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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자기전에 하나 더 끼얹기모바일에서 작성

ㅇnㅇ(203.226) 2012.10.27 00:32:18
조회 577 추천 18 댓글 15
														

곶손이라 미안합니다ㅜ
아까 그 고닉 ㅇnㅇ임 .. 비밀번호를 잊어먹어서 유동으로 왔습니다.
망플 미안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네요ㅠ
폰갤이라 분량이 어느정도 될지... ㅠㅠ




*



그 연인은 2년전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은아는 오랫만에 빈 시간을 틈타 외상센터 창가에 기대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창 밖 넘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니 문득 옛 생각이 들었다. 이 곳에 붙어살다시피 하는 한 남자와 만나게 되었던 그 기억이 은아의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



신은아씨?

무뚝뚝한 경상도 억양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울렸다. 은아는 물잔을 응시하던 고개를 들었다.
흰 가운을 입고 그 안에는 수술복을 입은 한 남자가 테이블 앞에 서 있었다. 은아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인혁은 멋쩍은듯 뒷머리를 긁었다. 늦어서 미안해요. 급하게 수술이 들어와서. 언제부터 출근가능해요?
인혁의 말에 은아는 예? 하고 되물었다. 지금 손이 부족해서 최대한 빨리 출근해주면 좋겠는데. 거기다 경력도 많던데, 따로 수습기간 필요합니까?
인혁의 말에 은아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출근할게요. 은아의 답에 인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날카롭게 울리는 전화를 받았다.
예, 최인혁입니다. 그렇게 답을 하며 그는 은아에게 짧게 목례를 하고는 뒤돌아 섰다. 은아는 그런 인혁을 보며 이상하게도 가슴이 설레는 것만 같았다.



*



두 시간만 쉬다 오세요. 은아는 그렇게 말하며 인혁을 내보내버렸다.
은아는 도망치듯 떠나버린 간호사들의 마음을 알 것만 같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피칠갑을 하고서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소리를 질러대니, 이건 도망가라고 겁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기가 생겼던 것일까. 그가 미친듯이 일에 집중하는 만큼 은아도 집중했다.
그리고 그에게 쉬러 가라고 외치는 순간 묘한 쾌감이 들었다. 늘 힘겹게 짐을 짊어지고 있던 그의 곁에서 조금은 함께 들어줄 수 있게 된 것만 같았기에.



*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은아는 점차 자신의 마음속의 감정을 깨달아 갔다. 동규씨를 만나면서 느꼈던 감정을, 인혁에게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은아는 자신이 한국에 남고자 하는것이 외상센터때문인지, 인혁때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동규가 그녀에게 이별을 고했을때 가슴이 미어지듯 아프면서도 가슴 한켠에서는 고민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이 있었다.
은아는 어느날 갑자기 그에게 말했다.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그 때는 외상센터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인혁도 은아도 어느정도 여유가 생겼을 때였다.
그 말에 인혁은 은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놀란듯 그 검은눈을 크게 뜨고 은아를 보다가 천천히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잘 신경못써줄지도 몰라요. 인혁은 곤란하다는듯 말했다. 은아는 그 말에도 별 흔들림없는 눈으로 인혁을 바라봤다.
잘 알고 있어요. 교수님 환자 좋아하는거 몇년을 봤는데. 그것보다 교수님도 저 좋아해요? 은아의 돌직구에 인혁은 정말 당황한듯 잠시 눈을 꿈뻑거렸다.
잠시 굳어있던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은아는 활짝 웃었다. 그거면 됐어요. 은아가 말하며 인혁의 손을 잡았다.



*



결국, 한국에 남아버렸네. 캐나다 가겠다고 그렇게 말해놨는데. 은아는 자조적인 어조로 중얼거렸다.
그러면 억울해야 할텐데도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옆에 있는게 좋으니까. 굳이 말로 뱉지 않아도 충분했다.
환자에 빠져 자신을 잘 봐주지 않아도 좋았다. 은아는 남은 커피를 마시며 살짝 고개를 흔들었다.
그때 등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뭐하고 있어요? 인혁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냥 우리 옛날 생각이요. 은아는 답하며 미소지었다. 교수님. 제가 많이 좋아하는거 알죠? 은아의 말에 인혁은 얼굴을 붉혔다.
무.. 무슨말을... 더듬거리며 말을 하는 인혁의 모습에 은아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싫지는 않죠? 은아가 웃으며 말을 하자 인혁은 문을 닫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싫어할 사람도 있어요? 하고 인혁은 되물으며 은아에게 걸어갔다. 창틀에 올려진 은아의 손을 인혁은 잡았다. 은아의 따스한 온기가 인혁에게로 옮겨갔다.
인혁은 헛기침을 하며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은아는 그런 인혁을 보고 있다가 천천히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뭐, 이것도 나쁘진 않네요. 은아는 말하며 인혁의 손을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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