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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그 해골이 감자튀김만 먹는 이유(3)(完)

태지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7.15 00:21:09
조회 1236 추천 18 댓글 8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1082484

단어신청 받은 걸로 씀. 단어는 생존본능 / 링겔 / 손/ PotatoField / 외유내강


*이번 편에 들어간 단어는 외유내강. 3편에 걸쳐서 다 사용함.


*포스타입 백업은 못함. 간접묘사 나옴


*1편: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1082987

*2편: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1083872



 눈이 부셔 잠들지 못할 정도로 화려했던 길거리가 어둠 속에 완전히 침식될 시간이 되고 나서야 샌즈는 밖으로 나왔다. 

드문드문 있는 가로등 빛을 따라 떨리는 다리와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위태로운 그의 걸음걸이는, 술이나 퍼먹고 

도랑에 인생을 내던지는 한량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아도 변명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 곳곳에 피어난 두려움과 눈 밑을 붙잡은 검은 그늘이 말해주고 있었다. 혹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샌즈는 돌연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자신의 팔을 미친 듯이 문질렀다. 벅벅벅벅. 듣는 사람이 다 괴로울 정도로

 청각을 자극하는 소리였다. 본인도 그 소리가 싫은지 얼굴을 연신 찌푸렸지만, 샌즈는 팔을 문지르고 손을 긁고 얼굴을 닦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제 가슴을 부여잡고 숨찬 소리를 뱉다가 바닥에 엎드리다시피 하는 것이었다.

 괴물이 데려간 곳은 낡고 더러운 여관이었다. 집이 없거나 여행객들이 돈을 내고 머무르는 건물. 그러나 그곳은 들어서자마자 

온 힘을 다해 달리기한 것 같은 거친 숨소리와 높낮이가 극단적인 콧소리가 가득했고, 방음이 되지도 않는지 방으로 들어갔는데도 

희미하게 들려오는 것이었다. 샌즈는 발끝이 저릿저릿한 느낌을 받으며 발을 오므렸다.


 “뭐해? 안 움직이고?”


 괴물은 겉옷을 던진 뒤 와이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그런 괴물을 보며 샌즈는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일단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오긴 왔는데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왔으니까.

 괴물은 순간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가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길게 끌리는 듯한 어투로 말하는 것이었다.


 “야. 아니 잠깐..... 너 진짜 아무것도 모르냐?”


 샌즈는 대답하지 않고 어리둥절한 표정만 지었다. 괴물이 옷을 벗는 것도 일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샌즈는 괴물이 던진 질문의 숨겨진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괴물은 샌즈를 힘껏 잡아당겨 침대 위로 내던졌다. 돈을 준다는 건 거짓말이었던 걸까. 샌즈의 가슴 속에 작은 공포가 

피어오르는 걸 느꼈다.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샌즈의 옷을 두툼하고 커다란 손이 움켜쥐었다. 하지 말라는 말이 

튀어나올 틈도 없이 종이라도 된 듯 옷이 뜯기고 갑작스럽게 갈비뼈에 닿은 찬바람에 샌즈는 몸이 움츠러드는 걸 느꼈다.

 괴물은 샌즈가 움츠러드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오므린 꽃봉오리 속으로 손가락을 넣고 억지로 벌리듯, 샌즈의 몸을 

적나라하게 펼친 상태로 만들었다. 샌즈는 어떻게든 그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 쳤다. 그러나 이미 늦은 후였다. 

발버둥 칠수록 거미줄이 감겨오는 곤충처럼, 샌즈 앞에 남은 건 자신을 잡아먹기 위해 다가오는 포식자뿐이었다.

 그 후의 기억은 어설픈 칼솜씨로 토막 난 야채처럼 엉망진창이었다. 담배 연기인지 뭔지 모를 노란색 찌든 때가 물든 벽지. 

곰팡내. 제대로 빨래가 되지 않아 눅눅한 이불. 옆 방에서 들리는 신음과 입에서 나오는 비명. 제 얼굴을 핥는 입에서 

쉴 새 없이 흐르는 헐떡이는 숨소리. 제 몸을 파고드는 타인의 신체. 손가락. 정전기처럼 따끔따끔 몸을 기어 다니는 감각. 

눈앞을 날아다니는 번쩍임. 까맣게 지글지글 익어버리는 시야. 정신을 차렸을 땐 괴물은 온데간데없고 반짝이는 금화들만 

제 곁에 흩뿌려져 있었다. 샌즈는 한 개라도 흘릴까 금화를 쓸어 담아 주머니에 넣고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왔다.

 눈물과 침을 질질 흘리며 발버둥 치면서도 샌즈는 불룩한 제 주머니를 만졌다. 어디 흘리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그런 감정을 느끼는 자신에게 지독한 더러움을 느꼈다. 오물이 가득한 구덩이에 빠진 느낌. 씻어내고 씻어냈는데도 

오물이 뚝뚝 떨어지고 냄새가 진동하는 것 같은 불쾌감. 그걸 알아차린 누군가가 역겨운 표정을 지으며 쳐다보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 그리고 이젠 되돌아갈 수 없다는 상실감. 샌즈의 눈에서 물방울 하나가 땅바닥에 떨어져 동그란 무늬를 만든다.

 가로등 빛이 깜빡깜빡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꺼져버린다. 남은 건 검은색뿐이었다.




 처음엔 마냥 울었다. 아파서 울기도 했지만 이렇게까지 해서 돈을 모으는 자신이 혐오스럽다는 게 더 큰 이유였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덜 울기 위해 샌즈는 스스로를 달랬다. 조금만 참자고. 파피루스랑 부족하지 않게 살려면, 

그릴비에게 조금이라도 갚으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그러니까 조금만 더 참자고.

 샌즈가 늦게 돌아오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파피루스가 왜 이렇게 늦게 오냐고 불만을 표할 때마다, 

샌즈는 ‘일이 많이 밀려서 어쩔 수 없었다.’ ‘새로운 일거리가 생겼다.’ 등등 궁색한 변명을 쥐어짜느라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그렇게 파피루스를 돌려보내고 나면 샌즈는 항상 그릴비의 감자튀김을 음미했다. 천천히. 데우지도 않은 차가운 것 그대로.

 언제부턴가 샌즈는 울지 않았다. 우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웃어야 좋게 봐준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반사적으로 찌푸리는 것조차 두려워 얼굴에 힘을 잔뜩 줬더니, 이젠 웃는 표정 말고는 다른 표정은 지을 수도 없게 되었다. 

한 번은 거울을 보고 입꼬리에 힘을 풀려고 했지만 풀어지지도 않았다. 샌즈의 눈은 난감한 듯 일그러졌지만 

그 입만큼은 여전히 웃는 상이었다. 샌즈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


 그릴비는 단 하루도 샌즈가 먹을 감자튀김을 만드는 걸 거르지 않았고, 그의 요리가 식탁 위에 올라오지 않는 날이 없었다. 

샌즈가 점점 늦게 들어오거나 아예 들어오지 않으면서 감자튀김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날이 늘어감에도 불구하고, 

그릴비는 랩을 씌운 요리를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누가 시키는 것도 대가를 받고 하는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일 감자를 썰고 튀겼다.

 샌즈가 그릴비의 부족한 가게 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모은 날, 그 날은 그릴비가 샌즈가 밤늦게 집에 들어오는 이유를 

알게 된 날이기도 했다. 늦게 들어와 부엌으로 간 샌즈는 의자에 앉아있는 그릴비를 보고 놀람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일이야? 잠이 안 올 정도로 ‘골’ 때리는 일이 있는 거야?”


 샌즈의 농담에도 그릴비는 말이 없었다. 이 순간만큼은 샌즈도 굳어버린 제 얼굴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 그랬다면 바로 당황한 얼굴을 했을 테니까.


 “샌즈 씨.”

 “응?”

 “무엇이 부족한가요.”

 “난 부족한 것 없는데? 봐. 이렇게 ‘뼈’대가 든든하잖아?”

 “그렇게까지 해서 돈을 모으려는 이유가 뭔가요.”


 타오르는 불꽃에서 나온 말은, 동상이라도 입을 듯 차가웠다. 말 그대로 ‘뼈’가 시릴 정도로.

 

 “샌즈 씨. 저는 월세도 식비도 받지도 않습니다. 샌즈 씨가 버는 돈이라면 충분히 생활할 수 있지 않습니까?”

 “.....”

 “많다고는 할 수 없어도 적다고 할 수 없는 돈인데, 어째서 그렇게까지 하면서....”

 “갚고 싶으니까.”

 “무엇이 갖고 싶어서....?

 “아니. 갚고 싶다고. 갖고 싶은 게 아니라.

 

 샌즈의 말에 그릴비는 말을 멈췄다. 이 순간만큼은 샌즈도 굳어버린 제 얼굴에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은 진지한 얼굴로 말하고 싶었는데.


 “갚고 싶었어.”

 “저는 빚을 단 게 아닌....”

 “알아. 빚이 아니란 거.”


 선글라스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샌즈는 그릴비의 얼굴에서 많은 걸 읽을 수 있었다. 허탈감. 낙담. 

여러 가지 표현할 단어가 있지만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 그런 것들. 샌즈는 애써 자신이 읽은 것을 외면했다.


 “어떻게든 갚고 싶었어. 그릴비 네 덕분에 살 수 있었던 것도 모자라, 먹을 것과 잠잘 곳도 얻고 돈까지 모을 수 있게 되었지.”

 “....”

 “하지만, 부족하더라고. 이렇게 해선 어느 세월에 내가 받은 걸 돌려줄 수 있을까 싶더라고. 아니 돌려주긴커녕 

나랑 파피루스의 앞가림도 할까 말까 할 정도라서 말이야.”

 “....”

 “괜찮아. 위험한 녀석들하고는 관계되지 않았고 돈도 충분히 모았어. 봐. 이 정도면 부족한 가게 자금도....”


 요란한 소리가 부엌에 울려 퍼졌다. 샌즈 손에 한가득 들린 금화들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마구 흩어졌다. 걔 중에는 굴렁쇠마냥 

멈추지 않고 굴러가더니 냉장고 밑으로 쏙 들어가 버린 녀석도 있었다.

 그릴비는 샌즈의 옷깃을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샌즈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움켜쥔 동전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챙그르르- 하는 기이한 소리를 내뱉는다.


 “제가 샌즈 씨가 스스로를 망가뜨리면서 얻은 돈을 넙죽 받을, 그런 사람으로 보였습니까.”

 “딱히 다친 것도 아닌데. 뼈는 멍도 안 들어.”

 “정말 다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샌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웃는 눈에 눈동자가 없다.

 

 “아프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그릴비는 멱살을 잡은 걸 풀지 않았다. 불꽃이 격렬해진다.


 “괴롭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바닥에 떨어진 동전이 조명 빛에 노란빛을 반사한다.


 “샌즈 씨. 나는 그렇게 약한 사람이 아닙니다. 충분히 앞가림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신과 당신의 동생을 거둔 겁니다. 

한순간의 동정심이나 자기만족으로 데려온 게 아닙니다.”


 샌즈는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다. 숨이 턱 막히는 느낌. 가슴 속부터 올라오는 답답함. 안 쪽부터 무거운 것이 부풀어 오르는 착각.


 “부담 갖지 마세요. 갚는다는 생각도 하지 마세요. 굳이 갚고 싶다면, 언젠가 자신이 받았던 것을 

다른 필요한 누군가에게 드리면 되는 겁니다.”

 “.....”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말아 주세요.”


 샌즈의 몸에서 힘이 쭉 빠지는 것과 동시에 그릴비가 멱살 잡은 손을 풀었다. 샌즈는 웃는 얼굴 그대로 무너졌고, 

그릴비는 그런 샌즈를 받아 품에 안았다. 외유내강.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품이었다. 불을 켠 성냥처럼, 

굳은 심지를 가진 채 부드럽게 일렁이는 것 같았다.

 샌즈는 울지 않았다. 그릴비는 상냥한 말이라던가 위로 같은 것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초처럼 하얀 샌즈의 몸과 촛불처럼 붉은 그릴비의 몸은 하나라도 된 듯 자연스럽게 섞였다. 식탁 위의 감자튀김이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지만 둘의 온기는 조금도 식지 않았다.




 “샌즈 씨.”


 부드럽게 흔드는 손짓에 샌즈는 몸을 일으켜 긴 하품을 하며 눈을 비빈 뒤,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주변을 바라봤다. 

역시나 손님은 한 명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뼈가 노곤하네.”

 “슬슬 문을 닫을 시간입니다.”

 “그래. 청소도 해야겠고, 난 이만 갈게.”


 샌즈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의자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그릴비를 보며 히죽 웃어 보이는 것이었다.


 “그나저나 여기 온 지도 꽤 됐네.”


 그 날 이후 샌즈는 자신을 버리는 일을 그만뒀다. 그때 모은 돈은 그릴비가 스노우딘에 가게를 연 날 자신들이 살 집을 구하는 데 썼다. 

생활비는 초소 감시나 핫도그 판매를 통해 벌었다. 일하는 시간이 많으면 휴식시간도 많다는 농담을 달고 살며.


 “그릴비. 외상으로 달아줘.”


 그릴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걸레를 들고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굳이 외상으로 달 만큼 돈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샌즈는 꼬박꼬박 그릴비에게 외상을 달았고, 그릴비는 그런 샌즈의 외상을 말없이 받아줬다.

 끼이 하고 경첩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탁하고 부드럽게 문이 닫혔다. 잔잔한 조명 아래 일렁이는 불꽃만이 어둠을 밝힌다. 

밤이 늦도록 불은 꺼지지 않았다. 어두운 밤, 힘들면 여기로 찾아오라는 듯. 


------------------------------------------------------------------------------------------------------------

Happy..... 




And?





길 걷다가 야쿠르트 아주머니 보이면 꼭 사먹는 제품이 있음.

왜 그것만 고집하냐면, 평생 잊어버릴 수 없을 것 같은 말을 들었을 때 사서 들고 간 음식이라서.

비싸서 자주 못 먹지만 쌓아두고 먹고 싶은 물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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