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합의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이었다.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은 5월 18일 라이엇게임즈코리아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대리는 법무법인 도아의 박종명 변호사(사법연수원 35기) 등이 맡았다.
도화선은 라이엇이 자사 PC방 공식 사이트에 두 차례 올린 공지였다. 5월 6일 1차 공지로 약관 미적용 매장의 게임 접속을 차단하겠다고 알린 데 이어, 가처분 신청 다음 날인 5월 19일에는 시스템 업데이트 적용 시각을 5월 21일 오전 10시로 못 박았다. 시간당 요율을 233원에서 269원으로 15% 올린 지난해 11월 결정이 갈등의 시작이었다면, 이번엔 차원이 다르다. 돈을 내지 않으면 게임을 못 켜게 만들겠다는 통보다.
가처분 신청 다음 날인 5월 19일에는 시스템 업데이트 적용 시각을 5월 21일 오전 10시로 못 박았다.
점유율 숫자가 협상의 무게를 만든다. 게임트릭스 기준 리그오브레전드(LoL)는 PC방에서 400주 연속 1위를 지켜왔고 발로란트까지 더하면 40% 안팎을 차지한다. 절반에 가까운 매출이 21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일부 매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행위를 두고 양측이 사용하는 단어가 정반대다. 조합 성명서는 "인질극", "통행세", "수탈"이라는 어휘로 라이엇의 조치를 규탄한다. 라이엇 5월 19일 공지는 같은 조치를 "관리 시스템 업데이트", "정상 가맹점 보호", "점주님의 설정 오류 방지"라며 마치 점주를 돕는 행정 절차처럼 서술한다. 라이엇 공지문 어디에도 '차단'이라는 단어는 없다. 어휘 차이가 곧 양측이 법원에서 다툴 프레임의 골격이다.
조합 측은 "누구나 무료로 쓰는 게임을 차단하는 것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자 불공정거래"라고 주장한다. 라이엇은 정면 반박했다. 회사는 "라이엇 PC방 서비스는 매장 내에서 라이엇 게임을 상업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B2B 라이선스 서비스"라며 "약관과 사전 고지 절차에 따라 서비스를 운영해왔고, 제기된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향후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와 조합이 결성한 '라이엇공동대응연합'이 더불어민주당 오세희 의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수택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회장은 "미국·유럽 등 해외 어떤 PC카페도 라이엇에 시간당 라이선스 비용을 상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쟁점은 세 갈래로 갈라진다. 첫째, 라이엇 PC방 약관이 규정한 '상업적 제공'에 게임 실행 차단 권한까지 포함되는지의 약관 해석 다툼이다. 둘째, LoL과 발로란트 합산 40%대 점유율을 가진 사업자가 비가맹 매장 접속을 끊는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의 문제다. 셋째, 한국 PC방에만 부과되는 시간당 과금이 차별적 거래인지의 사실관계 검증이다. 첫 번째는 법원이, 두 번째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세 번째는 라이엇 본사의 글로벌 정책 자료가 답을 가지고 있다.
여론은 두 쪽으로 갈렸다. 게임 커뮤니티 루리웹에서는 "개인 이용이 무료인 거지 상업적 이용이 무료인 건 아니다", "음식점·마트에서 음악이나 스포츠 중계 못 트는 이유가 저것"이라는 댓글이 추천 수 상위를 차지했다. PC방 손을 들어준 댓글은 비추천이 더 많았다.
판결의 갈림길은 명확하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21일 오전 10시 차단 조치는 멈추고 본안 소송 국면으로 넘어간다. 기각되면 비가맹 매장 화면에서 LoL 클라이언트는 곧바로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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