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림항에서 배로 15분, 그림처럼 떠 있는 섬 속의 섬 '비양도'. 이 평화로운 섬마을에 가슴 아픈 이별을 뒤로하고 다시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세 모녀가 있다.
비양도에서 손꼽히는 상군 해녀였던 김영자(91) 할머니는 8년 전, 외아들 내외를 배 사고로 잃었다. 아들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는 충격으로 평생 해오던 물질을 그만둔 할머니. 삶의 의지마저 놓으려던 할머니를 다시 일으킨 건 두 딸이었다. 큰딸 박영실(67) 씨와 막내딸 박영미(52) 씨는 무너져 가는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뒤를 잇는 해녀가 됐다.
2년 전 합류한 애기 해녀 영미 씨는 어머니를 쏙 빼닮은 실력으로 비양도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반면 먼저 물질을 시작했던 영실 씨는 최근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 이후 잠시 바다를 쉬며, 다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아들을 앗아간 거친 바다로 다시 두 딸을 내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은 늘 애가 탄다. 그럼에도 딸들의 테왁을 직접 손질하고 무사 귀환을 빌며 딸들의 바다를 묵묵히 뒷받침한다.
겨울 소라 철이 되면 어머니의 마음은 더욱 시리다. 아들 내외의 제삿날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아들의 제사상을 손수 준비하는 구순 노모는 이제 원망 대신 남은 자식들의 안녕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바다에 올린다.
고맙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한 애증의 바다. 그 바다에서 서로의 숨비소리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세 모녀. 시린 겨울 바다 위로 힘차게 피어오르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비양도 1등 해녀였지만 아들을 바다에 잃고 물질을 그만둔 영자 씨.
돌아온 아들의 제삿날. 영자 씨는 배를 타고 나가 좋은 것으로만 고르고 골라 장을 보고 손수 아들의 제사상을 차린다.
세 모녀는 함께 게를 잡아다 어린 시절 자주 먹던 게 볶음을 해 먹고 얼마 전 수리를 마친 영미 씨의 집에 놀러 온 영실 씨. 언니를 위해 정성껏 밥상을 차리는데... 갑자기 심각해지는 분위기, 무슨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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