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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장문) Pokémon LEGENDS Z-A 리뷰
0. 들어가며
<포켓몬 레전즈 Z-A>
2025년 10월 16일,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포켓몬스터 레전즈 시리즈의 신작, 2년만에 등장한 9세대의 새로운 본가 라인업 작품, 기존의 턴제를 벗어난 실시간 전투,
포켓몬 레전즈 Z-A가 등장했다.
상당히 많은 기대를 걸고 기다리던 게임이니만큼, 금요일 연차까지 사용해가며 푹-먹 해보았고, 그 후기를 길게 작성하고자 한다.
1. 필자의 경험에 대해
필자는 포켓몬을 좋아한다. 포켓몬스터 IP로 이루어진 각종 컨텐츠를 섭취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역시 본가 게임이다.
어린 시절부터 PC게임보다 콘솔 게임에 가까운 환경을 살았고, 학생 시절 GBA 실기, 그리고 에뮬레이터를 통해 3세대 포켓몬스터를 즐기며 입문한, 그 흔치 않다는 3세대 입문 유저이다.< 미완성 한글패치로 진행된 3세대에 대한 추억 >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하루종일 즐길 정도로 3세대 포켓몬스터에 푹 빠진 나는, 이후 정발되는 4세대, 그리고 5세대, 3ds 시대가 되어서 6세대까지 포켓몬을 꾸준히 즐겨왔고, 6세대에 결국 그 작품이 발매된다.
< 포켓몬스터 오메가루비, 알파사파이어 >
인생 작품이던 3세대의 리메이크인 오메가루비-알파사파이어.
그렇다. 필자는 그 희귀하다는 6세대 빠돌이이며, 부족한 요소가 한둘이 아니지만 한글로 다시금, 풀 3D로 구현된 호연지방에 눈물을 흘리며, 학교도 빼먹으며 해당 게임을 몇날 며칠이고 즐겼다.
그 여파일지, 같은 세대인 XY에도 엄청나게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었는데, 특히 지금껏 포켓몬에 없던 신규 배틀 기믹, 그리고 뭔가 엄청나게 떡밥을 던지는 스토리, 거의 최초다시피 한(PWT 제외) 다른 세대와의 직접적 연결고리 등등, XY와 ORAS가 보여준 포켓몬 세계관의 확장과 시열대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Z버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6세대는 -비록 39420으로 대두되는 망가진 메타로 자주 언급되지만- 붉은실의 큰 개편으로 실전개체를 뽑기 어마어마하게 쉬워져, 이 때부터 필자가 본격적으로 실전 배틀이라는 걸 건들인 세대이기도 하다.
< 그러나 Z버전이 발매되는 일은 없었다. >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Z버전은 씹혔고, 썬문이 발매되었으며, 수많은 6세대의 떡밥 내용도 씹혔으며, 지가르데는 저 멀리 알로라의 엔드케이브에 유배당했다.
8세대가 등장하면서 메가진화는 사라졌고, 간간히 칼로스 떡밥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블랙나이트, 팔데아의 대공) 여전히 6세대에 관한 소식, 그리고 지가르데의 대우에 대해서도 맥다맥에서의 높은 난이도를 제외하면, 밈적인 부분 외엔 소비되지 않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발매된 6세대의 정통 시퀄, 포켓몬 레전즈 Z-A는, 나로 하여금 기대를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고, 첫 공개 이후 지금까지 진짜 손에 꼽을 정도로 발매일을 기다려왔다.
2. 발매 이전 외적인 이슈
포켓몬 레전즈 Z-A (이하 ZA)는 발매 이전부터 숱한 외적 이슈를 겪어온 작품이다.
먼저 발매 일자가 1년 밀리는 대참사가 일어났고, 그로 인해 발매 이전 공개 정보가 엄청나게 적어 욕을 먹기도 했고, 테라리크로 인해 발매 일자가 밀린 게 애니메이션 탓이라는 게 밝혀져 다시 한 번 여론이 뒤집히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ZA에게 있어서 가장 호재이자 악재인, 가장 큰 외적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닌텐도 스위치 2의 발매와 타이틀이었다고, 난 생각한다.
< 25년 6월 5일, 닌텐도 스위치2 발매 >
닌텐도 스위치 2가 발매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일으키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런 닌텐도 스위치 2로 발매된 초반 견인 퍼스트파티 타이틀은 모두가 알다시피 다음과 같았다.
< 야숨과 왕눈의 스위치 2 에디션 >
< 마리오 카트 월드 >
< 동키콩 바난자 >
셋 다 매우 훌륭한 게임이라는데엔 이견이 없지만, 세 게임 모두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1. 왕눈과 야숨
왕눈과 야숨은 스위치 1으로 이미 발매했던 작품의 리마스터이지, 완전 신작이 아니다.
심지어 젤다노트는 어플 연동 시스템으로 추가 컨텐츠라기엔 미묘하며, 고해상도 / 고 fps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마저, (불법적인 경로이지만) 이미 씹뜯맛즐이 끝난 PC 에뮬레이터에서 훨씬 더 고사양으로, 고급 텍스쳐로 뽑아낼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정식 루트로 왕눈 야숨을 고해상도, 고 fps로 즐길 수 있다는 의의는 있지만, 그것만으론 기기의 초반을 견인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2. 마리오 카트 월드
오해할 수 있는데, 필자는 마리오 카트 월드가 좋은 게임이 아니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마리오 카트 월드는 충분히 좋은 게임이고, 기기의 초반을 견인할 수 있는 훌륭한 타이틀이다.
다만, 한국과 일본의 정서가 다르다는 걸 알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콘솔 = 가족 게임이라는 인식 자체가 드물다. 오히려 집집마다 PC가 한 대씩 있고, 대부분 PC나 PC방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환경에서 굳이 굳이 게임만을 위한 기기를 산다는 건, 게이머라는 인식이 강하며,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소비가 된다.
그런 환경에서 파티게임이 기기를 견인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며, 실제로 캠페인이 있는 싱글 플레이형 게임에 대한 요구가 자주 보였다.
물론, 마리오 카트 월드 또한 레이팅이나 그랑프리 등 싱글 플레이 컨텐츠가 적은 건 절대 아니지만 (오히려 레이팅까지 들어가면 거의 무한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역이며, 온라인이라는 진입장벽도 있어 대중적인 견인 타이틀이 되긴 힘들다고 생각한다.
3. 동키콩 바난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필자는 바난자가 좋은 게임이 아니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바난자는 매우 훌륭한 게임이며, 그동안 매너리즘에 빠졌던 (빠졌다고 생각한) 플랫포머와 레벨디자인에 새로운 변화를 끌고 온 게임이다.
필자도 몇날 며칠 밤새서 즐길정도로 몰입해서 즐긴 게임이었지만, 역시 기기를 견인하기엔 문제가 많았다.
일단 (비교적) 적은 볼륨. 게임 자체의 볼륨에 대해선 수집요소들을 감안했을 때 많은 볼륨을 가져갈 수 있겠지만, 마딧세이의 파워문 챌린지와는 다르게 바난자의 바나몬드 챌린지들은 처음 시도하는 파괴적 레벨 디자인 탓인지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며, 반복되는 부분이 많았고 그로 인해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가 떨어져 단순 일자 진행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추가적으로 캐릭터 IP를 활용한 부분마저 비교적 마리오에 비해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동키콩 IP를 사용해 적어도 내 기준으론 그렇게 매력적이지 못했고, 바난자 변신들의 디자인의 호불호, 보면 볼수록 약간씩 아쉬운 2% 부족한 레벨 디자인 등 의외로 호불호 갈릴 요소가 많은 게임이었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무료로 내는 게 나았거나, 10000원이라도 더 저렴하게 나왔다면 평가가 달랐을 dlc는 덤이고.
이런 상황에서 9월 닌다까지 비교적 기대 이하로 끝나고 (파엠 팬들에겐 미안한 사실이지만), 올해 하반기에 발매될 레전드 ZA는 필요 이상의 기대를 받게 되었다.
1. 제대로된 스위치 2용 퍼스트(사실 세컨드임) 타이틀.
2. 충분한 볼륨의 싱글 플레이 위주 게임.
3. 스위치2의 판매량을 견인할 킬러 타이틀.
4. 2년만에 발매되는 9세대 본가 작품.
5. 무려 10년이 넘은 세월만에 발매되는 XY의 정규 시퀄.
이라는 막중한 조건이 레전드 ZA의 등에 얹혀졌으며, 기존 포켓몬 게임들과는 무게가 다른 과분한 기대가 해당 게임에 얹어졌다.
항상 즐기던 포켓몬 유저들 뿐 아니라 기존에 포켓몬을 즐기지 않았던 유저들 또한 해당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스위치 2의 발매작이 너무 적다는 이유로) 그에 따라 기존 포켓몬 시리즈들과는 다른 날선 비평이 유독 많은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기존에 포켓몬을 즐기지 않고 유저들의 악평만 들은 입장에서 "생각보다 괜찮은데?" 하고 느낄만한 기회가 되는 경우도 간혹 존재하는 걸 보았다.
이런 상황에서, 콩깍지가 잔뜩 끼어있는 6세대 마니아로써 해당 작품을 오밀조밀 뜯어보며 평가하고자 한다.
3. 전반적인 플레이 경험
< 엔딩 이후 2회차까지 계속 애착 포켓몬이었던 메가샹델라 >
전반적인 플레이 경험은, 일단 새롭고 신선했다. 기존 본가에서 부족했던 부분과 레전즈 아르세우스를 통해 한 번 시도했던 레전드 시리즈의 부족했던 부분을 함께 보완한 느낌이 인상깊었으며, 플레이하는 내내 이런 부분에서 생각을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플레이를 진행했다.
미르시티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잘 구현되었으며, 생각 이상으로 높은 밀도와 퀄리티 높은 사이드 스토리로 삐걱대는 부분은 많더라도 결국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데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배틀 부분에 대해서 하고싶은 말이 많기도 하고.
해당 게임을 하며 느낀 점을 장점과 단점으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한다.
4. 장점
- 진일보한 기술력
< 발전된 기술 이펙트는 눈을 즐겁게 한다. >
< 꽤나 퀄리티가 높은 실내 조형 >
여전히 2025년 게임에 못 미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포켓몬스터로써 봤을 땐, 이정도면 훌륭하게 발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스위치 2 환경에서 큰 프레임 드랍 없이 4k 60fps가 고정되는 부분은 굉장히 고무적이었으며, 야외 발코니 이슈를 제하고 실내 조형을 봤을 때, 생각보다 괜찮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가장 반겼던 부분은 역시 기술 이펙트 부분인데, 레알세에서 그랬듯, 기술의 절대적인 수가 줄어든 만큼 평소에 돌려쓰기가 잦았던 기술 이펙트나 모션 등을 다수 추가하고, 개개인의 퀄리티 상승에 힘을 쏟은 부분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특히 전설의 포켓몬들의 전용기가 그러한데, 메가지가르데의 전용기인 니힐레이저와 영꽃 플라엣테의 전용기인 파멸의 빛은, 해당 게임 전체를 통틀어도 이렇게 퀄리티 높은 이펙트를 찾기 힘들 정도.
물론 포켓몬스터라는 부분을 떼고 봤을 때, 깔 요소는 한둘이 아니지만 그건 단점 항목에서 따로 언급하도록 한다.
-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편의성과 쾌적함
< 자유로운 기술변경, 무려 기술머신까지! >
< 전투 시퀸스의 부재로 인한 끊임 없는 진행 >
기존 작품에 비해 가장 크게 체감이 되는 건 결국 실시간 전투 시스템일 것이다. 실시간 전투 시스템으로 인해 니 턴, 내 턴 개념 자체가 희박해졌으며, 이는 다음 단락에서 직접 서술할 예정이다.
실시간 전투를 채택함으로써 얻는 이점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전투 시퀸스 자체의 삭제이다.
기존 구작을 생각해보자. 야생 포켓몬과 마주치면, 화면 전환이 일어난 뒤 전투 시퀸스에 들어가 행동을 결정한다.
해당 포켓몬을 포획하든 쓰러트리든, 전투가 끝나면 다시 화면이 전환되며 원래 화면으로 돌아온다.
이 과정에서 화면전환 시간동안 플레이어는 게임을 조작할 수 없고, 게임이 흡사 "끊긴"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레전즈 아르세우스에서 전투 시퀸스 없는 포획 시스템을 통해 어느정도 개선을 시도한 부분이었지만, 역시 전투가 필요한 몇몇 야생 포켓몬의 포획에 있어선 전투 시퀸스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여 흐름이 끊기는 부분이 있었다.
해당 게임에선 그 부분이 완전히 개선이 되어, 원할 때 필드에서도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며, 기술을 적 포켓몬에게 맞추면 그대로 전투 시퀸스에 들어간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감을 보여준다는 뜻이며, 플레이 중 막히는 부분이 없다는 뜻이다.
특히 본작에서 여러 기술이 "광역기" 속성을 얻으며, 와일드 존의 포켓몬들을 "지진"등의 기술로 단체로 기절시키고 한 번에 포획시키는 등, 기존 포켓몬 시리즈에 비하면 훨씬 쾌적하고 답답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난 이 부분이 해당 게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요소였다.
마음에 드는 요소는 하나가 아니다. 기존 게임에서 불편했던 요소를 다량 개선한 부분으로, 스칼렛-바이올렛 때 도입되었던 기술 자유자재로 되살리기 부분도 그대로 들어왔으며, 기술머신이 무제한으로 돌아옴에 따라 기술머신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기술도 해당 UI에서 한 번에 배우고 지울 수 있게 되었다.
기술머신이 무제한으로 돌아왔다는 말을 듣자마자 이 UI에서 한 번에 배울 수 있었다면... 하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그렇게 해줘서 그저 놀라울 따름.
기존 포켓몬스터 시리즈에서 기술을 되살릴려다 "아 이건 기술머신 기술이었지.." 하고 다시 가방을 열어 기술머신을 찾고 (목록도 퍽 길다.) 기술머신을 켰다! 를 본 뒤 해당 포켓몬을 선택하기까지, 몇 번 되지 않는 과정이었으나 엄청나게 불편했던 요소.
이런 요소들을 소소하게 개선해준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로치 요소도 마찬가지로, 이번작에서 이로치가 등장했을 때 소리로 알려주며, 10마리까진 디스폰되지 않고 필드에 남아있게 된 부분 등 많은 개선이 있었다.
사실, 에딧의 범람으로 직접 잡은 이로치에 대한 가치가 한없이 떨어지는 현 상황에서 이런식으로 이로치에 대한 접근성을 높히는 건 정말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작에서 원하는 포켓몬의 이로치작이 정말 간편하기에, 심지어는 스토리중에 스토리 멤버를 이로치로 구성하는 것마저도 가능해졌고, 말도 안되는 확률 싸움에서 해볼만한 파고들기 요소로 내려온 부분이 정말 괜찮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 전투 시스템의 변화
< 거의 30년만에, 처음으로 도입된 실시간 배틀 시스템 >
해당 게임이 실시간 전투로 발매된다고 했을 땐, 아주- 아주 많은 우려가 있었다.
기존 턴제의 박살난 밸런스를 보완해줄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을까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레전즈 ZA의 전투 시스템은 이 우려를 여러가지 방향으로 풀어내었으며, 아직 부족하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기본적으로 전투는 실시간으로 진행되지만 턴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스핏에 따라 기술을 먼저 시전하는 부분이 아닌, 위력이 낮은 기술이 먼저 시전될 뿐.
결국 초반부 게임을 진행하며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부분은 생각 외로 기존 턴제 감성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임 중반, 다양한 변화기와 딜레이가 긴 기술, 논타겟 기술 등이 해금되며 플레이가 다채로워졌다. 딜레이가 짧은 변화기를 사용하며 간 보다가 폭풍, 번개 등 범위가 있고 시전이 긴 기술들을 피하며 적을 공격하는 부분 등, 생각보다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어 플레이의 다채로움을 더해줬다.
특히 이 부분에서 포켓몬의 각 HABCDS 6개의 능력치에 대한 가치 판단이 바뀐 부분이 가장 고무적이었는데,
기존의 턴제 포켓몬스터 시리즈에선 기본적으로 막이가 아닌 이상 가장 중요한 스탯은 A(물리) 혹은 C(특수)와 S(스핏) 이었다.
흔히 초속 고화력 어태커라고 하며, 빨리 행동하면 맞지 않을 수 있기에 가장 빠른지, 그리고 화력은 얼마나 되는지가 포켓몬 평가의 쟁점이었으며 내구는 그 뒤에 있었다.
하지만 레전즈 ZA의 능력치 개념은 살짝 다르다. 기본적으로 (랭업이 아닌) 스피드는 기술의 쿨타임에 관여할 뿐 기술 나가는 속도에 관여하지 않아 중요도가 크게 떨어졌으며, 오히려 어떻게 플레이를 하든 고위력기를 쓰려면 얻어맞을 수 밖에 없는 특성상 내구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 부분에서 그동안 홀대받던 포켓몬과 홀대받던 메가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 부분에서 정말 정말 정말 크게 만족스러웠다.
기술+라는 개념도, 메가진화가 없는 포켓몬들을 구원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기술에 변화를 준다는 변수로 활용이 가능해 전략적인 방향을 더욱 늘려줘 마음에 들었다.
특히 솔라빔 등 차징 기술의 경우는 차징이 사라져 기습적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기 좋았으며, 메가진화 상태에서 솔라빔을 난사할 때 쾌감이 장난이 아니다.
- 퀄리티 높은 몇몇 전투
< 2회차 최종 지가르데전은 모두가 입모아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
몇몇 폭주메가진화 전투, 그리고 최종 지가르데 전투 등 굉장히 퀄리티 높은 전투가 다수 존재한다. 플레이어를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부분에 맞춰서 내 캐릭터도 무빙하고, 메가진화 게이지도 수급해야하며, 그러면서 딜까지 넣고 패턴 피하고 포켓몬 넣었다 뺐다 컨트롤하랴 교체하랴....
정신 없고 피곤해서 너무 재미있는 경험이 아니었나 싶다. 해당 부분은 오히려 단점으로도 다가올 수 있고, 실제로 몇몇 전투는 그러했지만 적어도 2회차 지가르데전이 준 재미를 잊을 순 없을 것 같다.
NPC들의 다양한 전략도 게임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상태이상이 힘을 잃은 부분은 많이 아쉽지만, 중간 사이드 퀘스트 중 다양한 장판기를 사용해 공격해오는 NPC를 초반에 만난 적이 있는데, 꽤나 고전한 기억이 있다.
무지성으로 맞딜하는 게 아닌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는 npc의 존재는 그것만으로도 특색이자 재미가 되며, "아 저런 방식으로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구나" 하는 걸 잘 보여준다.
- 다양한 서브 퀘스트
< 미르시티 전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서브퀘스트. >
해당 게임 내엔 120개 내외의 서브 퀘스트가 존재한다. 해당 서브 퀘스트는 생각 이상으로 완성도가 높으며, 단순한 시스템의 튜토리얼부터 서사까지 챙기는 알짜배기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미르시티가 물리적으로 좁음에도 컨텐츠가 적지 않다고 느껴지는 이유인데, 기본적으로 반복되는 서브 퀘스트가 적으며, 트리미앙 사천왕, 라이츄전 등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은 서브 퀘스트도 존재하고, 심지어는 스토리가 이어지는 서브 퀘스트에 모미지 리서치가 연결되는 서브 퀘스트도 존재한다.
특정 포켓몬을 잡아오거나 특정 포켓몬과 승부를 하고 싶다는 서브 퀘스트로만 가득 차있을거라 생각했던 예상과는 많이 달라 적잖게 놀란 요소였으며, 생각 없이 미르시티를 걷다가 지도에 !가 있는 걸 보고 뭐가 있을까나 하고 들르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특히, 레전즈 아르세우스의 서브 퀘스트에서 반복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아 후반부엔 !를 아예 무시하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과는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라 생각해 플레이 중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다.
- 매력적인 등장인물들
< 세상에 이젠 철문을 손으로 부수는 등장인물까지 >
< 이런 캐디에 씹덕 무브라는 조합은 진짜 치명적으로 귀엽다 >
< 의외로 진행 중 최애캐였던 씹덕남 >
포켓몬이 늘 잘하던 부분이지만, 조연들, 특히 엑스트라까지 캐릭터 구성이 훌륭한 편이다.
비중 분배도 전작들의 짐리더를 생각하면 적지 않은 편이며, 특히 마지막 시퀸스에서 등장해 도와주는 부분은 5세대 당시의 짐리더 집결을 보는 것 같아 뭉클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캐디가 잘 된 여캐라고 생각하는 건 무쿠인데, 무쿠를 보고 나도 파트너를 샹델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을정도.
추가적으로, 카나리 덕후인 위 이미지의 후덕한 남성 엑스트라는, 무려 마지막 전투에까지 카메오로 등장하는데, 생각보다 민폐가 없는 순수 개그캐에 호감상이라 너무 좋았다.
신작 최애캐에 등극했을정도. (인기 투표가 나오면 투표할 예정이다.)
시로의 경우는 포켓몬을 놓아주자는 말을 하는 부분과, 사람들을 잔뜩 모아놓고 연설하는 장면으로 첫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5세대의 오마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하는 말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역으로 웃기게 만드는 캐릭터이다.
약간 5세대의 N이 힘(물리)이 있었다면 저러지 않았을까..? 저정도의 완력이라면 진짜 포켓몬이 없어도 될 것 같긴 하다. 약간 소닉이 굳이 카트 타고 레이싱 게임하는 느낌이랄까.
5. 단점
- 끔찍할정도의 스토리 퀄리티
< 미친 새끼 >
그렇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결국 이 라이벌 서사에 대한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고 할 수 있다. 뭐 포켓몬의 스토리에 뭘 기대하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적어도 8세대의 스토리는 로즈의 당위성을 빼면 썩 나쁘지 않은 전개였으며, 9세대의 스토리는 DLC 후반 날림을 빼면 꽤나 괜찮았다. 특히 DLC의 경우에도 카지라는 캐릭터 하나의 개인 서사로 생각했을 때 꽤나 심도 깊게 보여준 느낌이고.
하지만 ZA는 그렇지 못했다. 다음 문단에서 서술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반복 플레이를 통해 스토리를 "해금" 하는 구조로 설계가 되어있어 플레이 타임에 비해 직접적으로 스토리가 풀리는 부분은 적고, 그로 인해 서사 자체가 빈약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쟤 뭔데 나한테 친한 척 하지?" 라는 느낌을 플레이하는 내내 받았으며, 오히려 10년 전 함께 했던 XY의 NPC들에게 더 애착이 생길 정도.
영생(영생아님)을 얻은 AZ가 늙어죽게 된 경위에 대해선 서술되지 않으며 플라드리가 3000살의 수명이라는 식으로 말해 두루뭉실 3000살로 고정된 듯 하다. 아니 영생이라며.
뭐, 전반적인 스토리에 대해선 플롯 자체는 꽤나 나쁘지 않다. 지가르데에 대한 서사도 많이 보충했으며, 연출도 훌륭하고, 특히 실질적인 악역이 없다는 충격적인 전개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필자는 엔딩 직전까지 제트가 흑막일 줄 알고 깜빡 속았다.)
미르시티에 관광 와서 -> ZA 로얄 A랭을 찍고 -> 플라엣테와 함께 최종병기를 정지하려는데 (안되잖아?) -> 지가르데랑 같이 막고 -> AZ가 죽고 -> 플라드리가 2대 AZ가 된다.
전개적으로 늘어놓고 보면 전개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은데, 사이 세부 묘사가 너무 빈약하다.
특히, 엔딩 서사에 핵심적으로 엮이는 가이/타니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 최소한 타니로 플레이할 걸 그랬다. >
본작 라이벌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히 최악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 빚 문제는 제쳐놓더라도, 전반적인 게임 전체가 해당 캐릭터를 릴리에 이상으로 억빠하는 게 보이며, 내 서사를 뺏어가려 하는 게 눈에 선해서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7세대의 릴리에가 왜 욕을 먹었는가? 릴리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주인공 서사를 릴리에가 전부 가져가서 그렇다.
가이 / 타니가 하는 짓은 그와 전혀 다르지 않다, 아니 최소한 릴리에는 자존감이라도 낮았고 행동 동기는 보여줬다.
이 라이벌은 손 대는 일마다 망가지며, 주변 인물들도 그 부분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게 좋은 일로 돌아오고, 주변 사람들도 해당 라이벌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게 된다.
정작 그걸 해결한 건 뒤에서 뒷바라지 한 우리 주인공인데, 이상하리만치 리더라고 띄워주며, 본인도 그걸 아는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MZ단의 리더니까~" 라고 말하는 행동거지를 보여준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곤란한 사람을 도우러 간다" 는 얼토당토 않는 이유로 사라지고, (최소한 뒤에서 곤란한 사람을 도와주는 장면을 몇 번 더 넣었어야 했다. 제트를 호위하는 부분은 당시 제트의 수상한 무브와 겹쳐 오히려 캐릭터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뿐이다.) 일을 벌려놓고 뒷 수습은 주인공한테 시키는, 전형적인 민폐 캐릭터의 표본이다.
2회차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해당 캐릭터의 행동 동기가 보일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고 오히려 스토리의 억빠를 받아 금수저가 되어버린다. 이게 뭐야.
해당 편애의 절정을 보여주는 건 최종 전투 직전 승급과 최종 전투.
어딜봐도 나보다 전투도 덜 했고, 맨날 딴짓만 하면서 돌아다닌 놈이 (심지어 승급전 하는거 보여주지도 않았다.) 갑자기 나랑 똑같은 A랭크래서 1차 당황.
당장 칼로스가 멸망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갑자기 지가 가고싶다고 땡깡부리면서 누가 최강인지 전투하재서 2차 당황.
개같이 발라놨더니 그래도 역시 이건 내가 가겠다고 개억지부려서 + 주변 인물들이 다 떠받혀줘서 진짜 불쾌하게 3차 당황.
그래놓고 올라가서 진정 실패해놓고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도 없이 풍경 좋네 해서 4차 당황.
마지막에 A랭크 소원 빌 때 지가 뭔데 내 소원을 멋대로 정해서 5차 당황.
그냥 당황에 당황을 연달아 보여주게 하는, 그 뒤의 간지나는 지가르데 연출도 잊을 정도로 쓰레기같은 경험을 선사해줘서, 난 해당 캐릭터의 존재만으로도 이번 레전즈 ZA의 스토리에 대한 평가를 나락이라 평하고 싶다.
그 외에도 깔 부분은 수도 없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플레이 중 찝찝했던 부분만 간단히 리스트화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 카라스바와 녹청파의 야쿠자 미화와 캐릭터 자체의 미화 (약관 작게 적어놓고 난 이 도시가 좋아)
- 캐릭터 개개인의 자세한 서사에 대한 아쉬움
- 플라드리의 갑작스러운 선역화 및 개연성
- (무려 XY에 이어서!) 제르네아스 이벨타르의 끔찍할 정도의 홀대
-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XY 배제
< 테라리크 유출건 >
결국 이것도 스토리의 문제이지만, 전작 등장인물들이 과하게 배제된 경향이 있다.
전작 칼로스의 등장인물은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그마저 등장하는 마티에르, 모미지 등도 사건에 크게 엮이지 않는 카메오 선에서 그친다.
물론, 지금 XY가 발매된지 12년이 지난 상황이고, 단 한 번도 리메이크가 되지 않아 현재 기준 XY보다 어린 친구들이 ZA를 즐기기까지 하는 시점에서, XY의 스토리를 깊게 연관시키는 건 회사 입장에서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해선 이해한다.
그런데 그럴거면 최후반 플라드리 카페 지하에서 전작 스토리 (사실 6세대 스토리 진짜 뭣도 없어서 말한게 거의 전부임)를 속사포로 읊어주고 AZ랑 플라드리 서사를 강제로 끝내진 말았어야지 싶다.
해당 시퀸스 자체가 소위 말하는 "짜친다" 에 부합하는 부분인데, 6세대 스토리를 알고 있는 사람 입장에선 다 아는 이야기를 큰 반전인 것 마냥 읊어주고, 6세대 스토리를 모르는 사람 입장에선 가뜩이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6세대 스토리를 그마저도 요약해서 속사포로 읊어주니 만족스러울 리가 없고.
애초에 그 씬에서 나오는 게 6세대 스토리의 거의 전부인데, 그럴거면 다른 등장인물, 진짜 하다못해 시트론이나 유리카는 등장할만 하지 않았는지.
그저 언급만 하고 끝난다고 팬서비스가 되는 게 아니다.
레전즈 ZA가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기대한 부분인 타 시리즈와의 연결고리는, NPC들의 단순 대화로 축약되어 이번에도 흐지부지 되었다. 포켓몬 본가의 시열대를 본격적으로 나누며 세대간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시작한 6세대에 걸맞지 않게, 정말로 NPC들과의 대화로만 다양한 떡밥이 오갔으며, 이번에도 떡밥 회수는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떡밥을 뿌리는 단계에 이르렀다.
- 가라르 지방의 블랙나이트는 최종병기와 연관이 있는가? -> 마지막 AZ의 유서로 정말 찔끔 언급만 되고 확답은 안줌.
- 팔대아의 대공은 최종병기의 흔적이 맞는가? -> 언급조차 안됨.
- Z 기술은 지가르데와 연관이 있는가? -> 플라드리가 새로 던진 떡밥. 이마저도 확언을 안함.
- 상행은 대체 어떻게 돌아갔는가? -> 몰라요
거기에 8세대 9세대의 세계가 메가진화가 있는 세계인지 없는 세계인지도 밝혀지지 않았으며 (아마 고치달 도감설명으로 봤을 때 메가진화가 존재할 것 같긴 한데),
만약 존재하는 세계라면 왜 메진을 사용하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으며, 우리가 ZA에서 기대할 수 있었던 수많은 떡밥들은 뒤로 하고 그저 ZA의 이야기를 보여주기에 급급한 전개, 그마저도 아쉬운 부분을 보여주었다.
딱 "니들 이런거 좋아하지?" 식으로 대사 한줄 띡, 한줄 띡 던져서 몇년동안 떡밥 굴러가게 만드는 그런 구조를, 떡밥을 회수해야 할 작품에서까지 보여줘서, 그 부분이 상당히 아쉬웠던 부분이다.
- 전투 시스템의 호불호와 불합리
< 스토리는 원하는 맛으로 밀어도 괜찮지만... >
위에서 말한 전투의 즐거움은 스토리 진행에서의 이야기. 랭크로 가면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스피드가 전투에 영향이 거의 없어지면서 (발동 속도에 영향이 없으니) 모든 포켓몬들이 HA 혹은 HC 풀보정을 하게 되며, 특수기의 이상하리만치 저열한 성능으로 인해 근접 물리기, 특히 그 중에서도 발동이 빠르거나 광역기인 폭포오르기나 지진 등 특정 몇몇 기술에 편중되는 경향이 짙어졌다.
유리대포가 아니라 내구가 더 중요해졌다면, 오히려 그 수준부턴 포켓몬은 순수한 체급 싸움이 되어버린다. 600족에 메가진화까지 받은, 심지어는 스피드에 종값이 낭비되지 않은 (웃긴 말이지만) 메가한카리아스는 현 메타 최강 도륙자 중 하나이며, 특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폭포오르기의 말도 안되는 성능으로 인해 랭크를 학살하고 다니는 갸라도스 또한 현 기술 밸런스가 심히 박살나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인이 아닐까 싶다.
실험적이었으나 아직 부족하고, 랭크를 진행하기엔 좀 시기상조인 시스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성도가 애매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다음 레전즈 시리즈를 기대해볼만 하며, 적어도 10세대 본가에선 해당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을 것 같다. (도입된다면 꽤나 크게 반발이 일정도라 생각한다.) 완성도와는 별개로 피곤하기도 하고...
- 여전히 부족하디 부족한 기술력
< 그 유명한 평면 발코니 >
< 해상도는 높아졌지만 전체적인 모델링 퀄리티는...>
위에서 발전한 기술력에 대해 이야기하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포켓몬 치고"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여전히 현세대 게임엔 한참 못 미치는 그래픽과 퍼포먼스를 보여줘, 플레이 하는 내내 신경쓰일 정도였다.
특히 이번 작품으로 포켓몬스터 시리즈에 유입되는 인구가 적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그래픽 요소는 큰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부분.
또한, 포켓몬스터 시리즈가 발전함에 따라 모델링이 직접 말하는 장면이 늘어나는데, 해당 부분에서 보이스가 없는 게 상당히 크게 걸림돌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특히 최근 더빙이 일반적인 시대에서, 아무리 아이들이 메인 타겟인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몇몇 부분에 한해선 더빙을 해줬으면 싶다. 스토리에 중요한 부분이라던가?
하다못해 동키콩 바난자의 경우에도 각 국가별 더빙에 더해서 사소한 NPC들의 기합소리 정도는 있는데, 아무리 레전즈 시리즈에서 주인공에게 기합소리 신음소리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아직 한참 모자란 느낌이 크다.
기존에 포켓몬스터를 즐기던 내 경우엔 사실... 사실 더빙에 대해선 크게 의식하지 못했고, 문제점이라 느끼지 못했지만, 플레이하는 내내 주변 지인들이 입만 뻥끗하는 게 굉장히 어색하다고 하여 확실히 일반적인 시점에선 문제가 맞다는 생각이 든다.
- 반복적인 플레이와 해금방식의 스토리
< 폭주 메진을 막는다 x3 >
< 티켓을 모은다. >
< 승급전을 해 랭크를 올린다. >
< 스토리가 해금된다. >
위 사진의 구조가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쭉 반복된다.
폭주 메진 3마리를 잡고, 승급전 티켓을 모으고, 승급을 하면 스토리를 짧게 보여주고,
다시 폭주 메진 3마리를 잡고, 승급전 티켓을 모으고, 승급을 하면 스토리를 짧게 보여주고,
....
해당 전개가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쭉 사용되어, 심각하게 반복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게 된다. 스토리가 연결된 구조가 아니라, 저걸 해오면 스토리 조금 보여줄게~ 정도로, 아예 스토리랑 분리된 컨텐츠로 느껴질 지경. 심지어 폭주 메진은 체력도 많은지라, 후반으로 갈수록 아 재밌다- 보단 아 좀 빨리 끝나라..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는 내가 게임을 진행하며 스토리를 몸으로 체험하기보다, 그냥 해금되는 스토리를 쭉쭉 보는 느낌에 더욱 가깝고, NPC들과의 서사가 옅어지게 되는, 해당 시리즈의 스토리에 몰입할 수 없게 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다.
조금은 변주가 있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많은 아쉬움이 오는 부분.
특히 이 문제는 엔딩 이후 리워드 전에서 크게 다가오는데, 50000 포인트 * 15에 승급전 15회라는 끔찍한 노가다를 해야 영꽃엣테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라던가, 모미지 리서치의 전투 1000회 같은, 일반적인 엔드 플레이로는 달성할 수 없는 반복미션이라던가, 여러모로 아이디어가 떨어진 듯 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다.
- 아쉬운 일반 트레이너들의 모델링
< 흔히 비교되는 XY와 ZA의 기모노 드레스 >
이번 레전즈 ZA의 경우는 네임드 NPC들의 모델링과 디자인이 상당히 잘 뽑힌 편이라 만족스러웠는데, 그 이상으로 일반 트레이너들의 모델링이 망가졌다는 걸 알아차리는 데엔 그닥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번작의 모든 일반 트레이너는, 몇가지 기준을 두고 피부색, 이목구비, 복장 등 각종 파츠를 조합해서 등장하게 되어있다. 그러다보니 개개인의 퀄리티에 크게 신경을 쓸 수 없고, 2D 일러스트를 그대로 3D로 옮겨도 어색할 판에 랜덤적 생성까지 더해지니 완성도가 심히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노릇.
대부분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와 얘 이쁘다- 하고 생각했던 일반 트레이너가 한 둘은 있었는데, 본작은 단 한 명도 기억에 남는 트레이너가 없었다.
< 6세대 GOAT 트레이너 아가씨를 보고가자. >
6세대가 2D 일러스트가 정점에 오른 시점이라, 비교대상이 하필 6세대인 부분이 억울할 수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이번 작품의 NPC 퀄리티는 바로 이전 세대인 스칼렛, 바이올렛은 커녕 BDSP, LPLE보다도 못한 퀄리티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고, 해당 글을 작성하는 작성자의 성향이 조금 더 2D 지향적이라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하며, 본작의 모델링 또한 본작만의 매력이 있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한다.
- 라이드 포켓몬, 자전거, 심지어는 인라인 스케이트마저 없는 미르시티
< 7세대 때 처음 도입된 라이드 포켓몬 >
< 심지어 원본 6세대 때도 롤러스케이트랑 자전거는 있었다. >
오래전부터 있던 자전거, 6세대 때 실험 도입된 롤러스케이트, 7세대부터 이어져 지금까지 쓰이는 라이드 포켓몬 등, 포켓몬엔 항상 탈 것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 레전즈 ZA에는 탈 것이 존재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구르기와 러닝슈즈로 다녀야한다.
이유는 뻔하다. 모두가 알 수 있기도 하고. 여기서 조금만 이동속도가 더 빨라져도, 안그래도 좁은 맵이 더 좁게 느껴질 것. 많은 공중날기 스팟으로 그걸 보완하겠다 라는 의도.
실제로 본작의 공중날기 스팟은 어마어마하게 많으며, 일반적인 본가 작품의 몇배는 되는 공중날기 스팟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눈앞의 장소를 공중날기로 가는 건 약간 이야기가 다르다. 공중날기엔 필연적인 로딩이 더해지기에 게임의 템포가 끊기게 되며, 걸어가는데에 얼마 안 걸리는 장소는 걸어가고말지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런 경우에 느린 이속은 더더욱 체감이 되며, 이는 개인적으로 플레이에 있어서 상당히 불편한 요소로 나에게 다가왔다.
특히 플레이 중 비계나 파쿠르 구간에서 떨어져서 다시 건물을 빙- 돌아서 와야할 때, 이런 느린 이속은 큰 독이 되었으며, 오히려 짜증 요소 중 하나로 인식되게끔 하였다.
- 포켓파를레의 부재, 그로인한 포켓몬들과의 소통 감소
< 매우 큰 호평을 받았던 포켓파를레 >
< 심지어 남의 포켓몬한텐 말을 걸 수 있는데...! >
해당 게임에서, 내가 지니고 있는 포켓몬과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방법이 단 하나도 없다.
심지어 사진을 찍을 때 포켓몬을 고정 시키는 것도 안 되어서 운 좋게 타이밍을 노려 셔터찬스를 만들어내는 것 밖에 없고, 심지어는 메가진화 상태는 사진 찍는 중에도 시간이 줄어드는 사양이다.
최근작 갈수록 포켓몬과의 상호작용이 다시금 늘어나는 추세이고 (특히 9세대의 피크닉은 꽤나 마음에 들었다.) 6세대는 마침 파를레가 처음 등장한 세대라 크게 기대했는데, 오히려 내 포켓몬에 상호작용 할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구조로 당황을 감출 수 없었다.
포켓몬에서 가장 중요한 건 포켓몬과의 상호작용, 애정이라고 생각하며, 그 부분에서 내가 내 포켓몬들과 긍정적인 교류를 하고있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로, 본작의 포켓몬 상호작용 시스템은 굉장히 아쉬웠다.
6. 총평
< 격하게 공감한다. >
< 간호순 선택지에 승부한다가 있는 부분이 얼마나 유머스럽게 다가오는지. >
수많은 장점, 그리고 그걸 가리는 단점. 메타점수 79점은 절대 헛으로 받은 점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포켓몬 팬이 보기에도 부족한 부분은 한 둘이 아니며, 심지어는 서로간에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달라 2배로 욕을 먹고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레전즈 ZA가 재미가 없냐? 하면 절대 아니고, 기존의 포켓몬을 즐겼던 팬들이라면, 너무나도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스토리적인 부분에서의 큰 감점을 빼면,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미르시티의 NPC들, 기존에 풀지 못한 다양한 일상적인 설정들, 포켓몬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면서 구성된 생태계와 삶의 모습, 그리고 약간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는 미르시티. 이 미르시티를 걸으며 NPC들의 대화를 듣고있으면, 게임프리크가 정말 신경써서 세계를 디자인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그 부분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가장 중요한 평가로,
포켓몬과 인간이 함께 존재하는 세상이 어떤 분위기인지 알기엔, 이거만한 게임이 없다고 생각한다.
최종 별점
★ 7.7/10.0수정(15:35)- 사진 잘못 올라간 부분 수정, 끝부분 잘린거 수정, 유카리 관련 언급 너무 주관적이라 삭제.
작성자 : 나라씨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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