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囉飛亶秀(라비단수)뎐 - 2편

ㅇㅇ(49.161) 2020.07.12 17:00:01
조회 1895 추천 190 댓글 95

모년 모월,

바티칸 지하서고 두번째 잠입에 성공했다.


경비병들이 눈치를 챈 것 같아 다음 잠입은 조금 늦어질 것 같다.

오늘도 임무는 뒷전으로 하고 떨리는 손으로 라비단수뎐을 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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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飛 (날 비) 편


노씨와 헤어져 길을 떠난 고씨는 바다 건너 희랍(希臘)의 구리수라는 연못으로 향했다.

이곳을 지날 때에 좋은 동료를 찾기 위한 새로운 수련법을 익히니 이것이 바로 태래파시(太 클태, 來 올래, 波물결파, 示보일 시: 큰 파동이 오는 것을 볼 수 있는 수련법)렸다.



문헌에 기록된 태래파시 수련법의 원리는 수맥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고 전해진다.

손가락 두개를 진동자삼아 관자놀이에 대고 음.. 하는 진동파를 단전에서 쏘아올렸을때

그 주파수에 맞는 물체에 부딪치면 다시 수신되는 방식이다.

이때 이 수련법을 행하는 자의 이지와 도력이 결과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고 전한다.

얼핏 간단해보이는 수련법이로되 도를 깨우친 자만이 어느 경지에 오르게 되는 법. 폭포 아래서 이미 득음한 적 있는 고씨가 이 수련법을 게을리하지 않고 금세 득도했음은 보지 않아도 자명한 일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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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태래파시를 쏘며 파투나(派 갈래파, 鬪싸울 투, 拿잡을 나: 함께 싸울 파벌을 포획함을 의미) 를 얻고자 구리수 한 바퀴를 도매, 그중 한 곳에서 비로소 강한 파동이 느껴졌다. 허나 파동이 있는 곳에 도달하여 아무리 살펴봐도 사람의 행적은 온데간데 없었다. 기이하다 여겨 주변을 둘러보니 고씨의 눈에 아름다운 조각상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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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는 실로 높은 와구력(臥누울 와, 區구분할 구: 그곳에 드러누워 버리고 싶은 미모를 구분하는 능력)의 보유자라, 조각을 바라보며 감탄할 뿐이었다.


-실로 아름다운 조각이로다.

호수같은 눈동자와 날렵한 콧날을 지녔구나.


허나, 오호 통재라.

생명이 없으니 그 얼굴값을 하지 못하는도다.



고씨가 한탄하며 돌아서매 얼핏 조각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를 괴이하게 여겨 고개를 갸웃거리며 돌아서면 아무도 없고,

다시 고개를 돌리면 마치 또 자신을 쳐다보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기를 수차례, 조각상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 조각상에는 나풀거리는 긴 끈이 팔 부위에 달려 있었다.

작은 실밥의 삐져나옴도 참지 못하는 고씨가 아름다운 조각상의 팔에 달린 끈이 거슬려 끈을 당기자

대체 이 무슨 조화인가.

조각상에 혈색이 돌며 인간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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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에서 인간으로 화한 자의 성은 거(巨클 거)씨라.

아직 성이 없어 이를 안타깝게 여긴 고씨가 그 거대한 키와 와구를 보고 붙여준 성씨다.

한편 이 거씨에 대한 탄생설화가 전해져 내려와 아래 옮기도록 한다.



-------

(거씨 탄생설화)



구리수에 피씨 성에 구마리라 하는 이름을 가진 한 희랍인 촌노가 살고 있었다.

이 피구마리옹(翁)은 젊은 시절 부리부리한 눈과 오똑한 콧날을 지닌 최고의 미남이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이 가장 잘생겼다고 생각했기에 어떤 미남을 보아도 감흥이 없었다.

어느날 피구마리옹이 늙은 자신의 얼굴을 호수에 비춰보고는 자신의 젊은시절 모습을 기록하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그러다 빛날듯이 하얗고 거대한 돌을 발견하고는 무릎을 탁쳤다.


-저 안에 빛나는 무지갈(無없을 무, 智지혜 지, 碣비석 갈:아직은 지혜가 없는 돌) 원석이 갇혀있구나


피구마리옹은 자신의 이상향을 현실로 옮기고자 마음 먹는다. 무지갈에서 아름다움을 끄집어내기 위해 식음을 전폐하고 그가 상상한 모든 아름다움을 쏟아부어 조각을 해나갔다. 꼬박 24년이 흐르고, 드디어 피구마리옹의 손끝에서 신장 187센치의 조미신상이 탄생하였으니 그 아름다움이 가히 비나수와 아프로디태에 이르렀다.

이 조각을 마주한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을 경배하며 '조각을 미남으로 만들었다'하여 조각미남, 줄여서 조미라 부르며 칭송하였다. 이에 그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노래가 여러곳에서 연주되매 조미가(造지을 조, 美아름다울 미, 歌노래 가)로 구전되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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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 숭배하되,

조각상 앞에는 온갖 조미김, 조미오징어, 조미료 등이 공물로 바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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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신상에 경배하기 위해 바치던 공물의 모습



그랬던 것이 고씨에게 이르러, 태래파시와 공명하여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것이었다.

이 모든 일이 고씨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 하늘이 감복했기 때문이 아니었으랴.



---------


한편, 고씨는 막 사람으로 화한 거씨와 파투나로 합을 맞춰볼 생각에 가슴이 웅장해졌다.

이에 아직 얼떨떨한 상태인 거씨에게 정신차릴 새를 주지않고


-제가 그리던 그림(조각)이 있는데, 어떠십니까. 전 자신있습니다.


하며, 급발진하니 이에 거씨가 아찔해져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하지만 이제 태어났으되 계획이 없던 거씨는 이내 고씨의 진지한 눈빛과 압도되어 그와 함께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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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투나로 함께하기로 했으되 거씨가 인간으로 화한지 한식경밖에 지나지 않은지라 아해와 같은 순수함을 지녔다. 또한 아직 인간으로서 배워야할 것들이 많았다. 고씨는 이에 유교를 가르침의 근간으로 삼고 그간 쌓아온 삶의 방식과 함께 음악 지식을 건네니 거씨가 이를 빠르게 흡수하며 그를 따르게 되었다. 거씨는 그가 그간 보고 들은 바를 따라하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거씨의 아해와 같은 순수함은 그의 인사법에서도 드러나는데, 과연 아직 배울 것이 많은 자이안두 배이배(者놈 자, 耳귀 이, 眼눈 안, 頭머리 두, 拜절 배, 二두 이, 拜절 배: 멀쩡한 이목구비를 가진 자로 절을 하고 또 하는 경향을 의미함)로다. 본디 조각이었을시에 숭배자들이 자신을 숭상하며 보고 들은 것이 다였기 때문에 그들을 흉내낸 것이다. 그리하여 거씨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넬 때는 숭배하듯 그랜절을 하고, 물건을 건넬 때에는 공물을 바치듯 거안제미(눈썹위로 선물을 들어 바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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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지식은 빠르게 습득하였으되 아쉽게도 그에게 아직 형성되지 않은 능력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한가지가 의관 선정력이었다. 본디 돌에서 벌거숭이로 태어난 자로되, 인간의 의관이 익숙하지 않았으랴. 거씨에게 의관이란 몸을 가릴 수 있으면 되는 것인지 저고리를 잠그지 않고 걸치거나 괴이한 무늬의 바지를 입거나 하는 등 해석이 어려운 복장을 하곤 했다. 고씨는 이에 다시 한번 탄식했다. 이로써 그의 별호가 생기니, 패태 (敗 패할 패, 態모습 태: 옷 선정에 패한 모습을 의미함)라 한다.


또한 거씨는 본디 돌에서 태어난 자라 수분이 부족한 것이 약점이었다. 허나 고씨는 집에 심겨있던 고무나무도 애지중지하며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꼭 집으로 복귀해 물을 주는 초식남인지라, 거씨에게도 물을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겨 적당량의 수분공급과 계륵공급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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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거씨가 음을 익히자마자 가장 먼저 부른 노래는 장부(長길 장, 夫지아비 부: 긴 사람을 의미)가라 불리며, 세상에 태어난 포부를 외치는 노래였다고도 전해진다.


- 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큰 뜻을 품었으니 죽어도 그 뜻 잊지 말자

하늘이시여, 도와주소서 우리 뜻 이루도록...



-------------------------


어느 곳으로 가야 좋은 음을 찾을 수 있을지 골똘하게 고민하던 두 사람.

두 사람의 발길이 닿은 곳은 대파토수(大클 대, 波물결 파, 土흙 토, 水물 수: 물과 흙이 파동을 일으킬 정도로 크나큰 격정을 의미함)였다. 처음 이 곳에 당도하자 둘 모두 알 수 없는 격정에 휩싸였다. 훗날 고씨는 본인의 저서 고운몽(高雲夢)에 그 당시의 기분을 시서화로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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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깊은 격정에 휩싸인 채 대파토수를 노래하기 시작한다. 

과연, 듣는 이에게 격정을 선사하는 곡이로다.



이에 거씨가 노래를 부르며 한손을 들어 지구를 자전시키매

분명 해가 중천에 있었는데 세상의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듯하고, 금세 해가 지고 하늘의 색이 바뀌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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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져 이번엔 운율에 맞춰 고씨의 좌골이 분리되매 일순 상체와 하체가 나뉘는 것과 같고

이로써 시간과 공간, 신체가 완벽히 분리돼 새로운 시공간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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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이 절정에 달해 둘이 함께 소리를 내니 과히 접신의 경지라,

소리가 하늘에 닿으니 만물이 생동하고 경천이 동지했다.

마른 번개와 같은 질감의 고씨 소리와 이를 닮아 호통치는듯한 거씨의 소리가 긁는듯한 익룡소리로 화하매 가라지 가라지(갈라지라는 뜻의 고어로 추측) 하는 그 순간이 화룡점정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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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웬 변고인고.

정말 마른 하늘이 갈라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갈라진 하늘 사이에서 길조라는 인면조가 불쑥 머리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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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기록된 인면조의 모습과 실제로 보았다고 하는 증언을 토대로 복원한 인면조



라라루리루 라라루리루 (囉소리얽힐 라, 囉소리얽힐 라, 淚눈물 루, 罹근심 리, 淚눈물 루:소리가 얽혀 눈물을 흘릴정도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매 근심이 사라진다는 고사성어)


고씨의 구음시나위와 거씨의 화음이 라라루리루하며 섞여들자,

인면조는 크게 감복하여 잉명잉명하고 울면서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며 깨춤을 추며 날개를 퍼덕였다. 이에 인면조가 쓰고 있던 갓에서 글자가 하나 떨어졌다. 인면조가 떨어뜨리고 간 글자를 곰곰이 살펴보니 (飛 날 비)자 였다. 이에 고씨와 거씨는 함께 하면 스스로를 떨치고 더 높은 세계로 나아가게 됨이라 세상을 함께 날아갈 수 있다는 이치를 깨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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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의 노래를 마친 둘은 숨을 헐떡이며 생사의 경계에서 싸우다가 정신을 차리게 된다.

고씨는 거씨는 아직 배움이 남아있어 잠시 이별해야 함을 슬퍼하고,

다만 끝까지 함께 가야하니 죽지 말고 살아남아 끝에서 다시 만나자는 다소 비장한 주문을 하고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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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홀로 여행을 계속하던 노씨는 바씨와 와씨를 만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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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줍짤이 몇개 포함되어 있다. 문제시 ㅂㅂㅈㅇ

알다시피 목숨이 위험해지므로 이 비서를 퍼트려서는 안된다. 



출처: 팬텀싱어 시즌3 갤러리 [원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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