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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님과 조촐한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싶다.모바일에서 작성

깨찰찰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7.30 22:45:56
조회 759 추천 43 댓글 21


"저..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ㅅ..."


여왕님의 눈치를 힐끔 본다. 설마 화나신건 아니겠지.


..생각보다 표정은 안 나쁘신 것 같은데? 오히려 눈망울이 반짝이신다.


"와.. 이건 뭐에요? 처음 보는데.."


"아.. 그건 아렌델 앞바다에서 잡은 이면수 구운 거고, 이건 무장아찌요."


"무장아찌가 뭐에요..?"


"무를 잘게 잘라서 간장, 소금같은거에 절이는 거에요. 드셔보실래요?"


"네. ㅇㅇ씨."


오물오물 무장아찌를 그냥 드시는 여왕님. 곧 미간을 조금 찌푸리신다.


".. 으..짜...."


"아, 다른 거하고 같이 먹어야 해요. 그냥 먹으면 짜서.. 물 드실래요?"


입에 안 맞으셨는지 건넨 물컵을 바로 들이키신다.


".. 푸하. 이제 좀 낫네요. ㅇㅇ씨는 매일 밥을 이렇게 먹는 건가요?"


"네? 네.. 뭐 그렇죠. 여왕님이 이 주변을 녹여주신 덕분에 아렌델 뒤쪽 산맥에서 나는 과일들도 있고요.. 이것저것."


"그래서 이거밖에 없는 거에요?"


으. 매일같이 왕궁의 만찬을 즐기시다가 조촐한 아렌델 외곽지역에 있는 우리 집에 오셔서 드시니


그럴 만도 하지만.. 왠지 나무식탁에 올려진 밥상이 초라해진다.











오늘은 왕실 전체가 휴일이라 요리사 이저씨도 없고, 공주님도 병풍과 데이트를 나가는 바람에 여왕님이 식사를 혼자 드시게 된 거야.


난 딱히 갈 곳도 없고, 여왕님하고 같이 있다가 저녁 시간이 되자 서로 배가 고파졌고.


공주님은 몰라도, 요리를 잘 못 하시는 여왕님은 그저 우물쭈물하셔서 우리 집에 잠시 오셔서 내가 밥을 대접하기로 했어.









"공주님은 지금 뭐 하고 계실까요?"


"글쎄요. 밥 먹고 있겠죠? 우리..처럼."


뭔가 미묘한 여왕님의 말투에


발가락을 오글오글 접었다 폈다 하고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갈 것 같은거야.







"ㅇㅇ씨는 오늘 휴일인데 어디 안 놀러가세요?"


"아.. 놀러갈 곳도 없고. 사람도 없고.. ㅎㅎ 보시는 것처럼 집도 초라하잖아요? 이젠 왕궁이 더 집 같아요."


"저랑 처지가 비ㅅ.. 켁-"


"여왕님?! 괜찮으세요??"


난 벌떡 일어나서 경황도 없이 여왕님의 등을 톡톡 두드려드린다. 뭘 드시다가 사래가 들리신 모양이다.


"켁켁- "


"이제 좀 괜찮으세요?"


"네에.. 흡..."


눈가에 눈물방울이 송글 맺히시고 얼굴이 발그레해진 여왕님을 보면 밥이 꾸민 역모가 노엽기도 하고


왠지 밥을 잘 고르지 못한 것 같은 나 때문인 것 같아 막 송구스러워지겠지?






여왕님은 곧 숨을 고르시고 능글맞게 말씀하시는거야.


"그나저나 매너있네요. 거의 반사적으로 일어나던데요?"


"아.. 그게.. 여왕님이시니까."


반 진심인지, 손가락이 막 꼬일 것 같은 말이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다.


입가를 가리신 채 쿡쿡 웃으시면서 "지금 얼마나 오글거리는 말 한 건지 알죠." 하고 여왕님이 장난기를 담아 말씀하신다.


그러면 곧 창문 너머로 비치는 불그스름한 햇살을 받으신 여왕님이 싱긋 웃으시면서 말씀하실거야.


"제가 왜 ㅇㅇ씨와 항상 함께 다니고 싶어하는지 아시겠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ㅇㅇ씨."


그럼 나도 속으로 나지막이 되뇌인다.


네. 여왕님. 저도요.






창문 너머로 비치는 아렌델의 해가 붉게 물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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