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의 스토리에 대한 스포가 다수 서술되어 있음.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진작에 다 알고 있겠지-하는 생각도 있지만, 혹시 아직 스타워즈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스타워즈를 먼저 접하고 봐주시는 걸 권함.

43화를 보고나서 제작진이 인물관계나 스토리를 설정하면서 스타워즈에서 일부 영감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듦.

각각 키라메이쟈와 스타워즈의 주인공측과 적측의 구도를 비교해 보니까,

쥬루 - 루크 스카이워커

가르자 - 다스 베이더

오라딘 - 오비완 케노비

요돈 황제 - 다스 시디어스

이렇게 포지션을 놓고 보면 뭔가 들어맞는 것 같음.

먼저 43화의 밝혀진 주요 부분만 다뤄 보자면

-가르자는 어린시절까지만 해도 순수하고 반짝임으로 빛이 나는, 전설대로의 영웅이 될 운명으로 선택받은 존재였으나

요돈 황제의 계락으로 흑화하는 바람에 결국 운명에서 벗어나 버림.

-쥬루가 가르자의 악으로 덧씌워진 기억 속에서 존재하던 과거의 반짝임을 되찾아 주고 선으로 돌아오게 도와줌.

-크리스탈리아의 전설 속의 진정한 영웅으로 선택받은 자는 쥬루.

대략 이러함.

이 에피소드를 보고 흔히 '사실은 가르자가 아닌 쥬루가 전설의 영웅이었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라딘은 영웅에 대한 전설을 "번뜩이는 힘을 가진 올바른 자가 사악한 교란자들을 쓰러뜨리고 세계를 구한다" - 이렇게 언급하고 있음.

말인 즉, 크리스탈리아의 '전설의 영웅'이란 단순히 '크리스탈리아를 구원하는 영웅'이 아닌 스타워즈의 '포스의 균형을 맞출 자'처럼

'반짝임을 교란하는 사악함(요돈헤임)을 쓰러뜨리고 타인의 반짝임을 이끌며 세계의 올바른 모습을 되찾아 줄 자'에 가까운 개념일 수도 있음.

상술했듯이 가르자는 어린시절에는 쥬루 못지않은 뛰어난 상상력과 반짝임을 갖고 있었고, 영웅이 될 자질이 충분했음.

그대로 올바른 마음을 간직한 채 자랐으면 정말로 전설대로의 영웅이 되었을 수도 있었음.

그러나 '예비된 영웅'이었던 가르자가 요돈 황제의 수작으로 변질되어 버려서 그렇게 가까웠던 친형을 증오하게 되고 영웅이 아닌 반역자가 되어

'사악한 교란자(요돈 황제)'의 수하로 넘어가는 바람에 운명에서 탈선해 버렸음.

가르자는 이번 화 서브타이틀처럼 문자 그대로 '더럽혀진 영웅'이라는 것임.

마치 스타워즈의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포스를 지니고 있었고 포스의 균형을 맞춰 줄 영웅이 될 자질과 운명을 갖고 있었지만,

다스 시디어스에 의해 어둠의 길에 빠져들고 형제나 다름없었던 오비완을 등지고 끝내 다스 베이더로 변질되어 버린 것처럼.

그리고 가르자를 대신해서 '예비된 영웅'의 운명으로 새로이 선택받은 존재가 바로 쥬루라는 생각이 들었음.

이는 변질된 영웅(다스베이더)이 훗날 새로운 희망이 되는 소년(루크)과 숙적으로 대립하게 되는 것과도 유사함.

물론 쥬루와 가르자가 부자관계라는 전개는 아니고 요돈 황제가 가르자를 어릴 때부터 세뇌했다는 점 등에서 여러가지 차이점은 있지만,

'영웅으로 선택받은 자'(가르자 -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최종보스(요돈 황제 - 다스 시디어스)에 의해 악(다스 베이더)으로 변질되어 버렸고,

훗날 오랫동안 대립하던 적대자이자 '새로운 영웅으로 선택받은 자'인 주인공(쥬루 - 루크 스카이워커)에 의해 선으로 돌아온다는 점의 맥락에서 유사점이 있음.

또한 한 때 형제나 다름 없는 가까운 사이였으나 결국 한쪽이 변질되는 바람에 적대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오라딘(오비완) - 가르자(다스베이더) 구도와 비슷하고

이후 한 번 육신의 죽음을 겪었으나 영혼은 다른 형태가 되어 주인공의 멘토이자 조력자가 된다는 점에서도 현재의 오라딘(오비완) - 쥬루(루크) 구도와도 비슷함.

이번 화의 전개를 보고 문득 스타워즈와의 연관성이 마구 떠올라서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 담긴 글을 한번 올려봤는데, 그냥 재미삼아서 감상해 주시길~ㅎㅎ

이제 키라메이도 2주 후면 종영이네ㅠㅠ

가르자... 정말 오랜만에 디자인적으로나 캐릭터성으로나 나캄 보이스까지(!) 여러모로 공들인 흔적이 있는 악역이라서 나름 애착이 있었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