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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히나 씨와 함께 한국 여행을!!! #2

ㅇㅇ(211.200) 2019.11.30 00:07:41
조회 2445 추천 45 댓글 33


1화 : https://gall.dcinside.com/m/weatherbaby/164084


다시 맑음 소녀가 돼야 하는 거야? 전편 링크

히나 씨의 성격이 변했어?! 전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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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우우우우욱!”


“히나 씨, 괜찮아요?”


선박에서 내리자마자 내가 한 일은 구토가 멈추지 않는 히나 씨의 간호였다.


처음으로 이국의 땅을 밟으면 낯선 공기를 마시면서 햇살을 뒤로 한 채 기지개를 켠다는 로망이 있었는데,


히나 씨의 창백한 안색이 신경 쓰여서 다른 것이 눈에 도통 들어오질 않는다.


“미안해, 호다카. 이젠 괜찮아.”


“또 속 안 좋으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비닐봉지는 이제 겨우 2개 남은 상태였다. 다 떨어지기 전에 도착해서 다행이군.


그렇게 등을 한참 두드리자 상태가 좀 나아졌는지 구역질이 멈추고 히나 씨의 얼굴에 핏기가 돌아왔다.


“여기가 한국이구나!”


곧이어 고개를 들고 드넓은 부산항의 전경을 눈에 담는 히나 씨.


상쾌한 표정을 지으며 따스한 햇살을 온몸으로 받는 모습이 천사와도 같다.


이제야 마음이 좀 놓인다.


나도 히나 씨를 따라 그 장관에 취해서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다가,


“흐으으으읍!”


새로운 느낌의 공기를 마신다는 느낌으로 들숨을 크게 쉬었다.


“살짝 마늘 냄새가 나는데요.”


“호다카, 그거 비하 발언.”


“아, 죄송합니다.”


히나 씨가 모처럼 눈을 세우고 엄마가 혼을 내듯이 엄한 표정을 지었다.


머쓱해진 나는 헛기침을 하고 즉석에서 검색한 정보를 브리핑했다.


“여기가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래요. 오늘은 일단 여기 구경하다가 차차 위로 올라가죠.”


“두 번째? 요코하마나 오사카 같은 느낌? 그럼 첫 번째는 어디야?”


“……서울이죠.”


알면서 능청떠시는 거겠지?


“아하, 두 번째 대도시면 볼 만한 것도 많겠네?”


“네, 그렇긴 한데 아직 동선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머리를 긁적이며 폰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꼬르륵.


“…….”


“…….”


히나 씨가 위장에서 보낸 구조 신호가 한 박자 빨랐다.


아침식사를 여객선 위에서 전부 쏟아내셨는데 무리도 아니지. 나도 슬슬 배가 꺼지고 있었다.


“점심부터 먹을까요?”


“응.”


히나 씨는 배 꺼지는 소리가 민망했는지 뺨을 살짝 붉히고 고개를 돌렸다.


귀여워.


“여기 근처에 자갈치시장이라는 곳이 유명하다는데요. 맛집도 많고요. 구경도 할 겸 가볼까요?”


“자갈치? 처음 들어보는 물고기인데?”


“그러게요, 한국 특산 어종인가?”


“가보자, 궁금해.”


나는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는 히나 씨를 데리고 지도 어플의 안내를 따라갔다.


곧이어 우리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부산항의 품을 벗어나, 드디어 미지의 영역에 첫발을 내딛었다.






“여기가 한국의 상가? 신기해!”


“생각보다 사람 무지하게 많네요.”


“자동차가 오른쪽 차선으로 다닌다! 신기해!”


“그러게요? 우리랑 반대네요.”


“이게 한국의 버스? 신기해!”


“저기, 이건 일본이랑 별 차이 없는 거 같은데요.”


“이게 한국의 돌멩이! 신기해!”


“…….”


히나 씨는 마치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까르르대는 어린애 같은 상태였다.


항상 조숙하고 얌전한 태도가 봐오다가 이런 모습을 보니 참신하다.


하긴 숨이 턱턱 막히는 2DK 원룸에서만 지내오다가 이런 해방감을 느끼는 것도 처음이시겠지.


도쿄로 떠나는 배를 탔을 때, 빗방울만 봐도 좋아서 날뛰던 나랑 비슷하다.


사람들 마음 다 거기서 거기로군.


“응?”


그런데 히나 씨가 문득 불안한 말투로 내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호다카, 이상해. 사람들이 다 우릴 한 번씩 보고 지나가는데?”


“네?”


그러고 보니 히나 씨의 말대로 우리 곁을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이 한 번씩은 이쪽으로 쏠린다.


혹시나 싶어서 바로 옆 세탁소의 유리에 전신을 비춰보았다.


이상하다, 별 이상은 없는데.


“외국인이라서 그럴까요? 아니, 일본인이랑 한국인은 슥 보는 것만으로는 구분이 안 될 텐데요.”


“혹시 맑음 소녀 소식이 전파를 탄 걸까?”


“확실히 해외토픽감이긴 하지만, 잠깐 지나가는 소식이 4년이나 기억될 거 같지는……. 엇, 잠깐만요.”


나는 유심히 상황을 관찰하다가 원인을 깨달았다.


“히나 씨, 머리 풀어보실래요?”


“머리?”


“네, 쿠루링파 트윈테일이라는 헤어스타일이 한국에선 많이 생소한가 봐요.”


“아, 그래?”


곧이어 히나 씨는 내 말대로 양 갈래로 묶은 머리를 풀어 길게 늘어뜨렸다.


그러자 4년 전 호텔에서 가운만 걸친 채로 내게 드러낸 인상이 얼핏 겹쳐 보인다.


눈물과 오열이 섞여서 영 좋지 않은 기억이지만, 그때 히나 씨의 모습만큼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어때?”


“아, 이제 사람들이 우릴 안 보네요.”


안심이 된다. 역시 생머리는 국적을 불문하고 보편적인 헤어스타일이군.


“호다카.”


“네?”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데, 문득 히나 씨가 다시 시선을 내게 고정하고 입을 열었다.


찰랑이는 생머리의 윤기가 내 시선을 확 끈다.


“호다카는 내가 어떤 머리를 할 때가 좋아?”


“히나 씨의 머리요?”


난데없는 기습 질문에 곧바로 답변을 내놓기 힘들었다.


진지하게 고찰해본 적은 별로 없다. 히나 씨는 무슨 머리를 해도 예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지만 이렇게 원론적인 태도로 뭉개자니 히나 씨의 태도가 사뭇 진지하다.


진심을 말해야 할까, 히나 씨가 원할 것 같은 대답을 내놓아야 할까?


나는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다.


“역시 히나 씨는 쿠루링파 트윈테일이 제일 히나 씨다워요.”


“그래?”


그런데 히나 씨의 반응이 예상보다 미지근했다.


“이제 성인도 됐고 슬슬 풀까 생각했는데.”


“네?”


아차.


“호다카가 좋다면 어쩔 수 없지. 사람들 시선 좀 받더라도 묶을래.”


“아, 아니요! 히나 씨, 푸는 쪽이 훨씬 예뻐요!”


“뭐야, 어느 쪽이야?”


히나 씨가 눈매를 뾰족하게 세운다.


이런, 괜히 머리 굴렸다가 본전도 못 찾게 생겼다.


사고회로가 실타래처럼 엉켜서 우물쭈물하던 나는,


“히나 씨는 무슨 머리를 해도 예쁘니까……. 솔직히 평소에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결국 맨 처음 떠올린 선택지를 고르기로 했다. 이럴 거면 왜 굳이 돌아갔는지.


어쩌면 최악의 대답이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는데,


“진짜? 기뻐!”


히나 씨는 다시 머리를 묶으려던 손을 내려놓고 활짝 웃었다. 나도 모르게 볼과 귀에 열이 올랐다.


이렇게 너그럽고 순수한 분이 내 곁에 있어서 다행이다.



우리는 약 1km 정도 걸어 초량역이란 곳에 도착했다.


여기서 3개 역을 지나 남포역에 하차하면 자갈치시장이 나온다.


“한국 지하철 신기해! 웬 자동문이 달려있어!”


히나 씨는 다시 호들갑을 떨면서 눈을 반짝였다.


그 행동에 주변의 시선이 다시 이쪽으로 쏠려서 괜스레 민망해진다.


그래도 버스나 돌멩이보단 납득이 간다. 도쿄 지하철에는 아직 스크린도어가 없으니까 신기할 만도 하지.


곧이어 알아들을 수 없는 한국어 안내 음성과 함께 열차가 도착했다. 열차 소음도 일본보다 훨씬 작다..


그런데,


“아코!”


스크린도어가 채 열리기도 전에 앞으로 가려던 히나 씨가 머리를 콩 박았다.


주변에서 실소가 들린다.


순수한 게 마냥 좋지만은 않군.


아, 히나 씨. 제발…….





“와, 엄청 크다.”


자갈치시장에 당도한 우리는 입구부터 압도돼서 입을 떡 벌렸다.


시장이라기에 만만하게 봤는데 여긴 도대체 어디까지 뻗어있는 거야?


“이래서야 맛집 알아봐야 찾아가기도 힘들 거 같은데요. 언어도 안 통하고.”


“그럼 일단 메뉴부터 정하고 가보자! 사람들 좀 있어 보이는 곳에 들어가서 그걸로 주문하면 되잖아?”


“메뉴라…….”


하긴, 가게 들어가서 주인한테 무작정 물으면 최대한 비싼 걸로 추천하겠지.


호구 안 잡히려면 어느 정도는 알아보고 가야 할 것 같다.


그런데,


“히나 씨, 지금 폰으로 뭐하세요?”


“인터넷에 물어보고 있어!”


“인터넷이요?”


인터넷을 활용하는 히나 씨라니, 기특함과 이질감이 반반씩 든다.


중세 유럽의 기사가 일본도를 들고 있으면 이런 느낌일까?


“자, 답변 금방 달리잖아! 봐!”


“그런데 어느 사이트를…….”


그 순간, 히나 씨의 폰 화면을 확인한 내 얼굴에 그늘이 잔뜩 졌다.


‘그 사이트’다.



[한ㄱᅟᅮᆨ에 ㅁᅟᅡᆨ 여행왓스ㅂ니다. 머 먹으ㄹ가요??]



그리고 그 사이에 등록된 답변이 벌써 5개.



산낙지. 한국의 독특한 음식이라면 이거지. 식감도 아주 죽여줌

명륜진사갈비 거기 가봐. 취향 잘 안 타고 맛 좋음.

개불이랑 과메기, 홍어가 짱이죠. 먹어보면 잊질 못함.

떡볶이는 대체로 매운데, 동대문 엽기떡볶이 여기가 달달한 맛이라서 꽤 별미임 ㄱㄱ

「섹스.」



“…….”


불안하다.


불안해, 불안해, 불안해.


특히 한국에 대해 무지한 것은 나도 마찬가지라서, 정성어린 답변과 낚시를 분간하기 힘들다. 물론 마지막은 빼고.


과연 직감만으로 함정을 피해갈 수 있을까?


“으으으음.”


팔짱을 낀 채 미간을 좁히고 깊은 고민에 싸여있는데,


“호다카, 산낙지 이거 괜찮아 보이지 않아? 한국만의 독특한 음식이래. 식감도 좋다는데?”


히나 씨가 첫 번째 답변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한국만의 독특한 음식이라……. 로컬 푸드라는 뜻이군.


“반대로 말하자면 외국인 관광객들한테는 불친절한 음식이라는 뜻 아닐까요?”


“그럴 리가. 사람들이 왜 그런 음식을 우리한테 가르쳐주겠어?”


히나 씨는 그저 생글생글 웃으면서 태평스런 말을 늘어놓을 뿐이었다.


저기, 밝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건 좋은데 그러다가 눈이 아예 멀 수가 있어요.


“이미지 검색부터 해보죠.”


이번엔 내 폰을 들어서 구글신에게 도움을 청했다.


산낙지라, 산낙지…….


음?


나는 눈썹을 추켜세우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한데요, 히나 씨. 아직 손질하기 전의 문어가 꿈틀대는 사진밖에 없어요.”


“조리된 사진이 아예 없어?”


“네, 설마 자르지도 않고 생으로 먹을 리는 없고요.


“더 궁금하다!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자.”


“으음, 그나저나 이 자갈치시장이라는 곳에 있는 음식일까요?”


나는 히나 씨의 손을 끌고 시장 안쪽으로 들어와서 구글 번역기를 켰다.


나 역시 호기심이 일었다. 왜 조리된 사진이 없지?


“예, 두 분이세요?”


문전성시를 이루는 한 식당의 종업원에게 번역기를 이용해서 묻자, 곧바로 응대 멘트가 돌아왔다.


잠시 후, 우리는 구석의 자리에 앉아 다소 긴장한 눈빛으로 사방을 살폈다.


“어르신들이 많아! 역사 깊고 고풍스런 음식인가 봐. 나 그런 거 완전 좋아해서 평소에도 그런 음식만 먹거든? 기대돼.”


아니, 긴장한 건 나뿐이고 히나 씨는 마냥 들떠서 콧노래까지 부르고 있었다.


그나저나 감자칩 볶음밥이 언제부터 고풍스러운 음식이었지?


“기다리셨죠?”


그렇게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 종업원 한 분이 드디어 우리의 점심을 들고 오셨다.


우리가 일본인인 걸 알고 친절하게 일본어로 응대해주시는 건 덤이다. 비슷한 관광객이 많은 모양이다.


과연 산낙지라는 거, 어떤 음식일까?


개봉박두.




“…….”


“…….”



----------------------------------------------------



일본인은 그나마 외국인들 중에서 산낙지를 잘 먹는 편이라는 제보가 들어오긴 했는데,


그래도 일본에서도 일반적인 식문화는 아니라고 들은데다 둘의 나이가 아직 어린지라 일단은 컬쳐쇼크 항목에 넣어놨습니다.


여행 자주 안 가는 아싸라서 한국 여행 지식이 좀 부족한데,


아이디어 같은거 댓글로 달아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저번 화 댓글 연오랑과 세오녀 그런 것도 처음 알아서.


서울은 보낼 거고, 결말은 이미 정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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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닉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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