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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장편연재] 즐거운 토모 2. 말없는 바이오로이드 1화

플스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11 01: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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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시타는 요정에 잠입할 계획을 세웠다. 야쿠자들이 하나노묘엔으로 무언가를 납품하고 있었다. 무엇인지는 몰라도 불법인 것은 확실했다. 합법적인 거래였다면 굳이 폐허가 된 창고에서, 그것도 야밤에 거래를 할 이유가 없었다.


첫번째 계획은 손님으로 위장하여 요정의 실태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기자들이 자주 쓰는 방법이었다. 손님으로 방문해서 종업원에게 정보를 얻거나 몰래 돌아다니며 알아보는 것이었다. 마츠시타는 가게의 대해 알아보았고 그 순간 그녀는 그 계획을 포기했다. 제일 값싼 메뉴가 몇만엔이나 했던 것이었다. 비싼 메뉴는 몇십만엔이나 하는 것마저 있었다.


취재비가 있다면 어느 정도 감당할만한 가격이긴 했다. 그러나 공장 창고에서의 사고로 스미스에게 취재비를 달라고 할 처지가 되지 못한 마츠시타는 그 방법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두번째 계획은 요정에 침투하는 것이었다. 요정은 기본적으로는 식당이었다. 몰래 들어가서 손님행세를 하면 들키지 않고 돌아다닐수도 있을 것이었다. 꽤나 현실적인 방법이었고 마츠시타는 직접 가게 주변을 돌아다니며 침투 루트를 알아보려 했다.


한시간 정도 가게 주변을 돌아다닌 마츠시타의 결론은 침투 불가였다. 가게 주변으로는 각종 첨단 경비장치들이 달려있었다. 요정에는 수많은 유력가들이 방문하고 있었고 그들은 마츠시타는 평범한 기자였다. 특수부대나 스파이라면 몰라도 마츠시타같은 일반인에게 삼엄한 경비를 뚫고 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세번째 계획은 직원으로 위장하는 것이었다. 마침 하나노묘엔에서는 종업원을 모집하고 있었다. 마츠시타는 평범한 경력직 종업원으로 위장했다. 2년 반을 치바에 있는 요정에서 일하다 도쿄로 갓 이사온 츠마다 키코. 사실 마츠시타의 음식점 경력이라면 대학생 시절 방학동안 잠깐 체인 덮밥집에서 일한 것이 전부였지만 그녀의 거짓말은 잘 통하였고 며칠 뒤 출근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렇게 며칠을 낮에는 취재준비를, 밤에는 요정에서 일하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처음 이틀은 교육을 받았고 3일차부터는 실제로 일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의외로 마츠시타는 이게 천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신의 능숙함에 놀랐다. 차라리 기자를 그만두고 이 업계에 종사할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을 정도였다.


나날이 늘어나는마츠시타의 종업원으로서의 능력과는 별개로 요정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기대로 가득했지만시간이 지나며 시간낭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고 있었다.

 


요정에서 일하게된 지 열흘째가 되는 날, 마츠시타는 여느 날처럼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하나노묘엔에서는 종업원 모두가 전통복을 입고 있었다. 기모노를 입고 출근할 수는 없으니 탈의실에서 매번 갈아입는 것이었다.


기모노를 입은 마츠시타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옷이 날개라는 말이 아니었다. 마츠시타의 가슴이 평소보다 더 나와 있었다. 마츠시타가 학생 시절에는 작은 가슴이 콤플렉스였다. 남들에 비해 작다못해 남자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대학교를 지나 사회인이 된 그녀는 더 이상 가슴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가슴이 커진 것이 아니라 그저 포기를 한 것이었다.


그녀의 가슴에는 카메라가 들어가 있었다. 그녀의 취재도구중 하나였다. 초소형카메라도있었지만 아무래도 가격이 부담되었던 그녀는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가슴에 넣은 뽕과 카메라를 손으로 조정하던 그녀는 살짝 자괴감이 들었지만 열흘간 그 자괴감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마무리로 비녀로 머리를 정리한 그녀는 일을 하러 탈의실을 나섰다.


그녀가 요정에서 맡은 일은 서빙이었다. 주방에서 나온 요리를 손님이 있는 방으로 전해주기만 하는 일이었다. 요정은 10테이블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마저도 가득차는 일이 없었다. 그래도 꾸준히 손님은 있었고 마냥 쉴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주방에서 요리가 나오자 마츠시타는 그 쟁반을 집어들었다. 스미레 방에 전해줄 메인 요리였다. 그녀는 상상할 수도 없는 가격의 고가요리였다. 조심히 쟁반을 든 마츠시타는 종종걸음으로 복도를 걸어갔다. 그녀가 입은 기모노의 치마부분은 폭이 좁아 평소처럼 다닐 수없었다. 덕분에 그녀는 매일같이 시대극에서나 볼법한 걸음으로 복도를 수십번 왕복해야 했다.


스미레 방은 주방과는 다른 건물에 있었고 요정의 정원과 연못에 있는 다리를 한번씩 건너야 했다. 시부야구 한복판에 있다는것이 놀라울 정도의 완성도였다. 대체 이곳을 짓는데 돈이 얼마나 들었을까 생각했지만 그녀의 머리로는 계산이 되지 않았다.


그 놀라운 광경도 열흘이 지나며 점점 무뎌지고 있었다. 스미레 방에 도착한 마츠시타는 문 앞에 무릎을 꿇고 쟁반을 그녀의 옆에 두었다.


음식 도착했습니다.”


전통방식의 요정은 귀찮을 정도로 절차가 많았다. 그녀가 일하던 덮밥 체인에서는 음식이 나오면 손님의 테이블에 놓기만하면 끝이었다. 하지만 고급 음식점이라는 것은 그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고개를 숙인 마츠시타는 조심히 일본 전통방식대로 만들어진 미닫이문을 열었다. 손님에게 인사를 한 그녀는 쟁반을 들었다.


안그래도 넓은 스미레 방은 정원쪽 문을 활짝 열어놓아 더 넓게 느껴졌다. 방에는 테이블 하나만이 놓여있었다. 4인용 테이블에는 두 사람이 앉아있었고 두 자리는 비어있었다. 하나노묘엔에는 2인용 방도 많았고 지금도 비어있는 방이 있어 마츠시타는 위화감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일이 우선이었다. 테이블 옆에 무릎 꿇은 마츠시타는 쟁반을 테이블 옆에 내려놓고 손님이 다 먹은 전식그릇을 치우고 그녀가 가져온 메인 메뉴를 각 사람의 앞에 두었다.


오늘 갓 잡은 광어로 만든 초밥과 간장과 갖은 재료로 만든 푸딩입니다. 푸딩을 초밥에 올려서 드시면 됩니다.”


음식 설명을 하면서 마츠시타는 두 사람을 각각 바라보았다. 누군지 기억하기 위함도 있었고 그들의 얼굴을 카메라에 찍히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빈 접시를 쟁반위에 올린 마츠시타는 일어나 종종걸음으로 뒤로 물러나 문 앞에 다시 무릎을 꿇었다.


그럼 맛있게 드십시오.”


그렇게 말한 마츠시타는 자신이 들어온 미닫이 문을 닫았다. 쟁반을 집어든 마츠시타는 쟁반을 집어들고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다.


연못 위를 지나는 다리를 건너던 마츠시타는 맞은편에서 화려한 기모노를 입은 종업원을 보았다. 몇번 보았지만 한번도 말을걸어보지 않은 직원이었다. 그 직원 뒤에는 똑같이 화려한 기모노를 입은 두 사람이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그 얼굴은 이상할 정도로 아름다워 현실감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여자지만 부러울 정도의 모습에 마츠시타는 모든 생각을 잃었다.


한명은 요염한 모습이었다. 연예인인가 싶을 정도로 강렬한 외모의 여자였다. 길고 짙은 흑발의 여자는 마츠시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본 마츠시타는 숨이 멎을 것 같았다. 마치 인간의 미의 극한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


다른 한명은 앳되어 보이는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일해도 되는 나이인가 싶을 정도의 외모였다. 갈색의 장발을 딿아올린 그녀의 얼굴은 화장을 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흰 피부를 하고 있었다.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보던 마츠시타에게 종업원이 눈치를 주었다. 그제야 마츠시타는 자신이 그들의 길을 막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채고 그들에게 길을 비켜주었다. 마츠시타는 주방으로 돌아가며 그들을 돌아보았다.


둘 중 어려보이는사람도 역시 뒤를 돌아보았다. 잠깐이었지만 마츠시타는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쓸쓸해보이다 못해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는 눈빛이었다. 스미레 방으로 들어가는 그들을 보며 그제야 마츠시타는 비어있던 두 자리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주방에 쟁반을 전해준 마츠시타는 마침 옆에 있던 종업원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에게 일을 가르쳐준 일종의 선임이었다. 하마다는 이것저것 말하길 좋아해 기자인 마츠시타로서는 아주 반가운 인물이었다.


, 방금 스미레 방에 들어간 사람들 있잖아요. 뭐하는 사람들이에요?”


하마다는 뭔지 알겠다는 눈치로 말했다.


뭘 궁금해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나라면 그냥 관심 안가질 거야. 우리도 일단은 요정이잖아. 남자 손님들이 원하는 그거를 들어줘야지.”


하마다의 말을 대강 이해할 것 같았다. 아무래도 마츠시타의 생각이 맞았던 모양이었다. 원래 요정은 그런 곳이었다. 음식접대 말고도 간간히 성접대도 일어나는 곳이었다.


그렇다면 야쿠자들이 납품하는 것은 무엇인가. 마츠시타는 가장 끔찍한 것을 떠올렸다. 인신매매. 만일 야쿠자들이 불쌍한 여자들을 납치해 성접대의 도구로 쓰고 있다면? 마츠시타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방에 들어가는 그 아이의 눈빛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나중에 그녀를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그것이 마츠시타의 생각의 최선이었다. 만일 마츠시타가 스미레 방에 가 그것을 막는다면 그녀는 취재를 포기해야할 것이었다.


하마다, 소주 한병 스미레 방에 가져다줘. 추가주문이다.”


주방 매니저의말이었다.


, 제가 갔다와도 될까요?”


마츠시타는 생각하기도 전에 말했다. 이건 어쩌면 기회였다. 스미레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그곳에서 야쿠자들이 무엇을 납품하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는일이었다.


, 눈치 있구만. 언니 배려도 해주고.”


하마다는 웃으며쟁반을 마츠시타에게 건네주었다. 쟁반을 받은 마츠시타는 종종걸음으로 스미레 방으로 걸어갔다. 무언가 알 수 있기를 기대하며. 하지만 그것으로 괜찮은 걸까. 차라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그 소녀에게 행복한 것이 아닐까.


복잡한 기분이들었다.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 걸까. 고통받는 소녀와 취재거리를 찾은 마츠시타? 행복한 소녀와 다시 취재거리를 찾아야 하는 마츠시타? 기자가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다. 다른 기자들에게 일어나는 일이야. 그렇게 치부하던 그녀는 막상 자신에게 그 상황이 찾아오자 도저히 결정할 수 없었다.


그저 그녀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종종 걸음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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