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 허전함(?)

(상플 쓰는 내내 이 짤이 생각났다.)




*시점은 '강태욱'의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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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그녀를 안고 나서야 편안해진 마음으로 잠시나마 잠을 청했다. 어둠이 가득한 터널을 정신없이 헤매는 꿈도, 비릿한 냄새와 뿌연 연기로 가득 찬 부숴진 차량에 앉아 무기력한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꿈도 꾸지 않았다. 얼굴 위로 닿는 따스한 시선에 서서히 잠에서 깨어보니 나와 같이 잠에서 깬 것인지 그녀가 애틋한 눈빛으로 내 얼굴을 담아내고 있었다.



'벌써 깼어?'



아직 아침이 밝지 않았는지 커튼 틈 사이로 비친 창 밖이 어두컴컴 했다. 눈빛 뿐만 아니라 작고 여린 손을 뻗어 천천히 얼굴을 쓰다듬으며 나직하게 묻는 그녀의 목소리가 여느 음악 보다 듣기 좋았다. 마음이 동요하지 않게 다독여 주는 목소리에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여 대답을 대신했다.



'꿈도 안 꾸고 자는 것 같던데…더 안 자도 돼?'

'괜찮아.그런 당신은 좀 잤어?내일도 출근이잖아.'

'응.괜찮아.그리고 내일 월차 낼거라서 신경 안 써도 돼.'

'월차?갑자기?'

'당신이 밤새 날 괴롭혀서 지금 온 몸이 다 뻐근해 죽겠어.'

'아...미안해.내가 좀…급했어.'

'급한게 아니라 아픈 표정이던데…재판에서 무슨 일 있었어?'

'……'



귓볼을 만지작 거리다 까칠한 옆머리에 손바닥을 문지르며 장난을 치던 그녀가 이마에 새겨진 작은 흉터를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며 흉터에 담긴 고통 마저 느끼려는 듯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그녀는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다. 그럴 때면 온 신경으로 나를 살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으면서도 괜한 걱정거리를 안겨 주는 것 같아 미안했다.



'그런 표정 짓지마.미안해 죽을 것 같은 그런 표정…태욱 씨는 기억 못하겠지만 지금 내가 하는 행동들 전부 다 당신이 가르쳐 준거야.'



어느 새 상처에서 다시 귓볼로 손을 옮긴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과거의 '나'를 회상하는 듯 보였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나'를 전부 기억해준다는게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과거의 '나'를 생각하며 수줍게 뺨을 붉힌다는게 마음에 들지 않아 쓸데 없는 질투가 일었다.



'왜?'



표정을 굳히고 덥썩- 귓볼을 찰흙처럼 가지고 놀던 그녀의 손을 잡았다.



'싫어서.'

'뭐가?'

'당신 전 남편.'

'뭐!?'

'……'

'전부터 느낀거지만, 태욱 씨, 자기 자신 질투할때 쓸데없이 귀여운거 알아?'

'…알고싶지 않아.'



잡힌 손을 빼내어 토라진 어린아이 달래듯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면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다잡으려 입술에 힘을 주는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아 홱- 돌아 누웠다. 그러자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해 터트린 그녀가 허리를 감싸 안아 오며 등짝에 얼굴을 묻어 밝은 웃음이 묻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지금의 당신이 훨씬 더 좋아.'



아무것도 걸쳐지지 않은 살갖 위에 따뜻한 입술이 닿자 어깨가 움찔 거렸다. 그러자 그녀가 다시 푸스스- 웃으며 어깨에 턱을 괴어 귓가에 숨소리 가득한 음성으로 말했다.



'사랑해, 강태욱.'



내가 졌다. 그녀는 나를 아주 잘 안다. 어떻게 해야 내가 감동 받을지 누구보다 잘 안다. 뭉게 구름 처럼 피어나는 마음이 모든 세포를 잡아 먹을 것 같은 간지러움에 결국 환한 미소와 함께 다시 돌아 누워 제대로 그녀를 품 안에 넣었다. 피부에 닿은 온기가 좋았다. 맞닿은 심장 소리가 좋았다.



'사랑해.'



그녀의 반듯한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옅은 한숨과 함께 턱 밑까지 차오른 마음을 뱉었다. 가슴에 닿은 그녀의 입술이 휘어지는게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그녀가 웃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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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상플 댓글 보면서 촉촉박사에 대한 빡침을 아주 많이 느낄 수 있었다...하하하하하...하하...하...하...(촉촉박사 분량이 좀 많이 남았는데 큰일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