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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장편연재] 즐거운 토모 13. 욕망의 끝 1화

플스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04 04: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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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정리글 : https://gall.dcinside.com/m/lastorigin/1596905





 “아리가토우 고제이매스.”

 바이킹은 그의 손바닥 만한 책을 읽으며 말했다. 책의 표지에는 영어로 쉽게 배우는 일본어 회화라 쓰여있었다. 그는 방금 읽은 문장을 한번 다시 읽었다.

 “아리개토우 고제이매스. 땡큐.”

 그는 편의점에 있었다. 요크셔가 한창 물건을 고르는 동안 장바구니를 든 그는 장바구니를 들지 않은 다른 손에 책을 들고 일본어를 익히고 있었다.

 “수까, 일본어는 대체 왜 이리 어려운 거야.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데 대체 얼마나 길게 말하는 거야. 영어만 해도 그냥 땡큐라 하면 되는 걸.”

 “아, 땡큐라고 하는 경우에 일본어로는 상큐라고 하면 돼요.”

 옆에서 라면을 고르던 요크셔가 덧붙였다.

 “수까블랏!”

 바이킹은 욕을 거칠게 내뱉었다.

 “왜 내가 여기까지 와서 일본어를 익혀야 하는 건데. 내 머리로는 모국어와 영어만 하는 걸로도 벅차다고. 나는 싸우려 용병을 한 거지, 머리를 굴리려 온 게 아니라고.”

 바이킹은 들고 있는 책을 장바구니에 던지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에요. 저도 통역이나 해주려 이곳에 온 게 아닌데요.”

 무슨 일만 생기면 가서 통역해주었던 요크셔는 옆에서 한숨을 쉬었다. 아마도 여기서 통역해준 시간이 총을 쏜 시간보다 더 많았을 것이었다.

 “대체말야, 무슨 언어가 이따위로 어려운 건데? 이 꼬부랑 글자들에 더 복잡한 꼬부랑 글자들까지 있는데 대체 이걸 뭐라 읽어야 하는 거야?”

 바이킹은 라면을 집어들고 화를 나며 말했다.

 “아, 즉석 야키소바요. 그건 별로니 다른 걸 사는 게 좋아요.”

 요크셔가 얼굴을 내밀어 말하자 바이킹은 다시 고함을 지르며 장바구니에 던졌다.

 “수까!”

 요크셔는 조심히 장바구니의 야키소바를 들어 매대에 돌려놓았다.

 “고르는 것과 사는 거 제가 다 할 테니 바이킹은 그냥 바구니만 들고 있어주세요.”

 요크셔는 능숙하게 장을 보면서 말했다. 오랜기간 일본을 떠나있었지만 그간 바뀐 것이라고는 신제품과 한정 상품들뿐이었다. 여전히 시간과 변화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였다.

 “그래도 계획대로라면 바이킹이 문장 몇 개 외우기도 전에 일본을 떠날 거에요. 그 후로는 우리가 잘 하는 일을 하게 되겠죠.”

 총을 쏘고 사람을 죽이는 일 말이다.

 “계획대로라면 말이지. 그 야쿠자들 건만 해도 그거 끝나면 토모인가 하는 빗치를 잡을 거라 했는데 그냥 허탕만 쳤고 말야. 최소한 그 수까가 뭐라도 말할 줄 알았지. 이렇게나 허탕인줄 알았다면 차라리 잠복하고 나타나길 기다리는게 나았을 지도 모르지.”

 요크셔는 수긍했다. 그것은 맥켄지도 동의하는 바였다. 전투라는 것에 흥분한 나머지 벌인 일이었다. 차라리 정보라도 얻었다면 몰라도 정보는커녕 자신들에 대한 흔적만 남기고 만 것이었다. 다행이라면 당장 자신들을 추적하는 정부기관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쯤 사면 될 거 같네요.”

 두 사람은 천천히 계산대로 걸어갔다. 계산대에는 후즐근한 모습이 남성이 의욕없는 모습으로 서있었다.

 “저, 저… 할로?”

 점원은 어색한 영어로 말했다. 요크셔는 능숙한, 당연히 능숙한 일본어로 말했다.

 “일본어로 이야기해도 괜찮아요.”

 아무래도 덩치가 큰 바이킹에 주눅이 들은 모양이었다. 하긴 점원의 어깨넓이보다 바이킹의 어깨가 두배는 넓을 것이었다. 항상 단련하는 요크셔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유전자의 힘이었다.

 “다 해서 5천 840엔입니다.”

 물건을 봉투 둘에 나눠 담어준 점원의 말이었다. 요크셔는 주머니에서 현금을 꺼내 계산을 했다. 여전히 일본은 현금을 선호하는 것도 있었고 카드 사용으로 추적을 피하기 위함도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용병이 아닌 일본에 관광차 입국한 일본계 미국인이어야 했다.

 “아, 아리고우 토고제이스.”

 바이킹은 정체불명의 말을 했다. 대충 무슨 말인지 깨달은 요크셔는,

 “그냥 아리가토라고 하면 되요.”

 “아리… 개토우.”

 “아리가토 고자이마시타!”

 바이킹의 말을 들은 점원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맥, 사오란 거랑 간단한 레토르트 사왔어.”

 바이킹은 요크셔의 봉투까지 들고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블랙리버에서 마련한 안전가옥이었다. 가옥이라기보다는 폐허에 가까운 곳이었다. 폐허로 안전가옥을 위장한 것인지, 폐허에 안전가옥을 만든 것인지는 몰라도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 곳이었다.

 “또 라면이야? 이 나라는 이런 거 말곤 다른 거 만들 생각은 안하는 거야?”

 “좀 늦었지만 웰컴 투 재팬.”

 맥켄지의 불만에 요크셔는 웃으며 어깨를 으쓱하곤 말했다.

 “빅! 왜 이리 늦었어.”

 의자에 앉아있던 벨은 바이킹을 보자 벌떡 일어나 그에게 안겼다. 그리고 둘은 진하게 키스를 했다.

 “애정행위는 바깥 가서 하라고.”

 캐슬은 지겹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섹스는 제발 방음이 되는 곳에서 해. 신음소리 때문에 잠들기도 힘들어.”

 “부러우면 여자를 사귀시든가. 한번 맥에게 말해봐? 한판 해줄 지도 모르잖아?”

 벨은 바이킹에게 매달리며 캐슬을 놀렸다. 맥켄지는 그 말을 듣고는 캐슬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날렸다.

 “잠깐 비운 사이에 무슨 일 있었어?”

 바이킹은 벨을 내려놓고는 한켠에 세워둔 칠판을 보며 말했다. 칠판에는 그동안 알아낸 정보들이 쓰여있었다. 타누키사키 요시히로와 야쿠자와 폐기업자들. 자세히 보자 편의점에 가기 전에 없었던 포스트잇이 더 붙어있었다.

 “얼마 안되지만 크로아상이 알아낸 게 있어. 크로아상. 부탁할게.”

 맥켄지가 손짓하자 크로아상이 파일을 들고 나타났다.
 
 “우리가 찾는 바이오로이드, 토모를 폐기한 업자의 이름은 타케다 켄. 작년에 복상사로 사망했지. 바이오로이드에게 박다가 복상사한 불쌍한 녀석이지. 여기서 두가지 방향을 조사해보았어. 하나는 그 바이오로이드가 어디서 온 것인가, 다른 하나는 그 바이오로이드가 어디로 갔나.”

 크로아상은 파일첩에서 사진 하나를 내려놓았다.

 “동일 개체는 아니지만 동일 모델의 사진이야. 기업에 납품되는 안내용 바이오로이드지. 외모도 그렇고 복상사할만한 모델이긴 해.”

 바이킹도 요크셔도 끄덕일 정도의 외모였다. 대체 어떻게 이런 다양한 얼굴의 바이오로이드를 매번 매력적으로 뽑아내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문제는 타케다 켄이 폐기하려던 그 바이오로이드의 출처를 알 수 없다는 거야. 어쩌면 타케다 켄이 불법적인 곳에 손을 대느라 기록을 남기지 않았거나 혹여는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이 바이오로이드를 ‘폐기’시키려 한 것일지도 몰라.”

 크로아상은 폐기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말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여기로 이어져. 타카하시 츠토무. 이쪽도 폐기업자지. 타케다 켄이 사망한 뒤 경찰은 이 폐기업자에게 타케다 켄을 죽인 바이오로이드 폐기를 의뢰했어.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 타카하시 츠토무라는 업자, 뒤가 구리더군.”

 크로아상은 녹음기를 올려놓고 재생했다. 어색한 일본어가 들렸다.

 -그러면 니세를 폐기시키는 대신에 다른 곳에 납품하고 제게 그 비용 일부를 돌려준다는 거죠?

 -단, 그 니세가 신품에 가까울 정도로 훼손이 덜 되었을 경우죠. 뭐 그런 니세가 폐기되는 경우는 흔치 않죠.

 크로아상은 정지버튼을 눌렀다.

 “이 작자도 바이오로이드를 몰래 빼돌리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어. 심지어 리베이트까지 해주면서 말이야. 원래라면 타케다 켄을 죽인 바이오로이드는 폐기되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 정황을 보면 어딘가에서 폐기되지 않고 있을 거라는게 내 추측이야.”

 “여기서 우리가 작전을 할 거야. 크로아상은 업자에게 접근해서 이미 떡밥을 던진 상태야. 그리고 업자는 상품을 원하겠지. 그 상품으로 우리는 브라우니를 쓸 거야. 걱정마. 우리가 원하는 건 정보지, 몇푼 안되는 돈이 아니니까.”

 맥켄지는 깜짝 놀란 브라우니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요크셔. 네가 같이 가줘. 아무래도 통역이 있는 편이 더 편하겠지. 이번 작전은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할 거야. 다들 자기 전문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힘내줬음 해. 크로아상은 빗치를 폐기시키려는 외국 부호, 요크셔는 그 통역사, 브라우니는 빗치다.”

 “잠깐, 또 통역이야? 크로아상보니 일본어 잘 하는 거 같은데?”

 요크셔는 지겹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같이 가면서 크로아상의 일본어를 테스트하고 돌아와서 가르쳐주던가. 그러면 재고해볼게.”

 “그럼 대기인원은?”

 “휴식 및 정비.”

 “씨발 엿먹어, 맥.”

 요크셔는 화난다는 제스쳐를 했지만 맥켄지는 그 모습을 비웃었다.

 “그럼 낚시 잘 하고 오라고.”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꼰 맥켄지는 씩 웃으며 손짓을 보냈다. 요크셔는 그 모습을 보며 툴툴거리며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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