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오늘도 역시 텅텅 비었구나~."

언제나처럼 조금의 기대를 안고서 새전함을 흔들고 있는 무녀, 하쿠레이 레이무.

자신도 새전함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지만, 혹시나하는 마음에 매일 새전함을 흔들어보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이다.

새전함 확인을 마친 레이무는 기지개를 피며 주변을 둘러본다.

평소와 다를 게 없는 풍경을 잠시 둘러본 레이무는 할 게 없었는지 그대로 풀썩 주저 앉고서 새전함에 몸을 기댔다.

이변을 직접 돌아다니며 해결하는 순간들도 요즘은 적어지고 있었기에 점점 우울해지고 있는 레이무는 앞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마리사는 뭘 하고 있으려나...아...심심하다..."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은 거야?"

멍하니 신사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던 레이무는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일어나 뒤를 확인했다.

레이무의 시야에는 새전함 위에 웅크려 레이무를 말똥말똥한 눈으로 주시하고 있는 코이시가 있었다.

"깜짝이야!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그리고! 네가 왜 여기있는 거야!?"

"아까부터 있었는데~. 그리고 이유는~...으음...몰라! 그냥 왔어!"

싱글벙글 웃는 코이시를 어이없다는 눈으로 쳐다보던 레이무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며 코이시를 향해 손을 절레절레 내저었다.

"너랑 놀아줄 시간 없으니까 얼른 가. 난 바쁜 사람이라고."

"바쁘다는 사람이 왜 그렇게 할 짓 없다는 눈으로 멍때리고 있는 거야?"

코이시의 질문에 정곡을 찔린 레이무는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코이시를 붙잡았다.

"그...그거야...일하느라 힘들어서 쉬고 있었던 거지. 이제부터 바빠질 거니까, 저리 가. 알았지?"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 일 했을 때 그쪽한테 돌아오는 게 뭐, 하나라도 있긴 한 거야?"

또 한 번 정곡을 찔린 레이무는 결국 표정이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그런 레이무의 모습에도 코이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정말 멍청하고 바보같은 짓 아냐? 아무것도 이득이 되는 게 없는데 그렇게 열심히 뛰어다니고 말야...그쪽도 좀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하핫-하고 순수하게 비웃는 코이시를 보며 레이무는 급기야 폭발해버렸다.

"그래! 나도 알아! 안다고! 몰라서 그러는 줄 아냐, 이 꼬맹아! 그래도 재미는 있으니까 하는 거 아냐, 재미가!!! 그리고 너는 적당히란 걸 좀 알아야지!!! 아무리 무의식적으로 말하는 거라고 해도...정도가 있지, 정도가! 너도 사람...아...그러니까...요괴라도 정도를 지킬 줄 알아야하는 거 아냐!"

코이시는 레이무가 폭주하는 상황에서도 깔깔 웃으며 레이무를 그저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그 이후에는 코이시와 레이무의 쫓고 쫓기는 혈투가 시작되었고, 코이시가 레이무의 손에 잡히고 난 이후에서야 비로소 혈투는 멈췄다.

잡히고 난 이후에도 재밌다는 듯 웃는 코이시를 보며 레이무는 코이시를 혼내봐야 자신만 피곤해질 거라는 걸 알았는지 결국 심심함을 달랠겸 코이시와 놀아주게 되었다.

"일 있다면서? 거짓말쳤구나~. 백수 무녀다, 백수 무녀~."

"너...진짜 계속 그러면 봉인해버린다."

이렇고 저래도, 레이무와 코이시는 결국 하루종일 재밌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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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가볍고 마이너하게 써봤는데...
레이무x코이시...
좋을 것 같지 않니,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