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도의 신작인 <마트 이야기 - 시하와 칸타의 장>은 문예지 현대문학 9월호에 실려 있음. 이걸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봐도 되는데, 나 같은 경우엔 동네 도서관 연속 간행물 코너에서 봄.
현대문학 출111판사에서 '현대문학 핀'이라는 제목으로 손바닥에 들어올 만한 작은 사이즈로 책을 내는 시리즈가 있다고 함. 요즘 500~700매 짜리 경장편이 문단 문학의 유행이라는데, 이건 경장편도 아니고 걍 중편 소설을 책 한 권으로 내고 있음. 이영도의 신작도 절대 500매 분량이 되지 않을 거 같은 중편 소설인데 아마도 내년이 되면 저 시리즈 중에 하나로 나올 예정인 거 같음.
스포일러 없이 작품의 내용을 말하자면 인류가 멸망한 시점을 다룬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임.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나 몇 년 전에 개봉한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를 연상하게 하는 분위기임. 분위기만 비슷한 게 아니라 꽤 노골적으로 두 작품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종종 나옴.
인류의 멸망에 따라서 환상종들이 계속 나타난다는 설정인데 나한테는 생소한 인도 설화의 크리쳐들이 많이 나와서 읽다가 계속 핸드폰으로 구글링함. (나가는 안 나옴 ㅋ)
하여튼 난 꽤 재밌게 읽었음. 이영도가 아주 오래 전에 판타스틱에 발표한 <나를 보는 눈>이라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판타지 단편을 연상시키는 부분도 있고.
<오버 더 초이스>와 비교해서 말하자면, <오버 더 초이스>는 이영도의 장편 소설 중에서 재미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라고 생각함. 왜냐하면 이영도의 장편 소설들이 끊임없이 주인공들이 이동하고 움직이고 여행하는 내용이라면, <오버 더 초이스>는 티르 스트라이크 일행이 한 곳에 가만히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들이 도시에 찾아오면서 새로운 정보가 유입되고 티르 스트라이크는 탐정처럼 그 정보를 정리하는 내용이거든. 저게 <오버 더 호라이즌>, <오버 더 네뷸러>처럼 중단편 소설이었을 때는 괜찮은 구성이었는데 장편 소설의 분량 안에서 그런 형식을 유지하니까 재미가 좀 덜한 편이었던 거 같음.
반면에 <마트 이야기>는 장편은 아니고 중편이지만 근본적으로 이동하고 여행하는 이야기임. <오버 더 초이스>보다 더 이영도한테 어울리는 스타일의 글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함.
하여튼 난 재밌게 읽었고 관심 있는 사람이면 걍 동네 도서관 가보거나 사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음.
이게 현대문학 문예지가 9500원 안에 이영도의 중편 소설하고 딴 문단 문학 소설 + 비평 + 시 같은 게 다 있는 구성인데... 기존에 출간된 현대문학 핀 시리즈를 보면 한 권에 10000원이 넘어가거든. 이영도의 신작도 출간되면 만 원이 넘어갈 텐데 차라리 지금 문예지 버젼으로 구입하는 게 돈은 덜 들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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