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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릴때 몇가지 팁.

dd(117.53) 2016.11.10 14:52:42
조회 7558 추천 60 댓글 24

(1) 그림은 상상이다.



2차원을 그리되 항상 3차원을 생각해야 한다.



허나 상상력은 죽기 쉽고, 상상은 뭉개지기 쉽다.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참고하되, 절대 자신의 상상을 다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원색적인 비난은 무시한다. 


본인 그림에 대한 악플들은 묻어 버려라. 그리고 어떻게든 다른 데로 생각을 돌려라. 안 그러면 그것들이 당신 머릿속의 세계를 짓밟아 뭉개버릴 것이다.


분노, 불안, 조급함은 그림의 가장 큰 적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그림을 깎아내리지 말자.)




다른 사람의 그림을 볼 때는 항상 그림 뒤편의 세계를 상상하자. 다양한 사물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더 좋다.


아쿠아마린. 호박(Amber).. 자신이 알고 있는 사물과 연결지어서 색, 재질, 만졌을 때의 촉감등을 상세하게 떠올릴 수 있으면 학습 효과가 더욱 좋다.



중요한 것은, 모든 비현실적 사물은 그 기원을 현실적 사물에 둔다는 것이다.


고로 무엇을 그리든 현실의 사물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광원에 대한 학습도 중요하다.


light ball(빛으로 만들어진 구체)을 상상하자. 머릿속에서 그 light ball을 이곳 저곳으로 움직이며 다양한 방향으로 사물에 빛을 쏘아본다.


2,3개의 빛 공을 상상할 수도 있다. 색이 있는 빛의 공도 떠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이 공을 멀리, 가까이 놓을 수도 있고, 그림자와 빛의 경계가 흐린 빛(dim light)이나 명확한 빛도 있다.


다양한 방식의 접근을 위해 광학책 하나 정도는 읽어두면 좋다. 허나 지나치게 과학적일 필요는 없다.




인체는 몇 가지 중요한 골격-모델링에서도 활용되는 캐릭터 셋업-들이 연결되어 움직이는 것을 상상한다.


쇄골-어깨뼈, 척추, 갈비뼈, 골반-다리뼈 등..


그 뼈에 근육과 살이 붙어 움직이는 것을 상상한다. 디테일할수록 좋다.


근육이 부풀고 당겨지고, 그에 따라 살 모양이 변하는 모습들 정도는 상상 가능하면 가능할수록 좋다.




연습할 때,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만 그릴 수는 없다.


예를 들면 아름다운 여자의 그림을 그리고 싶더라도, 그 속에 단단한 두개골과 뼈, 근육 등을 그리며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육, 뼈가 없는 인체는 연체동물과 같다.


만약 이 연습 없이 인체를 그린다면,


그 사람 머릿속의 인체는 젤리를 쌓아올린 탑처럼 위태롭게 무너져 버릴 것이다.





상상한다고 전부 끝은 아니다. 머릿속에서 상상한 그림은 항상 야릇한 안개 속에 감춰져 있는 것과 같다.


그것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클로즈업과 디테일이 필요하고, 디테일은 연습과 참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항상 도화지 위에 그려서 자신의 상상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상상만으로는 엄연히 한계가 있다.


연습 없는 상상만으로는 그림 실력이 거의 전혀 늘지 않는다.




허나 머릿속으로 잘 상상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그것을 잘 그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로 상상은 물체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점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2) 그림 그리기




도구나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상상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와 과정이면 충분하다.



허나 예를 들면 투시도선, 얼굴을 그릴 때 활용하는 십자선 등은 오랜 시간동안 그 효력이 입증된, 미술가의 상상을 돕는 뛰어난 도구이다.



윤곽만으로는 물체의 양감을 알 수는 없다. (*윤곽은 일종의 단층 촬영과 같다. 물체의 절단면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때, 얼굴 윤곽에 더해서 십자 라인을 잘 그리는 것만으로, 부피를 가진 사람 인형의 머리가 도화지 위에 떠오르게 된다.



이와 같은 순기능이 있기에, 미술가의 도구들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예우를 갖추고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개인 성향에 따라 어떤 도구를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을지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러한 도구들을 - 사용해보지도 않고 - 거부하는 것은 위험하다.


미술가적 도구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사람은, 흔히 그림에 전혀 발전이 없고 - 발전이 없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수준으로 퇴보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도구를 인식하고 활용하는 연습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미술가적 도구


-구, 원기둥 등의 기본 도형화, 무게중심선, 투시도선, 골격 인형, 간략화(크로키) 등등.. 루미스 등의 관련 인체 서적에서 대부분 소개되어 있다.





모작을 할 때는 항상 그리는 대상의 3차원적인 모델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그리는 것이 좋다.


다양한 방향, 다양한 구도는 모작하면 모작할 수록 좋다.



물체의 3차원적인 구조를 알기 위해서는


- (1) 가장 간단하게는 정면과 측면 단면도가 필요하며,


(2) 다양한 각도, 하이, 로우 앵글의 관찰은 물체의 신선한 측면을 부각시킨다.




모작량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나, 모작 대상의 3차원적 모델을 상상하지 않으면 모작한 2차원적 단면들이 통합될 수 없다.


그림을 그리며 3차원적 모델을 상상하는 것은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 통합 작업이다. 이를 빼먹으면 언제까지도 제자리 걸음이 된다.

 



또한, 드로잉할 때는 항상 각 부위 사이의 긴밀한 연결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를 감안하거나 감안하지 않는 것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이다.



프로의 그림은 물체의 각 부분이 서로 긴밀한 연결 관계를 맺으며 통일성을 주는 반면, 아마추어는 그것이 결여되어 있다.


(*현대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희미함을 감안할 것. 지금은 고전적인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말하는 것.)



프로와 아마추어는 자신의 그림에서 결점을 발견했을 때 그 대응 방식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



프로는 문제점을 발견할 경우 각 부분-부분 사이의 연결을 다시 재점검하며 연습한다. 이 때 점검에 방해가 되는 다른 요소들은 배제하여 연습한다.


(예를 들어, 얼굴에 문제가 있다-> 얼굴 윤곽과 눈의 관계를 체크, 얼굴과 코의 관계를 체크, 양 눈의 관계를 체크, 눈과 코의 관계를 체크, 얼굴과 목의 관계를 체크, 머리와 얼굴의 관계를 체크. 두 요소 간의 관계를 체크할 때 나머지 요소들은 일부러 배제한 채로 연습을 한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문제점을 발견할 경우, 그 문제점을 덮기 위해 새로운 더미 정보를 추가하거나, 전체를 다시 그린다.


고로 아마추어의 머릿속에서 각 요소의 관계는 모호하고, 연습해도 결점이 해소되지 않는다.


 

요는 보는 각도를 바꿔 가면서, 물체의 각 요소 간의 관계를 생각-상상-하며 드로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손 연습을 할 때 특히 중요하다. 손은 인체에서 - 사실 거의 대부분의 사물을 통틀어서 - 가장 복잡한 관계도를 가진 물체이다.


손가락 하나를 떼어 각 마디의 관계를 생각할 수도 있고,


엄지를 제외한 4개 손가락을 묶어서-이들과 손바닥과의 관계를 생각할 수도 있고,


엄지를 따로 떼어 생각할 수도 있고, 엄지와 손바닥의 관계를 생각할 수도 있다.


손-손목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고, 손바닥에도 구분되는 부위가 있다.



부분 부분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각 부분 부분이 긴밀하면 통합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3) 맺음말



집에만 박혀 있으면 우울해지니 운동도 꾸준히 나가서 하고, 햇빛도 쐬자.


그리고 너무 남의 그림과 비교하지 말자.



각자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와 이유가 있을텐데


저마다 바라는 것을 얻어 갔으면 좋겠다.





마지막은 내가 좋아하는 명언-




예술은 삶을 보다 견딜 만하게 만드는 아주 인간적인 방법이다.


잘하건 못하건 예술을 한다는 것은 진짜로 영혼을 성장하게 만드는 길이다. (커트 보네거트, '문예 창작을 위한 충고', <나라 없는 사람>,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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