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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퇴페해야 행복해진다

운영자 2008.12.12 15:10:16
조회 1392 추천 1 댓글 2

 운명예측법으로서의 꿈 해석

 

 이번 장에서는 운명의 극복, 또는 재창조 방법으로서의 꿈의 효용, 더 정확히 말한다면 ‘인공적 길몽(吉夢)으로서의 상상적 카타르시스의 효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우리가 운명에 대한 공포감을 가장 온몸으로 체험할 때가 바로 불길한 내용의 꿈을 꾸고 났을 때다. 설사 사주팔자 등의 점을 믿지 않고 미신시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흉측한 내용의 꿈을 선명하게 꾸고 나면 그것이 혹 미래의 돌연한 흉사를 예지해 준 것은 아닌가 하여 불안해진다. 또 이와는 반대로 기분 좋은 내용으로 된 꿈을 꾸고 나면 어쩐지 예기치 않은 길사(吉事)가 닥칠 것 같아 막연한 희망에 들뜨게 된다. 그래서 꿈은 점술이 체계적으로 발달하지 못했던 인류역사 초기부터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됐던 운명예측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꿈은 과연 미래를 예언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일까? ‘꿈의 해석’을 쓴 프로이트의 주장에 의하면 꿈은 예언적인 기능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프로이트는 꿈을 ‘불합리한 욕망의 환상적 자기충족’으로 보았다. 이러한 불합리한 욕망은 유년기의 기억에 뿌리박고 있는 것으로서 일종의 변태성욕이라 할 수 있는데, 어렸을 때는 별 죄책감 없이 저질렀던 일들이 잠재의식 깊숙이 숨어 있다가 꿈을 통해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여러 가지 상징을 통해 왜곡되는 이유는, 어른의 경우 윤리적 초자아(超自我)가 그것의 자각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어린아이는 갖가지 반사회적이고 일탈적인 충동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린아이는 그러한 충동을 밖으로 나타낼 만한 체력과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충동이 곧바로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어린아이의 사악함을 경계할 필요는 없다.


 어른에게 나타날 때는 변태나 죄악이라고 불릴 만한 성적 욕망들이 어린아이의 정상적인 성적 발달심리를 지배하고 있다. 유아에게 있어 성적 욕망, 즉 리비도(libido)는 입 주위에 형성되어 오랄 섹스를 희구하게 만들고, 그것은 나중에 배변(俳便)의 쾌감과 결부되어 항문애착(肛門愛着)을 일으키며, 최종적으로는 생식기 주위에 집중된다. 또한 어린아이는 누군가를 강렬하게 학대하고 싶은 욕망(사디즘)과 누군가로부터 학대받고 싶어하는 욕망(마조히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린아이는 노출증 환자인 동시에 관음증(觀淫症) 환자이기도 하다.


 어린아이는 누구를 사랑할 능력도, 의사도 없는 나르시스트(自己愛者)이기 때문에 오로지 자기자신만을 사랑하여 남을 배제해버린다. 또한 극도로 질투심이 강하여 적에 대한 파괴충동으로 가득 차 있고, 근친성교에 대한 욕망에 지배당하고 있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은 이성의 어버이에게 질투를 느끼고 그를 미워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욕망의 기억들이 어른이 된 뒤에도 꿈을 통해 드러나 상징적 대리만족감을 심어준다는 것이 바로 프로이트 꿈 이론의 골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래의 꿈 이론은 프로이트의 이론과는 다르다. 언뜻 보기에는 비과학적인 것같아 보이지만 수천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하는 우리나라 또는 동양 전래의 해몽법은, 프로이트 꿈 이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꿈은 꿈속에서만 어떤 소원을 충족시킨다”의 차원에서 꿈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충족되지 않는 어떤 소원을 현실화시키도록 유도하거나 미래에 닥칠 일을 예비하도록 환기키시는 것”이 바로 꿈이라고 설명한다. 즉, 꿈을 ‘미래의 현실’과 관련시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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