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떠들석한 여행길이였습니다. 휴가를 받았다면서 저와 같이 있고 싶어하는 사야 씨, 여행 도중 우연히 만난 암네시아 씨와 아빌리아 씨 자매, 역시 휴가라면서 같이 놀러오신 프랑 선생님과 실라 씨까지.

여섯 명이서 떠들석하게 웃고 떠들었습니다. 즐거운 여행길이라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였습니다. 중간중간 암네시아 씨와 사야 씨가 절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이긴 했지만 사소한 해프닝에 불과했습니다. 그렇게 날아가기를 수 시간-어디서 길을 잘못들은걸까요, 그것도 아니면 너무 웃던 나머지 길을 잘못 빠진걸까요? 처음 목표로 했던 나라까지 날아왔음에도 그곳에는 황무지밖에 없었습니다. 여기가 어디쯤일까요, 저를 포함한 여섯명이서 머리를 맞대고 끙끙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다섯명이서 머리를 맞대니까 이럭저럭 현재 위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만, 길을 크게 벗어났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가장 가까운 마을까지 전력으로 날아가도 밤 늦게나 도착할 수 있을 있을 정도로요. 이럴 때에는 노숙하는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만, 첫째로 인원수가 제일 많았고 둘째로 날이 제법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자다가 비를 맞을텐데, 그건 사양하고 싶었지요.

그랬기에 결국 전력으로 날아가는 것을 택했습니다. 다행히도 비까지 맞지는 않았습니다만 밤, 다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지도에 나와있는 다음 마을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평소라면 입구에서 했을 심사도 날씨가 흐려서일까요? 친절하게도 입국 심사소를 성 안쪽, 실내에 안내해주었기에 중간에 비를 맞을 염려는 없었습니다.

"마녀 님이 굉장히 많군요."

입구에서 저희를 맞이해주신 금발의 세련된 여성 기사분이 웃으면서 종이를 내밀었습니다. 서류를 자세히 받아서 보니 체류 일자, 목적 등을 적는 간단한 칸이 있어서, 지금까지 가왔던 여타 다른 나라와 다를게 없었습니다. 팬을 받아서 기세좋게 그것을 적던 와중이였습니다.

"저기, 이 여자친구 란은 뭔가요?"

"네, 저희 마을은 여왕님의 명령으로 여성끼리의 동성 커플이 아니면 입장을 허용하고 있지 않거든요. 마침 마녀님들은 모두 여섯, 당연히 모두 커플이시겠죠?"

"혹시나 해서 여쭤보는데, 커플이 아니면 어떻게 되나요?"

"물론 그럴일은 없겠지만, 커플이 아니시라면 이 자리에서 쫓겨납니다!"

펜을 쓰던것을 멈추고 물어보았습니다만, 오히려 알고싶지 않은 정보만 돌아왔습니다. 저도 제법 특이한 나라들을 돌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이런건 또 처음이었지요, 그리고 아쉽게도 우리 여섯중에 연인관계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날씨에 노숙하기에는 그랬기에 잠시 연인인 척 하고 들어갈 생각이였습니다.

"물론!"

하지만 제 착각이였습니다. 여자친구라 적힌 칸의 무엇이 그녀를 자극했던걸까요, 옆에서 사야 씨가 당당하게 책상을 치면서 제 왼쪽 팔에 팔짱을 꼬옥 끼며 외쳤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일레이나 씨죠, 그렇죠?"

"아니!"

사야 씨,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는걸까요. 하지만 이 상황을 벗어나려면 상당히 효과적인 거짓말이었기에 제가 동조를 하려는 그 순간이였습니다. 질 수 없다는 듯 옆에서 암네시아 씨가 책상을 강하게 두드리더니 비어있는 제 오른쪽 팔에 팔짱을 끼며 외쳤습니다.

"일레이나 씨는 내 여자친구거든?"

순식간에 저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의 대립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니, 저는 누구의 애인도 아닌데요...제가 얼버부리려는 틈도 없이 경비병 언니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불을 질렀습니다.

"양다리인가요? 물론 환영입니다!"

저기요.

좀 조용히 해주실래요?

*

자려고 누웠다가 기가막힌 회로가 생각나서 다시 일어남

동성 커플만 입장 가능한 나라에 도착한 일레이나

마침 우연히 만난 프랑 / 암네시아 / 아빌리아 / 사야 / 실라 다끼고 여행하던 차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암네시아랑 사야가 일레이나를 사이에 두고 자기가 여자친구라면서 싸우기 시작하는거임

아빌리아가 언니는 내꺼라면서 팔짱을 껴서 상황은 점점 혼돈으로 빠지고, 당황한 일레이나가 제 연인은 프랑 선생님이에요! 라고 외쳐버리니까 이번에는 실라가 일레이나를 째려보고...

대충 그런 상황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