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아기 참치들을 위한 QnA 모음
(https://gall.dcinside.com/airforce/33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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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하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헌병이 헬이라 불리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직무내용(기지방어)와 근무시간(교대근무)임.
(다른 편에서 얘기했다시피 나는 헌병이 그렇게까지 헬이라고는 생각안하지만)
직무내용과 근무시간, 이 두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풀어가면서 헌병이 왜 힘든지, 그 와중에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얘기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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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헌병의 직무내용,
근무나 편제에 대해서 자세히 쓰다가 잡혀갈수도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나온 홍보영상, 언론 같은데 나온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주에서 쓰겠음.
공군 헌병단에서 나온 홍보영상에 각 보직 설명이 대략적으로 나와있다.
3분20초에서 7분40초까지 대략 4분 보면 됨.
얼마전에 예비군 갔을때 더 최신 버전 보여줬는데 유툽에는 2012 버전밖에 안나오더라.
영상에 보면
헌병 대대장 밑으로
운영통제실, 수사계
헌병중대 - 헌병소대, 행사소대, 교도소대
경비중대 - 경비소대, 군견소대, 전투장갑차소대
이렇게 나오는데, 요즘 편제는 좀 다르지만 하는 일 자체는 똑같음.
그리고 기본군사훈련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특기 설명 자료에는 헌병 직무에 대해 이렇게 나와있음.

기지경계, 기동타격, 군견관리, 출입통제, 상황조치 뭐 이런게 있다.
보통 헌병이라고 하면 탈영한 놈 잡으러 다니거나, 사건 터지면 수사하는 군의 경찰을 말하는데,
공군 헌병은 경찰 역할 뿐만 아니라 기지를 방어하는 임무도 맡기 때문에(사실 그게 대부분임) 대개 선호하지 않는 특기가 됨.
조금더 디테일하게 보면,
제일 많은게 출입통제병(헌병반)임.
기지의 정문이나 주요 시설물에 들어가도 되는 놈인지 아닌지를 거른다.
경비아저씨나 문지기 같은거임.

비행단 같이 큰 부대는 힘들다. 드나드는 사람이나 차량이 많고, 밖에 서있어야되고.
(다만 지켜야 할 문이 기지 정문만 있는것도 아니고, 모든 근무지가 정문처럼 다 힘든 것도 아님.
예컨대 면회실은 실내에 앉아서 근무하고, 평일엔 일도 거의 없지. 아니면 주요 통제구역은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있으니 출입량이 적고. 아니면 관사아파트가 기지 밖에 있어서 몇십미터나마 기지 밖에 나와서 사회 구경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음. "너 행정병 해"하면 쭉 행정병 하는것처럼 "너는 정문 초병"하면 쭉 정문만 하는 식으로 근무지가 고정되는게 아니라, 대개 헌병반 인원들이 여러 근무지를 돌아가면서 함. 보통은 짬에 따라 나뉘지, 짬 높다고 무조건 편한데만 갈 수 있는게 아니라 힘든 정문도 조장급으로 병장 들어가고 밑에 상병, 일병 들어가고, 편한 면회실도 조장급으로 병장 들어가고 밑에 일병 들어가고 이런식.. 물론 부바부긴한데, 대개 이렇게 돌아감.)
어쨌든 전반적으로 보면 비행단 같은 큰 부대의 헌병반이 공군 헌병 중 가장 힘든 보직에 들어감.
전체 헌병중에 약 2~30%가 비행단에서 이걸 하게 되는데, 타특기가 헌병을 보는 경우는 대부분 기지 정문에 있는 헌병반임. 타특기가 입장에선 얘네가 헌병의 대부분으로 보이니까 더 힘든 특기로 보이는 면이 있다.
포대나 관제부대 같은 작은 부대의 출입통제병은 비행단 같은 큰 부대에 비해 훨씬 편하다. 오고 가는 사람과 차량이 적으니까..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포대 하루종일 출입량보다 비행단 출근시간 30분 출입량이 더 많을 정도. 오고가는 사람도 없는데 간부도 없이 병사끼리 근무하면 여러모로 편한게 당연하겠지?
이거는 교도반, 영창 수감자 밥 퍼주는게 일임.
영창근무는 편한데, 영창에 들어와있는 놈이 없으면 헌병반이랑 같이 문지기를 한다.
(2018년부터 영창없어진다는데 얘네 어떻게 될지 모르겠음. 없어지려나, 구치소 같은 역할이 되려나)

이거는 행사반, 옷 빼입고 가오잡는거임.
부대에 따라서 행사가 너무 많아서 헬인 곳도 있고,
가끔 행사 한번씩 뛰어주는게 꿀인 곳도 있다.
역시 행사가 없으면 헌병반이랑 같이 문지기를 한다.

이상의 헌병반, 교도반, 행사반이 헌병대대의 헌병중대 소속임.
앞서 말했다시피 교도반과 행사반은 일이 없으면 헌병반 근무를 같이 하는 경우가 많고, 또 큰 행사가 있을땐 헌병반과 교도반이 행사지원을 하기도 하므로 소속만 나뉘었다 뿐이지 한 식구 같은 느낌이라 그냥 셋을 하나로 묶어서 헌병중대라고 부르는 곳이 많음.
얘네가 경비소대,
출입통제병이 문을 지키는 애들이라면, 얘네는 벽을 지키는 애들임
힘든걸로는 헌병반과 우열을 가릴 수 없다.

간혹 "철책 지키니까 육군 gop 같은거"라는 애들도 있는데, gop랑은 다르게 정리된 평지를 산책하는 수준임. 그리고 철책 너머에 북한과 비무장지대가 있는 애들이랑 담벼락 너머에 민가와 논밭이 있는 애들이랑은 다르지..
헌병반은 사람과 차량을 상대하기때문에 근무는 헌병반보다 경비소대가 좀더 편하다고 볼 수 있는데, 대신 경비소대는 담당 순찰구역의 제초 등 사역할 거리가 헌병반보다 많아서 힘들기로는 비슷한 수준으로 봄.
헌병반에도 면회실 같은 꿀 근무지가 있듯이, 경비소대도 아무도 오지 않는 초소, 앉아서 CCTV만 보는 보직, 등등 일부 꿀보직은 있다. 부대에 따라 경비1소대는 헬인데 경비2소대는 개꿀이고 이런 케이스도 있고... 근데 이런건 외부인이 알 수가 없지.
군댕소대,
군댕이 훈련시키고 밥주고 목욕시키고,
같이 활주로나 기지경계 순찰함. 면회소에 폭발물 찾으러 가면 여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음.
댕꿀이다.

타격대, 기지에 뭔 일 나면 장갑차타고 출동한다.
(예전엔 전투장갑차소대, 지금은 기동소대라고 함)
얘네는 "대기"가 근무임. 상황실에 앉아서 티비나 책 보면서 시간 보냄.

전에는 기지 방어의 핵심, 보루, 이런 느낌이라 훈련도 많이하고 그랬는데 최근엔 그 포지션을 특임반이 가져가서 타격대는 많이 널널해짐. 티비타격대라는 별칭도 있다.
모든 군인이 다 그렇지만, 간부 빨을 유독 많이 타는 보직임.
간부에 따라서 국방TV나 YTN만 보게하는 경우도 있고(원래 이게 규정이긴 한데 이런 간부는 별로 없을걸),
아니면 채널 자유, 독서 자유, 심지어 공부할거 가지고 와서 아예 각잡고 공부해도 되는 곳도 있고..
특임반(특임소대),
헬갤러들 데려다가 헬스 시키고 레펠타고 그런다.
원래는 입영 신청하는 단계에서부터 특수임무헌병으로 선발을 하지만, 그걸로는 머릿수가 모자라서 일반 헌병중에서도 차출함.

그밖에 행정계,작전계,수사계,중대행정병,주임원사병 같은 행정병들, 운전병 이런애들이 있음.
헌병부서에 필요한 행정병이나 운전병은 총무특기, 보급특기, 수송특기로 받기도 하지만 대개 헌병특기 안에서 데려다가 쓰는 경우가 많다.
행정병이나 운전병은 보통 신병을 바로 뽑아서 쓰지는 않고, 전역자 생겨서 자리 비면 일병정도 되는 애들 중에서 괜찮은 애 뽑아 씀.
(모 비행단은 그냥 신병때 바로 뽑아서 쓴다고 함)
비율은 의외로 적지 않다. 대대 운통실뿐만 아니라 각 중대, 각 반, 각 소대 별로 있는 행정병과 운전병 다 합하면 헌병대대 전체 헌병중 10~20%는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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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병이 힘든 두가지 이유 중에 첫번째, 직무내용에 대해서 얼추 설명을 했고,
두번째 이유인 근무시간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자.
크루근무(24시간 교대근무)라는거는 다들 대충은 알고 있을거임.
행정공무원처럼 정시출퇴근하는게 아니라 소방관처럼 계속 로테이션을 도는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먼저 3조5교대, 4조6교대, 이런 표현들이 어떤 뜻인지 알아야되는데,
"o조" 할 때 "조"는 몇번에 한번 교대가 돌아오느냐의 개념이고,
"o교대" 할 때 "교대"는 하루24시간을 몇조각으로 쪼개냐의 개념임.
아래의 표는 4조6교대 근무를 예시로 든거임.

보다시피 하루 24시간을 4시간씩 6조각으로 쪼개서 A~F까지의 근무타임이 있음,
이거는 예시일뿐 실제 부대마다 돌리는건 다 다름.
편의상 0,4,8,12,16,20,24로 쪼개긴 했지만 언제를 기준으로 쪼갤지도 부대마다 다르고,
A~F라고 했지만 각 근무타임을 부르는 이름도 부대마다 다르고,
몇조각으로 쪼갤지도 다 다름.
아무튼 24시간을 6조각으로 쪼갠다는 "6교대"개념이 뭔지 알겠지?
그 다음이 "조" 개념인데, 표의 근무 순번을 보면,
월요일에 A타임 근무하고, B,C,D 세번 쉬고,
E타임 근무하고, F,A,B 세번 쉬고,
C타임 근무하고, D,E,F 세번 쉬고,
이렇게 한타임(4시간) 근무하고, 세타임(12시간) 쉬고 이걸 반복하지?
이게 "4조"임. 한번 근무, 세번 쉬고, 한번 근무, 세번 쉬고..
만약에 "3조"면 한번 근무, 두번 쉬고, 한번 근무, 두번 쉬고 이렇게 하는거고
"5조"면 한번 근무, 네번 쉬고, 한번 근무, 네번 쉬고, 이렇게 되는거임.
근데 사실 5교대냐, 6교대냐는 중요한게 아님.
하루를 5조각으로 쪼개서 한번에 5시간 근무하는거랑
하루를 6조각으로 쪼개서 한번에 4시간 근무하는거랑
이건 거의 별 차이가 없어.
중요한거는 "몇조가 나오냐"는 거거든?
내가 한번 근무 뛴다음에, 몇타임이나 쉬고나서 다음 근무 들어가냐.
이게 제일 중요한 문제잖어.
확실히 체감 되는 수치로 알려주자면,
3조면 일주일(168시간) 중에 56시간이 근무,
4조면 일주일(168시간) 중에 42시간이 근무,
5조면 일주일(168시간) 중에 34시간이 근무,
5조면 하루평균 5시간도 근무를 안함.
근데 일반적으로 헌병은 4조 정도가 기준이고,
좋은 곳은 5조, 안좋은 곳은 3조가 나온다.
근데 결코 적지 않은 부대의 헌병들이 3~4조 사이를 돌기 때문에 힘들어.
이게 헌병이 힘든 두번째 이유임. 3~4조를 돈다는거.
대신에 5조,6조 이렇게 나오면 거의 꿀통에서 사는거고..
* 근데 근무조라는게 어떤 부대는 3조 나오는 부대, 어떤 부대는 5조 나오는 부대, 이런식으로 딱 정해져있지는 않음.
전역자는 많은데 신병이 안들어오면 3조 나오다가, 갑자기 또 신병 막 들어오면 5조 나오다가,
휴가외박자가 많으면 3조 나오다가, 다들 안나가고 있으면 5조 나오다가,
이런 식인 경우가 많아서 딱히 "여기로 가면 5조" 이렇게 말하기는 어려움.
암튼 보통은 4조가 기준인데, 환자가 생기거나 신병이 안들어오거나, 행사 차출되거나 하는 이유로 인원이 빠지면 3~3.5조 근처에서 줄타기 하는 타이밍이 중간중간 생김. 어떤때는 그냥 휴가외박 주기가 안맞아서 한 2~3일만 그럴수도 있고, 어떤때는 한달이상 지속되기도 하고..
이거때문에 헌병이 힘든거임. 4조만 완전히 보장돼도 (꿀이라고는 못하지만) 나름 괜찮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게 안되는 때가 곧잘 생기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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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헌병의 직무내용, 근무시간에 대해서 설명을 했는데,
이제부터 이 두가지 요소에서 발생하는 여러 단점과 장점들에 대해 얘기해볼거임.
(물론 대부분 단점이 크다. 그니까 기피 특기겠지)
단점부터 보자. 맛있는건 아껴놔야되니까.
일단 단점에서, 크루근무에 대해서 좀전에 얘기했지만 추가적인 설명이 더 필요할거같다.
(사족을 달자면, 너희 자대의 근무 시간이나, 언제 교대하는지, 몇조가 나오는지 등을 외부에 공개, 게시하면 안됨. 내 예시는 가상의 부대의, 가상의 시간표일 뿐이지, 정확히 이렇게 돌아가는 부대는 없다)
아무튼 표를 다시 보여줄건데,

위에서 봤던건 전부다 4조가 나오는 근무표였는데, 이번에는 다양한 경우를 보여주려고 중간에 한번 3조를 섞었음.
일단 헌병 크루 근무의 첫번째 단점은 주말과 휴일이 없다. 보다시피 토요일, 일요일까지 계속 돌아감.
휴일이 따로 없으니까 종교활동이나 면회, 외출 시간에 제약이 생김. 보통은 맞추려고 하면 맞출수 있긴한데, 아예 제약이 없는 타특기에 비하면 걸리적 거리는건 사실..
두번째 헌병 크루 근무의 단점은 잠자는 시간, 일하는 시간, 개인 자유시간이 불규칙적으로 변한다.
다만 흔히들 오해하는것처럼 "밤낮이 뒤바뀐다"고 할 정도로 심하게 변하지는 않음. 막 어느날은 밤에 자고 어느날은 낮에 자고 그렇지는 않다는 얘기.
이 사례처럼 근무를 돈다면, 표의 빨간색의 시간에 잠을 자겠지.

화요일, 금요일, 일요일은 밤 열두시에 자서 아침 08시에 일어남.
월요일, 수요일은 새벽04시에 자서 점심때 일어나지.
이 두가지 경우는 크게 문제가 없다. 그냥 흔한 대학생의 불규칙한 수면 습관임. 어느날은 일찍자서 일찍일어나고, 어느날은 늦게 자서 늦게일어나고..
문제는 목요일, 토요일 같은 날임. B근무처럼 새벽 복판에 근무가 있는 날은 자다가 일어나서 근무 뛰고 다시 자야됨. 근무 순환을 돌다보면 이런날이 한번씩 끼는게 고충이지. 그래도 아까 표현한것처럼 "밤낮이 180도 뒤바뀐다" 이정도 걱정은 안해도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음. 다른 크루 근무자들은 ㄹㅇ 주간/야간으로 뚝 잘라서 아예 180도로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헌병 크루는 좀 다름..
다음으로, 헌병은 크루근무를 뛰는데도 불구하고 일과도 뛰어야된다는 문제가 있음.
상식적으로 밤에 일을 했으면 낮은 쉬는시간이어야 하는데, 헌병은 오후에 약 두시간 정도 일과로 잡힌다. 이때 뭐 사역이나 교육훈련같은걸 함. 위 표에서 주간일과 시간을 주황색으로 표시하면 이렇게 되겠지.

보다시피 점심먹고나서 약 15시까지 교육훈련을 받든가, 사역을 하든가(창고정리/제초 등), 별 일 없으면 그냥 앉아있든가, 해야함. D근무 들어가는 애들은 근무 상번이니까 그날 주간일과는 없는거임.
부대에 따라서, 보직에 따라서 이걸 철저히 지키는 곳도 있고, 그냥 안하는 곳도 있고, 대충 하는 곳도 있고, 짧게 하는 곳도 있고. 할 일이 많거나 큰 훈련을 앞두고 있는 경우엔 더 길게 할 수도 있겠지.
(아 표에 실수가 있네, 토요일은 주간 일과가 없다. 이건 주말,휴일 지켜줌ㅎ)
결과적으로, 기본 근무시간(하늘색), 잠자는시간(빨간색), 주간일과시간(주황색)을 제외한 개인 시간은 아래의 초록색처럼 갖게 됨.

물론 이 초록색 시간을 온전히 다 누릴 수 있는건 아니고,
근무 앞뒤로 상번 준비하는 시간, 하번하고 내려오는 시간, 밥먹는 시간, 청소시간, 점호시간, 주간일과 외에 추가로 사역이 있다든지, 일이병때 해야하는 여러가지 잡무, 등등의 이유로 시간이 더 빠질거임.
빠지는 시간까지 계산해본다고 치면,
월요일처럼 낮에는 주간일과로 뺏기고, 저녁은 근무상번으로 뺏기는 날은 개인 시간이 2~4시간정도 될거고, (물론 상황에 따라 아예 없을수도 있고)
금요일처럼 밤에 푹자고 아침시간도 쓸 수 있고, 낮에 근무 들어가서 일과로 시간 안뺏기는 날은 8~10시간이나 개인 시간이 날 수도 있는거지.
보니까 이 근무표는 하루 평균 초록색이 8시간 정도 되네. 여기서 밥먹고 청소하고 상하번준비하고 이런저런 잡시간 빼면 개인 시간은 3~6시간정도 될듯?
(짬이 찰수록 늘어나겠지)
이 사례는 대략 3.9조 정도 나오는 근무표고.. 3조가 나오면 근무 시간이 더 많아질거고, 5조가 나오면 개인 시간이 더 많아질거고..
부대나 부서 분위기에 따라서, 시기에 따라서, 주간일과를 지키느냐 안지키느냐, 훈련과 사역이 많냐 적냐, 등등 여러 이유로 달라질 수 있음.
"헌병은 근무뛰고 잠자고 근무뛰고 잠자고 이 패턴만 반복이더라" 하는 얘기라든지, 아니면 "헌병이 야외근무, 크루근무인 대신에 자기 시간은 많다" 하는 얘기라든지, 결국에 정해져있는게 아니라 그 부대가 몇조가 나오냐의 문제임. 4조를 기준으로 보면 실근무시간은 일과제랑 비슷비슷하거나 약간 많은듯.
크루근무에 대한 얘기는 이쯤하고.
다음 단점은 실외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음. 특히 헌병반과 경비소대.
차량이나 인원 출입이 잦은 시간대에는 계속 사람 상대해야되고 서있다던지, 순찰한다고 돌아다닌다던지. 총메고.
타특기에 비해 악폐습이나 부조리가 있는편. 보통 헌병, 시설, 수송, 정비가 악폐습 있는 부서로 꼽힘.
헌병에 남아있는 부조리는 대개 야간근무때 후임이 선임 깨우는거라든지, 밥때 되면 자는 선임 깨워서 밥먹으라고 하거나(밥 먹을건지 물어보거나) 뭐 이런거. 타특기랑 다르게 아침이나 낮에도 자고 있을 수 있으니까.. 근데 이런건 금방 졸업하지 거의 막내 선에서 하는데 후임도 금방 들어오니까.
사역할때 밑에서 짜르는거.. 예컨대 일하는데 10명만 필요한 상황이면 밑에서 10명 나가는거지 뭐.
아니면 초소에 2~3명이 근무하는데 돌아가면서 안 앉고 조장만 계속 앉아있다든지. 뭐 이런 것들임.
당연히 악폐습도 부바부, 사람바이사람이고.
폭행,폭언,식고문 이런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됨(물론 어딘가 소수는 있겠지, 뉴스에도 가끔 나오잖아).
사지방,독서실 일병,상병부터, 뭐 이런 짬제한도 거의 없어졌다고 들었다. 물론 내가 모든 부대를 다 아는게 아니니까 완전히 없다고는 못하지만.. 근데 적어도 내가 파악하고 있는 부대중에는 없음.
큰 훈련이 있으면 주목받는(얻어맞는) 역할인 경우가 많음. 대항군 역할인 육군 특전사들이 기지 정문을 뚫으려고 한다든지.. 담을 넘으려고 한다든지.. 배수로로 기어들어온다든지.. 안뚫리려고 훈련 전부터 준비하는것도 귀찮고, 뚫리면 그 다음에 피드백한다고 취약점 보완하는것도 귀찮고..
장점도 보자.
일단 아직 자대배치 안받은 참치들 입장에서 좋은건, 거의 모든 자대에 거의 모든 기수에 티오가 난다는것.
공군에 헌병이 없는 부대는 거의 없고, 거의 모든 부대에서 헌병이 가장 인원이 많은 특기임.
비행단은 매 기수 10~30명 가량 티오가 나고, 아무리 작은 포대라도 거의 매달 한명은 티오가 나는 편.
다른 특기, 예컨대 부산 사는 애가 해운대에 있는 부대 가고싶어도 관제나 유류 특기면 아예 갈 수가 없고, 총무나 기재보급이면 몇기수에 한자리 나는 행운이 자기한테 오길 바라는 수밖에 없지만, 헌병은 일단 티오 나는건 거의 기정사실이고 등수만 잘 받으면 되는거임.
타특기는 극단적인 경우에, 특기 인원이 10명인데 수도권 사는 애는 5명, 근데 수도권 티오는 하나도 안나서 천안이라도 가려고 5명이 경쟁하는. 뭐 이런 상황도 생기는데 헌병은 이럴 일은 없지.
뭐 제주나 울릉도 사는데 반드시 제주나 울릉도 가고싶다면 헌병특기 받는게 확률이 제일 높고..
또 인원이 많다보니 자대 지망할때 통계적인 예측 가능성도 높음. 헌병(3)편에서 "어느 자대는 몇등정도면 간다"고 대략적인 소개를 해줄텐데, 타 특기는 이런식으로 정리하기 아주 어려움.
타특기처럼 사무실에 병사가 세명인데 병장때까지 막내한다거나 그런 일도 없지. 후임이 1~2달 간격으로 꾸준히 들어옴.
업무가 병사 위주로 돌아가고 간부와 거리가 있음.
다른 특기들은 사무실에 간부 네다섯명 병사 두세명, 심하면 병사 한명, 이런식으로, 출근해서 퇴근할때까지 계속 간부랑 붙어있어야 하는데 헌병은 아님.
간부 1인당 헌병 병사 숫자가 많고, 근무지는 대개 병사끼리만 있음. 이건 병사 사이의 악폐습이나 부조리가 생길 수 있는 환경이 되기도 하지만 장점도 많지.
병사의 주적은 간부라는 말도 있잖아. 나는 간부 상대 안해도 된다는게 좋았음. 근무표가 잘만 맞아돌아가면 4~5일 동안 반장 얼굴 한번 못보는 일도 자주 있었지.
합법적/불법적 자유가 보장되는 면이 많음.
뭐 합법적으로는 아침에 잠자는거랑.. 아침점호, 구보, 체조 등 안하는거, 아침밥 안먹어도 되는거,
근무 핑계대고 식당 배식시간 아닐때 가서 밥먹기(떡만두국에 만두는 내가 다 먹어버리겠따ㅎㅅㅎ), 헌병은 새치기해도 된다는 부대도 있더라.
내가 비번 시간이면 남들 일할때 사지방을 가든 운동을 하든 상관없고.
불법적인건 뭐 근무지 나가서 잠자기, pmp보기, 책보기, 배달음식 시켜먹기 이런것들,
헌병끼리 짐검사 안하니까 폰이나 sd카드, 술같은거 반입하기가 훨씬 쉽고.
도심지 부대의 정문 근무면 사회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편. 민원인이나 취객 상대하는건 고충.
군기순찰(특히 두발검사)에서 자유로운편.
아 휴가 더 나오지. 보통 6주에 1~2일 더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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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추가를 좀 해야겠다.
위에서 헌병반,교도반,행사반, 경비소대,군댕소대,타격대,특임반, 행정병,운전병 이런 반/소대, 보직들을 소개해줬고,
그럼 이제 "군견소대나 타격대는 어떻게 가나요? 행정병은 어떻게 되나요?"라는 질문이 나올텐데,
보통 자대 전입 가서 첫 2주 정도 여기저기 견학도 시켜주고 신병교육도 하다가 보직을 정함.
각 반/소대 별로 필요하다고 하는 인원만큼 찢어서 나눠주는거지.
부대마다 보직을 정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조금씩 다름.
동기들끼리 각각 어디갈지 상의해서 티오랑 희망자랑 인원이 맞으면 그대로 넣어주는 곳도 있고,
주임원사랑 개별 면담후 주임원사가 정해주는 경우도 있고(면담에서 어필하는걸 얼마나 받아들여줄지는 주임원사 맘이지만),
신병교육 내용으로 시험봐서 지망쓰는 경우도 있고,
가위바위보 하는 곳도 있고,
그냥 지망써서 뺑뺑이인 곳도 있고,
등등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능한 한 의사를 반영해주려고 하는 편임. 거의 랜덤수준인 타특기에 비하면 말이지..
("가능한 의사를 반영해주려고 한다"는 표현에 오해가 가끔 생기던데, 각 반/소대별 티오가 나오는 선에 한해서, 희망자를 넣어준다는 얘기임.
예컨대 군견소대에 1명이 필요한데 3명을 넣어줄 수는 없음.)
사령부나 비행단처럼 헌병만으로 "대대"규모가 성립하는 부대는 위에 설명한 것처럼 보직이 정해지는데,
작은부대, 헌병이 "반" 수준의 규모밖에 안되는 작은 부대는 그냥 부대 헌병이 다같이 돌아가면서 함.
작은 부대에는 장갑차, 영창, 행사 같은것도 없고.. 군견도 몇마리 안되고..
보통은 반에서 헌병 행정병 겸 군견관리병 두명정도 두고, 나머지는 다같이 돌아가면서 정문도 서고, 순찰도 가고,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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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헌병의 근무, 장단점에 대해서 설명을 했고,
헌병(2)편에서는 "그럼 어떤 곳에 가야하는지"에 대해서 얘기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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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아기 참치들을 위한 QnA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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