

얼굴은 피죽 얻어먹지도 못한 사람마냥 퍼석하면서. 그러나 뒷말은 감췄다. 대신 어느 때보다도 차고 엄숙한 아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를 우리에게서 완전히 지워내고자 했다.’

이미 불가함을 아시지 않습니까.’

무릎은 가한 게지.’

칼에게 발을 겨눌 기회를 주지 않고자 함입니다.’

그리도 선택하지 못하겠느냐?’

이것이 저의 선택입니다.’

그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머니도 이미 그것을 아셨습니다.’

“무서운 놈.”

미실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무심히 아들을 스쳐 지나갔다.

잘하였다.

돌아보지 않는 어미의 뒷모습에서 형종은 대답을 이미 읽었다.

압니다.

그 또한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결과적으로,”

인명이 말했다.

왕자께 누가 된 건 하나도 없군요. 난봉꾼이라는 오명도 깔끔하게 씻으셨고, 왕자의 설득으로 선위하시어 결국 폐주는 되셨을지언정 목숨은 건지셨고. 부계가 온전한 덕에 왕자의 정통성만 강화된 셈이지요.”

형종이 모른 척 찻잔을 들었다. 인명에게서 늘 나던 향이다.

왜 말이 없으십니까?”

또 뭐가 궁금하십니까?”

벽서랑 새떼는 다 뭡니까?”

미생 숙부 작품이지요. 그 신묘한 책략을 미거한 이 조카가 따를 길이 없습니다.”

형종은 능청스럽게 차 한 모금을 넘겼다.

이제 없지요?”
“…
아직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인데.”

인명이 흠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때, 소녀에게 사과하러 오신 날이요.”

사과를 하러 온 건지, 부려먹으러 온 건지는 모르겠다만.

저의 뭘 믿고 그리 중요한 계획을 노출하셨습니까?”

형종이 인명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며 웃었다. 이런 눈을 보고 믿지 않기가 더 어려운 법인데,

제가 여차하여 다 탄로하면 어찌하려고요.”

이 여자는 아직도 그걸 모른다.


인명한테 사랑받고 싶냐고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하늘을 논한 직후, 어미가 한 말이었다.

헌데요?”

성마른 궁금증을 숨기지 못하는 아들을 향해 미실이 딴청 피우듯 말했다.

표정이 촌스럽기 그지없더군요. …바로 지금 아드님처럼요.“

미실이 혀를 찼다.

따귀는 아니 맞으실 것 같습니다.”

순간 얼빠져 있던 아들의 표정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환해졌다. 드물게도 진심이었다.

뛰다시피 나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미실이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저 표정, 낯익었는데. 어디서 봤더라.

.연모하는구나.’

그렇게 됩니까.’

아들이 가고 난 자리에서 미실은 희미하게 웃었다. 생각났다.


왕자님이 저 잘난 맛에 사시는 줄 아오나, 과히 무리였습니다.”

인명의 새침한 말에 형종이 피식 웃었다.

허면 나누지 못하여, 함께 죽었겠지요.”

?”

허나 공주께서는 좀 나누셔야 할 것 같습니다.”

폐주 금륜, 진지제의 핏줄인 용춘과 용수는 진골로 족강되었으나, 백정의 가문만은 미실에게 힘을 실었다 하여 여전히 성골의 영화를 누릴 수 있었다. 그 공로의 구 할이 바로 내달 초 왕자비가, 머잖아 태자비가 될 인명 공주의 몫이었다.

무엇을요.”

아직도 제가 걸어다니는 왕좌로 보입니까?”

웃음기 어린 목소리에 인명이 콧방귀를 뀌었다.

역모입니다, 그런 말은.”

, 형종이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미 한번 저지른지라.”

왕자님!”

저를 통하지 않아도 꿈꿀 수 있게 되지 않았습니까.”

인명이 입을 다물었다. 그 말마따나, 진골 여인이면서 황위에 오른 미실 이후, 인명에게는 새로운 길이 생겼다. 그러나, 아직 꿈꿀 자신은 없다.

“…밉습니다.”

그 대신 나오는 말이라고는저답지 않게 이 따위 간지러운 말뿐이다. 저 짓궂은 사내가 또 뭐라고 놀려댈지 걱정이 되었다.

허나 형종은 놀리지 않았다. 제 감정을 갈무리하기에도 벅찬 터였다. 일찍이 저도 알고 있는 혼란을 겪는 그녀에 대한 안쓰러움, 저 홀로 흔들린 것은 아니라는 이기적인 위안 사이에서. 결국 하늘이 된 어미와 달리 저는 아직 모르겠으니까. 신국과 연인을 나누는 방법도, 합하는 방법도 말이다. 허니 매한가지다.

그러나 인명이 방금 그 말의 온기를 음미하게 내버려는 둘 참이다. 그는 씩 웃으며 천천히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저도 밉습니다.”

공주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내일이면 편전에서 뵙겠군요.”

공주는 성골의 지위를 인정받아 왕실 대표로 정무에 참여하게 되었다. 맞은편에 앉을 이는, 당연하지 않은가? 뭐니뭐니해도 그는 인명이 저에게 이런 도전적인 눈빛을 할 때가 가장 사랑스러웠다.

살살 하십시오.”

하시는 거 봐서요.”

요새 부쩍 새침을 부리는 공주가 손을 잡고 일어났다. 그가 어루만지는 통에 가칠한 손이 부끄러워 슬쩍 빼려는데, 그가 경고했다.

빼지 마십시오.”

말고삐를 잡느라 손이 좀…”

저는 좋습니다.”

그가 인명의 손을 꽉 쥐었다.

따뜻해서요.”

인명이 해사하게 웃었다. 날씨에 더하여 모처럼 웃음까지도 따뜻하였다. 찰나라도 기꺼웠다. 말 타기 좋은 오후였다.



보위에 앉은 여인은 천천히 시선을 올렸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은 가체가 그야말로 천장에 닿을 만했다. 하늘이이토록 낮았던가, 혹은 그녀가 그만큼 하늘에 가까워진 것인가. 그녀의 하늘은 고작 이 방 정도인 것인가, 아니면 그녀의 방이 세상보다 커진 것인가.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손가락에 끼워진 굵은 가락지에 새겨진 두 마리 뱀이 보였다. 이무기라 하던가, 그것은 뱀이 아니라 용이었다. 그녀는 희미하게 웃으며 아들에게 이것을 선물할 적 미생의 예지안에 대해 생각했다. 돌고 돌아 그녀의 손에 끼워진 가락지가 낯설었다. 그녀는 묘한 눈으로 물끄러미 한 쌍의 용을 들여다보았다. 월성 바깥에서 말을 타는 두 사람이 겹쳤다. 아들도, 신국도 지키고자 선택하였다. 다행히 저는 꿈꾸었으므로 이번에는 이룰 자격이 있었다. 허나 그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더는 꿈이 그녀에게 찾아오지 않았으므로, 그녀는 과거의 여운을 되새길 뿐 미래를 알 수는 없는 것이다. 아니,

미실은 천천히 정면을 응시했다. 그녀의 눈 앞에 펼쳐질 광경, 내일 이 편전을 가득 메울 사람들, 모두 하나씩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그들은 좌우 일렬로 시립하여 그녀에게 천천히 허리를 숙이고 그녀에게 만세를 외칠 것이다. 두려움과 책임을 안고 그렇게 꿈 하나를 지나 온 그녀이므로,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분명했다. 꿈이 그녀를 찾아오지 않는다면 그녀가 꿈을 찾아갈 것이다. 미래를 알 수는 없으되, 자신과 그들이 함께 그것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녀는 꿈꾼다. 신국을 품을 두 마리의 용, 두 용을 품을 이 아름다운 방, 방에 깃든 가장 높은 옥좌, 그리고 그 위에 앉은, 신국보다 더 큰 자신. 미실(美室)에 대하여.



-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드디어 완결이네...! 부족한 이야기를 매번 기다려준 많은 횽들 덕에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

사건 전개와 이야기 구성이 복잡하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할까봐 걱정했지만, 신선하고 재미있게 여겨주어 정말 고마웠어.

(부연하자면 핵심 소재인 '가락지'의 향방과 맞물려 이해하면 더욱 깊이 이해되지 않을까 싶은...사실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ㅎ)

많은 응원과 사랑,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 전할게. 시간 내서 글 써주는 다른 금손 횽들에게도 정말정말 감사히 읽고 있다는 말 전하고 싶어.

글로써 언제 만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날이 또 오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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