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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랫만이에요

하니모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13 01: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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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이네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에요


그동안.... 음... 미안해요


아직도, 글을 써내려갈 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네요. 어떤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지, 어떻게 전해야 할지 같은 것들 말이에요


이런 때마다, 무언가를 전해야 할 때마다, 머리속에서 각양각색의 페인트가 묻은 붓들이 소용돌이치는 기분이에요.


언젠가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라는 책에 대해 들은 적 있어요. 저와 정말 비슷하다고, 아니. 누군가 저의 머리속을 관측해 책으로 적어둔 것만 같았어요.


그렇지만 그것을 맹신하거나, 그것이 옳다거나, 그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혈액형 성격론과 MBTI의 중간 정도로만 여기고 있어요.


그냥...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만 받아들여 주세요.


서론이 너무 길어졌나요. 제 글쓰는 버릇 중 하나에요.


사실 제가 쓰는 글이 다 그런것 같아요. 정말 무엇도 아닌 것을, 쓸데없이 장황하게 펼쳐놓고 싸구려 반짝이가 달린 포장지로 덮어놓은 것이, 제 글이라고 생각해요.


혹시 예술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전 이렇게 생각해요.


봄이 언제 오는가? 라는 질문에, 누군가는 지구의 공전이라거나 하는 "어려운" 용어들을 써서 답할 수 있겠죠.


저는 여기에 "눈이 녹으면 봄이 옵니다." 라고 답하는 것이, 더 "예술적" 이라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모두가 아는 단어로 간결하게 전할 수 있으면, 전 그렇게 전하고 싶어요. 제가 쓰는 글과 정반대죠.


예술을 배우는 사람이, 같은 것이라도 정교하게, 더 기술적으로 꼬아서 전하는 법을 배우는 사람이 할법한 말은 아니었던 걸까요? 방금 것은 잊어주세요.


여기에 예술을 배운다고 말씀드렸던적이 있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난 1년 반 정도의 시간 동안 작곡을 배웠고, 운좋게도 실용음악과에 합격했어요.


제가 생각도 하지 못하던 곳에 붙었는데... 사실 제가 수시로 갈수 있을 거라는 생각조차도 한적 없어요.


이 말을 하면 겸손하다라고 많이들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전 겸손한게 아니라, 제 주제를 아는 게 전부일 뿐인데....


아쉽지만? 수시에 붙은 이후에도 시간이 남거나 하진 않았어요.


학원 수업과 과제는 주제가 바뀌었을 뿐 양은 그대로였고, 저와 저를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야 했거든요. 아니, 지금도 만들고 있어요.


아르바이트도 구했었어요. 쉬운 알바라고 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요.


집에서 멀리 떨어진 편의점에 아침 7시까지 출근이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출근하는 날이면 새벽 4시반부터 일어나야 했어요.


얄궂게도 물건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시간이어서, 하루에 큰 바구니 20개 정도는 정리했던 것 같아요.


정오에 퇴근하면, 식사만 하고 바로 또 학원으로 가서 과제나 수업을 듣고... 그랬죠.


사실 어제가 마지막 출근이었어요. 후련한 기분은 아니더라고요. 생각해보니, 두달 반동안 일하며 앉아있던 시간을 모두 합쳐도 30분이 안될 것 같더라고요.


그 고생한 임금을 모두 합쳐도 백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슬프네요. 사실 돈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죠.


언젠가 제 기분이 통장 잔고와 비례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아요. 통장에 10만원이 넘게 있는데도 그렇게까지 울적한 날은 많지 않았거든요.


다만 이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 만약 누군가가 제 통장에, 제가 평생동안 사치를 부려도 일말의 모자람도 없을 금액을 넣어준다고 해서 제가 평생동안 행복하기만 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전 돈이 좋아요. 정말,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돈보다 저의 양심과 체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근데 체면을 차리는 것도, 먹고 살수 있는 정도의 돈은 있어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전 돈이 무섭고 증오스러워요. 너무요.


누구는 욕심이라고 해요. 돈을 쫓지 않아도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근데 지금의 저는, 돈을 벌지 못하면, 그 무엇도 얻을 수가 없어요.


가끔은 제가 죄인이 된 기분이에요. 아버지 퇴직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아니. 돈 때문에 정년을 꼬박 채우시는 것을 알고도, 음악을 하겠다는 욕심으로 어쩌면 취업길은 보장된 학과를 포기하고 늦은 불안정한 출발을 한 거니까요.


저는 상상이 안돼요. 제가 돈을 벌지 못하고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미래가. 솔직히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가끔 저 스스로 물어요. 나는 행복하냐고.


어느 순간부터, 전 행복하냐고 묻는 말에, 단 한번도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말한 적이 없어요.


그렇다고 불행하다고 느끼냐면,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무슨 말인가 싶죠. 저도 그렇게 느껴요.


지금의 제가 썩 즐겁기만 한 기분은 아니에요. 근데 예전에, 정말로 힘들었던 때가 있었어요.


지금은 그때보다는 나아서 그런 것 같아요. 숨쉬는 걸 자각하면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기분이 들거나, 이따금 목구멍에 철퇴가 들어있는 느낌이 들지도 않아요. 버틸만은 하네요.


아직 여기까지 말하는 건 쑥스럽네요. 인터넷에서도 말이에요. 현실에서는 이정도까지 말하지는 못해요.


저 말고 다른 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들어본 적 있나요? 아니면, 당신도 이런 류의 이야기를 해본 적 있나요.


많은 사람들은, 이런 고백을 들으면 이해한다고, 견뎌내라고 말해요. 자신도 그런 고난을 겪어봤다고 말해요.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대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팔이나 손목에 칼끝을 대봤을까요? 자신의 뺨을 때려본 적 있을까요?


병원에 가고 싶다고, 약기운에 취해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 있을까요? 그도 아니면, 너무나 힘들어 기도를 해본 적 있을까요?



그냥.... 오랫만에 이런 얘기들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게 전부에요.


사실 오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집으로 오는 길에, 유튜브를 아무리 뒤져도, 듣고 싶은 음악을 도저히 생각해내지 못했어요.


한동안. 거의 몇 주 동안 제가 작업하는 음악과 과제로 나오는 음악을 빼고 들은 노래가 무엇이 있었는지도. 생각나지 않았어요.


웃기죠. 음악을 배우는 놈이...


...모르겠어요. 그냥... 이런 날이 더 많아질까봐 무서워요.


갈수록 제 생각과 기분을, 저 자신을 숨기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만 같아요. 이런 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걸까요?


나이를 먹을수록, 제가 생각하던 어른과, 세상이 말하는 어른이 다르다는 확신이 들어요.


저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해요. 어쩌면 이런 모순덩어리가 어른인건 아닐까요?


이것조차 확신하지를 못하네요. 어느 순간 생긴 방어기제에요. 모든 것에 빠져나갈 구멍을 두는 것 말이에요.


소주기운이 세게 올라오네요. 사실 술을 좀 마셨어요.


전 술을 정말 못해요. 소주같이 독한 건 더더욱요.


제가 혼자 소주를 마시는 이유는 딱 하나에요. 싼 값에 취하고 싶을 때만 마셔요.


소주는 맛없어요. 소주보다 맛없는 걸 떠올리려고 해도, 좀처럼 생각나는 게 없어요. 안주가 정말 많은게 아니면 혼자 한병도 다 마시지 못해요.


그걸 알아서 오늘은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의 페트병 소주를 사왔는데도 안주로 사온 과자가 너무 적어서 아직도 조금 남았어요.


진짜 미련하죠. 더 작은걸 사도 다 마시기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맥주보다 소주가, 소주도 더 큰걸 사는게 더 싸다는 이유로, 오늘은 많이 마실거라는 핑계로 더 큰걸 골라오는거 말이에요.


그렇게 조금 마시고도 술기운이 올라와 이런 투정이나 부리고 있고 말이에요.


웃긴건 전 아직도 취해본 적이 없어요. 가장 많이 마셨을 때도, 저 자신을 붙잡을 수 있을 만큼만 마셨었어요. 그래봐야 소주 3병 분량도 안되지만 말이에요.


언젠가 정말로 많이 마셔서, 어쩌면 필름이 끊길 정도로 취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사고칠까봐 두려워서 그러지는 못하지만 말이에요.


..진짜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오늘은 취하고 싶다는 것보다, 기분전환을 하고 싶어서 소주를 사왔어요. 알코올이 들어가면 기분이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어요.


다른 누구를 탓하지는 않아요. 이건 제 선택의 대가니까요.


그러면서도 가끔은, 사실 자주 샘이 나요. 당장의 행복을 가진 사람들에게 말이에요. 떠들썩하게, 상이 가득 찰 때까지 술병을 비우는... 그런 거 말이에요.


그런 사람들에게도, 각자의 고충과 상처가 있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에요. 저 참 못됐죠.


저도 사람이라서,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갖지 못했던,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갈증이 있어요. 제 손에 쥐어진 과자보다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여요.


냉정하게 말하면 욕심이에요 .맞아요.


근데 하루 교통비 이천팔백원 아끼려고 하루에 두시간 넘게 걸어다녔던 놈인데, 점심값 아끼려고 빈속에 커피우유 하나먹고 속쓰려하다 화장실가는게 일상이었던 놈인데 이런 투정 한번쯤은 해도 괜찮은거 아니냐고. 한번쯤은 묻고 싶었어요. 어릴때 반찬투정 한두번씩 하는, 그런거라 생각해줘요. 난 아직도 어리거든요.


조금 슬프네요. 눈알 아래에 물이 가득 들어찬 느낌인데 눈물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아요. 요즘 자주 그래요.


그냥 한번 실컷 울고 나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요? 제 상황이 바뀌진 않겠지만요.


넓직하고 포근한 침대에, 누군가와 같이 누워서-그 품에 안겨서 몇 시간만 울다가, 하루가 다 가도록 그 품속에서 가만히 있고만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 안기고 싶은 누군가가 현실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말이에요.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안아본 게 언제인지도 모르겠어요. 안아 본 게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만 말이에요. 제가 다 그렇죠 뭐...


오늘은 이만 줄일게요.


일년만에 드리는 인사가 이런 거라 미안해요. 그치만 여기 말고는 마땅히 이런 말을 할 곳이 없었어요. 저 참 이기적이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찾아올게요.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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