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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MEMORY 9앱에서 작성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6.09 15:09:10
조회 573 추천 16 댓글 8





*시점은 '강태욱'의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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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깨닫고 나니 가슴이 애달파 지는건 한순간이었다. 처음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매 순간 그녀가 떠오르고 혹시 그녀도 내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순진한 사춘기 소년 같은 어린 생각만 자꾸 들었다. 몸은 마흔이지만 정신이 스물아홉에 멈춰 버린 탓인지 자꾸 유치한 생각들로 불쑥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일쑤였다. 한마디로 상사병이 시작된 것이다.



"변호사님.대체 뭘 보시길래 눈에서 레이저가 나가요?무슨 강력 사건이라도 터졌어요?"



일주일 전부터 다시 사무실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새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맡은 사건이라곤 고작 1건이지만 그래도 다시 일을 한다는 생각에 힘들진 않았다. 그런데 지금 기분이 몹시, 매우 나쁘다. 그녀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잔뜩 에너지를 충전해서 출근했는데 새로 뜬 기사를 확인하려 인터넷을 켜는 순간, 왠걸…처음 보는, 듣도보도 못한 남자 배우가 그녀를 이상형으로 지목해서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나란히 오른 것이다.



"어?이 배우도 고 앵커님을 이상형으로 꼽았네요?역시 이 시대의 최고 매력녀!아...그래서...참 한결 같으신 우리 변호사님.기억을 잃어도 고 앵커님만 사랑하시는 우리 변호사님.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자리에 가방을 놓고 은근슬쩍 눈치 보며 곁으로 다가와 모니터를 보던 사무장님이 화면 속 남자 사진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 금방이라도 웃음이 터지는걸 막으려는 듯 일그러진 표정과는 다르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치기 어린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민망해져 두어번 헛기침을 하고 애써 태연한 척 사진 속 남자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남자, 누군지 아세요?"

"당연히 알죠!요새 제일 핫한 배우잖아요.잘생겼지, 키도 크지!거기다 성격도 좋고 연기도 잘해서 요즘 여자들한테 인기 최곱니다."

"흐음…잘생기지는 않…크흠…"

"아...하하하하...변호사님.커피 사다 드릴까요?달달한게 필요해 보이시는데."

"저 단거 안 먹습니다."

"아, 네.그러시겠죠.금방 사다드리겠습니다."



싱긋 웃으며 지갑을 챙겨 재빨리 자리를 뜨는 사무장님의 대처 능력이 대단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익살스러워 피식- 가벼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나저나 이 남자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남의 여자를 이상형으로 삼고 그러는지 모르겠다.아, 아직 완전히 내 여자는 아니지…여튼 보잘것 없는 마음이 굉장히 씁쓸하고 초라해졌다.

-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 배당 받은, 유일한 일거리인 살인 사건 자료를 검토 하는데 사건 내용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별 특이점이 없는 치정 사건이었다. 아내의 내연남을 남편이 우발적으로 살해한 사건.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해 빠진 치정 사건이라 가볍게 넘길 수도 있는데 사고 경위와 피고인, 피고인의 아내 진술을 검토할 수록 이상한 호기심과 동질감이 일었다.



"변호사님.점심 안드세요?벌써 1시입니다."

"아, 네.먹어야죠.먼저 나가계세요.금방 따라가겠습니다."



사건에 집중하느라 제대로 점심 시간도 못맞췄다. 마저 사건을 검토하고 싶었지만 점심은 먹어야 해서 부랴부랴 책상을 정리해 사무실을 나섰다. 사무장님이 안내하는데로 따라간 곳은 칠천원 짜리 정식을 파는 백반집이었다. 단골이었는지 식당 주인 아주머니가 날 알아봤다. 물론 난 못알아봤지만. 자주 오긴 했었는지 음식이 입에 겉돌진 않았다. 꽤 입에 맞았다.



"아...오랜만에 변호사님이랑 밥 먹으니까 어색하고 좋네요."

"비싼거 드셔도 되는데..."

"아닙니다.전 이게 좋습니다.컵라면 먹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아...하하하하..."



기억을 잃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건가. 사무장님의 말씀엔 이유가 짐작 가능한 날카로운 뼈가 들어있었다. 기억 안나는 척 멋쩍게 웃어 넘겼지만 분명 사라진 기억 속에선 밥도 못먹을만큼 사무장님을 힘들게 했던것 같다.



"아, 그나저나 고 앵커님에 대한 기억은 좀 찾으셨어요?첫 만남이나 연애할 때, 아니면 신혼 초 때라도...전혀 기억이 안나요?"

"저도 그 사람 기억만큼은 떠올리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가 않네요."

"하긴 뭐…워낙 많은 일들이 있…아...죄송합니다.제가 말실수를 좀…"

"네?무슨…"

"아,아닙니다.어,어서 드십쇼."



무슨 생각을 한건지 사무장님은 몹시 당황해 하며 뜨거운 찌개를 연신 떠드셨다. 어렴풋이 기억 나는게 있으면 사무장님의 행동이 의심스러울 법 하지만 전혀 떠오르는게 없으니 그저 이상할 뿐이라 아무것도 아니라 치부하며 넘겼다. 대충 식사가 마무리 되어가고 슬쩍 내 눈치를 보던 사무장님이 대뜸 물었다.



"저...고 앵커님이랑 해보고 싶은건 없으세요?다시 시작한다 생각하면 하고 싶은건 있을거 아니에요."

"음…있어요."

"그게 뭔가요?"

"비밀입니다."

"네?"

"비밀입니다."

"허...!"

"다 드셨으면 그만 일어날까요?"

"벼,변호사님!"



궁금해 하는 사무장님의 표정을 보니 조금 골려주고 싶어졌다. 호기심에 일렁이는 눈빛으로 유심히 바라보는 사무장님에게 싱긋 웃으며 입을 다물어버리자 예상했던 반응이 터져나왔다. 궁금증에 쩔쩔 매며 연신 날 불러세우는 사무장님을 뒤로 하고 잽싸게 계산을 하고 사무실로 도망쳤다. 사무장님의 말대로 그녀와 하고 싶은 유일한게 있었다. 근데 비밀이다. 아직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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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란이가 어디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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