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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장편연재] 즐거운 토모 5. 토모 2화

플스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01 02: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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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키니쿠는 어땠어?”

야키니쿠를 먹고 돌아가는 길, 마츠시타는 토모에게 물었다. 사실 굳이 물을 것도 없었다. 토모는 신나게 고기를 구워먹었으니까.

“좋았어. 매일 이렇게 먹고 싶어.”

그건 무리였다. 마츠시타의 월급으로는 매일같이 그렇게 야키니쿠를 먹다간 한달의 반이 지나기도 전에 돈이 다 떨어질 것이었다. 회나 고급 고기구이 같은 곳에 데려가지 않은 것이 어쩌면 다행일지도 몰랐다.

“점점 추워지네.”

토모는 몸을 떨며 말했다. 그녀가 준 코트로는 밤의 추위를 완전히 막기는 힘든 모양이었다.

“바이오로이드도 추위를 느끼는 줄은 몰랐네.”

“나도 느낄 건 똑같이 느낀다고.”

토모는 손에 입김을 불고는 말했다.

“어라? 마츠시타, 저건 뭐야?”

토모는 길가에 있는 노점상을 가리켰다. 길에 흔히 보이는 나무로 된 노점상이었다.

“포장마차네. 길에서 먹을 걸 파는 거야.”

멀리서 보는 거라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의자가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식사류보다는 간식류를 파는 가게처럼 보였다.

“마츠시타, 들렸다 가자.”

“좀 전에 배부르다고 하지 않았어?”

마츠시타가 계산하는 동안 분명 뒤에서 토모는 그렇게 말했다. 배부르다고. 잘 먹었다고.

“응. 그런데 여자는 간식배가 따로 있다고 했어.”

대체 어디서 그런 말을 들은 건지. TV에서 나온 말인가 싶었다.

“나중에 후회하지마.”

그렇게 말하며 마츠시타는 그 포장마차를 향해 걸어갔다.

타코야키. 포장마차 위의 깃발에는 그렇게 적혀있었다. 타코야키라. 마츠시타도 먹은지 오래된 음식이었다. 슬슬 그 맛이 잊혀지려 하던 음식이었다.

맛이래봐야 결국은 소스와 가츠오부시의 맛으로 먹는 음식이었다. 게다가 혀가 데이지 않으면 다행인 뜨거운 음식이었고 막상 식으면 맛이 없어지는 안좋은 의미로 절묘한 밸런스에 있는 음식이었다.

대체 왜 이런 음식이 축제를 대표하는 음식이 된 것일까. 아니면 축제 이외의 시간에는 굳이 찾지도 않을 음식이기에 축제에서 먹는 것일까.

“어서오세요! 뭐 드릴까.”

가게는 조촐했다. 성인이 두 팔을 뻗으면 양쪽 끝에 닿을 정도였다. 메뉴는 타코야키뿐인 것 같았다. 유리판 너머로 타코야키 기계가 보였다. 타코야키의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역시 타코야키를 먹게 하는 건 이 냄새 때문이었다.

“네개 주세요.”


4개에 500엔. 조금은 비싼 가격이었다. 하지만 이정도 금액이면 쓸만했다.

“네개는 부족하지. 두사람이면 8개가 딱이야.”

가게 주인의 말이었다. 그의 말에 마츠시타는 당황했다. 네개를 산다는데 더 사라고 한다니. 마츠시타는 잠시 고민했다.

8개에 천엔. 보통은 많이 사면 싸지는 것이 아닌가. 이 가게는 그런 룰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16개에 1800엔이라 쓰인 팻말을 보았다. 아. 그정도는 사야 할인을 해주는 건가.

“조금 전에 밥을 먹어서 네개면 충분할 거에요.”

“에이. 그렇게 사갔다간 나중에 후회해. 8개는 사야지.”

주인은 물러날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네개를 더 강매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주인은 마츠시타를 보면서 타코야키 기계의 타코야키를 굴리고 있었다.

“그럼 8개 주세요. 가츠오부시는 많이 얹어주시고요.”

“안돼. 많이 올리면 더 날리기만 해.”

어째 자기주장이 강한 가게주인이었다. 장인들이 주로 이런 성향이라지만 포장마차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가게주인은 열심히 타코야키를 만들었다. 그 모습을 토모는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타코야키 만드는 거 처음 봐?”

“응. 판에 물을 붓는데 어떻게 저렇게 공이 나오는 거야?”

“그게 기술이란 거지. 아가씨도 배워볼 텐가?”

가게주인이 말을 끼어들며 대답했다.

“자, 여기 타코야키 8개, 가츠오부시 듬뿍!”

조금 전 한 말과는 다르게 정말로 가츠오부시를 듬뿍 담아준 주인이었다. 토모가 타코야키 그릇을 받아들었고 마츠시타는 천엔 지폐를 내밀었다.

“아, 저것도 주세요.”

마츠시타는 가게 구석에 있는 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기왕 타코야키를 산 이상 기분도 내고 싶었다.

“두개 맞지?”

“네 두개요.”

사실 마츠시타가 생각한 건 한 병이었지만 말이다.

“감사합니다!”

포장마차를 뒤로 하고 마츠시타와 토모는 다시 집으로 향했다.

“마츠시타, 이건 뭐야?”

마츠시타는 토모에게 병을 내밀었다. 타코야키 먹는 길에 이것을 빼먹을 수는 없었다.

“라무네야. 역시 타코야키에는 라무네지.”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지만 마츠시타에게 라무네는 추억의 물건이었다. 헤이세이 시절에도 잘 먹지 않았을 음료지만 마츠시타는 이런 오래된 물건이 좋았다.

“마츠시타, 이건 어떻게 마시는 거야?”

토모는 마츠시타에게 들고있던 타코야키 그릇을 준 뒤 라무네 병 뚜껑의 비닐을 벗겨냈지만 라무네는 나오지 않았다.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뚜껑 비닐에 있는 플라스틱 못을 뺀 마츠시타는 병위에 올린 뒤 그 위를 살짝 내리쳤다. 뽕! 하는 소리와 함께 구슬이 병목으로 떨어지고 라무네의 탄산이 올라왔다.

“나도 해볼래.”

토모는 마츠시타의 병을 가져가 마츠시타가 한 것처럼 했다. 다시 뽕! 하는 소리가 들렸다. 토모는 바로 그 라무네를 마셨다.

“맛없어…”

그럴 만도 했다. 쇼와시절에나 유행했을 법한 음료였다. 지금의 입맛에 맛기에는 100년은 늦었다.

“이건 맛이 아니라 추억과 분위기로 먹는 거야.”

“마츠시타의 담배처럼?”

어쩌면 그럴지도. 마츠시타가 액상에 절인 종이를 담배라며 피우는 것도 니코틴이 아닌 향수의 부족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생각하니 담배를 피우고 싶었지만 그녀의 손에는 여유가 없었다.

“타코야키도 한번 먹어봐.”

마츠시타는 토모에게 그릇을 내밀었다. 토모가 가져가면 담배를 피워야지. 하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토모는 타코야키 한조각을 가져갔다. 토모는 가져간 타코야키를 한입에 넣었다.

“어때?”

“흐거훠…”

그야 타코야키니까.

“그래도 맛있어.”

그새 다 먹은 것인지 입에 아무것도 없는 토모가 말했다.

“자 이제 라무네 마셔봐. 그럼 맛있을 지도 몰라.”

마츠시타의 말에 토모는 다시 라무네를 마셨다. 그리고는

“여전히 맛없어…”

그렇게 말했다.


두 사람은 타코야키와 라무네를 전부 먹었다. 어쩌면 가게주인의 말이 맞는 것이었을지도 몰랐다. 네개였다면 조금 적게 느꼈을 수도 있었다.

토모는 라무네 병을 신기한 듯 보고 있었다. 라무네를 딱히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었기에 라무네를 더 먹고 싶다는 것은 아닐 것이었다. 토모가 보고 있는 것은 병목에 있는 구슬이었다. 마츠시타도 어릴 적 병목에 있는 구슬을 보며 신기해한 적이 있었다. 구슬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 것은 몇 년 뒤였다.

최근에는 대부분 플라스틱 병으로 대체되어서 예전처럼 빼기 힘들 일은 없었지만 그 가게에서 산 라무네는 요즘 보기 힘든 오래된 방식의 유리병이었다. 그 점을 눈치챈 마츠시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조일자를 확인했다. 다행히 최근 만들어진 것이었다. 의외로 요즘에도 이런 수요는 있는 모양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면 빼줄게.”

아마 병을 깨면 나오겠지. 마츠시타는 막연한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이 집 앞에 도착했다.

“어라?”

집 앞에 도착한 마츠시타는 집 앞에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마츠시타, 잠깐만.”

이상함을 느낀 것은 마츠시타만이 아니었다. 토모는 마츠시타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두 사람은 맨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있었다.

타츠원. 마츠시타가 제일 먼저 위화감을 느낀 것은 그것이었다. 야쿠자들이 많이 타고다니는 차량이었다. 물론 야쿠자가 아닌 일반인들의 차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몇 년동안 맨션에서 살면서 타츠원은 본 적이 없었다.

미스터 J는 전에 말했다. 야쿠자들이 그녀를 쫓고 있다고. 결국 자신의 집까지 알아낸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니, 이미 늦은 것일 수도 있었다.

“마츠시타!”

그리고 정말로 늦은 뒤였다. 토모의 외침 직후에 둔탁한 쇳방망이 소리가 들렸다. 놀란 마츠시타가 뒤를 돌아보자 수명의 남자가 그들 뒤에 서있었다. 그중 한명은 쇠파이프로 토모의 머리를 가격했다.

마츠시타는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양복을 입은 남자들 무리는 누가봐도 야쿠자들이었다. 너무 경솔했던 것이었을까. 그녀에게 남은 것은 파멸적인 미래였던 것인가. 그녀가 대응을 하기도 전에 그 남자들은 마츠시타를 잡았다.

“살ㄹ… 읍읍!”

남자들은 능숙한 솜씨로 마츠시타의 팔 다리를 잡은 뒤 입에 재갈을 물렸다. 마츠시타는 입에서 작은 신음소리밖에 낼 수 없었다. 무서움에 눈물이 나왔다. 그녀는 저항하려 했지만 남자들 여럿은 이길 수 없었다. 야쿠자들이 그녀를 차로 끌고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토모는 순간 잃었던 정신을 되찾았다. 눈을 뜨자 차로 끌려가고 있는 마츠시타가 보였다. 토모는 팔을 뻗으려 했지만 누군가가 그 팔을 잡고 그녀의 허리 뒤로 가져가 그녀를 제압했다. 그는 토모를 바닥에 짓눌렀다. 얼굴이 차가운 바닥에 닿았다.

그녀는 마츠시타가 끌려가는 것을 볼 수밖에 없었다. 저항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와 동시에 어떻게라는 질문이 딸려왔다. 무언가라도 해야해. 그녀는 바이오로이드였다. 힘으로는 성인 남성을 이길 수 있었다. 오리진 더스트로 강화된 근육은 갸냘퍼 보이는 토모라도 수십년을 단련한 남성보다 강력한 근력을 가지게 해주었다.

토모는 힘으로 그녀를 짓누르는 사람을 밀어내며 일어나려 했다. 그 때 누군가가 다시 그녀의 머리를 쇠파이프로 내리쳤다. 순간 시야가 사라졌다 돌아왔다. 그들은 여차하면 토모를 죽일 각오로 온 것이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토모는 마츠시타를 구하고 싶었다. 마츠시타를 구해야 했다. 다시 토모는 힘으로 일어나려 했다. 다시 쇠파이프가 그녀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저항했다. 이대로 정신을 잃을 수 없었다. 마츠시타는 점점 토모에게서 멀어지고 있었고 그들이 몰고온 차에는 가까워지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걸어나왔다.

‘다시!’

어디선가 말이 들려왔다. 환청인 것일까. 그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야쿠자들은 다시 한번 토모의 머리를 내리쳤다.

‘다시!’

환청이었을까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이었을까, 토모는 희미해지는 시야와 정신 속에서 끝까지 마츠시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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