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1 폭풍의 전학생 (9) <<상대는 교회 트리오!! 오컬검 VS 오컬연>>

 “---살아났어요오.”

 아까의 스포츠 음료를 꿀꺽꿀꺽 마시는 아시아 선배.

 작은 동물처럼 귀여운 게, 이 사람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림이겠구나 싶다.

 말투도 온화하고, 무엇보다 가슴이 단아하다! 멋져라!

 “저기, 선배님들은......”

 아뷔 선배가 대표로 입을 열었다.

 우리를 마주 보듯 줄지어 서 있던 세 사람이, 그에 답한다.

 “고등부 2학년, 제노비아다!”

 “마찬가지로, 시도우 이리나라고 해요. 잘 부탁해.”

 “아, 아시아 ・ 아르젠토예요! 음료수 고마웠습니다!”

 다들 미소녀지만, 개성이 남다르달까, 특이한 3인방이 나타나버렸다.

 “그래서, 오컬연 선배님들이 대체 무슨 일로 오셨슴까?”

 말을 꺼낸 건 슈베르트양. 어느새 나와 아뷔 선배 옆에 있다.

 참고로 오컬연--- 오컬트 연구부라는 건, 이 선배들이 소속된 부활동이라더라. 아뷔 선배가 있는 오컬검이랑, 이름이 제법 비슷한 게 신경 쓰이긴 하지만......

 “이런 소문을 들었다.”

 제노비아 선배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시작한다.

 “중등부에 수라와도 같은 전학생이 나타났다고.”

 아뷔 선배와 슈베르트양이 기세 좋게 이쪽을 바라본다.

 제발요, 보지 마세요. 저는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중학생이에요.

 “그리고 그녀는, 순식간에 전교생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잠깐만요, 그 소문은 큰 오해, 랄까 태반이 순 뻥이라고요.

 “젯카쨩......”

 “미야모토양......”

 그러니까 더 이상 보지 말아줘요. 이러면 진짜로 내가 위험한 전학생 같잖아요---

 “그런가, 네가 미야모토 젯카냐.”

 으아, 무섭게 째려보고 있어......!

 “얘 제노비아, 후배를 그렇게 노려보면 어쩌자는 거니.”

 “먼저 노려본 건 전학생 쪽이고, 나는 그에 맞춰 응전해 준 것뿐이야.”

 안 노려봤어요! 눈매가 나쁜 것뿐이에요!

 “......제, 제노비아씨는, 하급생 분들한테 상담을 받았었어요.”

 모성애가 느껴지는 미소를 짓는 아시아 선배가 따로 설명해 준다. 귀여워.　

 “그 끔찍한 전학생 제발 어떻게 좀 해달라고, 말이에요”

 ......상담 내용은 전혀 귀엽지 않지만, 내가 그렇게 위험인물 취급받고 있다고?

 “전부터 우리랑 이름이 비슷한 [[오컬검]]이라는 수상한 부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지.”

 제노비아 선배의 어금니는 급기야 부에까지 확대 중.

 아뷔 선배를 몰래 쳐다보니, 얼버무리듯이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하지만, 설마 최악 공포의 전학생이 여기 부원인 건 예상 밖이었어.”

 나랑 오컬검, 최악과 공포의 의혹, 점과 점이 이어졌다는 듯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다.

 (부원? 내가? 혹시 나 멋대로 멤버 취급당하는 중이야......?)

 이건 오늘 최대의 착각이 아닐까 싶은데.

 “......후후, 유감임다.”

 옆에 있던 슈베르트양이 귀에 대고 속삭인다. 뭔가 좀 즐거워 보이는데 왜!?　

 “게다가 로스바이세의 후배까지 부원이라 이거지.”

 “에!? 저도!? 그건 완전 착각---”

 “변명은 집어치워라!”

 마찬가지로 멋대로 멤버 취급당하니까 당황하는 슈베르트양. 참 유감이야.

 “소문의 전학생, 소문의 부활동, 우린 너희들의 소행을 조사하러 온 거다!”

 아무래도 돌진 밖에 모르는 타입 같아서, 이 이상의 말은 들어줄 것 같지가 않아.

 “허나 어디까지나 소문과 반신반의 만으로 오면, 난데없이 싸움판이 벌어지는 법이니.”

 그래, 아까까진 분명 슈베르트양도 그렇고 날이 선 분위기였어.

 “여기선 한 번, 소나 회장한테도 보고하는 편이 좋을지도 몰라.”

 시도우 선배가 생각에 잠긴 듯한 제스처로 말한다.

 그 말에 표정이 싹 바뀐 건 나 빼고 두 사람이다.

 “(크, 큰일이야! 우리랑 고등부 학생회는 안 그래도 상성이 최악인데!)”

 “(나도 소나씨를 화나게 했다간 큰일 날 거야! 이건 이미 부의 존립 위기라고!)”

 “저, 저기-, 우선은 저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은데요......)”

 “”(그런 건 나중에 해!)“”

 다들 내 취급 너무하지 않아?

 하지만 각인각색이긴 해도, 현재 상황이 위기라는 건 모두의 공통 인식이다.

 “---뭔가 변명할 게 있나?”

 제노비아 선배가, 정부의 관료마냥 물었다.

 “(어떡하죠 이거?)”

 “(기합으로 극복할 수 없을까!?)”

 “(그러니까, 오해를 풀면---)”

 “”(조용히 좀 해!)“”

 우우, 울고 싶어진다.

 “저, 저희들.”

 언제까지나 침묵을 유지할 수도 없다.

 간신히 입을 연 아뷔 선배. 부탁이니 무난하게 넘어가게 해 주세요.

 “저희들은, 레이팅 게임의, 훈련을, 하고 있었어요!”

 뻐, 뻔뻔한 거짓말이다!

 얼굴은 동요 한 가득, 목소리도 당황 기색, 이건 누가 봐도 씨알도 안 먹히지.

 “호오, 레이팅 게임!”

 근데 제노비아 선배는 왠지 모르게 감탄한 모습. 설마 믿어주는 거야......?

 “싸움처럼 보였는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게임을 염두에 둔 몸 싸움이었거든요!”

 슈베르트양도 전력을 다해 동참했다.

 나를 사이에 두고 서 있는 두 사람이, 너도 끼라면서 옆구리르 살짝 찌른다.

 “조...... 조수? 아마, 그랬던 것 같은데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나도 말했다. 두 사람은 잘했다는 듯이 나를 또 꼬집었다.

 “그런가, 어디까지나 소문은 소문. 너흰 건전하게 부활동을 하고 있었단 말이지.”

 “”“네!”“”

 호, 혹시 이대로 넘어가는 걸까!?

 “하지만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날까 라는 말도 있잖아.”

 납득할 뻔한 제노비아 선배한테, 시도우 선배가 그런 조언을 해 주었다.

 옆에서 슈베르트양이 쓸데없는 소릴 하고 있다면서 혀를 찼다. 다 들려요.

 “저기, 그렇게 너무, 비난하는 듯한 태도는......”

 가만히 지켜보던 아시아 선배가 타이르듯 말한다. 따스하다. 정체는 분명 천사라던가 그럴 거야.

 “......그렇다면 여기선, 상대를 해 주는 게 정답일까.”

 “”“”“상대?”“”“”

 몇 박자 후, 제노비아 선배가 뜬금없으 그런 말을 꺼낸다.

 “그리 긴장하지 않아도 돼. 어디까지나 선배와 후배의 교류 같은 거니까. 서로 간에 알고 있는 것...... 그렇군, 모의 레이팅 게임 같은 건 어떨까?”

 뉘앙스로 볼 때는, 목숨을 건 승부라기 보단 시합에 가까운 걸까.

 “때로는 말보다, 몸으로 부딪쳐야 전해지는 것도 있지.”

 무척 실감나는 의견이었다. 이를 들은 두 선배도 기쁘게 수긍했다.

 “즉 귀찮은 질문은 여기까지! 너희들의 진위는 게임을 하면서 알아보도록 하지!”

 하지만 모의 레이팅 게임이라니 구체적으로 뭘 하는 거지?

 일단 오컬검이라는 이름도 있고 하니, 만약 검으로 시합을 한다던가 그런 거면......

 “”해보죠!“”

 그러나 이를 찬스라 여겼는지, 아뷔 선배와 슈베르트양의 반응은 빨랐다.　

 엄청나게 소나 회장이랑 엮이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훗, 결정났군. 그럼 큰 맘 먹고 모의 레이팅 게임을 시작해 볼까.”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선언하는 제노비아 선배다.

 “언니들이 테니스 시합을 했던 게 생각나네요.”

 “이게 바로 쿠오우 학원. 이래야 우리라는 느낌이지 않겠어!?”

 이렇게 되자, 아시아 선배도 시도우 선배도 납득할 수밖에 없다.

 “오컬트 연구부와 오컬트 검구부, 자 본격적으로 교류하도록 하자!”