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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AU] 언갤 오남매의 일상 3

생활과윤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5.09 00:55:34
조회 2695 추천 61 댓글 10
														



1편

2편


※첫째 더스트테일의 머샌, 둘째 네거티브테일의 네샌, 셋째 귀농테일의 새준이, 넷째 언더메이트의 공피스, 다섯째 트위치테일의 에스크인 짬뽕 AU 훈훈 일상물





언갤 오남매

#3

~착하지 왈왈 짖어봐 왈왈~







 샌즈가 다시 나타난 곳은 어느 후미진 골목길 근처였다. 딱히 목적지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단지 그 공간을 피한다는 일념 하나로 이동한 것이었기에 샌즈는 잠시 주변의 지형을 확인했다.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대도시 주변가인지, 뒷골목이나 그 어딘가 근처 같았다. 삭막한 콘크리트 조각 하나가 슬리퍼에 치였다. 


 터덜터덜 샌즈는 걷는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까 전보다는 사그라든 보라색 불꽃이 아직도 눈구멍 밖까지 해골 표면을 핥고 있었다. 마음만 같으면 주변에 보이는 누구든 EXP를 확인해보고 싶었으나, 운도 지지리 안 좋게도—그 누군가에겐 천운이었겠지만— 아무도 그곳을 지나다니고 있질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LV가 올라가기 직전 때마다 젠장할—샌즈는 이 부분을 소리가 나지 않도록 중얼거렸다— 알피스가 그 망할 융합체들을 데리고 자신을 끌고 올 것을 알았다. 사람을 죽이는 것과 죽은 사람의 영혼을 데리고 융합체를 만드는 것이나 끔찍하다는 측면에서는 별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아니, 오히려 자신 쪽은 깔끔하게 고통도 느끼지 못할 순간에 보내주니 자신 쪽이 훨씬 양반이다—라고 첫째 샌즈는 멋대로 판단했다. 


 오늘도 웃으면서 동생을 죽인 형 주제에 말도 많네, 파피루스가 한 마디 쏘았다. 샌즈는 힐끔 옆을 돌아봐 허공에 둥둥 떠 있는 제 동생을 바라보았다. 왔어 팝? 난 언제나 형 옆에 있으니 같잖은 인사 하지마. 하지만 반가운걸. 뭐, 이 위대하신 파피루스님이 한 번 말해보자면 누가 뭐래도 형은 최고의 더러운 동생 살인마 쓰레기니까, 그런 쓸데없는 자기위안 하지 말라고. 샌즈는 긍정했다. 그럴 시간에 EXP나 더 올려! 미안,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샌즈는 반듯이 서서 걸어갔다. 그리고, 손을 휘둘렀다. 



 "……." 

 "heh." 



 푸른 뼈가 곧바로 핫도그 가판대의 나무 합판에 빠각 소리를 내며 박혔다. 그리고, 그와 손가락 한 마디도 떨어지지 않았을 거리에 샌즈, 그 중 둘째 샌즈가 미동도 하지 못하고 얼음이 되어 있었다. 까딱 잘못 움직였다간 -1HP로 사망은 불 보듯 뻔했다. 봄날의 햇볕은 백골이라도 춘곤에 빠지게 하기는 충분했는지, 흰 포장지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던 글씨가 점점 흐트러져 상형 문자가 되어 있었다. 손에 잡혀 있던 펜을 딸그락 소리가 나게 떨군 차남은 아주,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반 밖에는 보이지 않는 시야로 눈 앞에 있는 이를 확인했다. 



 "아무튼, 날씨가 참 좋아, 팝." 

 "……그, 그렇구나." 

 "너가 아니라 내 동생한테 한 소리야." 



 샌즈의 대답을 뚝 잘라먹은 샌즈가 히죽이며 웃었다. 샌즈는 식은땀을 흘리며 하하, 하고 전혀 웃을 기분은 아니었으나 같이 웃어주었다. 곧 푸른 뼈는 퐁, 소리를 내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샌즈는 그제서야 천천히 고개를 돌릴 수 있었다. 잠은 확실히 깼네. 병인지 습관인지 차남은 잠을 깊게 들지 못했다. 이전에 있던 곳은 잠드는 순간, 즉 무방비 상태가 되면 언제 누군가의 연습용 인형이 될지 모르는 곳이었기에—주요 경계자는 제 형제였다— 잠을 푹 자는 것은 금기에 가까웠다. 밤에 다 자지 못한 잠은 낮에 밀려왔고, 그래서……. 지금……. 이 꼴이었다. 


 저 미친 놈은 왜 남 일하는데 와서 깽판이야. 차남은 척추 뒤로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그러든 말든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장남은 멋대로 빵 밖에는 들지 않은 포장이 된 '도그'를 한 입 베어물었고, 마요네즈가 듬뿍 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곤 곧바로 가스터 블래스터로 태워버렸다. 먼지가 된 '도그'가 잔디밭에 휘날린다. 아무튼, 샌즈는 다시 운을 뗀다. 오른쪽 눈은 감겨 윙크를 한 것 같은 모양새였다. 



 "지금 뭐하고 있었어, #2?" 

 "어, 어? 나, 나야 뭐, 에스크 데리고 핫도그나 팔고 있었지." 

 "heh……." 



 첫째 샌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긍한 눈치였다. 둘째는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고, 그제서야 한 쪽 눈에 하얗게 불을 띄울 수 있었다. 금이 가 두개골 사이가 저릿하게 아파왔다. 샌즈는 잠시 핫도그 가판대를 빤히 들여다보았고, 다시 히죽거리는 웃음을 건 채 물었다. 



 "그럼 그 인간은 어딨는데?" 

 "뭐? 그 꼬맹이야, 여기 옆에……." 



 차남은 가판대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으나, 곧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오한에 움직임을 멈췄다. 없다. 가판대 앞 말뚝에 걸려 있던 개줄, 정말 잘 봐주어도 오던 길에 슈퍼에서 샀다고 밖엔 말할 수 없을 목줄 하나만 덩그러니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없다. 정말 없다. 흔적도 없다. 샌즈의 얼굴이 캄캄해진다. 저도 모르는 사이 팔이 덜덜덜 떨린다. 아, 망했다. 죽는다. 내가 동생 놈까지 죽여놓고 여기서 이렇게 뒤진다. 뼈 사이가 시리다 못해 꽁꽁 얼어 아려온다. 그런 샌즈의 상황을 꿰뚫어보고 있기라도 하듯, 놀리듯, 아니 이게 놀리는 건지 뭔지 모를 목소리가 옆에서 툭 나온다. 



 "설마 이 개줄을 인간 목에 걸어놨다든지." 

 "……." 

 "이야, 먼지 한 톨도 안 남기고 사라졌네. 이거 완전 알피스한테 '골'로 가겠어." 



 두둥탁, 실외였음에도 여지없이 드럼 소리가 났다. 전혀 재밌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심각했다. 한참이나 사색이 된 채 입도 뻥긋 못 여는 차남에 장남은 마치 코미디라도 보듯 웃으며 지켜보았다. 붉은 눈이 오랜만에 흥미를 띄고 있었다. 


 참으로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한동안 바람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정적이 맴돌았다. 곧 동상처럼 굳어 있던 두번째 샌즈가 뿅하고 사라지자 첫째 샌즈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바닥에 놓여 있던 개줄을 발로 툭툭 건드리던 샌즈는 유난히도 즐거워 보이는 모양새였다. 그래, 이제 가자 팝. 말뚝에서 끈을 풀어 제 후드 주머니에 우겨넣은 샌즈가 이윽고 제 모습을 감추었다. 






 "에스크, 이 자식 대체 어디로 간 거야?" 



 샌즈는 목소리만 남기고 모습은 뿅 사라졌다가 멀지 않은 거리에서 다시 나타났다. 뛰는 건 쉽게 지치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힘을 마구 써대는 것이 안 지친다는 건 아니었으나 그나마 덜 지쳤다. 애초에 그는 무엇이든 오래 하면 지쳤다, 심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그는 특히 그랬다. 


 자꾸 주위를 빌빌 싸돌아다니는 것을 관리하기가 귀찮아 길 가던 길에 산—금화 초콜릿을 받은 걸 안다면 그 주인은 열불 좀 터지겠지— 목줄에 묶어둔 것이 잘못이었다. 그래도 당분간은 움직이기를 포기한 건지 가방에 손을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제자리에서 열심히 스텝을 밟는 것을 반복하길래 마음 좀 놓고 잠시 졸았더니, 세상에 그 망할 의지의 힘이라는 것이 대단하기는 한 모양이었다. 말뚝에 얌전히 목줄이 묶여 있던 것을 보아 그 정신 사나운 움직임에 굴복하지 않고 목줄을 풀긴 풀었던 모양이다. 한참을 자책하던 차남—목줄로 파트너를 묶어둔 것에 대한 자책은 아니었고, 자신이 방심했다는 것에 대한 자책이었다—은 다시 사라졌다가 몇십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슉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첫째한테 들킨 건……. 그 샌즈는 전혀 속을 모르겠으니 일단 배제시켜두고, 넷째한테 들키면 그건 그거대로 정말 큰일이었다. 그 냉기가 흐르다 못해 몸의 피를 모조리 얼려버릴 눈길을 상상하니 더욱 그랬다. 새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날아오는 호미가 자동 시청각 지원되었다. 과거 멍청한 동생에게 꿰뚫려 멀어버린 한 쪽 눈이 이렇게 원망스러울 수도 없었다. 원근이 전혀 파악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시야 반쪽이 싹둑 잘려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열에 받친 건지 금이 간 두개골 사이로 주황색 화염이 피어오른다. 파트너, 파트너? 샌즈는 다시 목소리를 높여 막내를 찾는다. 



 "에스ㅋ…… 파트너?" 



 저 멀리서 아이가 소리를 들은 건지 휙 고개를 돌렸다.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포커페이스가 샌즈의 한 쪽 눈에 들어온다. 하얗게 켜진 눈이 반짝이기가 무섭게, 곧바로 샌즈는 에스크의 앞에 도착한다. 한참을 찾은 만큼 걱정(자신에 대한)과 반가움(자신의 목숨이 보전될 것에 대한)이 한꺼번에 노도처럼 밀려온다. 주황색 티로 이마의 땀을 한 번 닦은 샌즈가 큼, 크흠, 하고 헛기침을 했다. 얼굴의 웃음은 거의 흐트러지지 않은 채였다. 



 "찾았잖아, 파트너. 어딜 갔던 거야?" 



 에스크는 대답 대신 머펫의 8개의 다리로도 따라하지 못할 화려한 발재간과 스핀을 선보였다. 분명 헐렁하게 묶었음에도 풀려고 여러모로 애를 쓴 건지, 발갛게 노란 목에 자국이 남은 것을 샌즈는 그제서야 눈치챘다. 


 아차 싶었다. 저것을 어찌 해야 할까, 잠시 고민하던 샌즈는 자신의 목에 있던 붉은 손수건을 풀었다.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쐬는 목뼈가 허전했다. 그는 손수건을 에스크의 목에 솜씨 좋게 묶었고, 자국이 조금이라도 보이는지 아이를 360도로 돌려본 후에야 손뼈를 탁탁 털었다. 좋아, 됐다. 아이는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앞으론 목줄 말고 더 튼튼한 걸 시도해 보아야겠군, 샌즈는 빠르게 다른 궁리를 짜내기 시작했다. 적어도 알피스 박사에게 들킬 것은 금물이었다. 



 "새— 샌즈?" 



 저 멀리서 대놓고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잿빛 피부의 알피스가 휘청거리며 뛰어오고 있었다. 차남은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 다는 것을 여실히 깨닫곤 재빨리 아이의 목의 손수건을 가다듬어주었다. 알피스는, 평소의 냉혈한 같은 모습과는 다르게 꽤나 예전의 수줍음 잘 타는 본판의 성격을 보이고 있었으나, 샌즈가 있던 곳의 그녀는 피와 눈물은 모조리 말라 비틀어진 괴물이었으므로 그런 것을 눈치챌 리가 없었다. 붉은 눈을 빛내며 알피스는 차남과 막내 옆으로 다가왔다. 손에는 묵직해 보이는 검은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다. 



 "어— 어디서 나타난 거야? 깜짝 놀랐네." 

 "……음, 저ㅇ…… 가 아니라, 이쪽이야 방금 왔지. 아아주 방금. 그런데 알피스 박ㅅ…… 그쪽은 웬일로?" 

 "집 냉장고에 탄산음료가 다 떨어져서, 잠깐 마트 좀 들리려고……." 



 급하게 뛰쳐나온 건지, 짙은 피부톤에 대비되도록 흰 실험복이 바람에 펄럭였다. 진회색 꼬리는 잔디 조금 위에 뜬 채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었다. 먼지가 붙어 더러워진 안경을 알피스는 실험복으로 대충 문질렀다. 비닐봉지에서 바 아이스크림을 하나 꺼낸 알피스는 에스크에게 그것을 내밀었고, 아이가 한참 봉지를 뜯으려 애를 쓰는 것을 친절하게 사녀는 도와주었다. 아이가 자신과 손이 닿지 않도록 조심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샌즈는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고, 목뼈를 따라 척추의 등골을 타고 흐르는 땀을 무시했다. 낌새를 보아하니 들킨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왜 이렇게 자신은 남에게 찔릴 짓을 많이 하는 건지, 반성할 마음은 없었으나 스스로가 안타깝기는 했다. 한참 어색한 침묵이 돌았을까, 알피스는 푹 한숨을 쉬었다. 붉은 눈이 유난히도 핏빛으로 물들어 보였다. 샌즈는 잠시 그런 알피스를 유심히 바라보았고, 자신이 있던 곳의 알피스보다는 그나마 괜찮고 만만한 대상이라고 생각— 



 "—샌즈." 

 "응?" 

 "애 목에 개줄 묶여 있는 게 내 눈에 한 번이라도 더 띈다면, 그때야말로 널 첫째와 함께 다시 지하세계로 쳐넣을 거니까 알아서 생각해." 



 싸늘한 목소리가 이어지더니 순식간에 알피스의 모습이 사라졌다. 잠시 공허 속에 붉은 두 눈만 둥둥 떠 있다가 서서히 사라졌다. 눈치챌 틈도 없이 벌어진 일에 샌즈는 잠시 어리둥절해 있었고, 곧 등 뒤에 소름이 돋았으며, 방금 생각했던 내용을 취소했다. 더하면 더했지 덜할 일은 없을 듯 했다. 해질녘 텅 빈 공원엔 잔잔한 블루스 댄스를 추고 있는 꼬마아이 하나와 해골 하나만 덩그라니 서 있을 뿐이었다.  


 여담. 알피스는 집에 돌아가자마자 보이는 인간의 방고리 옆 벽에 박힌 목줄과 개집, 그리고 옆에서 베실거리며 웃던 장남 샌즈를 보곤 연구 스트레스로 최소 융합체 셋은 소환했고, 새준은 한우 블래스터로 간신히 둘의 싸움을 말렸다. 삼분의 일은 박살난 방 수리에 알피스가 고생을 했음은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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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언바하는 시간에 올림 하 이래서 내가 조회수가 적었군 타이밍이 존나 안 좋아

어쨌든 네샌이 자꾸 나오는 이유는 쟤 성격이 젤 쓰기 쉬워서임 그래서 앞으로는 차차 다른 애들 분량 늘릴 것

다음 편은 아마 에스크&새준 정도가 아닐까 싶지만 뭐 그건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할 일이고

미천한 글 읽어줘서 ㄸㅋ함 읽고 언바하셈


※금손이 내 글 읽고 그림을 그렸다 ㅅㅅㅅㅅㅅㅅㅅ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 존나 기뻐서 링크 첨부함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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