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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번역) stacy / 그러면 저로 하면 되지 않습니까

ㅇㅇ(125.177) 2023.09.08 22:13:18
조회 971 추천 22 댓글 11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0618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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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 후, 평소대로의 매일. 평소대로 토모리를 집 앞까지 배웅한다. 토모리는 분명, 내가 그렇게 하는 이유를 모르고 있을 테지. 그렇지만 그거면 된다, 토모리와 평소대로, 이 거리를 유지하면서,
 「저기, 타키쨩. 타키쨩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평소의 육교 위에서, 토모리는 갑자기 멈춰 서서 나의 얼굴을 응시해 왔다.
 「토모리, 무슨 일이야?」
 「사실 모두에게는 비밀로 하려고 생각했지만, 타키쨩에게만은 전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타키쨩은, 언제나 나를 생각해 주고, 나에게 상냥하게 대해 주니까.」
 나에게만, 전하고 싶은 말? 살짝 뛰는 가슴을 애써 가라앉히며 토모리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니, 까. 나, 아무래도 아노쨩을, 좋아하는 거 같아서. 다른 친구라든지, 밴드의 모두와는 다른 느낌으로, 좋아해. 혹시 이것은, 연애적인 의미에서 좋아한다고 하는 녀석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서, 아노쨩에게, 물어봤어. 그랬더니, 그러면 우리들 교제해 볼래? 라고 말해 줘서. 그렇지만, 역시 교제한다든가 같은 건 나에게는 잘 몰라서, 누군가에게 물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에, 타키쨩에게 물어 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물어봐도, 괜찮을까나」
 「……엣?」
 바로 아래를 왕래하는 무수한 자동차들의 라이트에 비추어지면서, 나의 평소대로는 가루처럼 흩어졌다.


 지금까지 실패로 인해 죽고 싶어지는 일은 꽤 있었다. 그러나 이 정도까지, 정말로 방심하면 그런 짓을 해 버릴 정도로, 죽고 싶어진 적은 없었다.
 내가 죽으면 토모리를 슬프게 해 버리겠지. 그렇지만 집에 처박혀 침대를 뒹굴고 있으면 자꾸 그런 생각만 하게 된다. 그래서 우선 평소대로의 생활을 이어가려고 생각해, 교복을 입고 전차를 타고 학교에 등교했다. 당연히 수업을 제대로 들을 마음은 남아있지 않지만.
 「여느때보다도 더 어두운 얼굴, 이군요…….」
 1교시가 끝난 뒤의 쉬는 시간. 책상에 푹 엎드려 있는 나에게 일부러 말을 걸어 오는 녀석은 우미리밖에 없다. 그러나 그 우미리도 내 얼굴을 본 순간 말문이 막혀버린 것 같았다.
 「몸이라도 불편합니까? 아니, 그 모습이라면 뭔가 정신적인 쇼크입니까.」
 그런 것까지 아는 거냐고 웃어 버릴 것 같게 된다. 본인은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 주제에, 타인의 표정을 읽어내는 것은 능숙한 거냐고.
 「혹시, 가족 분께 좋지 않은 일이라도 생긴 것입니까.」
 흠칫거리면서 우미리가 물었다. 아아, 과연. 그렇지만 확실히 정신적 쇼크의 정도로서는 비슷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렇습니까.」
 나의 대답으로 약간 안심했는지 굳어있던 음색이 풀어졌다. 그러나 아직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응시하고 있다.
 어째서 내가 이렇게까지 낙담하고 있는지 우미리에게 말해야 할까. 그렇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내게 되면 그 사실을 강하게 의식하게 되어 버린다. 꿈 따위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사실을 스스로가 강하게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말하고 싶지 않다,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우미리의 얼굴을 힐끗 본다. 그러나 그 얼굴은 우미리치고는 드물게 나에게로의 걱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우미리는 나를 걱정하고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정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다른 상대도 없다.
 그러니까 나는 용기를 내서,
 「토모리가 그 녀석과, 아논과 교제하는 모양이야.」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우미리는 나의 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잠시 말없이 서 있다가,
 「그렇군요.」
 라고만 중얼거렸다.
 그렇게나 말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는데, 막상 입 밖에 내 보니 한 마디로 끝나 버린다. 실제로 이건 그 정도뿐인 문제로, 대부분의 사람에게 있어서는 흥미가 동하는가 동하지 않는가 둘 중 하나일 뿐인 이야기다.
 우연히 나에게 있어서는 내 근간을 흔드는 문제였을 뿐. 나는 토모리의 일거수일투족에 너무나도 동요하고, 그리고 간단히 죽어 버리고 싶어질 정도로 낙담해 버리니까.
 「왜, 어째서 그 녀석따위랑. 그야 언제든지 상냥하고 센스 있고 토모리의 손을 잡고 이끌어 갈 수 있는 녀석이지만…… 그렇지만……」
 「그 녀석따위가 아니라 내가 토모리와 교제해야 한다. 입니까?」
 우미리는 그렇게 나의 기분을 대변하듯이 말했다. 아니 다르다, 대변한 적따위 없다.
 「그런 게 아냐.」
 부정은 했지만, 결코 단언은 할 수 없었다. 과거 일순간이지만 그렇게 생각해 버렸던 자신을 무시할 수 없었으니까.
 「별로 나는 연애라든지 하고 싶은 게 아니야. 토모리의 곁에서, 토모리를 지켜볼 수 있으면 그걸로 좋았을 뿐.」
 「정말로 그걸로 좋았던 것이라면, 당신은 어째서 그렇게 슬퍼하고 있습니까?」
 「……시끄러워」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을, 우미리는 핀포인트로 지적해 온다. 밴드가 잘 되어가지 않았을 때도 그랬다. 나도 우미리도 그렇게 말수는 많지 않은데, 언제라도 우미리는 내가 싫어하는 나를 들추어낸다.
 「토모리씨를 빼앗겨서 그렇게도 괴롭다면, 역시 그 기분은 연애에 가까웠던 것은 아닙니까?」
 「그러니까 시끄럽다니까」
 토모리가 그 녀석과 교제하는 것은 솔직하게 말해서 싫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토모리가 누군가와 교제한 것뿐만으로 이렇게나 괴로워하는 자신이 싫었다. 나는 토모리를 그런 의미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을 텐데. 단지 나는 토모리의 곁에서 지켜보고 싶었던 것뿐, 일텐데.
 「혹시 나는, 토모리와 교제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런, 그렇지 않았던 것입니까?」
 「하?」
 「틀림없이 저는, 그러한 의미로 토모리씨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니야, 나는 토모리를…….」
 여기서 부정해도 이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 버려, 말하는 것조차 귀찮아져 입을 다물게 된다. 이미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어져 버린 것이니까.
 되고 싶은 자신과 지금의 자신간의 차이에 몸부림칠 때가 있다. 토모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것도, 거기에 가까운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순수하게 토모리를 지켜보고 싶다는 자신, ‘그러한’ 관계성을 동경해 버리는 자신. 도대체 어느 쪽을 우선해야 했을까.
 자기 혐오에 빠져 있자, 우미리는 뭔가를 말하고 싶은 듯이 턱에 손을 대고 있었다.
 「뭔데?」
 그 모습이 수상하게 보여 묻는다. 우미리는 턱에 대고 있던 손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저로 하면 되지 않습니까」
 「…………하아?」


 ◇ ◆ ◇


 연애는 밴드를 죽이는 맹독이다.
 수많은 밴드를 돌아다니며, 저, 야하타 우미리는 그렇게 결론 지었습니다. 아무리 양호한 인간 관계를 쌓아 올리고 있었다고 해도, 단 한 방울의 연애가 거기에 섞이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오염되고 붕괴해 버립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밴드 활동에서 연애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꽤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때문인지, 공통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와중에 감정이 길러지는 건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연애가 발생하면 당사자는 연습보다 연애가 즐거운 것인지, 어딘가 정신을 빠뜨린 연주가 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연애가 잘 되지 않아 헤어지게 되면, 왠지 연애를 시작하기 전보다도 관계가 나빠져 얼굴도 마주치고 싶지 않다고까지 말하기 시작해 버립니다. 너무나도 비합리적입니다.
 하지만, 그런 연애에 열중하면서도 제대로 밴드에 임하고 있는 사람과 만났습니다. 그것이 타키씨, 나의 클래스메이트였습니다. 타키씨는, 타카마츠 토모리씨라는 밴드 멤버를 아주 좋아합니다. 본인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부정합니다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타키씨와 토모리씨는 한 번 밴드를 결성했다가 해산해 버린 뒤에도 다시 다른 밴드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고 타키씨도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에 모릅니다만, 일단 잘 되어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 타키씨가 밴드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토모리씨를 위해서입니다. 토모리씨가 쓰는 가사나 노래를 아주 좋아해, 그 노래를 퍼뜨리기 위해서 밴드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 때, 밴드를 계속하는 이유에 그런 것도 있을 수 있는가 하고 조금 놀랐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토모리씨 쪽은, 타키씨를 특별하게 좋아하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일방통행의 짝사랑, 기특하고 불쌍합니다.
 연애는 밴드를 죽일텐데, 연애를 위해서 밴드에 노력을 쏟아붓는 사람도 있다. 도대체, 연애라는 것은 어떠한 것일까요. 제 안에서 흥미가 솟아 오릅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연애를 한다면.
 상대는 타키씨가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저로 하면 되지 않습니까.」
 「………… 하아?」
 타키씨는, 제가 무슨 말을 꺼냈는지조차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이것은 솔직히 예상대로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부터로, 여기서부터 어떻게든 해서 타키씨를 구슬려야 합니다.
 『우미리쨩은 누군가 신경 쓰이는 사람이라든지 없는 거야?』
 옛날 서포트로 들어갔던 밴드의 멤버에게 들은 말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만약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면, 그 아이가 실연당해서 낙담하고 있을 때 상냥하게 대해주면 일살이야!』
 솔직히 그 말에는 반신반의입니다만, 수단을 가릴 여유는 없습니다.
 「저라면 토모리씨와는 달리, 분명히 당신을 봐 드리겠습니다. 사랑해 드릴 수 있습니다.」
 사랑해 드릴 수 있습니다? 매우 내려다보는 듯한 말이라고, 스스로도 느꼈습니다. 그러나 달리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현시점에서 타키씨를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랑하고 있습니다라면 이상하고.
 「그렇지만, 너는 토모리가 아니잖아.」
 「──그렇군요.」
 이 순간, 저는 어느 중대한 간과를 알아차렸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연애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 없던 탓에, 누군가를 꼬시려면 어떠한 말을 하면 되는지 짐작도 할 수 없습니다.
 「저와 연애를 하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습니다. 저도 그 나름대로 팬이 있어서, 고백이라든지 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거,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타키씨가 질린 듯한 어조로 말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매우 이상한 말을 하고있는 모양입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고백의 방법같은 걸 예습해야 했습니다.
 「그게 뭔데, 나와 우미리가 교제한다고? 교제해서 어쩔 건데?」
 「그렇군요, 손을 잡거나 키스를 하거나 이른바 러브러브라는 녀석입니다. 그 뒤엔 데이트라도 할까요.」
 「너도 잘 모르고 있잖아.」
 「뭐, 그것은 지금부터 생각해 갑시다. 그렇지 않으면, 저와 러브러브하는 것은 싫습니까?」
 「싫다던가 하기 전에, 그런 걸 생각해본 적조차 없었다고 할까, 상상할 수 없다고 할까.」
 「저는 타키씨와라면 러브러브할 수 있습니다.」
 「하아? 뭐 좋아, 이젠 아무래도. 우미리가 하고 싶은대로 해.」
 몹시 지친 타키씨는 이제 이 회화를 이어나갈 기력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알았습니다. 그럼 오늘부터 저희들은 연인관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제가 손을 내밀면 타키씨도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이것으로 계약은 완료입니다.
 정확히 쉬는 시간도 끝나가고, 모두가 자리에 앉습니다. 저도 똑같이 두 자리 뒤에 있는 자신의 자리에 앉았습니다.
 수업이 시작되어 선생님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만, 좀처럼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것은 방금전의 타키씨와의 이야기뿐입니다.
 그건 그렇고, 제 작업 대사는 아주 서툴기 짝이 없었습니다. 평소대로의 타키씨라면 절대로 OK하지 않았으리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과연, 상대가 상심하고 있을 때를 노리면 일살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로군요. 상대의 판단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는 틈을 찔러, 억지로 계약을 주고 받는다. ……이것은 일종의 사기 수법은 아닐까요?
 그리고 이것은 다소 희망적인 관측일지도 모릅니다만, 저와의 회화로 타키씨의 안색은 조금 좋아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조금, 아니, 꽤 무리한 억지였지만, 그래서 조금이라도 타키씨의 기분이 나아진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뭐 상대는 그 타키씨입니다, 딱히 연애를 한다고 해도 이쪽에서 뭔가 하지 않으면 특별히 아무 일도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제가 말한 것도 약간의 농담처럼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수업이 끝나, 점심시간이 됩니다. 그러자 타키씨가 제 자리를 방문했습니다.
 「오늘 밤, 용무 있어?」
 그렇게 말하고 타키씨는 종이팩 주스를 제 책상에 둡니다. 제가 이야기의 계기를 위해 사기 시작한 주스, 타키씨는 이것을 부탁 할 때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밴드의 서포트가 있습니다만, 19시 즈음에는 끝날까하고.」
 또 타키씨의 밴드에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연인이 된 참이니까 데이트의 권유? 아니, 그건 역시 아닐 겁니다.
 「그래. 그러면 밤, 집에 와」
 아라? 참으로 타키씨답지 않은 권유를. 의외입니다.


 밤의 주택가를 큰 짐을 든 채 달려나가면, 주위의 사람들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그러나 연주에 열중해 시간을 잊고 있었다, 라니 최악의 변명입니다. 물론 그것만이 원인은 아니고 그 밖에 트러블도 겹친 탓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시간을 지키지 못한 것은 대단히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19시에는 갈 수 있다고 했는데 벌써 21시를 넘었습니다. 메시지로 늦는다는 말와 사죄를 보냈지만, 되돌아 온 것은 ‘양해’라고 쓰여진 팬더의 스탬프뿐. 어떤 감정인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메시지로 보내진 주소를 의지해 타키씨의 집에 도달해, 곧바로 인터폰을 누릅니다. 잠시 기다리고 있자, 타키씨가 문을 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됐어, 사과할 필요 없어. 내가 갑자기 부른 탓이잖아?」
 아니오 다릅니다, 라고 부정하기 전에 「자, 들어가.」라고 집안에 안내되어 버립니다. 타키씨는 낮보다 피곤한 모습으로, 조금 녹초가 되어있는 것처럼도 보였습니다.
 「오늘은 다른 사람도 없고, 조금 정도는 시끄러워도 괜찮으니까.」
 계단을 올라 타키씨의 방으로 들어갑니다. 어떤 방일지 상상하면서 들어갔더니, 꽤 물건이 적은 살풍경한 방이라고 느꼈습니다.
 침대와 공부 책상, 책장과 약간의 관엽식물. 그러나 책상에는 PC 외에 DTM용의 MIDI 키보드나 스피커, 헤드폰 등이 놓여 있어서, 작곡을 하는 사람의 책상이라는 인상이었습니다.
 타키씨는 침대에 앉았으므로, 저는 의자에 걸터앉습니다.
 「미안. 사실은 뭔가 대접해야겠지만, 그럴 여유가 없어서.」
 오늘의 타키씨는 평상시와 달리 상당히 솔직한 것 같습니다. 평상시라면 이런 식으로 사과하거나 하지 않으니까, 그만큼 토모리씨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컸던 것일테지요.
 「아니오, 괜찮습니다. 그럼 무엇을 할까요, 세션이라도 합니까?」
 「너, 내 악기를 뭔지 알면서 말하는 거야?」
 「그렇군요, 그럼 펜으로 교과서를 두드리는 것은 어떻습니까. 저는 베이스를 연주할 테니까.」
 「하아? 들릴 리가 없잖아?」
 「네, 농담입니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지만 우미리가 말하면 정말로 할 수도 있으니까 무서워.」
 실례입니다, 저를 대체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까. 밤에 타인의 집에서 베이스를 울릴 정도로 몰상식한 인간은 아닙니다.
 「그런데 타키씨는 벌써 저녁식사를 했습니까?」
 「엣? 아─, 먹지 않았어. 어쩐지, 입맛이 없어서.」
 「그렇습니까, 덧붙여서 저도 아직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주방을 빌려도 괜찮습니까?」
 「상관 없지만, 요리할 수 있는 거야?」
 「물론입니다, 저는 좋은 여자이므로.」
 하아? 라고 말하고 싶은 듯한 얼굴로 타키씨가 응시해 옵니다. 그래, 저는 좋은 여자인 것입니다.
 「그렇게, 오늘 만난 밴드 분이 말했던 것뿐입니다.」
 우미리쨩 진짜 좋은 여자지요─, 라고 갸루같은 분에게 들었습니다. 저는 그다지 그 의견에 찬동할 수 없었습니다만, 모처럼의 칭찬이므로 고맙게 받아들였고, 앞으로도 사용해 나갈까 생각합니다.
 주방에 향해, 냉장고나 선반을 열어 어떤 식자재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조리 기구나 조미료도 대충 갖추어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자, 타키씨가 왠지 걱정스럽게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입맛이 그다지 없다면, 냉파스타 같은 건 어떻습니까.」
 「내, 내 몫도 만드는 거야?」
 「만드는 수고는 1인분이나 2인분이나 그렇게 다르지 않으므로. 아무래도 먹을 수 없다고 한다면 강요는 하지 않습니다만.」
 「그러면…… 부탁해.」
 「알겠습니다.」
 도마에 올려 둔 토마토를 잘라 참치캔과 버무립니다. 그리고 냄비를 준비해 파스타를 데쳐 물로 식힙니다. 드레싱에 버무린 뒤 그릇에 담으면 완성. 저한테 있어선 꽤 간단한 부류의 요리입니다만, 타키씨는 어딘가 감탄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설마 우미리가 요리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
 「당연합니다, 좋은 여자이므로.」
 「또 그거?」
 타키씨의 얼굴에 조금이지만 미소가 보여, 그것만으로 저는 매우 기뻐졌습니다.
 「자, 식기 전에 드시길.」
 「……응? 잘 먹겠습니다.」
 제 혼신의 드립은 가볍게 무시당했습니다만, 타키씨는 매우 맛있게 제가 만든 요리를 먹어 주었습니다.
 「잘 먹었어. 그, 맛있었어.」
 「감사합니다.」
 먹는 속도가 상당히 느려서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그런데도 완식해 주어서 다행입니다. 식기를 정리하려고 하자,
 「그 정도는, 내가 할게.」
 라며 조금 억지로 식기를 빼앗겼습니다. 어쩔 수 없으니, 타키씨가 설거지하는 모습을 옆으로부터 지켜봅니다.
 「나도 아르바이트로 가벼운 식사를 만들긴 하지만, 직접 요리하는 건 아니니까 살았어. 타인의 집에 가서 거기에 있는 식자재로 요리한다든가, 나에게는 절대 무리.」
 그러고 보니 타키씨의 아르바이트처는 RiNG의 카페였습니다. 대체로의 손님은 홍차나 커피를 마실 뿐이겠지만, 몇가지 가벼운 식사 메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다음 번엔 타키씨가 자신있는 요리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자신있는 요리는 무엇입니까?」
 「……말차 파르페.」
 그것은 또 뜻밖이군요. 파르페란 것이 라이브 하우스에 오는 손님이 주문할 만한 상품입니까.
 「저기, 우미리. 무리라면, 완전 괜찮지만 말야.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가지 않을래?」
 타키씨는 접시를 씻으면서 천천히, 군데군데 말을 더듬으며 물어 왔습니다.
 「네, 상관 없습니다.」
 실은 그러지 않을까 해서, 묵기 위한 준비를 해서 가방에 넣어 두었습니다. 베이스와 합치면 큰 짐이라 힘들었지만, 도움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그러나 교제 첫날부터 집 데이트로, 함께 잔다니. 혹시 타키씨는 이렇게 보여도, 그런 일에 익숙한 사람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가져, 곧바로 이리 바꾸고 저리 바꾸고.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조금 슬퍼집니다.
 「그래. 타올이라든지 옷이라든지, 마음대로 써도 되니까.」
 아니오, 옷은 제 것을 가져왔습니다. 그렇게 말하려다가,
 「알았습니다. 그럼 잘 쓰겠습니다.」
 역시 타키씨의 것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목욕을 마치고 타키씨의 방으로 가니 침대 옆에 손님용의 이불이 깔려 있었습니다.
 「이런, 이것은?」
 침대 위에 쪼그려 앉아 있는 타키씨에게 묻습니다.
 「우미리의 이불. 아─, 뭐 나의 침대가 좋다면 그것도 괜찮지만.」
 내가 목욕하는 동안 타키씨가 깔아준 것 같습니다. 아니 문제는 그게 아니라.
 「틀림없이, 같이 자는 줄 알았습니다. 좀 더 말하면, 그런 일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응? 잠깐, 그런 일이라니 설마…….」
 「네, 섹스입니다.」
 제가 그렇게 말하면 타키씨는 머리를 움켜 쥔 채 「아─」하고 신음했습니다.
 「그런가, 그런 해석도 할 수 있는 건가. 진짜로 생각하지 못 했어, 그야 나와 우미리는.」
 「연인, 이죠?」
 굳이 타키씨를 곤란하게 하듯이, 미소지으면서 그렇게 말합니다.
 「정말, 우미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그렇습니까. 저는 타키씨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금전은 조금 의심해버렸습니다만, 역시 타키씨는 타키씨였습니다. 토모리씨에게 한결같아, 그런데도 나머지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없는 당신. 그런 점을 저는 바람직하게 느끼고 있는 거랍니다?
 「타키씨가 하고 싶은 것이라면 저는 언제라도 웰컴입니다. 분명하게 좋은 속옷을 입고 있으니까.」
 「우미리의 농담, 역시 진담처럼 들리니까 무섭다」
 이런, 농담은 아니었습니다만.
 「나도 목욕하고 올 테니까, 적당히 느긋하게 쉬고 있어.」
 타키씨는 그렇게 말하고 방을 나갑니다. 그럼, 느긋하게 쉰다고 해도 무엇을 할까요. 방 안을 수색해도 괜찮을까요.
 책장을 보면 드럼이나 작곡에 관한 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책에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은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잡동사니를 모아둔 것처럼 보이는 선반을 열자, 팬더의 봉제인형이 얌전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팬더를 좋아하지만 그것을 전면에 내는 것은 부끄러운 걸까요. 그 방식에 흐뭇함을 느낍니다.
 여러가지를 보고 있자 시간은 금세 흘러가 버리고, 발소리가 가까워져 오는 것이 들렸습니다. 물건을 원래대로 되돌려, 아무것도 보지 않았습니다 어필을 하기 위해 이불에 앉아 휴대폰을 바라봅니다. 타키씨는 방에 들어와 그대로 침대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어째서 저를 집에 부른 겁니까?」
 연인다운 뭔가를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것입니다만, 그런 기색은 전혀 없습니다. 여기서 만약 타키씨가 알몸으로 방에 들어 오거나 했더라면 이야기는 별도였겠습니다만, 평상시에 입고 있는 듯한 파자마 차림입니다.
 「그건, 그…… 보면 알겠지만 오늘 집에 아무도 없잖아. 그래서 지금 상태로 혼자로 있으면 어쩐지, 인생이 싫어져 버릴 것 같아서.」
 정말 좋아하는 토모리씨가 다른 사람의 여자친구가 되고, 타키씨는 그래서 죽을 듯이 괴롭고. 정말로 연애라는 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타키씨의 이름뿐인 연인이 되었지만, 토모리씨의 존재를 대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우미리가 있어줘서 다행이야. 적어도, 죽고 싶어질 정도로 낙담하거나, 하지 않고 끝나니까.」
 「그렇게 말해 주셔서 저도 매우 기쁩니다.」
 비록 우리의 관계성이 소위 연애다운 것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제가 타키씨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줄 수 있다면. 저는 그걸로 충분할 정도로 행복합니다.
 「미안,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나 벌써 졸려서. 우미리는 자고 싶을 때에 자도 괜찮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시기를.」
 일어나 불을 끄고, 저를 위해서 깔린 이불이 아니라, 타키씨가 있는 침대에 뒹굽니다.
 「잠, 뭐하고 있는 거야!」
 「뭐라니, 자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타키씨의 등에 달라붙은 채, 팔을 앞으로 돌려 껴안았습니다. 타키씨는 꼼지락거리며 저항했습니다만, 좀 더 강하게 껴안자 그 이상 저항하지 않았습니다.
 「분명 이렇게 하는 편이 더 푹 잘 수 있을 겁니다.」
 「정말로?」
 「네, 저는 푹 잘 수 있습니다만?」
 「하아…… 정말이지. 마음대로 해.」
 아무래도 정말 피곤해서 저와 언쟁을 벌일 생각도 들지 않는 건지, 무려 이 자세로 OK가 나와 버렸습니다.
 우리들 이외에 아무도 없는 집. 실내는 정말로 조용해서, 타키씨의 호흡이나 심장의 고동만이 느껴집니다. 한참을 그렇게 있으면, 타키씨가 살그머니 중얼거렸습니다.
 「토모리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결정한 것이라면, 나는 그것을 응원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다음에 토모리를 만났을 때, 나는 분명하게 웃는 얼굴로 응원할 수 있을까나…….」
 그 말은, 이렇게까지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다면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소리였습니다.
 「머지않아 타키씨라면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타키씨가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을, 저는 응원하겠습니다.」
 「응……. 고마워.」
 타키씨에게 감사의 말을 듣는 것은 익숙하지 않기에, 저로서는 드물게도 표정이 느슨해져 버렸습니다. 타키씨에게 보여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타키씨의 냄새나 온기를 느끼고 있자, 곧 편안한 숨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아무래도 정말로 피곤한 모양입니다.
 잘 자요, 부디 좋은 꿈을.
 타키씨의 목덜미에 살그머니 입술을 접한 후, 저도 눈을 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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