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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귀멸/마야클로]탁류와 홍염(8)

do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27 0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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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2편 3편 4편 5편 6편 7편 




유난히 추운 밤이었다.


하얀 함박눈이 내려 온 산을 뒤덮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들에게 순백색 담요를 덮어 주던 그날 밤. 

두터운 솜이불마저 막아내지 못하는 살을 에는 추위에 어린 클로딘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덜덜 떨리는 몸을 웅크리며 잠을 청하는 클로딘의 귀에 들려온 것은, 희미한 방울소리였다.

짤랑거리는 방울 소리에 이끌려, 클로딘은 솜이불을 질질 끌고 눈 내리는 바깥으로 나갔다.


추운 밤바람.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새하얀 눈송이들.


그 너머로 보인 것은, 원을 그리며 세워진 열세 개의 횃불.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춤을 추는 할아버지, 요리이치였다.


클로딘이 알고 있는, 좋은 일이 있을 때 추는 그런 흥겨운 춤은 아니었다.

붉고 노란 옷을 입고 방울이 달린 칼을 들고 추는 그 춤은, 춤이라기보다 검술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혼이 담긴 그 춤사위는 엄숙하고도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클로딘은 홀린 듯 할아버지의 카구라에서 눈을 때지 못했다.



'히노카미 카구라, 라고 한단다. 불을 다루는 집에서 해의 신께 바치는 굿이지.'

'히노카미 카구라?'

'그래. 내일부터 너에게도 이 춤을 가르칠 것이란다.'

'하지만, 저희는 불을 다루는 집이 아니잖아요.'

'그렇지. 하지만 배워 두거라.'


'언젠가, 이 춤이 널 도울 것이다.'




"..가씨. 저기, 아가씨?"


회상에 빠져들던 클로딘의 정신을 누군가의 목소리가 현실로 되돌려준다.


"아, 죄송해요. 무슨 일이시죠?"

"아뇨, 별 건 아니고. 이 과일이 참 맛있더라구요. 괜찮으면 몇 개 챙겨가지 않을래요?"


살갑게 웃으며 과일이 담긴 봉지를 내미는 아주머니-여관 주인-에게 클로딘도 마주 웃으며 고개를 숙인다.


"감사히 받을게요. 그럼 전..."

"네. 나가시는 거죠? 참, 한창때의 처자가 밤거리라니, 위험하지 않으려나요?"

"하하, 일이 있어서요."


몸조심하라는 아주머다시 꾸벅, 고개를 숙이고 여관을 나선다.

문을 열자마자 뺨에 스치는 밤공기가 제법 서늘하다.


"...벌써 가을이네."


옷깃을 여미며 클로딘은 고개를 들고 하늘에 뜬 달을 바라본다.


"...벌써, 돌아오는구나. 그날이."


반쪽자리 하현달.


내일 모레는 클로딘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날.

그리고, 할아버지가 혈귀와 싸우다 목숨이 다하신 날이다.


'그러고 보니, 내일 모레였던가요.'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흔들어 머리속의 목소리를 지워낸다.

그립고도 증오스러운 그 목소리를.


1년 전 오늘엔, 너가 내 곁에 있었지.

나란히 걸으며 같은 달을 보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째서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한 거야.


밤하늘의 저 달을 바라보며 클로딘은 한숨을 내쉰다.

입에서 새어나간 한숨이 하이얀 입김이 되어 흩어진다.


클로딘이 마야를 찾아다닌 지 1년이 되어간다.




1년 간, 클로딘은 혈귀의 소문이 들리는 곳을 차례차례 찾아가며 마야의 흔적을 찾았다.

그 중에서도 '피를 빠는 구미호'의 소문이 들리는 곳은 우선적으로 찾아갔다.


혈귀가 된 마야의 생김새와 피를 빤다는 습성은 하나야기 씨를 통해-귀살대를 떠난 클로딘에게 배푸는 마지막 호의라며-알게 되었다.

사람의 모습을 했지만, 여우의 귀와 아홉 개의 꼬리가 달려 있다고.


그리고, 사람을 먹지 않고 피만 빨아먹는다고 했다.

그 덕분에 마야의 손에 죽은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 명.

그녀의 아버지, 텐도 엔지뿐.


헛된 희망을 잠시 품은 적도 있었다.

그녀의 이성이.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는 희망.

그래서 사람을 먹지 않는 것이라고, 클로딘은 작게 희망하기도 했었다.


"...바보같네. 나는..."


스스로를 비웃으며 클로딘은 술잔에 남은 술을 모두 입안에 털어넣는다.

술을 즐겨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주량은 꽤 센 편이라 이런 일을 할 때는 편리하다.


'...래서 그 녀석이 글쌔, 피를 철철 흘리면서 돌아왔다니까?'

'저 산에 뭐가 있는 건지...저번엔 구미호를 본 녀석도 있었다면서?'

'에이, 잘못 본 거겠지.'


술집은 정보를 수집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술이 들어가면 입은 가벼워지기 마련이니까.


술잔 옆에 돈을 올려두고, 클로딘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금 그 이야기를 하던 여자들에게 다가간다.


"그 이야기, 조금 자세히 들려줄수 있나요?"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거라. 

자신의 약함에, 한심한 모습에 몇 번이고 꺾이더라도. 

마음을 불태우며 이를 악물고 앞으로 향하거라.

너를 믿고 있으마. 클로딘.


할아버지의 유언장을 읽던 그 날에도, 하늘에는 반쪽자리 달이 조용히 떠 있었다.

반쪽이 모자란 저 달은 마음의 반쪽을 잃어버린 클로딘을 위로해주는 것도 같았다.


그때부터. 저 모자란 달의 반쪽을 찾아 클로딘은 나아갔다.


할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부모님의 복수를 위해.

귀살의 길을 걸었다.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지고, 마음의 불꽃이 약해질 무렵에.

클로딘은 지주가 되었고. 텐도 마야를 만났다.


그녀는 클로딘의 마음 속 기둥이었고, 무한한 힘을 주는 태양이었다.

언제까지고 쫓아가기로 맹세한, 소중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기둥은 무너졌고, 밝게 빛나던 태양은 식어 버렸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했던 텐도 마야는, 클로딘을, 그리고 자기 자신도 배신해버렸다.



"오늘은 빨리 돌아왔네, 아가씨?"


여관에 돌아온 클로딘을 아주머니가 웃으며 맞아준다.

클로딘도 마주 웃으며 자신의 방으로 향한다.


오늘은 정보수집에 큰 진전이 있었다.

이 마을 근처의 산에 분명 텐도 마야가 있다.


확증을 잡았으니 이제 남은 건, 마야가 다른 곳으로 떠나기 전에 그녀를...

그녀의 목을 베는 것.


"...아직도 거부감이 드는 거냐. 클로딘..."


눈을 찌푸리며 클로딘은 스스로를 질책한다.

아직도 미련이 남은 멍청한 자기 자신에게마저 혐오감이 든다.


잠에 들면 이런저런 생각도 들지 않겠지. 

그래. 자고 나서 내일 생각하자-


"아, 저기 아가씨. 이름이 사이죠 클로딘 맞죠?"


방으로 빨리 가려는 클로딘을 아주머니가 멈춰 세운다.


"네, 맞습니다만..."

"아까 아가씨를 찾는 손님이 있었거든요."


손님? 내게?

고개를 갸웃하며 클로딘이 묻는다.


"누구였죠? 이름이나 생김새는?"

"음, 머리가 초록색인 아가씨였어요. 이름은...분명..."


곰곰히 고민하는 여관 주인의 뒤에서 여관 문이 드르륵, 하고 열린다.


"네, 어서 오세... 아, 마침 오셨네. 아까 사이죠 씨를 찾던 아가씨 맞죠?"

"네, 맞습니다."


낮선 목소리. 낮선 얼굴.

적어도 클로딘의 기억에 저 사람은 없다.


호시미 씨가 떠오르는 딱딱한 목소리. 하지만 조금 더 낮고, 차갑다는 느낌.

초록색의 긴 생머리가 입고있는 초록색과 하얀색이 섞인 하오리와 어울린다.


"누구신지..."

"아아. 소개가 늦었군요."


여자가 가까이 다가와 손을 내민다.

클로딘도 마주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한다.


그제서야 클로딘은 알아챈다.

하오리 안의 검은색 제복. 그리고 금색 단추.


"처음 뵙겠습니다."


이 여자는, 귀살대원이다.


"수주水柱, 히카와 사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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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탁류홍염 재연재!

과연 재수하기 전까지 완결낼수 있을 것인가!


그나저나 방도리캐가 계속 나오는데 제목을 귀멸/뱅드림/마야클로 로 해야되나? 근데 그럼 너무 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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