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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코코] 빚을 받으러 왔는데...txt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11 22:50:25
조회 1135 추천 32 댓글 7
														

츠루마키 가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낮에는 이 일대에서 제일 넓은 토지를 보유한 대부호에 주변 시민들의 평판도 좋은 평범한 대부호 가문, 나 역시 낮에는 그저 아가씨를 호위하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밤이 되면 그 진가가 드러난다.


그 비밀이라함은, 츠루마키 가문은 이 일대에서 가장 큰 세력을 보유한 대부업체였다.


음지에서 물건을 사거나 돈을 빌려주는 일을 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고 갚지 못하는 사람이 생기면 우리같은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밤에 몰래 들어가서 재산을 압류하고 빚을 억지로라도 받는다. 물론 상냥하신 아가씨는 이 일을 모른다. 어디까지나 아가씨 몰래 자행되는 일인만큼 보안에 신경쓰고 있다고 해야하는게 맞겠지.


처음 고용되고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충격을 먹기도 했지만 벌써 10년 넘게 해온 일이었다. 아는 사람이라고 손속을 봐준다던가 하는 일은 일절 없이 밤만 되면 냉정하고 기계적으로 프로페셔널하게 주인님의 명령을 처리해왔다.


처리해왔는데-


"...이 집이 맞아?"


지도를 보고, 채무자 명단을 뚫어져라 본 다음 다시 고개를 들어올리자 옆에서 후배가 당황한듯 고개를 저었다.


"네,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요 선배..."


그랬다, 아는 사람이라 할 지어도 손속을 두지않고 냉정하고, 기계적이고, 프로페셔널하게 일처리를 처리하는 것-그것이 우리들이었지만 지금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만약 돈을 받을 상대가 우리가 아는 사람이 아니라 아가씨의 친구라고 한다면?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땀을 삐질 흘리며 명찰을 한 번 손으로 흝었다.


명찰는 오쿠사와라고 적혀있었다.


그 행동으로 인기척이 들린걸까, 전조도 없이 문이 벌컥하고 열렸다. 나를 포함한 세 사람이 뒤로 한발자국 물러서자 오쿠사와 님이 말끔하게 옷을 차려입은 채 문 밖으로 나왔다.


"...돈 받으러 오신 분들이죠?"


평소랑은 전혀 다른, 착 내려앉은 목소리로 우리를 올려다보더니 미사키 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얼굴을 알아볼까 걱정했지만 자세히 보니 다크서클도 진하게 내려온데다가 무척이나 피곤한 표정이여서, 얼굴을 알아볼 여유조차도 없던 것 같았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더니 문을 활짝 열었다.


"안으로 들어와주세요."


어떻께 할까, 후배들이랑 눈빛을 교환하다가 일단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듣기로 하고 미사키 님의 뒤를 따라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


집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사는 풍경이 아니여서 순간 몸이 오싹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곳에서 살 리가 없을텐데? 내가 당황하는 사이에도 미사키 님은 침착하게 우리를 바닥에 앉히더니 컵 네 개를 꺼내 수돗물을 받아서 우리에게 내밀었다.


"대접할게 이거밖에 없어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며 물을 홀짝 받아마셨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한데 싶어서 일단 사정을 들어보기로 하고 내가 대표로 나섰다.


"오쿠사와 미사키...맞죠?"


"네."


무의식적으로 오쿠사와 님을 붙일 뻔 했다. 실수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말을 이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한 달 전 까지만 해도 하다못해 이자는 납부되고 있었는데 이 살풍경한 방 안은..."


"...그게요."


기다리고 있던 이야기인듯 오쿠사와 님이 곧장 울음을 터트렸다. 손수건, 손수건...후배가 꺼낸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오쿠사와 님의 눈물을 닦아주자 그녀가 꺼이꺼이 울면서 말을 이었다.


오쿠사와 님의 말에 의하면 빚을 진 것은 부모님이라고 한다.


근데 이 부모님이란 작자가 어지간히 쓰레기였다고 한다. 빚을 크게 지고 갚을 생각 없이 그대로 오쿠사와 님과 여동생을 이 집에 놔두고는 도망쳤다고. 여동생을 두고간것도 오쿠사와 님이 어디 도망치지 못하고 여동생을 돌보면서 빚을 갚으라고, 그 사이에 자기들은 도주할 시간을 벌겠다고 한 행동이라고. 그 이야기에 분노한듯 옆에서 후배가 이를 빠득 갈았다.


아르바이트를 몇 개나 뛰어가면서 간신히 여동생의 학비, 식비, 집세, 거기다가 이자까지 간신히 갚아나갔다고 했다.


"...더는 무리에요."


손수건으로는 무리인지 아예 내 품에 얼굴을 박은 그녀가 내 양복을 눈물로 적시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 뭐라고 하기도 뭐해서 그냥 그녀의 머리를 얌전히 쓰다듬어주었다.


"더 이상은 못하겠어요...죽어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여동생이...코코로가...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서..."


울음때문에 말을 채 잇지 못하고 뜨문뜨문 들리기만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녀가 위태로운 상황인건 충분히 알 수 있어서, 내가 손짓으로 후배 둘한테 조용히 있으라고 한 다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사정은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건 어떻겠습니까...지금까지 쌓인 이자를 모두 없애고, 앞으로도 이자가 쌓이는 일 없이 원금만 갚아나가는 것은. 물론 자리를 잡을 때 까지 일 년...아니, 삼 년 정도는 빚을 갚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그야말로 파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제안이였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독단이기는 했지만 아가씨가 누구보다도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이였다. 주인님께 사정을 말한다면야 이 정도의 융통성쯤은 허락해주시겠지, 아니라면 우리 세 사람의 월급을 각출해서 갚고있다는 식으로 넣어도 괜찮고.


이걸로 오쿠사와 님도 한 숨 덜으셨을꺼야, 그런 생각을 했것만, 고개를 들더니 계속해서 고개를 저었다.


"아뇨, 무리에요. 더 이상은...소문은 많이 들었어요. 빚을 못갚으면 밤에 몰래 숨어들어서 실종시킨다고."


아니, 우린 그렇게까지는 안하는데...아무래도 조금 과장된 소문을 들은 것 같았지만 아무 말 하지 않고 묵묵히 그녀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제 목숨 하나로 빚을 갚는다면 싼거죠. 그러니까 부탁이에요, 저 하나만 데려가주시고, 제 여동생 만큼은 안전하게 보호해주세요."


부탁한다면서 오쿠사와 님이 곧장 머리를 바닥에 가져다대는것을 내가 급하게 일으켜세웠다. 이렇게까지 안해도 괜찮다고 몇 번이나 말했음에도 몇 번이나 머리를 조아리면서 여동생은 무사히 보호해달라고 하는 미사키 님을 보니 가슴 한 편이 찡해졌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빚을 대신 갚는다거나 하는건 역효과다. 그녀는 지금 심신 양면으로 지쳐있었다. 어떻게 편하게 심신을 달래면서도, 여동생 분도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주면서도, 안정된 직장을 얻게 해주는 방법이-


그런 치트키같은 방법이 있을리가 없잖아. 고개를 저은 다음 일단 이야기좀 해보겠다고 한 다음 오쿠사와 님을 방에 두고 우리 셋이서 문 밖으로 나왔다. 그 때 까지만 해도 입을 다물고 있던 후배가 입을 열었다.


"선배, 진짜 해버릴거야?"


"글쎄다."


품에서 담배를 꺼내 피우려다가 아직 이야기하는 도중이란걸 자각하고 담배만 물고 불은 붙이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생각하던 도중 다른 후배가 좋은 생각이 난 듯 말했다.


"츠루마키 가에서 일을 시키는건?"


그 한마디에 눈이 번쩍 뜨이는 것 같았다. 그 방법이 있었구나! 왜 자신이 그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담배를 입에서 빼서 곽에 다시 밀어넣고, 그대로 품에 넣었다.


방법을 찾은 것 같았다.


*


잠시 밖에서 세 사람이 나가서 떠들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야기가 끝나 뭔가 결론이 나온 듯, 우리에게 오더니


"...오쿠사와 님 정했습니다. 알겠습니다. 당신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런식으로 말했다.


"여동생님의 신변은 완벽하게 보호해드리겠습니다. 원하신다면 매일 통화는 물론이고 소식도 전해드릴 수 있습니다...단, 오쿠사와 님은 다른 장소에 팔려가게 됩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상관없어요."


그 말을 듣고 단칼에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 어디로 팔려나가든, 하다못해 여동생의 생활만큼은 무사히 보장되면 된다. 고개를 끄덕이자 리더로 보이는 검은 양복의 언니가 안경을 올리며 말했다.


"알겠습니다...여동생 분이랑 같이 1층으로 내려오시길."


밤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한 번에 나를 팔아치우고, 여동생을 안전한 장소로 옮겨준다고 했다. 눈을 감고, 마지막으로 심호흡을 한 다음 방에 들어갔다가, 여동생의 이불 옆에 놓인 사진을 바라보았다.


코코로와, 다른 멤버들과 찍은 단체사진이 들어간 액자었다.


다른 세간살이는 다 팔아도 그것만큼은 차마 팔지 못했던 자신의 추억 그 자체였다. 웃으면서 그것을 쓰다듬었다.


"미안 코코로, 세상을 웃음으로 만든다는 약속, 못지킬 것 같아."


이제 코코로도 못볼지도 모르겠지, 하다못해 이거라도 챙겨가고 싶어서 액자에서 사진만을 조심스럽게 빼낸 뒤 그것을 지갑 안에 잘 챙겨넣고, 잠든 여동생을 품에 껴안고 그 사람들과 함께 1층으로 내려갔다.


"잠시 실례."


그렇게 말하더니 나와 여동생한테 각각 눈가리개를 해주고 양 손을 묶은 다음 차에 태웠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게 하려고 한다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양 손을 묶인건 조금 불편했기에 딱히 날뛰지도 않을테고 도망치지도 않을테니까 양 손 만은 풀어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여동생을 꼭 껴안아주고 싶었었으니까.


내 제안에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묶여있는것을 풀어준 다음 내 품에 여동생을 조심스럽게 안겨주었다. 내가 망설이지 않고 그녀를 꼭 껴안았다.


"언니...?"


포옹이 너무 쌧던걸까, 여동생이 잠에 취한 목소리를 내길래 내가 곧장 속삭였다.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코 자자. 코..."


"우웅...네..."


아무것도 모르는 그 아이는 제 목소리만을 듣고 다시 품 안에 고개를 파묻었다. 새근새근거리면서 잠드는 그 아이의 머리를 내가 쓰다듬어주었다.


"언니는 이제 팔려가지만, 넌 열심히 살아야 해..."


자그만하게 말하기는 했지만 잠들어있는 여동생한테 닿을리는 없었다. 조금 더 들어올린뒤 품에 꼭 껴안아주자 그녀의 뺨에 내 뺨에 맞닿았다.


착한 여동생, 내 착한 여동생.


이대로 이별하기에는 너무나 슬펐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하다못해 여동생을 사람답게 살기를 바랬으니까. 그럼에도 이대로 그냥 이별할 수 없어서 차로 가는 내내 여동생에게 울면서 말했다.


"언니 없어도 잘 지낼 수 잇지?"


많은 말을 했지만 그 말을 마지막으로 차가 덜컹 멈춰섰다. 다 도착했다는 말과 함께 나와 여동생을 그대로 차에서 끌어내렸다.


"도착했습니다. 이대로 쭉 안으로. 여동생 분은 저한테..."


"잠시만요."


눈가리개를 아직 풀지 않은 상태라 손으로 더듬어서 여동생의 얼굴을 한 번 더 매만진 다음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맞췄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껴안아서 온기를 느낀 다음 그 사람들이 이끄는대로 여동생을 건내주었다.


한 명이 내 손을 꼭 붙잡아주었다. 그 손에 의지해서 곧장 앞으로 걸어나갔다.


난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걸까.


온갖 상상을 하면서 어떻게 될까 생각하고 있자니 도착한듯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 아이군요? 하는 어느 노파의 목소리에 더해서 갑작스럽게 옷이 벗겨졌다.


상상했던것중 최악의 상황이 이루어지는구나 싶었지만 그건 아닌듯 싶었다. 곧 이어서 따뜻한 물이 끼얹어지고, 많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서 몸이 깨끗하게 씻겨지더니, 이윽고 달콤한 향기가 나는 좋은 옷으로 갈아입혀졌다.


"주인님은 이 앞으로 쭉 가면 있단다. 내 손을 붙잡으렴."


그 때 까지도 눈가리개는 풀리지 않은 상태여서, 맨 처음 들렸던 노파의 목소리에 의존해서 그녀의 손을 붙잡고 앞으로 나아갔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눈가리개가 풀어지자마자 금빛의 무엇인가가 내 품 안으로 달려들었다.


"미사키이!!"


"코코로? 아니, 어째서 여기..."


분명 팔려가는거 아니였나? 어째서 내가 여기에...당황해서 코코로와, 아까 본 노파분과, 코코로의 방 안에 서있는 검은 옷 사람들을 번갈아가면서 쳐다보고있자니 코코로가 내 뺨에 자신의 뺨을 맞대며 귀에 대고 말했다.


"후후후, 밤 중에 미사키가 온다는 소리를 듣고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미사키가 오기 몇 십분 전 부터 웃는 얼굴로 기다렸단다!"


"아니, 나도 코코로를 다시 만난 건 기쁘긴 한데..."


다시는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코코로인 만큼 다시 만난게 기쁘기는 했지만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내가 얼타는 사이에 어느새인가 옆에 온 검은 옷 사람이 사정을 긔띰해주었다.


말인 즉슨 그랬다.


갑작스럽게 검은 차가 내리더니 나와 여동생을 여기에 맡겼다고.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대부업체에서 날 여기에 팔아넘기려다가 사정을 안 검은 옷 사람들이 여동생까지 한 번에 맡아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갈 곳도 없다고 하더군요. 해서 코코로 님 전속 메이드로 일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여동생 분은 물론이고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양껏 지원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미사키랑 24시간 같이 있을 수 있는거야? 만세!"


기뻐하면서 코코로가 곧장 내 품에 안겨들었다.


아직 이해하지 못한 일 투성이었지만 그나마 그 사람들이 팔려던게 츠루마키 집안이라서 다행이다, 그 사실에 안도하면서 나도 코코로의 품 안에 얼굴을 파묻었다.


다시는 맡을 수 없을 줄 알았던 따끈한 코코로의 냄새가 내 몸 안을 가득채웠다.


*



빚때문에 미사키가 츠루마키가에 팔리는 이야기


사실 츠루마키 가가 무슨 일로 돈을 버는지는 안나온 만큼, 뭔가 개쩌는 불법적인 일로 돈을 벌면 쩔지 않을까? 하는 회로에서 굴려본 작품인데...


처음 생각할때는 개쩔었는데 뒤로갈수록 이상해지네.


재미는 뭐 늘 없지만 재밌게만 봐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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