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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장편연재] 즐거운 토모 15. 정보의 홍수 2화

플스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8 01: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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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문서더미속에서 시간은 무의미하게 지나갔고 얻은 정보라고는 야쿠자조직이 얼마나 많은 곳에 손을 뻗고 있었는가 하는 것이었다. 현대의 야쿠자는 불법적인 것에 최대한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았다. 경찰과 엮여서 좋을 일이 없던 것도 있고 합법적인 일이라 해도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었다.

 야쿠자들이 바이오로이드를 유통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였을 것이었다. 아직 바이오로이드의 유통은 제한적이었고 그 틈새를 야쿠자들이 파고든 것이었다. 그러나 아직 마츠시타에게는 의문이 남아있었다. 그 바이오로이드는 어디서 오는가.

 마츠시타는 야쿠자들에게 바이오로이드를 공급하는 브로커를 찾고 싶었다. 어쩌면 성스캔들에 야쿠자들이 엮여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이 문서들 속에 그 해답이 숨겨져 있을지도 몰랐지만 그 해답은 좀처럼 수면위로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츠시타! 찾았어! 하나노묘엔이야!”

 마츠시타는 토모의 외침에 토모가 앉은 소파의 옆에 앉았다.

 “여기 하나노묘엔.”

 토모는 화면 한구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화면은 마츠시타에게도 왠지 익숙한 모습이었다.

 “토모, 그거 가지고 이리 와봐.”

 마츠시타는 재빨리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조작했다. 그 문서가 찍힌 사진이 떠오른 것이었다. 과거 치바의 한 공장에서 찍은 사진. 안타깝게 대부분의 사진이 날아가고 남은 단 하나의 사진의 일부였다.

 “그래, 이거야.”

 마츠시타는 그녀를 하나노묘엔에 가게 한 그 깨진 사진을 화면에 띄웠다. 그리고는 사진의 일부를 확대했다.

 “이 사진이 너와 나를 만나게 해준 거야.”

 마츠시타는 이제는 추억에 가까운 하나노묘엔이라는 단어를 보면서 말했다.

 “납핌 대상 : 시부야구 하나노묘엔?”

 “납품 대상. 이 문서의 확대 버전이 바로 네가 찾은 이 문서일 거야.”

 마츠시타는 토모가 들고 있던 태블릿을 책상에 내려놓았다.

 “납품목록은 대부분 술이야.”

 “술?”

 주류는 일본에서 불법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주류가 합법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정부 허가 없이 만들어져 유통되는 술, 해외에서 몰래 들여온 밀수품, 국내법상 유통이 될 수 없는 해외 주류들이 그것이었다. 그런 사업에 야쿠자들이 개입한단 한들 문제될 것은 없었다.

 “또 술이냐…”

 마츠시타는 토모의 말에 실망감을 가지고 토모가 찾은 납품대장을 보았다. 토모의 말대로 납품목록은 대부분 술이었다. 술과 잡다한 비품들이 전부였다. 이렇게 보면 누가 봐도 평범한 요정의 영수증일 뿐이었다.

 “와. 술이 한병에 500만엔이야?”

 토모는 문서를 보며 놀란 목소리를 했다.

 “돈세탁의 증거야. 실제로 돈은 만엔을 지불하고는 영수증처리는 500만엔으로 만들어서 실제로 그만큼 돈이 나간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거지.”

 이전 회계비리 취재를 했던 그녀인만큼 이런 수법에는 훤했다.

 “국세청이라면 두팔벌리고 환영할 소식이겠지. 아니면 진짜로 우리가 모르는 세계에서는 한병에 500만엔이나 되는 술이 있을지도 모르고.”

 마츠시타는 예전 이치카와 같이 술을 마신 바를 떠올렸다. 한잔에 만엔이 넘는 술이라면 병이 500만엔이나 되는 술이 있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마츠시타, 이게 전부야? 술 10병밖에 없는데?”

 토모의 말에 마츠시타는 위화감을 느꼈다. 마츠시타가 공장에서 본 문서와는 다를 수도 있었지만 그 때 마츠시타가 본 물건은 트럭에 실려와 있었다. 이정도 양이라면 트럭이 아닌 경차로도 충분히 실을 수 있는 양이었다.

 술이 한병에 500만엔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리고 동시에 이것은 사실 술이 아닐지도 몰랐다. 좀 더 불법적인 무언가일지도 몰랐다. 트럭에 한가득 무언가를 10개 실고 납품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트럭에 겨우 10개 들어갈 정도의 물건은…

 “어쩌면 이게 바이오로이드일지도 몰라.”

 그렇게라면 많은 것이 설명이 되었다. 며칠간 문서를 뒤져도 단 한번도 바이오로이드라는 글씨를 보지 못한 것은 야쿠자들이 영수증이나 문서에 대놓고 바이오로이드라는 이름을 쓸 바보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확증이 없었다. 모든 것은 그녀의 추측일 뿐이었다. 바이오로이드가 아닌 또다른 무언가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읽었던 모든 문서를 다시 봐야 할지도 모르겠네.”

 “에엑? 그건 싫어.”

 며칠간 읽었던 장부였다. 지금부터 다시 읽는다면 시간은 더 걸릴 것이었다. 모든 문서에 표면적인 단서가 아닌 숨겨진 정보들이 있음에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마츠시타는 일단은 하나노묘엔의 납품대장 문서를 살펴보았다. 분명 수령자는 하나노묘엔으로 되어있었지만 막상 문서 어디에도 야마다조의 이름은 없었고 납품자에 대한 것도 나와있지 않았다. 그야말로 의심으로 가득한 문서였다.

 어째서 야마다 켄지가 자신에게 이 중요한 문서를 전해준 것인지도 알 것 같았다. 중요한 정보는 지워진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적혀있지 않은 것이었다. 한 조직의 조장이나 되는 사람이 그렇게 일을 허술하게 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이 장부에는 야마다조가 얼마나 많은 곳에 개입을 했는가 하는 증거가 되기도 했다. 만일 이 안에서 정치쪽 커넥션이 발견된다면 거대한 스캔들로 발전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마츠시타는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토오노? 혹시 시간 될까 싶어서말야.”

 마츠시타는 토오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일은 아무래도 토오노와 이야기를 하고 진행을 하는게 옳을 것 같았다. 정치계 인물이 성접대로 논란이 된 업소가 야쿠자의 불법적인 일과 연관이 되어있다. 이건 단순히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토오노에게 연락을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정치계 스캔들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둘이 진행하고 있던 기획기사에서 논지가 어긋날지도 몰랐다. 또한 불똥이 어디로 튈 지도 모르는 일이었고 좀 더 신중하게 진행해야 했다.

 서두를 것이고 뭐고 얼마나 시간을 투자해야 원하는 정보를 찾을지 모르는 일이었지만.

 -공적인 이야기야, 사적인 이야기야?

 “공적인 이야기야.”

 겸사겸사 사적인 이야기도 하고 말이다.

 -뭐야. 크리스마스 계획짜려고 전화한줄 알았잖아.

 “크리스마스는 아직 한참 남았어. 기사준비 잘 되냐고 물은 건 누군데.”

 -그래서 기사 관련해서 이야기하자는 거야?

 “그래. 만나서 이야기하는 편이 더 편하잖아?”

 전화로 하기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마츠시타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하는 타입이었다. 화상으로 수술까지 하는 시대였지만 마츠시타는 언제나 고전적인 방법을 좋아했다. 괴짜라면 괴짜였다.

 -그래. 내일 저녁에 만나는 거로 하자고.

 “이번에는 술은 안되는 거다.”

 마츠시타는 지난번의 실수를 떠올리며 말했다. 결국 일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못했었지. 이번에는 그렇게 해서는 안되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너도 애도 아니고 슬슬 자제력은 갖춰야 하지 않을까?

 “똑같이 필름 끊겼던 주제에 애취급이냐.”

 -그건 그러네. 그럼 내일 보자고.

 토오노가 전화를 끊자 마츠시타는 핸드폰을 책상에 내려놨다.

 “마츠시타, 또 남친 만나러 가는 거야?”

 조용히 통화를 들은 토모가 삐친듯 말했다. 그러고보니 어째 토오노를 만날 때마다 하룻밤을 밖에서 보내게 되었던 그녀였다.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토모가 왜 삐진 표정을 하는지 이해도 갔다.

 “걱정마. 이번에는 너도 같이 갈 거니까. 언젠가 소개해야 할텐데 기왕이면 빠른게 좋잖아.”

 “마츠시타가 애 딸린 유부녀였다는 거?”

 대체 그런 유머는 어디서 배우는 거야. 마츠시타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내가 너만한 딸을 데리고 있을 리가 없잖아. 토오노도 이미 알고 있어서 안속을 거야.”

 장난기 가득한 토모의 눈을 본 마츠시타는 뒤에 말을 덧붙였다.

 “그렇다고 토오노에게 그런 말은 하지 말고.”

 토모는 실망한 눈을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쉬자. 토모 너도 한동안 고생했어.”

 마츠시타는 기지개를 펴고는 담배를 물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토모는 파밧! 하고는 소파로 달려가 앉아 TV를 켰다. 마츠시타는 담배에 불 붙이고는 토모를 보고 피식 웃었다. 역시 아직 애였다.

 -오늘은 담배의 유해성에 다루는 특집을 진행하겠습니다.

 하필이면 담배를 물고 있을 때 TV에서는 금연방송을 하고 있었다. 액상담배의 위험성을 설파하는 내용이었지만 마츠시타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

 -최근 일부 계층에게서 액상담배를 연초로 만들어 피우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만 이 담배의 유해성은 기존 연초담배보다 수십배나 높은 것으로 알…

 마츠시타는 리모컨을 집어 채널을 바꾸었다.

 “아, 마츠시타.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언제부터 저런 거 재밌게 봤다고. 드라마 채널로 바꿀 테니 그거 봐.”

 그렇게 말하고는 입에 문 담배를 손에 들었다.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담배를 본 그녀는 착잡한 기분이 들었고 그 기분을 잊기 위해 다시 담배연기를 빨아들였다.



 다음화 : 키리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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