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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재판을 받게 될 경우 유의해야 할 몇 가지[부장판사 출신 김태형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11.03 09:00:45
조회 2096 추천 0 댓글 1
[파이낸셜뉴스] 필자는 2016. 2.부터 1년간 그리고 2019. 3.부터 2022. 2.까지 3년간 소년재판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전국에 배치된 3,000명이 넘는 판사 중에 소년재판 업무를 담당하는 판사는 20명 내외였다. 형사재판 등 다른 업무를 병행하는 판사들을 제외하고 오로지 소년재판 업무만 전담했던 판사들만 추려보면 그 수는 훨씬 적었을 것이다. 그리고 소년재판 업무를 담당했더라도 보통 1년 아니면 2년 정도 담당하다가 다른 업무를 맡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니 4년간의 재판 경험을 가진 필자의 경우 소년재판 업무에 대해서는 나름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으로 인하여 변호사가 된 현재도 다양한 소년 사건 또는 학폭 사건을 수임하여 처리하고 있다. 일부 변호사들이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소년재판에서 가벼운 처분을 받는 방법’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긴하나 필자가 보기엔 수박 겉핧기 식의 내용들이 대부분이어서 많은 학부모들이 그런 광고성 콘텐츠에 현혹될까봐 걱정된다. 소년재판은 형사재판 보다도 직권주의적인 성향이 강한데다가 소년부 판사가 조사절자, 심리절차 및 집행절차까지 모두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보조인으로 몇 차례 소년재판에 참석한 경험만으로는 소년재판에서의 각 절차와 최총 처분이 가지는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어렵다. 필자도 소년부 판사 2년 차 정도 되어서야 비로소 각 기관의 역할, 처분의 효과 및 절차가 가지는 의미 등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소년재판의 특징
소년재판은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소년이 잠시 그릇된 선택을 했을 때, 이들을 처벌로 내모는 대신 기회의 문을 여는 독특한 사법 시스템이다. 소년을 처벌하고 소년에게 전과를 남기는 응보형 사법이 아닌, 인생을 바꿀 두 번째 기회의 장을 주는 것이 바로 소년재판이다. 소년재판을 오래 담당했던 판사로서 경험한 소년재판의 특징, 의미와 한계, 그리고 보조인으로서 느끼는 대응의 중요성 등에 관하여 여러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소년재판은 일반 형사재판과 달리 처벌보다는 소년의 보호와 교정에 목적을 두는 특별한 사법 절차로 보호처분을 통해 소년의 건전한 성장과 재사회화를 도모한다. 소년재판은 만 10세 이상 19세 미만 청소년이 범죄나 비행을 저질렀을 때 환경과 성향에 맞는 보호처분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소년의 행동 원인, 성장 배경, 가족 및 주변 교우 환경 등 다양한 상황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소년법의 취지에 맞게 처벌보다는 교정에 방점을 두고 절차를 진행한다. 즉 비행에 이르게 된 배경, 가족관계, 성장환경 등 다각적인 요인을 조사하여 최적의 보호처분을 내리는 것이 소년재판의 목적이다. 소년재판을 통해 받게 되는 처분은 범죄경력으로 남지 않게 된다.

직권주의적 심리
소년재판은 사실인정과 처분을 결정함에 있서 소년부 판사의 직권이 매우 강하게 작용한다. 일반 형사재판과는 달리 검사의 관여가 거의 없다. 소년부 판사는 조사관의 조사결과와 다양한 전문가(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등)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소년의 비행에 대해 심리하고 최적의 처분을 탐색한다. 소년부 판사는 조사관의 사전환경 조사, 보호자의 의견, 정신적·심리적 진단까지 가능한 다방면으로 자료를 수집·분석하여 소년의 심리적 변화나 후속 비행 가능성을 꼼꼼히 살피게 된다. 소년부 판사는 통상 조사 자료와 상담 결과를 미리 검토해 일응의 처분을 염두에 두고 심리에 임하게 된다.​​

처벌 대신 보호와 교정
형사재판의 궁극적 목적이 실체적 진실 규명과 처벌이라면, 소년재판의 목표는 소년의 환경과 품행 교정을 통해 소년에게 건전한 성장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처벌보다는 보호와 치료, 상담, 사회복귀 지원 등이 강조된다. 2~3년 집중적으로 비행을 반복하던 소년도 주변의 관심과 적절한 개입으로 충분히 변화할 수 있음을 현장에서 자주 목격했다.​ 비행을 저지른 범죄소년이 법정에서 형사재판을 받을지, 보호처분 중심의 소년재판을 받을지는 검사가 결정한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강력범죄를 제외하고는 성장단계에 있는 소년에 대하여는 소년재판의 신속한 개입이 형사재판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형사재판을 거치면서 교육을 통한 교정의 적기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호처분의 실질성
소년부 판사는 보호처분이 단순한 형식적 결정에 머무르지 않도록 실제로 소년의 변화 가능성, 보호자·가정 환경의 개선 가능성을 조사하고 소년에 대한 보호력 강화 및 복원 등에 만전을 기한다. 그 과정에서 조사관의 적절한 개입, 전문가의 심리 상담, 보호관찰, 소년분류심사원 위탁,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상담 치료 및 부모(보호자) 특별교육 등이 종합적으로 활용된다.​ 소년부 판사는 비행 소년의 미숙함과 감수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소년에게 단순한 응보를 가하기 보다는 자신의 행동이 주변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스스로 인식하고 진심으로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필요한 경우 재범방지와 올바른 성장 동기를 심어주기 위해 법정에서 호되게 꾸짖거나 호통을 치는 등 형사재판과 다른 다양한 방식의 교정이 시도된다.​

소년분류심사원
소년분류심사원은 소년재판 과정에서 비행소년의 심리, 환경, 행동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는 법무부 산하 기관이다. 소년부 판사는 범행의 중대성, 재범 가능성, 보호자 환경의 취약정도 등을 고려하여 일정 기간 동안 소년을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할 수 있다. 위탁 기간은 보통 3~4주이고, 1개월을 초과할 수 없으나 필요한 경우 위탁기간이 1회 연장될 수 있다. 이는 처벌을 위한 수용이 아니라 소년의 재사회화를 위한 적절한 보호처분을 결정하기 위한 진단과 평가 절차이다.​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되면 소년은 일정 기간 동안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면서 심리 검사, 행동 관찰, 심리·정신의학적 진단 및 상담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년의 태도와 협조성, 적응력 등은 이후 소년재판에서 결정되는 보호처분의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보호자와 보조인은 소년이 소년분류심사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정서적·실질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정기적인 면회와 상담 참여 독려, 생활 태도에 대한 점검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된 경우 대부분의 부모 및 보호자는 적지 않게 당황하게 된다. 가능하면 소년재판에 대한 경험이 많은 보조인을 선임하여 조속히 접견 허가를 신청하고 소년분류심사원 내 소년과의 면담을 추진해야 한다. 보조인은 소년이 적극적으로 심사원 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문제 행동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이후 재판에 반영될 수 있는 소년의 진정성, 반성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비행소년으로 하여금 객관적인 개선 의지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자료를 위탁 기간 동안 스스로 입증하고 만들게 하여야 한다. 즉 위탁 기간 중 소년에 대한 각종 관찰과 평가가 보호처분의 수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보조인은 소년에게 △ 생활 태도 개선의 중요성 △ 심사원 선생님들의 지시에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따르는 모습을 보일 것 △ 꾸중카드를 절대 받지 말 것 △ 심리검사, 상담,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로 보일 것 등 강조하여야 한다.

소년이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되어 있는 동안 보조인은 소년과 보호자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의견서를 준비하여 제출하여야 하는데 위탁 결정 자체를 막는 것이 중요하지만 일단 소년이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된 경우에는 최대한 낮은 단계의 보호처분을 이끌어 내기 위해 보호자로 하여금 소년분류심사원 생활에 관한 정보 및 위탁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게 하고, 심사원에서 실시되는 보호자 참여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소년분류심사원 위탁은 비행소년에 대한 단기적인 심층 평가와 상담을 제공하는데, 소년의 태도와 주변 환경 개선, 보조인과 보호자의 체계적 대응에 따라 보호처분의 수위 및 소년의 장기적 재사회화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보조인과 보호자 모두 소년분류심사원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절차와 그것이 가지는 의미에 대하여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고, 소년분류심사원과의 전략적 협력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전문 보조인 조력의 중요성
소년의 권익 보호와 과정의 공정성 보장을 위해 전문 보조인(변호사)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 소년재판의 전 과정과 보호처분이 가지는 의미, 소년분류심사원의 역할, 소년에 대한 보호력 변화의 실질적 입증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보조인은 엉뚱한 방향의 보조 및 대응을 하게 된다. 수사 초기부터 조사관 조사, 상담, 심리·처분까지 형사재판과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며 소년의 성행 및 환경 등에 대한 전문적이고 세밀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소년재판에서 보조인은 형사재판에서의 변호인 역할을 넘어, 소년의 성장과 환경 변화 가능성, 보호처분의 적절성, 가족 사정 등을 치밀하게 조사하여 이를 재판부에 현출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심리·상담·교육 전문가와의 연계도 필수적이다. 소년부 판사와 보조인의 공동 목표는 소년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소년이 스스로 변화하여 향후 잠재적 범죄자가 아닌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게 도와 주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마무리
소년재판은 소년·가정·사회 모두가 함께 소년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치유적 사법'의 결정체이다. 다시 말하면 소년재판은 처벌 일변도의 사법시스템이 아닌, 변화와 교정, 재기(再起)의 기회를 열어주는 미래지향적 절차이다. 소년이 잠시 어긋난 길에서 다시 바로 설 수 있으려면 보호자 등 주변의 관심과 인내, 그리고 전문가의 조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소년이 미래의 사회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이러한 사법시스템에 신뢰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김태형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변호사(전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

김태형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l 김태형 변호사는 가사∙상속 분야 전문가이다. 2007년 법관 임용후 2024년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17년간의 법관생활을 끝내고 법무법인 바른에 합류했다. 김태형 변호사는 법관시절 2012년부터 총 8년간 가사∙상속 및 소년심판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법관 퇴직 전 5년(2019~2024)간 수원가정법원에서 가사소년전문법관으로 수많은 가사∙상속 관련 케이스를 처리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했다. 베스트셀러인 "부장판사가 알려주는 상속, 이혼, 소년심판 그리고 법원"(박영사, 2023)의 저자이기도 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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