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초급속 충전 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차주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충전기 출력에 따라 공공 충전요금을 세분화하는 개편안을 공개하면서, 충전 속도가 빠를수록 더 높은 요금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손질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단순하게 운영 중인 전기차 공공 충전요금 체계를 출력별 5단계 구조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100kW 이상 급속 충전기와 100kW 미만 충전기로만 구분해 요금을 매겼지만, 앞으로는 충전 속도와 설비 용량에 따라 보다 세밀하게 가격을 나누겠다는 취지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초급속 충전기 요금 인상이다. 200kW 이상급 충전기의 경우 1kWh당 요금이 기존 급속 충전 단가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30kW 미만이나 50kW 미만의 저속 충전기는 현행보다 낮은 가격이 적용돼 완속 충전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완속은 인하, 초급속은 인상된다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초급속 충전기는 짧은 시간 안에 배터리를 빠르게 채울 수 있어 장거리 운전자나 급하게 충전이 필요한 차주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 도심 거점 충전소 등에서는 이용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전력 사용량과 설비 투자비, 유지비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운영사들은 그동안 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실제로 초급속 충전기는 일반 급속 충전기보다 설치 비용이 훨씬 높고,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운영 부담도 커진다. 업계에서는 출력이 두 배 높아질 경우 기본요금과 유지관리 비용 역시 크게 증가하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이번 개편 역시 이러한 원가 구조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전기차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빠른 충전을 자주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시간을 절약하려고 초급속을 선택했는데 이제는 비용 부담까지 감수해야 한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일부 이용자들은 "충전 속도에 따라 합리적으로 가격을 나누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정부는 요금 개편과 함께 충전소 정보 공개도 강화할 방침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설치된 전기차·수소차 충전기는 외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요금 표지판을 설치하고, 위치와 이용 가능 여부도 통합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용자 편의를 높이면서 시장 경쟁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전기요금이 달라지는 구조를 반영해, 향후 충전요금 역시 시간대별 차등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는 요금을 높이고 한산한 시간에는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사실상 확정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충전 인프라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기차 운전자들은 단순히 가까운 충전소를 찾는 것을 넘어, 충전 속도와 시간, 요금까지 따져가며 충전 전략을 세워야 하는 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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